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묵상

[매묵]2023년 1월 12일 목요일[(녹) 연중 제1주간 목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마르티나 2023. 1. 12. 05:59

[매묵]2023년 1월 12일 목요일[(녹) 연중 제1주간 목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나는 드높은 어좌에 앉아 계신 분을 보았네. 천사들의 무리가 그분을 흠숭하며 함께 노래하네. 보라, 그분의 나라는 영원하리라.

본기도

주님,
주님 백성의 간절한 기도를 자애로이 들으시어
저희가 해야 할 일을 깨닫고 깨달은 것을 실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오늘"이라는 말이 들리는 한 여러분은 서로 격려하십시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3,7-14
형제 여러분, 7 성령께서 말씀하시는 그대로입니다.
“오늘 너희가 그분의 소리를 듣거든
8 마음을 완고하게 갖지 마라, 광야에서 시험하던 날처럼, 반항하던 때처럼.
9 거기에서 너희 조상들은 내가 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떠보며 시험하였다.
10 사십 년 동안 그리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 세대에게 화가 나 말하였다.
‘언제나 마음이 빗나간 자들, 그들은 내 길을 깨닫지 못하였다.’
11 그리하여 나는 분노하며 맹세하였다.
‘그들은 내 안식처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12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는 믿지 않는 악한 마음을 품고서
살아 계신 하느님을 저버리는 사람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13 “오늘”이라는 말이 들리는 한 여러분은 날마다 서로 격려하여,
죄의 속임수에 넘어가 완고해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하십시오.
14 우리는 그리스도의 동료가 된 사람들입니다.
처음의 결심을 끝까지 굳건히 지니는 한 그렇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5(94),6-7ㄱㄴㄷ.7ㄹ-9.10-11(◎ 7ㄹ과 8ㄴ)
◎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 어서 와 엎드려 경배드리세. 우리를 내신 주님 앞에 무릎 꿇으세.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 우리는 그분 목장의 백성, 그분 손이 이끄시는 양 떼로세. ◎
○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므리바에서처럼, 마싸의 그날 광야에서처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거기에서 너희 조상들은 나를 시험하였고, 내가 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떠보았다.” ◎
○ 사십 년 그 세대에 나는 진저리가 나서 말하였다. “마음이 빗나간 백성이다. 그들은 내 길을 깨닫지 못하였다.” 나는 화가 치밀어 맹세하였다. “그들은 내 안식처에 들지 못하리라.” ◎

복음 환호송

마태 4,23 참조
◎ 알렐루야.
○ 예수님은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백성 가운데 병자들을 모두 고쳐 주셨네.
◎ 알렐루야.

복음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0-45
그때에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의 백성이 드리는 이 제물을 기꺼이 받으시고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어
저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을 이루어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6(35),10 참조
주님, 당신께는 생명의 샘이 있고, 저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나이다.
<또는>
요한 10,1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성체로 새로운 힘을 얻고 간절히 바라오니
저희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며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오늘의 묵상

 

1. 2023년 01월 12일 목요일

[연중 제1주간 목요일오늘의 묵상 (허규 베네딕토 신부)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나병 환자를 치유하는 이야기에서 예수님의 원의를 강조합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나병 환자는 예수님께서 병을 고치실 수 있는 분이시라고 믿었고 그분을 만납니다.

복음은 그의 행동을 오다’, ‘청하다’, ‘무릎을 꿇다로 표현합니다.

그는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간청합니다이미 그의 행동에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차라리 기도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치유 이야기이지만 나병 환자의 모습은 기도하는 이의 전형을 보여 줍니다.

이런 그에게 예수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십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예수님께서도 수난 전에 겟세마니에서 홀로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마르 14,36).

예수님의 기도는 모든 기도의 본보기입니다.

나병 환자도 이를 충실하게 따릅니다예수님과 나병 환자의 기도는 모두 원하시는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을 향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무엇이든 이루어 주실 수 있는 분이시지만우리는 먼저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도 그래야 합니다.

