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3년 4월 7일 금요일[(홍) 주님 수난 성금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3년 4월 7일 금요일[(홍) 주님 수난 성금요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오늘은 주님 수난 성금요일입니다. 사람들에게 멸시받고 배척당하신 주님의 종께서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가셨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지셨습니다.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신 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무덤에 묻히십니다. 말씀 전례와 십자가 경배를 통하여 주님의 고통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며, 주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겠습니다.
본기도
성자 그리스도께서 피를 흘리시어 파스카 신비를 마련하셨으니
자비를 베푸시어 주님의 종들을 거룩하게 하시고 영원히 보호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 아멘.
<또는>
+ 하느님, 옛 죄 때문에 온 인류가 물려받은 죽음을
성자 우리 주 그리스도의 수난으로 없애 주셨으니
천상 은총의 힘으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어
그리스도를 닮은 새사람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52,13―53,12
13 보라, 나의 종은 성공을 거두리라.
그는 높이 올라 숭고해지고 더없이 존귀해지리라.
14 그의 모습이 사람 같지 않게 망가지고 그의 자태가 인간 같지 않게 망가져
많은 이들이 그를 보고 질겁하였다.
15 그러나 이제 그는 수많은 민족들을 놀라게 하고
임금들도 그 앞에서 입을 다물리니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을 그들이 보고
들어 보지 못한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53, 1 우리가 들은 것을 누가 믿었던가? 주님의 권능이 누구에게 드러났던가?
2 그는 주님 앞에서 가까스로 돋아난 새순처럼, 메마른 땅의 뿌리처럼 자라났다.
그에게는 우리가 우러러볼 만한 풍채도 위엄도 없었으며
우리가 바랄 만한 모습도 없었다.
3 사람들에게 멸시받고 배척당한 그는 고통의 사람, 병고에 익숙한 이였다.
남들이 그를 보고 얼굴을 가릴 만큼
그는 멸시만 받았으며 우리도 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4 그렇지만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를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 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여겼다.
5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6 우리는 모두 양 떼처럼 길을 잃고 저마다 제 길을 따라갔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이 그에게 떨어지게 하셨다.
7 학대받고 천대받았지만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털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미 양처럼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구속되어 판결을 받고 제거되었지만
누가 그의 운명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던가?
정녕 그는 산 이들의 땅에서 잘려 나가고
내 백성의 악행 때문에 고난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르지도 않고 거짓을 입에 담지도 않았건만
그는 악인들과 함께 묻히고 그는 죽어서 부자들과 함께 묻혔다.
10 그러나 그를 으스러뜨리고자 하신 것은 주님의 뜻이었고
그분께서 그를 병고에 시달리게 하셨다.
그가 자신을 속죄 제물로 내놓으면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 살고
그를 통하여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11 그는 제 고난의 끝에 빛을 보고 자기의 예지로 흡족해하리라.
의로운 나의 종은 많은 이들을 의롭게 하고 그들의 죄악을 짊어지리라.
12 그러므로 나는 그가 귀인들과 함께 제 몫을 차지하고
강자들과 함께 전리품을 나누게 하리라.
이는 그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버리고
무법자들 가운데 하나로 헤아려졌기 때문이다.
또 그가 많은 이들의 죄를 메고 갔으며
무법자들을 위하여 빌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아버지, 제 영을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
○ 주님, 제가 당신께 피신하오니,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의로움으로 저를 구하소서. 제 목숨 당신 손에 맡기오니, 주님, 진실하신 하느님, 저를 구원하소서. ◎
○ 모든 원수들 때문에 저는 조롱거리가 되고, 이웃들을 소스라치게 하나이다. 아는 이들도 저를 무서워하고, 길에서 보는 이마다 저를 피해 가나이다. 저는 죽은 사람처럼 마음에서 잊히고, 깨진 그릇처럼 되었나이다. ◎
○ 주님, 저는 당신만 믿고 아뢰나이다.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제 운명 당신 손에 달렸으니, 원수와 박해자들 손에서 구원하소서. ◎
○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주님께 희망을 두는 모든 이들아, 힘을 내어라, 마음을 굳게 가져라. ◎
제2독서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4,14-16; 5,7-9
형제 여러분, 14 우리에게는 하늘 위로 올라가신 위대한 대사제가 계십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을 굳게 지켜 나아갑시다.
15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16 그러므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
5, 7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고,
하느님께서는 그 경외심 때문에 들어 주셨습니다.
8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9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네. 하느님은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네.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 해설자 + 예수님 ● 다른 한 사람 ▣ 다른 몇몇 사람 ◎ 군중
○ 요한이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18,1―19,42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으로 가셨다.
거기에 정원이 하나 있었는데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들어가셨다.
2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여러 번 거기에 모이셨기 때문에,
그분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곳을 알고 있었다.
3 그래서 유다는 군대와 함께,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보낸
성전 경비병들을 데리고 그리로 갔다.
그들은 등불과 횃불과 무기를 들고 있었다.
4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닥쳐오는 모든 일을 아시고
앞으로 나서시며 그들에게 물으셨다.
+ “누구를 찾느냐?”
5 ○ 그들이 대답하였다.
▣ “나자렛 사람 예수요.”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나다.”
