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묵상

[매묵]2023년 3월 25일 토요일[(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신부님 강론 4개

마르티나 2023. 3. 25. 05:45

[매묵]2023년 3월 25일 토요일[(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은 말 그대로 주님의 탄생 예고를 기념하는 날이다. 예전에는 ‘성모 영보 대축일’이라고 하였는데, ‘영보’(領報)는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천사에게서 들으셨다는 뜻이다. 예수님께서 성모님의 태중에서 아홉 달을 계셨다고 믿었으므로 이 대축일의 날짜는 주님 성탄 대축일에서 아홉 달을 거슬러 가 계산한 것이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나자렛의 마리아는 하느님의 총애로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라는 말을 천사에게 듣고, 믿음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도 주님의 종 마리아를 본받아,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응답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입당송

히브 10,5.7 참조
주님이 세상에 오시어 말씀하셨다. 보소서,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나이다.<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동정 마리아의 모태에서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신 구세주의 신비를 찬양하고
그분의 신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할 것입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7,10-14; 8,10ㄷ
그 무렵 10 주님께서 아하즈에게 이르셨다.
11 “너는 주 너의 하느님께 너를 위하여 표징을 청하여라.
저 저승 깊은 곳에 있는 것이든,
저 위 높은 곳에 있는 것이든 아무것이나 청하여라.”
12 아하즈가 대답하였다.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
13 그러자 이사야가 말하였다. “다윗 왕실은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은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나의 하느님까지 성가시게 하려 합니까?
14 그러므로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8,10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40(39),7-8ㄱㄴ.8ㄷ-9.10.11(◎ 8ㄴ과 9ㄱ 참조)
◎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
○ 당신은 희생과 제물을 즐기지 않으시고, 도리어 저의 귀를 열어 주셨나이다.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바라지 않으셨나이다. 제가 아뢰었나이다. “보소서, 제가 왔나이다.” ◎
○ 두루마리에 저의 일이 적혀 있나이다. 주 하느님, 저는 당신 뜻 즐겨 이루나이다. 당신 가르침 제 가슴속에 새겨져 있나이다. ◎
○ 저는 큰 모임에서, 정의를 선포하나이다. 보소서, 제 입술 다물지 않음을. 주님, 당신은 아시나이다. ◎
○ 당신 정의를 제 마음속에 감추어 두지 않고, 당신 진리와 구원을 이야기하며, 자애와 진실을 큰 모임에서 숨기지 않나이다. ◎

제2독서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0,4-10
형제 여러분, 4 황소와 염소의 피가 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5 그러한 까닭에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6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기꺼워하지 않으셨습니다.
7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8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제물과 예물을”, 또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원하지도 기꺼워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이것들은 율법에 따라 바치는 것입니다.
9 그다음에는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그리스도께서 첫 번째 것을 치우신 것입니다.
10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14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네.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예물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교회가 바치는 이 제물을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성자의 강생으로 교회가 시작되었음을 깨닫고
이 축제로 그 신비를 경축하며 기뻐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2 : 강생의 신비(3월 25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사람들을 위하여 사람들 가운데
성령의 힘에 감싸여 탄생하시리라는 천사의 알림을
동정 마리아께서는 믿음으로 받아들이시고
새로운 인류의 맏이이신 외아드님을 성령으로 잉태하시어
당신의 흠 없는 태중에 모셔 들이셨나이다.
이로써 이스라엘 후손들에게 하신 약속이 이루어지고
모든 민족들이 기다려 온 구세주가 신비롭게 세상에 드러났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 앞에서 천사들의 군대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위엄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환호하며 그들과 소리를 모아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이사 7,14 참조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천사의 말에, 마리아는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응답합니다. 믿음에 찬 순명으로 하느님의 뜻에 따라 당신 자신을 바치심으로써, 우리를 거룩하게 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십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참된 믿음의 성사로 저희를 굳건하게 하셨으니
동정녀에게서 사람이 되신 참하느님을 알아 뵙고
그분 부활의 힘으로 영원한 기쁨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오늘의 묵상

 

1. 2023년 03월 25일 토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오늘의 묵상] (허규 베네딕토 신부)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사순 시기의 한창 때에 예수님께서 탄생하신다는 기쁜 소식을 듣습니다.