무작정 청하기보다 주님께서 하고자 하시면’ 그것을 들어주시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2.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좋은 글은 마음을 포근하게 합니다. 오늘은 며칠 전에 읽은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어머니는 어려서 이모부 이야기를 자주 하셨습니다. 이모부는 남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소금기가 가득한 황무지를 개간하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인택이 미친놈이라고 하였습니다. 황무지를 개간해서 벼를 심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몇 년 시간이 지나고 여전히 마을 사람들은 인택이 미친놈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년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황무지에서 알곡이 풍성한 볏단이 나왔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인택이 미친놈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모부는 그렇게 개간한 땅에서 돈을 벌어 방직공장을 세웠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모부의 방직공장에서 일하였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인택이 미친놈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인택 이는 난놈이여라고 하였습니다.” 좋은 길, 편한 길이 있지만 그 길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길이 희망의 길이 되었고, 그 길이 생명의 길이 되었습니다.

 

2000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목수의 아들 예수님은 사람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갔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였습니다. 율법과 계명이라는 을 과감하게 벗어버리는 길을 택하였습니다. 죄인이라며 손가락질 했던 세리, 이방인, 창녀, 소경, 중풍병자, 나병환자들을 따뜻하게 대하였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권력, 명예, 성공, 재물을 찾아서 땀을 흘리면서 일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겸손, 희생, 나눔, 가난을 찾아서 기꺼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 사람은 미쳤다.’라고 손가락질 하였습니다. 바람 따라 들리는 소문을 듣고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은 예수님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누가 나의 어머니이고, 나의 형제입니까?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나의 어머니이고, 나의 형제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조롱했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사형선고를 했습니다. 미친 사람이란 소리를 들었고, 십자가에서 비참하게 돌아가셨지만 우리는 그 예수님을 구세주라고 부릅니다. 그분이 가신 길이 구원의 길이 되었습니다.

 

2023년 새로운 한 해를 시작되었습니다. 저 역시 제가 해야 할 일을 깨닫고, 깨달은 것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매일 새벽 기도와 묵상으로 하루를 여는 겁니다. 매주 발행하는 신문의 지면을 알차게 채우는 겁니다. 미주 지역 가톨릭 한인 공동체의 소식을 전하는 겁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전하는 겁니다. 지치고 힘든 이웃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전하는 겁니다. 복음을 선포하는 마음으로 신문 홍보를 하는 겁니다. 성지순례를 가려 합니다. 매일 함께 미사하고, 순례하고, 기도하면서 신자들과 함께 하려합니다. 눈 덮인 길을 걸어갈 때면 발걸음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지금 나의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걸어가는 길이 부끄럽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충실하게 따라가면 좋겠습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오늘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오늘이라는 말이 들리는 한 여러분은 날마다 서로 격려하여, 죄의 속임수에 넘어가 완고해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하십시오. 우리는 그리스도의 동료가 된 사람들입니다. 처음의 결심을 끝까지 굳건히 지니는 한 그렇습니다.” 주님만 바라보면서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가면 좋겠습니다.

 

고인이 되신 신영복 선생님의 처음처럼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3. 이영근 신부님 복음 묵상

 

2023년 1월 11일 연중 제1주간 수요일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습니다.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마르 1,22)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첫 번째 사고친 내용입니다. <마르코복음>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번째 행적은 ‘더러운 영을 쫓아내는 일’이었고, 그것은 일해서는 안 되는 ‘안식일’에 벌이신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첫 번째 행적은 ‘안식일 법’을 어기는 사고를 친 사건이었습니다.

 

<복음>은 먼저,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시고 네 제자들을 부르신 다음, 가파르나움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회당’에서 가르치셨음을 전해줍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습니다.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마르 1,22). 그런데 회당에 있던 ‘더러운 영에 들린 이’가 소리칩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마르 1,2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마르 1,25)

 

그러자 악마는 그 사람에게서 나갔습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가 왔음을 구체적으로 증거하는 첫 번째 행적은 두 가지의 일이었습니다. 첫째는 ‘악마의 혀 놀림을 중지시키는 일’요, 둘째는 ‘악마에 사로잡힌 이에게서 악마를 쫓아내는 일’이었습니다.