○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6 예수님께서 “나다.” 하실 때, 그들은 뒷걸음치다가 땅에 넘어졌다.
7 예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 “누구를 찾느냐?”
○ 그들이 대답하였다.
▣ “나자렛 사람 예수요.”
8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나다.’ 하지 않았느냐?
너희가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 두어라.”
9 ○ 이는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사람들 가운데 하나도 잃지 않았습니다.” 하고
당신께서 전에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10 그때에 시몬 베드로가 가지고 있던 칼을 뽑아,
대사제의 종을 내리쳐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다. 그 종의 이름은 말코스였다.
11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이르셨다.
+ “그 칼을 칼집에 꽂아라.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 이 잔을 내가 마셔야 하지 않겠느냐?”
12 ○ 군대와 그 대장과 유다인들의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붙잡아 결박하고,
13 먼저 한나스에게 데려갔다. 한나스는 그해의 대사제 카야파의 장인이었다.
14 카야파는 백성을 위하여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유다인들에게 충고한 자다.
15 시몬 베드로와 또 다른 제자 하나가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제자는 대사제와 아는 사이여서,
예수님과 함께 대사제의 저택 안뜰에 들어갔다.
16 베드로는 대문 밖에 서 있었는데,
대사제와 아는 사이인 그 다른 제자가 나와서 문지기 하녀에게 말하여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갔다. 17 그때에 그 문지기 하녀가 물었다.
●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요?”
○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 “나는 아니오.”
18 ○ 날이 추워 종들과 성전 경비병들이 숯불을 피워 놓고 서서 불을 쬐고 있었는데,
베드로도 그들과 함께 서서 불을 쬐었다.
19 대사제는 예수님께 그분의 제자들과 가르침에 관하여 물었다.
20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였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다인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은밀히 이야기한 것은 하나도 없다.
21 그런데 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들은 이들에게 물어보아라. 내가 말한 것을 그들이 알고 있다.”
22 ○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곁에 서 있던 성전 경비병 하나가 예수님의 뺨을 치며 말하였다.
● “대사제께 그따위로 대답하느냐?”
23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가 잘못 이야기하였다면 그 잘못의 증거를 대 보아라.
그러나 내가 옳게 이야기하였다면 왜 나를 치느냐?”
24 ○ 한나스는 예수님을 결박한 채로 카야파 대사제에게 보냈다.
25 시몬 베드로는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니오?”
○ 베드로는 부인하였다.
● “나는 아니오.”
26 ○ 대사제의 종 가운데 하나로서, 베드로가 귀를 잘라 버린 자의 친척이 말하였다.
● “당신이 정원에서 저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내가 보지 않았소?”
27 ○ 베드로가 다시 아니라고 부인하자 곧 닭이 울었다.
28 사람들이 예수님을 카야파의 저택에서 총독 관저로 끌고 갔다.
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그들은 몸이 더러워져서 파스카 음식을 먹지 못할까 두려워,
총독 관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29 그래서 빌라도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나와 물었다.
● “무슨 일로 저 사람을 고소하는 것이오?”
30 ○ 그들이 빌라도에게 대답하였다.
▣ “저자가 범죄자가 아니라면 우리가 총독께 넘기지 않았을 것이오.”
31 ○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여러분이 데리고 가서 여러분의 법대로 재판하시오.”
○ 그러자 유다인들이 말하였다.
▣ “우리는 누구를 죽일 권한이 없소.”
32 ○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이 어떻게 죽임을 당할 것인지 가리키며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33 그리하여 빌라도가 다시 총독 관저 안으로 들어가 예수님을 불러 물었다.
●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34 ○ 예수님께서 되물으셨다.
+ “그것은 네 생각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하여 너에게 말해 준 것이냐?”
○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35 ● “나야 유다인이 아니잖소? 당신의 동족과 수석 사제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긴 것이오. 당신은 무슨 일을 저질렀소?”
36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37 ○ 빌라도가 물었다.
● “아무튼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38 ○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 “진리가 무엇이오?”
○ 빌라도는 이 말을 하고 다시 유다인들이 있는 곳으로 나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나는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겠소.
39 그런데 여러분에게는 내가 파스카 축제 때에
죄수 하나를 풀어 주는 관습이 있소.
내가 유다인들의 임금을 풀어 주기를 원하오?”
40 ○ 그러자 유다인들이 다시 외쳤다.
◎ “그 사람이 아니라 바라빠를 풀어 주시오.”
○ 바라빠는 강도였다.
19,1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데려다가 군사들에게 채찍질을 하게 하였다.
2 군사들은 또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예수님 머리에 씌우고
자주색 옷을 입히고 나서, 3 그분께 다가가 이렇게 말하며 그분의 뺨을 쳐 댔다.
▣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4 ○ 빌라도가 다시 나와 말하였다.
● “보시오, 내가 저 사람을 여러분 앞으로 데리고 나오겠소.
내가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였다는 것을
여러분도 알라는 것이오.”
5 ○ 이윽고 예수님께서 가시나무 관을 쓰시고 자주색 옷을 입으신 채
밖으로 나오셨다. 그러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자, 이 사람이오.”
6 ○ 그때에 수석 사제들과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보고 외쳤다.