하느님께서 가브리엘 천사를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마리아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이름이면서 성경에서 여자 이름으로 많이 언급되기도 합니다.

마리아는 구약 성경의 미리암에서 유래한 것으로 짐작합니다.

미리암의 뜻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 이름을 미르 의 결합으로 생각합니다.

얌은 히브리 말로 호수나 바다를 뜻합니다.

미르는 쓴맛 또는 (향기가 좋지만 쓴맛을 내는몰약이나 물방울을 가리킨다고 봅니다.

어느 하나로 확정하기는 어렵지만바다라는 말과 합쳐져서 바닷물(방울)이나

바닷물의 쓴맛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해한다면 우리가 흔히 성모님을 나타내는 칭호로 사용하는

바다의 별도 마리아라는 이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마리아께서는 복음서에서 아주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자 교회의 어머니이시며

예수님의 활동에 함께하신 동반자이시면서 구원의 중개자이시기도 합니다.

마리아께서는 천사의 말씀을 곰곰이” 되새기시며 하느님의 뜻을 찾으시고,

보십시오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말씀으로

하느님의 계획을 받아들이십니다.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불가능해 보이는 동정녀의 잉태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하느님 말씀에 모든 것을 의탁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마리아께서는 모든 신앙인의 모범이 되십니다.


2.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예수님께서는 12 제자를 선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선발 기준에 충성도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잡혀가시자 제자들은 모두 도망갔습니다. 심지어 어떤 제자는 옷을 벗고 알몸으로 도망갔습니다. 유다는 예수님을 은전 서른 닢에 팔아 넘겼습니다. 예수님께서 바위라고 칭찬하셨고, 그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셨던 베드로는 예수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 고난의 현장에 남자 제자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인들은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 베로니카는 예수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 드렸습니다. 예루살렘 여인들은 울며 예수님 고난의 길에 함께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발라드리고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했던 것도 마리아입니다. 무덤에 묻히신 예수님을 처음으로 찾아갔던 것도 마리아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빈 무덤을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으로 만난 것도 마리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에게 참된 평화를 주셨습니다. 마리아에게 첫 번째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음을 알렸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갈릴래아로 가라고 하였습니다. 교회는 이 마리아를 막달라 마리아라고 부릅니다. 위대한 마리아라는 뜻입니다. 오늘의 교회에도 위대한 마리아들이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위대한 마리아의 원형입니다. 우리는 성모님을 바다의 별, 우리의 어머니, 천상의 모후, 정의의 어머니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생애는 고통의 바다.’였습니다. 어린 아들을 성전에 봉헌했을 때 시메온으로부터 가슴이 찢어지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든 고향을 떠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을 가야했습니다. 어린 아들을 예루살렘에서 돌아오는 길에 잃어버렸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미쳤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아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보아야 했습니다. 아들의 죽음을 보았고, 죽은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습니다. 성모님은 그런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뜻을 보았고, 인류를 구원하려는 하느님의 계획을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은 세상을 구원하고자 하는 하느님의 뜻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말하며 자신의 몸이 구원 사업의 도구가 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잔치의 즐거움이 계속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게 하였습니다. 예수님 또한 성모님의 그런 마음을 아시고, 아직 때가 되지 않았지만 혼인잔치를 더 풍요롭게 하셨습니다. 성모님은 혼인잔치에 손님으로만 간 것이 아니라, 그 잔치에 부족함이 없는지를 살피시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성모님의 그런 마음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헤아리는 마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마음, 자신의 고통 보다는 사도들을 추스르고 교회를 걱정하는 마음, 바로 그것이 성모님의 마음입니다. 성모님처럼 해야 할 일을 분별하여,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들 또한 위대한 마리아의 삶과 신앙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신앙인은 아무런 고통이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신앙인은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깨닫는 사람들입니다. 고통 중에 세상을 원망하고, 분노하고, 좌절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은 그런 고통 속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고통 중에서 인내를 배우고, 인내는 겸손을 알게 하고, 겸손함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게 합니다. “천주의 성모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0324. 사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그분을 안다.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요한 7,29)