 

이는 신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사실, 인간은 악마의 혀에 속아 범죄 하여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 악의 지배 아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 첫 번째 행적’은 하와를 속였던 악마의 그 혀 놀림을 중지시키고 본래로 돌려 놓는 일에 해당합니다. 곧 악마의 지배로부터 인간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는 구원의 표징이요, 구원의 시작을 알려줍니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더러운 영’을 쫓아낼 뿐 죽이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들도 인간과 같이 영원불멸의 영적 존재로 창조되었음을 암시해줍니다. 그리고 그들은 “나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라고 밝히지만, 그것은 단순히 예수님 신원에 대한 아는 정보를 드러낼 뿐 신앙고백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들의 앎은 예수님께서 드러내시고자 하는 결정적인 때가 오기까지는 제지당하게 되고, ‘메시아 비밀사상’에 가두어지게 됩니다.

 

한편, 악마를 쫓아내는 일은 전혀 새로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히브리 구마자들도 그러한 일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구마와는 전혀 달랐던 것입니다. 이를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게 어찌된 일이야?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마르 1,27)

 

그렇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악마가 추방된 사건’이 아니라 그분의 “권위”였습니다. 다름 아닌 바로 ‘말씀이 이루어지는 권위’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예수님에게서 놀라워했던 것은 그분의 ‘권위 있는 가르침의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권위”(exusia)란 말의 원어의 뜻은 ‘힘’이란 뜻으로, 하느님께만 사용되는 말이라고 합니다. 곧 예수님의 말씀에는 하느님의 힘이 실려 있어서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결국, 이 구마치유는 예수님이 ‘구원자’이심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것은 ‘권위 있는 말씀’으로 실현됩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면서 직접 스스로 명령하실 뿐, 다른 누구의 이름에 의탁하여 행하지 않으심으로써, 당신이 바로 ‘구원자’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도 당신의 “권위 있는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의 힘이 우리 안에 들어오고, 우리 안에서 우리를 교란시키고 분열시키는 온갖 거짓의 혀 놀림을 멈추고 어둠을 몰아내어야 할 일입니다.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마르 1,24)

 

주님!

진리를 알게 하소서.

진리를 받아들이고 믿는 자 되게 하소서.

진리를 따르며 받드는 당신의 제자가 되게 하소서.

거룩함 안에서 제가 새로 나게 하소서.

제가 관계 맺는 모든 것 안에서, 당신의 거룩한 이름이 빛나게 하소서!

주님이신 당신을 믿습니다.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본질에 충실한 삶

-중심과 질서-

 

“거룩하신 주님 이름 자랑하여라.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시편105,3)

 

아직은 겨울이지만 큰 추위는 지난 듯 웬지 모를 봄기운도 느껴집니다. 밤공기도 상쾌하고 밤하늘의 별들도 또렷합니다. 우선 숙소를 나와 맨 먼저 바라보는 밤하늘의 북두칠성 그리고 수도원 배경의 불암산입니다. 이렇게 또 선물같은 하루의 시작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의 하루생활의 윤곽이 또렷이 드러납니다. 참으로 하루하루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본질에 충실한 100%의 삶, 온전히 하느님과 이웃에 활짝 열린 삶, 오로지 이웃을 위한 삶이었음을 봅니다. 아마도 하루하루 날마다 본질에 충실한 반복적 삶이었을 것입니다. 

 

똑같이 선물로 주어진 하루하루의 삶입니다. 과연 하루하루 몇%의 삶을 살고 있는지요? 오늘 예수님의 하루 일과가 참 치열합니다. 본질에 충실한, 아주 중심과 질서잡힌 삶입니다. 혼란하거나 복잡하지 않고 아주 물흐르듯 순조롭게 전개되는 단순하고 투명한 삶입니다. 마침 충실한 일상을 살아내는 어느 자매의 카톡을 받았습니다. 힘든중에도 깨어 의식있는 삶을 살아가는, 정말 살 줄 하는 자매입니다.

 

“지난 12월초 김대건 ‘탄생’ 영화와 성탄절 오후 비오씨와 함께 ‘영웅’을 관람하면서 신앙과 참부모 역할, 진정한 애국과 거룩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며 많이 반성했습니다. 그렇게 사는게 잘 사는 게 올바른 삶인데 많이 찌질이로 사는 저희의 초라한 모습이 부끄러워지는 연말이었습니다.”