▣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말하였다.
● “여러분이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죄목을 찾지 못하겠소.”
7 ○ 그러자 유다인들이 빌라도에게 대답하였다.
◎ “우리에게는 율법이 있소. 이 율법에 따르면 그자는 죽어 마땅하오.
자기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처하였기 때문이오.”
8 ○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9 그리하여 다시 총독 관저로 들어가 예수님께 물었다.
● “당신은 어디서 왔소?”
○ 예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0 그러자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 작정이오? 나는 당신을 풀어 줄 권한도 있고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
11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네가 위로부터 받지 않았으면 나에 대해 아무런 권한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너에게 넘긴 자의 죄가 더 크다.”
12 ○ 그때부터 빌라도는 예수님을 풀어 줄 방도를 찾았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외쳤다.
◎ “그 사람을 풀어 주면 총독께서는 황제의 친구가 아니오.
누구든지 자기가 임금이라고 자처하는 자는 황제에게 대항하는 것이오.”
13 ○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리토스트로토스라고 하는 곳에 있는 재판석에 앉았다.
리토스트로토스는 히브리 말로 가빠타라고 한다.
14 그날은 파스카 축제 준비일이었고 때는 낮 열두 시쯤이었다.
빌라도가 유다인들에게 말하였다.
● “보시오, 여러분의 임금이오.”
15 ○ 그러자 유다인들이 외쳤다.
◎ “없애 버리시오. 없애 버리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 “여러분의 임금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말이오?”
○ 수석 사제들이 대답하였다.
▣ “우리 임금은 황제뿐이오.”
16 ○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넘겨받았다.
17 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 터’라는 곳으로 나가셨다.
그곳은 히브리 말로 골고타라고 한다.
18 거기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예수님을 가운데로 하여 이쪽저쪽에 하나씩 못 박았다.
19 빌라도는 명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달게 하였는데,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라고 쓰여 있었다.
20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이 도성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그 명패를 읽게 되었다.
그것은 히브리 말, 라틴 말, 그리스 말로 쓰여 있었다.
21 그래서 유다인들의 수석 사제들이 빌라도에게 말하였다.
▣ “‘유다인들의 임금’이라고 쓸 것이 아니라,
‘나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 하고 저자가 말하였다고 쓰시오.”
22 ○ 빌라도가 대답하였다.
● “내가 한번 썼으면 그만이오.”
23 ○ 군사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그분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 저마다 한몫씩 차지하였다.
속옷도 가져갔는데 그것은 솔기가 없이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었다.
24 그래서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 차지가 될지 제비를 뽑자.”
○ “그들이 제 옷을 저희끼리 나누어 가지고 제 속옷을 놓고서는
제비를 뽑았습니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그래서 군사들이 그렇게 하였다.
25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2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27 ○ 이어서 그 제자에게 말씀하셨다.
+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28 그 뒤에 이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졌음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말씀하셨다.
+ “목마르다.”
29 ○ 거기에는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초 가지에 꽂아
예수님의 입에 갖다 대었다.
30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 “다 이루어졌다.”
○ 이어서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
<무릎을 꿇고 잠깐 묵상한다.>
31 ○ 그날은 준비일이었고 이튿날 안식일은 큰 축일이었으므로,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시신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지 않게 하려고,
십자가에 못 박힌 이들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시신을 치우게 하라고
빌라도에게 요청하였다.
32 그리하여 군사들이 가서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첫째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33 예수님께 가서는 이미 숨지신 것을 보고 다리를 부러뜨리는 대신,
34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
35 이는 직접 본 사람이 증언하는 것이므로 그의 증언은 참되다.
그리고 그는 여러분이 믿도록 자기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36 “그의 뼈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37 또 다른 성경 구절은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이를 바라볼 것이다.” 하고 말한다.
38 그 뒤에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거두게 해 달라고
빌라도에게 청하였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였지만
유다인들이 두려워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빌라도가 허락하자 그가 가서 그분의 시신을 거두었다.
39 언젠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코데모도
몰약과 침향을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왔다.
40 그들은 예수님의 시신을 모셔다가 유다인들의 장례 관습에 따라,
향료와 함께 아마포로 감쌌다.
41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정원이 있었는데,
그 정원에는 아직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새 무덤이 있었다.