 
오늘 <복음>은 초막절 축제일을 맞으러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와 벌어진 일, 곧 예수님을 향한 대립과 배척이 고조되는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그 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극대화 됩니다. 그리고 그 정체성은 약 6개월 뒤 유월절에 온전히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는 말합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그분께 손을 대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분의 때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요한 7,30)
 
사람들은 우왕좌왕 합니다. 예수님을 두고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기원과 정체성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 때문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의 인성은 알지만 신성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메시아께서 오실 때에는 그분이 어디에서 오시는지 어디에서 왔는지 아무도 알지 못할 터인데, 우리는 저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있습니다.”(요한 7,28)
 
그들은 비록 그분이 나자렛 사람이고, 어머니가 마리아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분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났고, 하느님에게서 왔다는 것은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사실, <성경>에는 그리스도에 관해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그는 나자렛 사람이라 불릴 것이다.”(마태 2,23)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누구신지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당신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알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공적이고 그들 삶의 중심적인 장소인 “성전에서 가르치시며 큰 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요한 7,28). 여기서 ‘큰 소리로 말하다’의 뜻은 성령의 영향을 받아서 ‘급박하게 외치다’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그것은, 마치 희년선포 때처럼 성령의 힘으로 외치는 것과 같습니다.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요한 7,29)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위’에서 오신 분이심을 밝히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니코데모와의 대화를 떠올리게 됩니다.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듣고도 어디서 불어와서 어디로 불어 가는지를 모른다. 성령으로 난 사람은 누구든지 이와 마찬가지다.”(요한 3,7-8)

분명, 우리는 성령으로 난 사람들이며, ‘위’로부터 난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수난의 사순시기를 당신과 함께 걸으며, 파스카를 향하여 나아갑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요한 7,29) 
 
주님!
위로부터 태어나게 하소서.
당신을 향해 있게 하소서.
영에 따라 흘러가게 하소서.
빠스카의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하느님 중심의 삶

-악인(惡人)이 아닌 의인(義人)으로 삽시다-

 

"주님의 목소리를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시편95,7-8)

 

사순시기뿐 아니라 평생 매일 하루 시작전 들어야 할 초대송 후렴입니다. 어제의 강론 결론을 다시 나누고 싶습니다. 회개의 은총은 겸손, 자비, 지혜입니다. 부단한 참된 회개를 통해 주님을 닮아 겸손하고 자비롭고 지혜로운 의인이 성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무지의 병, 무지의 죄, 무지의 악입니다. 무지에 대한 궁극의 답은 회개요 예수님이요 미사라 했습니다. 참으로 주님과 일치가 깊어지는 길만이 무지에 대한 유일한 해법입니다. 회개의 선택, 회개의 훈련, 회개의 습관 역시 현실적으로 참 중요합니다.

 

이런 요지의 강론이었고 오늘 강론 또한 같은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하느님 중심의 삶-악인이 아닌 의인으로 삽시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지혜서 내용이 흥미진진합니다. “악인들의 삶과 생각”에 이어 “악인들의 그릇된 생각”이란 긴 내용입니다만 묵상할 좋은 내용이 많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생략된 부분을 일부 인용하여 나눕니다.

 

“악인들은 행실과 말로 죽음을 불러내고 

죽음을 친구로 여겨 그것을 열망하며 

죽음과 계약을 맺는다. 

그들은 옳지 못한 생각으로 저희끼리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삶은 짧고 슬프다.

인생의 끝에 다다르면 묘약이 없고

우리가 알기로 저승에서 돌아온 자도 없다.

...

우리의 이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고

우리가 한 일을 기억해 줄 자 하나도 없으리니

우리의 삶은 구름의 흔적처럼 사라져 가 버린다.

햇살에 쫓기고

햇볕에 버티지 못하는 안개처럼

흩어져 버린다.

우리의 한평생은 지나가는 그림자

우리의 죽음에는 돌아올 길이 없다.

자 그러니, 앞에 있는 좋은 것들을 즐기고

젊을 때처럼 이 세상 것들을 실컷 쓰자.

값비싼 포도주와 향료로 한껏 취하고

봄철의 꽃 한송이도 놓치지 말자.”