 

새삼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습니다. 이 정도의 삶이면 평범한 일상을 알차게 살아가는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눠집니다. 1.시몬의 병든 장모를 고치시는 장면, 2.많은 병자를 고치시는 장면, 3.전도여행을 떠나시는 장면으로 온전히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100% 삶이요, 아마도 예수님은 하루하루 날마다 이렇게 반복적 삶을, 늘 새로운 반복, 거룩한 반복의 삶을 사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중심의 정주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좋은 삶의 모범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의 중심과 질서잡힌 본질에 충실한 삶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하느님 중심의 삶에 한결같이 외딴곳에서 바친 기도일 것이며 다음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다음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바로 날마다 외딴곳에서의 이 새벽 기도가 예수님 삶의 중심이자 모든 활력의 원천이었음을 봅니다. 이런 삶의 중심없이, 하느님 의식없이 일상에 매몰되어 자기를 잃고, 잊고 유령같이 헛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어제 오늘 제1독서 히브리서의 주석을 읽을 때 다음 평범한 대목이 깊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진정한 죽음, 즉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영원히 분리시키는 죽음을 가져오는 것은 악의 세력이다.”

 

살아있다 하여 다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어도 주님과 무관無關한, 주님을 잊은 삶이라면 살아있다 할 수 없습니다. 사막교부들 역시 늘 명심했던 바, 오늘 복음의 예수님처럼 하느님 중심의 ‘참으로 살아 있는 삶, 기도하는 삶’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대중의 인기에 편승하거나 일상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음도 바로 기도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보십시오. 외딴곳에서 기도하시자 즉시 예수님께 유혹이 뒤따릅니다.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그분을 만나자마자 전하는 말입니다.

 

“모두 스승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결코 이들의 유혹에 반응하지 않고 흔들림없이 계속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사십니다. 참으로 예수님의 자세가 단호하고 분별의 지혜가 빛납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가 예수님의 본질에 충실한 참 멋진 삶을 요약합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아마도 예수님은 날마다 외딴곳에서 기도하며 삶의 중심을 잡고 복음 선포의 사명을 새롭게 확인하셨음이 분명합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활동묘사도 아름답고 멋집니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

 

복음 선포에 곧장 이어지는 구원의 치유활동입니다. 참으로 인생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도 복음선포뿐임을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우리의 자랑과 고마움은 파스카의 예수님과 늘 함께 살면서 하느님 중심의 본질에 충실한 질서 잡힌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오늘 히브리서가 예수님이 얼마나 고마운 분인지 참 잘 밝혀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피와 살을 나누어 가지셨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우리들을 풀어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은혜로운 복음입니까! 이렇게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악마를 파멸시킨 파스카의 주님과 함께 할 때 천하무적의 삶이겠습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겸손한 사랑이 참 은혜롭고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그분께서는 천사들이 아닌, 아브라함의 후손들인 우리를 보살펴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모든 점에서 형제들과 같아지셔야 했습니다. 그분께서는 고난을 겪으시면서 유혹을 받으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우리들을 도와주실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영원한 주님이자 스승이요 도반이신 주님과 함께 할 때 인생 광야 순례 여정도 성공적일 수 있겠습니다. 바로 하루하루 날마다 외딴곳에서의 이 거룩한 성전미사 은총이 우리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고 본질적 삶에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주님을 생각하라, 그 권능을 생각하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시편105,4). 아멘.


[1/12(목) 연중 제1주간 목요일, 되새김 구절]

 

1. 예수님께서도 수난 전에 겟세마니에서 홀로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마르 14,36).(허규 신부)

 

2.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오늘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오늘이라는 말이 들리는 한 여러분은 날마다 서로 격려하여, 죄의 속임수에 넘어가 완고해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하십시오. 우리는 그리스도의 동료가 된 사람들입니다. 처음의 결심을 끝까지 굳건히 지니는 한 그렇습니다.” 주님만 바라보면서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가면 좋겠습니다.(조재형 신부)

 

3. 거룩함 안에서 제가 새로 나게 하소서.

제가 관계 맺는 모든 것 안에서, 당신의 거룩한 이름이 빛나게 하소서!

주님이신 당신을 믿습니다. 아멘.(이영근 신부)

 

4. “주님을 생각하라, 그 권능을 생각하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시편105,4). 아멘.(이수철 신부)

 

[1/12(목) 연중 제1주간 목요일, 제19일 기도]

 

하느님!

제가 관계 맺는 모든 것 안에서,

당신의 거룩한 이름이 빛나게 하소서! 아멘.

 

- 2023년 1월 12일(목) 5시3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