42 그날은 유다인들의 준비일이었고 또 무덤이 가까이 있었으므로,
그들은 예수님을 그곳에 모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주님의 수난기를 봉독한 다음에 사제는 짧은 강론을 한다. 강론 끝에 사제는 신자들에게 잠깐 기도하자고 권고할 수 있다.>
보편 지향 기도
+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우리 주 하느님께서 온 세상에 퍼져 있는 하느님의 거룩한 교회에
평화와 일치를 주시고 길이 보존하시어
우리가 평온하게 살며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민족들에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셨으니
자비로이 구원하신 저희를 지켜 주시어
온 세상에 퍼져 있는 교회가
한결같은 믿음으로 하느님의 이름을 끝까지 증언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Ⅱ. 교황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우리 교황 아무를 친히 목자로 뽑으셨으니
그를 건강하게 지켜 주시어
하느님의 거룩한 교회에 봉사하며
주님의 거룩한 백성을 잘 다스리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온 세상을 하느님의 뜻대로 세우셨으니
저희 기도를 자비로이 들어주시어
하느님께서 뽑으신 교황을 인자로이 보호하시고
그리스도 백성을 몸소 다스리시며
교황의 인도로 믿음의 공로를 쌓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Ⅲ. 모든 성직자와 신자를 위한 기도
+ 우리 주교 아무와*
모든 주교, 사제, 부제
그리고 모든 신자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성령을 통하여 온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고 다스리시니
저희 기도를 들으시고
그리스도의 모든 지체를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켜 주시어
저희가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Ⅳ. 예비 신자들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자비로이 (우리) 예비 신자들의 귀를 열어 주시고 마음을 움직이시어
예비 신자들이 세례로 모든 죄를 용서받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살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끊임없이 새로운 자녀들로 교회를 풍요롭게 하시니
(이) 예비 신자들에게 믿음과 지식을 더해 주시어
세례의 샘에서 새로 나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Ⅴ.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형제를
진리에 따라 살게 하시며
오직 하나인 주님의 교회로 불러 모아 보호해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흩어진 이들을 모으시고 모인 이들을 지켜 주시니
성자의 양 떼를 굽어보시어
하나의 세례로 거룩하게 하신 모든 형제가
온전한 신앙으로 일치하고 사랑의 끈으로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Ⅵ. 유다인들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먼저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으니
그들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계약을 충실히 지키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구세주를 약속하셨으니
교회의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어
하느님께서 처음에 뽑으신 백성이
풍성한 구원의 은총을 받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Ⅶ.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한 기도
+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이들이 성령의 빛을 받아
구원의 길에 들어설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이들이 양심대로 살아가며
진리를 찾아 얻게 하시고
저희는 언제나 서로 사랑하며 구원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아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밝히는 증인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Ⅷ.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한 기도
+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이 양심대로 바르게 살아
하느님을 찾아 모시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모든 사람이 하느님을 찾고 만나 마음의 평화를 누리게 하셨으니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들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신자들의 착한 행실을 거울삼아
하느님 홀로 참된 하느님이시며 인류의 아버지이심을
기꺼이 고백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Ⅸ. 위정자들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위정자들의 마음을 비추시어
주님의 뜻에 따라
모든 이의 참된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헌신하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모든 사람의 권리와 염원이 하느님 손에 달렸으니
저희를 위하여 봉사하는 위정자들의 마음을 이끄시어
세상의 평화와 민족의 번영과 종교의 자유를 위하여
끊임없이 헌신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Ⅹ.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기도
+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세상의 무질서를 바로잡아 주시고
아픔과 굶주림을 없애시며
갇히고 묶인 이를 풀어 주시고
떠도는 나그네를 보살펴 주시며
죽어 가는 이들을 구원해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슬퍼하는 이에게 위로를 주시고 고생하는 이에게 용기를 주시니
온갖 곤경 속에서 부르짖는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고통받는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운 도우심으로 기뻐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십자가 경배
거룩한 십자가를 보여 주는 예식
첫째 양식
부제가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또는 다른 알맞은 평신도 봉사자가 제의실로 가서 행렬을 지어 십자가를 모셔 온다. 십자가는 보라색 천으로 덮는다. 십자가 곁에는 두 봉사자가 촛불을 들고 간다. 성당 가운데를 지나 제단으로 행렬한다.
사제는 제대 앞에서 교우들을 바라보고 서서 십자가를 받는다. 그다음에 머리 부분을 조금 벗겨 높이 들고 보라, 십자 나무를 노래한다. 사제가 노래할 때 필요하다면 부제나 성가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이는 모두 와서 경배하세.로 화답한다. 노래가 끝나면 모두 무릎을 꿇고 잠깐 침묵 가운데 경배한다. 그동안 사제는 십자가를 높이 들고 서 있는다.
+ 보라, 십자 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 모두 와서 경배하세.
그다음에 사제는 십자가의 오른팔을 벗겨 다시 십자가를 높이 들고 보라, 십자 나무를 노래한다. 이어서 위와 같이 한다.
그다음에 십자가를 전부 벗겨 높이 들고 세 번째로 보라, 십자 나무를 노래한다. 이어서 위와 같이 한다.
둘째 양식
사제나 부제가 봉사자들과 함께 또는 다른 알맞은 봉사자가 성당 문으로 간다. 거기서 가리지 않은 십자가를 받아 들고, 촛불을 켜 든 봉사자들과 함께 성당 가운데를 지나 제단으로 행렬하여 나아가며, 성당 문간과 중앙과 제단 앞에서 각각 십자가를 높이 들고 보라, 십자 나무를 노래한다. 모든 이는 모두 와서 경배하세.로 화답한다. 위에서 하는 것처럼 노래가 끝날 때마다 모두 무릎을 꿇고 잠깐 침묵 가운데 경배한다.
거룩한 십자가 경배
그다음에 촛불을 켜 든 두 봉사자와 함께 사제나 부제는 제단 앞이나 다른 알맞은 곳에 십자가를 가져가서 거기에 두거나 봉사자들에게 붙잡게 한다. 십자가 오른쪽과 왼쪽에 촛불을 놓아둔다.