 

너무 공감이 가는 내용들입니다. 악인의 생각의 단초가 이렇게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전개됩니다. 죽음을 가볍게 여기고 생명을 함부로 취급하는 것 역시 악의 시초입니다. 그러니 악인은 우리 모두의 가능성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서 떠날 때, 삶의 무의미, 허무감에서 감미로운 유혹처럼 시작되는 악인의 삶이요 알게 모르게 악인이 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의인에 대한 악인의 위해危害는 그대로 예수님의 수난에 관여된 악인들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의인에게 덫을 놓자. 

의인이 정녕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하느님께서 그를 도우시어

적대자들의 손에서 그를 구해 주실 것이다.

그러니 그를 모욕과 고통으로 시험해 보자.

그러면 그가 정말 온유한지 알 수 있을 것이고

그의 인내력을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 말로 하느님께서 돌보신다고 하니

그에게 수치스러운 죽음을 내리자.”

 

흡사 이사야서 52장13절부터 53장12절까지 계속되는 ‘주님의 종’ 넷째 노래를 닮았습니다. 그대로 수난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미리 보여줍니다. 이어 지혜서 저자는 악인들의 그릇된 생각을 밝힙니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들이 틀렸다.

그들의 악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이다.

그들은 하느님의 신비로운 뜻을 알지 못하며 

거룩한 삶에 대한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무지의 악이, 무지의 병이, 무지의 암세포가 골수에까지 스며든 이들이 악인입니다. 무지의 악에 눈이 멀 때 악인입니다. 그러니 악인은 무지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무지에 눈멀 때 우리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오늘 제1독서 다음에 나오는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정녕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하시고, 

 당신 본성의 모습에 따라 인간을 만드셨다.”

 

바로 이것이 인간의 진면목입니다. 누구나 존엄한 품위의 인간 존재라는 것입니다. 무지의 악, 무지의 병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존엄한 품위의 회복이요, 이래서 은총과 더불어 회개를 비롯한 부단한 수행과 훈련이 필수라는 것입니다. 

 

삶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과제입니다. 은총의 선물인 존엄한 품위의 참사람이, 의인이, 성인이 되기위해 평생수행의 공부와 노력과 훈련이 절대적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무지에서 벗어난 참 사람이 되기 위해 평생공부와 평생훈련의 분투의 노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평생 영적전쟁의 요체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의 모습이 사면초가, 흡사 악에 에워싸여 있는 모습입니다. 호심탐탐 예수님의 목숨을 노리는 악의 하수인들 유다인들입니다. 유다인들이 당신을 죽이려고 하였으므로, 유다에서는 돌아다니기를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복음 말미에 그들은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아직 때가 오지 않았으므로 아무도 손대지 못했다 합니다. 

 

그대로 오늘 지혜서와 그리고 이사야서 주님의 종 네 번째 노래의 비극적 상황을 연상케 합니다. 바로 이런 사면초가의 와중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중심의 삶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참으로 예수님의 신원 확인을 통해 새삼 우리의 하느님 중심의 삶의 신원을 묵상하게 됩니다.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는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

 

결코 우연적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께 깊이 뿌리내린, 하느님께 파견된 예수님의 존재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얼마나 하느님 중심에 깊이 확고히 뿌리내린 삶인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은총과 더불어 부단한 수행을 통해 하느님 중심에 날로 깊이 뿌리내리는 우리의 삶일 때 비로소 무지의 어둠에서, 악에서 벗어나 빛의 의인, 빛의 성인이 됨을 깨닫습니다. 바로 우리의 평생과제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매일 미사은총이 이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아멘.


[3/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되새김 구절] 

 

1.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불가능해 보이는 동정녀의 잉태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하느님 말씀에 모든 것을 의탁한다는 의미입니다.(허규 신부)

 

2. 신앙인들은 고통 중에서 인내를 배우고, 인내는 겸손을 알게 하고, 겸손함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게 합니다. “천주의 성모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조재형 신부)

 

3.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듣고도 어디서 불어와서 어디로 불어 가는지를 모른다. 성령으로 난 사람은 누구든지 이와 마찬가지다.”(요한 3,7-8)(이영근 신부)

 

4.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는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이수철 신부)

 

[3/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제 91일 기도] 

 

하느님!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믿을 수 없는 일에 순명하신 성모님을 닮게 하소서.

곰곰히 생각하신 성모님을 닮게 하소서. 아멘.

 

- 2023년 3월26일(일) 6시2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