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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1101 글/시]<'하늘에서 받을 상'-이영근 신부> / 죽는 法을 배우십시오-모리 슈워츠

2024년 11월1일(금) 오늘의 글/시

 

<'하늘에서 받을 상'>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잘 익어 가는 11월의 가을처럼 우리 모두에게도 주님의 축복과 자비가 잘 익어 ‘성덕’의 열매가 맺혔으면 좋겠습니다. 

정녕 가을은 ‘변화의 극점’입니다.

자신을 찬란하게 꾸며오던 일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비우는 일로 ‘건너감’입니다.
 
그것은 붙들고 있던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바람 부는 대로 나뒹구는 낙엽처럼,
매여 있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영의 이끄심’에 끌려 다니는 일입니다.

임을 찾아 바삐 달리던 일에서, 찾아 만난 ‘임과의 속삭임’으로 건너가는 일입니다.

이제는 뒹구는 낙엽처럼, 강해지기보다는 약해지기를, 
능력을 갖추기보다는 무력해지기를, 현명하기보다는 어리석어지기를 배워야 할 때입니다. 

 
부서져 사라지는 것이 생명의 길이요, 옳고도 지는 것이 사랑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비워지고서야 타인의 존귀함이 보이고, 허물을 뒤집어쓰고서야 자신이 비워지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해결 받기를 즐겨해야 할 때입니다. 
자신이 해결사가 아니라 해결 받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보다 주님을 주님 되게 해 드려야 할 때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주님 안의 자신과 홀로 고독할 줄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는 공동체에 힘입어 살아왔다면, 이제는 공동체에 거름으로 자신을 내어주어야 할 일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는 ‘성성’에로 나아가라는 강력한 호소를 듣습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현대 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에 관한 권고 문헌’인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마태 5,12)에서 밝히셨습니다.
“모든 이가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은 하나의 사명입니다.”(9항)

오늘 말씀전례는 ‘성성’에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는 '참된 행복'입니다. 

주님!
거룩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아멘.

 

 

 

 

죽는 法을 배우십시오

 

               / 모리 슈워츠  

 

 

1.살아가는 법을 배우십시오. 그러면 죽는 법을 알게 됩니다.

죽는 법을 배우십시오. 그러면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됩니다.

훌륭하게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언제라도 

죽을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2. 자신의 몸이나 병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마십시오

몸은 우리의 일부일 뿐, 결코 전체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렇게 위대한 이유는 몸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감정과 통찰력, 직관을 지닌 존재들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감정과 통찰력과 직관이 남아있다면

우리는 아직 우리의 자아를 잃어버린 것이 아닙니다.

 

3. 화가 나면 화풀이를 하십시오.

항상 좋은 사람인 척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좋은 사람인 때가 더 많은 사람이면 충분합니다.

 

극도로 화가 났을 때는 그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십시오.

좌절하거나 화가 났을 때, 감정을 표출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4.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자신을 동정할 줄 아는 사람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십시오.

자신을 가장 가까운 친구로 삼으십시오.

 

자신을 진실로 아는 자는 진실로 자신을 귀하게 여기며

자신에 대한 귀한 존경심을 통하여 타인들을 자기처럼 

귀하게 여기는 방법을 배웁니다.

 

5.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꺼이 우리를 도와주도록 해야 합니다.

다만, 그들이 들어 줄 수 없는 요구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6. 너무나 짧은 우리의 삶에서 행복은 소중한 것입니다. 

가능한 한 즐거움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놓으십시오.

전혀 예상치 못한 때에, 뜻밖의 곳에서 행복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7. 슬퍼하고, 슬퍼하고, 또 슬퍼하십시오.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드러내는 것은

삶의 소중한 휴식이 되며,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줍니다.

 

슬픔을 드러내는 것은 카타르시스와 위안을 안겨 주며

침착함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슬픔의 끝이 슬픔일 수는 없습니다.

 

잃어버린 것을 슬퍼하며 울고 난 후에는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생각의 끝에는 우울증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아직 남아 있는 것에 감사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8. 우리가 정말로 해서는 안 될 일은

자기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쓸모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 자기 나름의 방법을 찾으십시오.

 

9.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힘을 기르십시오. 

용서는 우리의 삶을 이전의 삶과는 아주 다른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 줍니다.

용서는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억울한 생각을 없애주며, 죄책감을 녹여 줍니다.

 

10. 파도는 해안에 부딪쳐 사라지지만, 

바다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바다의 일부였던 그 물결은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인류의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파도가 아니라 

바다의 일부입니다.

 

/ 모리 슈워츠 교수의 마지막 메세지

 

*************

 

모리 슈워츠(Morrie Schwartz)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 월트햄에 있는 브랜다이스 대학에서 35년 동안 

사회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1994년 77세 나이에 루게릭병에 

걸려 1995년 11월 4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자신의 병을 받아 들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가능한 한 풍요로운 삶을 살기에 노력했다.

목숨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배움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으며, 스승으로서의 직분 또한 버리지 않았다.

 

자신의 죽음을 드러내어 그 과정에서 겪는 온갖 슬픔과 

고통을 모든 사람들을 위한 대화의 소재로 기꺼이 내 놓았으며,

 

말을 더듬고 손발은 움직이지 못하는 처지이면서도

자신의 마지막 모습까지 모든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개인주의와 경쟁만이 최고의 가치로 인정되는 

이 시대에 공동체를 기반으로한 사랑과 연대 의식,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자 했던 위대한 스승이었다.

 

그는 삶을 사랑하였고, 죽음 또한 기꺼이 받아 들였으며, 

그의 삶과 죽음은 사람됨의 위엄과 기품을 우리들 마음속에 

깊이 새겨 놓았다.   /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