먼저 주례 사제가 홀로 다가가, 필요하면 제의와 신발을 벗고 십자가에 경배한다. 이어서 성직자와 평신도 봉사자들과 신자들이 행렬을 하듯이 나아가 현시된 십자가에 경의를 표시한다. 깊은 절을 하거나 고개를 숙여 경건하게 절하며 알맞은 경의를 표시한다.
경배 예식에는 십자가 하나만을 사용한다. 교우들이 많아서 한 사람씩 다 십자가 경배를 할 수 없으면, 일부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경배한 다음에 사제는 십자가를 들고 제대 앞 가운데로 가서 교우들에게 거룩한 십자가에 경배하자는 권고를 짧게 하고 십자가를 높이 들어 신자들이 잠깐 경배하게 한다.
십자가 경배가 진행되는 동안 모두 주님의 십자가, 비탄의 노래, 믿음직한 십자 나무, 또는 다른 알맞은 노래를 부른다. 경배를 마친 신자들은 앉는다.
십자가 경배 때 부르는 노래
◎ 주님의 십자가 경배하오며, 주님의 거룩하신 부활을 찬양하오니
십자 나무 통해 온 세상에 기쁨이 왔나이다.
○ 하느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강복하소서.
주님의 얼굴을 저희에게 비추소서.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시편 67〔66〕,2 참조).
◎ 주님의 십자가 …….
비탄의 노래 I
◎ 내 백성아,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하였더냐?
무엇으로 너희를 괴롭게 하였더냐? 대답하여라.
○ 나는 너희를 이집트의 땅에서 구해 냈건만
너희 구세주께 십자가가 웬 말이냐?
○ 하기오스 호 테오스.
● 거룩하신 하느님.
○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 거룩하신 용사님.
○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레이손 히마스.
● 거룩하신 불사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나는 사십 년 동안 너희를 광야에서 이끌어 만나를 먹이고
가장 좋은 땅으로 인도하였건만
너희 구세주께 십자가가 웬 말이냐?
○ 하기오스 호 테오스.
● 거룩하신 하느님.
○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 거룩하신 용사님.
○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레이손 히마스.
● 거룩하신 불사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내가 너희에게 못한 것이 무엇이냐?
나는 너희를 가장 좋은 포도나무로 골라 심었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쓰디쓴 열매만 맺었느냐?
너희는 어찌하여 목마른 나에게 신 포도주를 마시게 하고
너희 구세주의 옆구리를 창으로 찔렀느냐?
○ 하기오스 호 테오스.
● 거룩하신 하느님.
○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 거룩하신 용사님.
○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레이손 히마스.
● 거룩하신 불사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비탄의 노래 II
○ 나는 너희를 위하여 이집트와 그 맏아들을 채찍질하였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팔아넘겨 채찍을 맞게 하였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하였더냐?
무엇으로 너희를 괴롭게 하였더냐? 대답하여라.
○ 나는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고 파라오를 홍해에 빠뜨렸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수석 사제들에게 팔아넘겼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를 위하여 바닷길을 뚫었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창으로 내 옆구리를 뚫었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 앞에서 구름 기둥으로 이끌었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빌라도 앞으로 끌고 갔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광야에서 너희에게 만나를 먹였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뺨을 때리고 채찍질을 하였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에게 바위에서 솟는 구원의 물을 마시게 하였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나에게 쓸개즙과 신 포도주를 마시게 하였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를 위하여 가나안의 임금들을 쳤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갈대로 내 머리를 쳤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에게 왕홀을 주었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내 머리에 가시관을 씌웠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를 높여 큰 권세를 주었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십자가 형틀에 매달았느냐?
◎ 내 백성아, …….
찬미가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귀한나무 귀한못에 귀한짐이 달렸도다.
○ 영광스런 이싸움을 소리높여 찬미하라.
십자가의 승리두고 개선노래 합창하세.
희생되신 구세주가 그승리를 이루셨네.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 원조들이 유혹받아 금한열매 먹었을때
하느님은 동정하여 구원나무 정하시고
나무에서 묶인죄악 나무로써 푸시었네.
◎ 귀한나무 귀한못에 귀한짐이 달렸도다.
○ 우리위한 구원활동 하느님의 계획대로
반역자들 온갖음모 지혜롭게 이기시고
원수이긴 그나무로 우리구원 이루셨네.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 성스러운 때가차서 성자탄생 하시었네.
성부께서 파견하신 창조주가 오시었네.
동정녀의 태중에서 사람으로 나시었네.
◎ 귀한나무 귀한못에 귀한짐이 달렸도다.
○ 외양간의 좁은구유 어린아기 울었도다.
성모님은 하느님을 보에싸서 누였도다.
아기예수 손과발을 포대기로 감쌌도다.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 연세삼십 장성하여 예비하신 때가되니
인류위해 수난고통 자원하여 받으시고
어린양이 희생되어 십자가에 달리셨네.
◎ 귀한나무 귀한못에 귀한짐이 달렸도다.
○ 쓸개즙에 고통받고 가시못과 창에찔려
고귀한몸 피가흘러 시냇물을 이루더니
땅과바다 온세상을 깨끗하게 씻었도다.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 높은나무 가지굽혀 단단한속 바꾼뒤에
타고났던 딱딱함을 부드럽게 만들어서
곱디고운 줄기위에 높은임금 모시어라.
◎ 귀한나무 귀한못에 귀한짐이 달렸도다.
○ 너만홀로 합당하게 영원보배 모셨으니
세상파선 막아주는 우리위한 항구로다.
어린양이 흘린피로 거룩하게 물들었네.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아래의 맺는 구절은 결코 생략할 수 없다.>
◎ 성삼위의 높은은총 우리구해 지키시니
성부성자 성령님은 같은영광 받으소서.
삼위일체 하느님은 영원영광 받으소서.
아멘.
영성체송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 하소서.
◎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 복되도다.
◎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죽음과 부활로 저희를 구원하셨으니
자비로이 저희를 지켜 주시어
이 신비에 참여한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을 섬기며 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복음: 요한 18,1-19,42
앙의 시선으로 신비로운 십자가 사건을 관찰합시다!
또다시 성금요일입니다.
이 특별한 날,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지는 중요한 과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신앙의 시선으로 신비로운 십자가 사건을 관찰하는 일입니다.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 열렬한 사랑의 마음으로 십자가 사건을 묵상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완성은 골고타 언덕에서 최종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골고타에서 완성된 십자가 죽음은 아무런 영적 노력 없이 이해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
사랑으로 가득한 영혼에게만 그 참된 가치, 무한한 은총이 선물로 주어집니다.
예수님의 겟세마니 고통을 묵상하는 일은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가장 깊이 참여하는 일이자
또 다른 예수 그리스도가 되려는 노력이며, 우리 영혼을 위해 가장 가치 있는 일입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의 무고한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며, 일상 안에서의 작은 고통과 죽음을 기꺼이 감내하고
수용해야겠습니다.
1. 사형선고 받으심-밤새 계속된 채찍질로 인해 예수님의 몸은 이미 피투성이입니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지경인 예수님께 빌라도는 사형을 선고합니다.
창조주께서 자신이 빚어 만드신 한 피조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습니다.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철저한 순명으로 새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인간의 머리로는 정말 이해 못할 신앙의 신비입니다.
신비의 십자가 앞에 그저 조용히 무릎을 꿇습니다.
2. 십자를 지심-군인들이 십자가 나무에서 손을 떼자마자 예수님의 몸이 심하게 휘청거립니다.
총독관저에서 출발해서 골고타 언덕에 이르는 길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구경나와 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고통을 당신 등에 지고 힘겹게 골고타 산을 오르십니다.
우리 깊은 상처를 싸매주기 위해 또 다른 십자가를 지십니다.
3. 첫 번째 넘어지심-예수님께서 십자가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그만 바닥으로 넘어지고 맙니다.
병사들은 빨리 일어나라고 맹수처럼 으르렁댑니다.
겨우 일어나신 예수님, 이 길의 끝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다시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예수님을 넘어지게 만든 것은 십자가의 무게가 아니라 우리가 저지른 죄의 무게입니다.
4. 어머니 마리아를 만나심-사랑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가장 처참한 얼굴로 말입니다.
아들 대신 십자가를 졌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하늘이 내려앉는 깊은 슬픔 가운데서도 어머니는 혼절하지 않습니다.
당신 아들 예수님이 건네는 시선에서 지금이 ‘그 때’라는 것을 압니다.
그저 예수님의 시선에 고개만 끄덕거릴 뿐입니다.
5.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를 지심-병사들의 채찍에도 예수님의 발걸음은 더디기만 합니다.
마음이 급해진 병사는 시몬을 끌고 와 돕게 합니다.
예수님의 얼굴은 온통 피와 땀으로 얼룩져있지만 그 와중에도 나를 향해 희미한 미소를 보냅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의 메시지를 건네십니다.
도와줘서 고맙다고. 그대의 친절을 꼭 기억하겠노라고.
6. 베로니카가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처참한 예수님의 얼굴과 베로니카의 시선이 마주합니다.
그녀는 저지선을 뚫고 용감하게 예수님을 향해 앞으로 나아갑니다.
품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수건을 꺼내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립니다.
하얀 수건에는 혈흔으로 그려진 예수님 얼굴이 생생히 새겨집니다.
저도 오늘은 또 다른 수난 예수님을 위해 깨끗한 수건 하나 마련해야겠습니다.
7. 두 번째 넘어지심-예수님께서 또 다시 넘어지십니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특징은 직립(直立)입니다.
지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일어섬으로 자신의 생명을 발현하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합니다.
그런데 구세주 하느님께서 또 다시 넘어지십니다. 세상의 폭력 앞에 수시로 넘어지고 나뒹구는
가련한 영혼들과 함께 같이 넘어지십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십니다.
저도 이제 그만 일어서야겠습니다.
8.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에게 제대로 된 인간대접 해주신 분,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신 분이 내 앞을 지나가십니다.
이렇게 가셔서는 안 되는데, 그 큰 사랑 갚으려면 아직도 멀었는데...뭐라 위로의 말을 찾고 있는 우리에게
오히려 그분께서 위로의 말을 건네십니다.
나는 괜찮단다. 나는 곧 죽겠지만 내 죽음으로 인해 너희가 살겠구나. 내 십자로 인해 너희가 구원되겠구나.
9. 세 번째 넘어지심-3이라는 숫자는 완성과 완전함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 3번 넘어지셨다는 것은 완전히 넘어지셨다는 것입니다.
그분의 겸손이 완성되었다는 말입니다.
세상의 가장 깊은 바닥까지 내려가신 예수님께서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내 이름을 부르십니다.
나와 함께 다시 일어서자고, 나와 함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10. 병사들이 예수님의 옷을 벗기고 초와 쓸개를 마시게 함-구세주 하느님께서 인간들에 의해
옷 벗김을 당합니다.
세상에 이런 큰 반역과 배은망덕이 어디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느끼셨을 극도의 수치심이 눈에 선합니다.
내 이 큰 고통은 아이러니하게도 고통의 극점에 서신 예수님으로 인해 치유됩니다.
11. 십자가에 못 박히심-치욕의 십자가 예수님께서는 충분히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진해서 십자 위로 올라가십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만 생각하신 예수님, 그분의 순명으로 이 세상에 구원이 왔습니다.
우리 죄인들도 희망을 가지게 됐습니다.
12.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심-십자가 죽음으로 모든 것을 완수하신 예수님께서 드디어 모든 것을 획득하십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새로운 왕권의 첫출발을 알리는 깃발입니다.
구원의 서막입니다.
십자가 없이는 구원이 없습니다.
저 역시 죄에 죽겠습니다.
거짓된 자아에 죽겠습니다. 쓸데없는 우월감과 교만함에 죽겠습니다.
13.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십자가에서 내려진 차가운 예수님의 시신을 품에 안으신
성모님을 생각합니다.
십자가 아래서 견뎌내야 했던 성모님의 영적인 고통은 십자가상 예수님의 육체적 고통을 능가했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육체적 죽음에 당신의 영성적 죽음으로 동참하셨습니다.
성모님은 아들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14. 무덤에 묻히심-예수님께서 지금은 비록 무덤에 묻히시지만 그 무덤은 곧 빈 무덤이 될 것입니다.
빈 무덤은 예수님의 진정한 부활을 선포합니다.
빈 무덤은 예수님께서 참 하느님이시며 만왕의 왕임을 드러내는 확증입니다.
빈 무덤은 하느님의 사랑이 죽음을 이겨냈음을, 예수님의 겸손과 순명이 죽음을 물리쳤음을
온 세상에 선포하는 표징입니다.
2.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강론
성주간 금요일
복음: 요한 18,1-19,42: “다 이루었다.”
인간은 범죄로 인해 자신의 능력으로는 하느님과 화해를, 즉 구원을 얻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자기가 지은 죄를 안고 죄 중에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죄의 용서와 더불어
죄의 죽음으로부터 새로운 삶을 마련해 주셨다.
이것은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아드님의 희생으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한 순명과 아버지께 대한 사랑으로 이루어 주셨다.
즉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사랑이 구원을 이루어 주신다.
여기에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난다. 이 세상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크고 희생적인 사랑은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는,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이다.
그러한 사랑을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예수께서 십자가의 죽음으로써 우리에게 보여주신다.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있다면 십자가 앞에 서 있을 것이다.
하느님은 당신의 영광을 감추시고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시어 사셨고,
이제 순명의 극치인 십자가 위에서 죽기까지 성부의 뜻에 따라 구원의 성업을 완성하실 시간에 가까이 이르신다.
이때 그분은 사랑하는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시고 겟세마니 동산으로 가시어 밤이 늦도록
땅에 엎드려 당신이 당하실 수치스러운 고통과 모욕, 죽음을 내다보시면서 피와 땀을 흘리면서 괴로워하신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마르 14,36).
그분은 이렇게 탄식하며 기도하셨다.
그리고는 악당들에게 강도처럼 붙잡혀 갖은 조롱과 매를 맞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이렇게 제자인 유다로부터 배반을 당하고, 또한 베드로 사도에게도 세 번이나 ‘그를 모른다.’라는 말로
배반을 당하셨고, 온몸은 상처로 피투성이가 된 채 머리에는 가시로 만든 관을 쓰고,
어깨에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면서 세 번이나 넘어졌고, 결국, 갈바리아 언덕에 끌려가
온몸이 벌거숭이가 되어 굵은 쇠못으로 네 수족이 못 박혀 십자가 위 허공에 달려 강도들 사이에 돌아가셨다.
그러면서도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시고, 회개하는 강도를 용서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셨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숨을 거두시기 전에 당신의 어머니 마리아를 제자에게 맡기심으로써,
당신의 어머니를 우리 인간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고, 교회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다.
이제 교회는 그리하여 하느님의 자녀들을 잉태하고 자녀들을 낳아주는 어머니가 되기 때문에,
하느님의 아들을 낳아주신 마리아는 교회의 모습이 되셨다.
이렇게 당신의 사랑을 아버지께 모두 바치시고 이제는 “목마르다!”(19,28) 하신다.
지금은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기를 목말라 하신다.
그러면서, “이제 다 이루어졌다.”(19,30) 하신다.
그리고는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루카 23,46).
즉 당신의 영을 아버지 손에 맡기심으로써, 이제는 더 당신의 영이 당신에게만 머물러 있지 않고
모든 인간 위에 부어질 수 있도록 아버지께 맡기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돌아가신 후에도 이제 잠든 아담의 옆구리에서 하와를 창조하셨듯이, 십자가 위에 잠드신
새로운 아담의 옆구리에서 피와 물을 쏟으심으로써 당신의 신부인 교회를 탄생시키셨다.
이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는 이제 예수님의 구원을 세상에 전파하고, 그 구원을 완성으로 인도하면서,
항상 신랑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천상의 예루살렘에서 하나가 되기를 기도하면서 순례의 길을 갈 것이다.
이렇게 심장이 한 군사의 창에 찔려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다 흘리심으로써 하느님께서 약속하셨고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던 인류 구원의 속죄물로 희생되셨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십자가의 제물로 바치신 것은 우리를 대신하여 성부께 드리신 순종이오,
우리를 천국에 초대하시어 당신의 생명을 우리와 함께 나누시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임을
우리는 깊이 묵상하며 감사하여야 하겠다.
이 하느님의 사랑을 잠시 묵상하자.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023년 4월 6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오늘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시고,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십니다.
만감이 교차하는 식사자리입니다.
이 지상에서는 사랑을 나누는 마지막 자리입니다.
이를 가리켜 요한복음사가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요한 13,1)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유언의 말씀을 주시기에 앞서, 먼저 제자들에게 유산을 나누어주십니다.
곧 당신의 유산으로 고귀하신 당신의 몸, 당신의 생명을 물려주십니다.
이름 하여, 성체성사를 설정하십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성체성사를 유산으로 주시기에 앞서, 먼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십니다.
왜 그럴까요?
예수님의 이 ‘발 씻김’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사실 예수님의 이 ‘발 씻김’은 쟝 바니어 표현을 빌면, 당혹스런 쇼크요 스캔들입니다.
제자들, 특히 베드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는 스캔들이었습니다.
섬김을 받아야 할 분이 섬기신 까닭입니다.
영광스럽고 드높으신 분이 권위도 없이 천박하게 겉옷을 벗어제끼고, 낮아지고 비천해지고, 노예나 하는 일을 하는 것을 그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요한 13,8)
이 말씀은 우리 주님의 ‘발 씻김’ 안에는 우리의 구원에 필수적인 그 무엇이 감춰져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것은 ‘몫’에 대한 비밀입니다.
바로 여기에, ‘발 씻김’의 놀라운 신비가 있습니다.
곧 ‘발 씻김’은 단지 섬김의 본보기로만 제시되고 있는 것을 넘어서, 무릇 참된 생명으로 건너가는 구원의 성사로 제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이 ‘섬김’은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는 사랑의 무한한 행위요, 동시에 죄를 씻어주는 용서와 구원의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투완 추기경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섬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한 성체가 되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섬김’은 자신을 내어주는 성체가 됩니다.
성체인 이 섬김으로 우리의 죄가 씻겨지고, 다른 사람의 죄를 씻어주게 됩니다.
섬김은 이렇게 구원의 성체가 됩니다.
곧 섬김은 성체성사가 현실 속에 실현되는 구체적인 형태인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러한 섬김을 통해서 예수님과 함께 몫을 나누어 가지게 될 것입니다.
곧 예수님의 유산을 물려받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요한 13,8)
결국 예수님과 함께 구원사업의 몫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예수님께 섬김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먼저’ 섬김을 받은 자라야, 받은 바로 그 섬김으로 다른 이들을 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자기 전달, 자기 양도가 이루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섬김’은 예수님을 내어주는 성체가 되고, 신적인 행위가 됩니다.
그리하여 예수님 생명의 전달이 되고, 우리는 예수님의 몫을 함께 나누고, 당신의 유산을 나누어받게 됩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이 ‘섬김’은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는 무한한 사랑의 행위요, 성체성사가 됩니다.
동시에 죄를 씻어주는 용서의 행위요, 구원의 행위가 됩니다.
그래서 성 베르나르도는 말합니다.
“발 씻김의 성사는 단순한 본보기가 아니라, 화해성사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이는 ‘발 씻김’으로 우리의 죄가 씻겨지고, 또한 다른 사람의 죄를 씻어주게 된다는 뜻입니다.
곧 ‘섬김’은 서로의 용서와 친교를 이루며, 화해성사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배신할 베드로와, 유다와, 십자가 아래서 옷마저 벗어버리고 도망쳐버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심으로 그들을 용서하셨습니다.
아니, 당신의 지극한 사랑으로 전에 이미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요한 13,10)
이토록 발을 씻는 일은 깨끗함을 완성합니다.
그것은 십자가상의 죽음으로 완성됩니다.
그러기에 발을 씻는 일은 그 깨끗함의 완성을 가리키는 예수님의 죽음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용서와 화해를 이루며, 진정한 파스카를 이룹니다.
오늘 우리는 이 거룩한 주님의 사랑에 사로잡히고 압도당합니다.
이 거룩한 섬김, 이 놀라운 ‘발 씻김’으로, ‘당신의 몫’을 건네받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생명을 전달하는 이 놀라운 감격의 성체성사요 화해성사인 ‘발 씻김’으로 하여, 우리는 당신 생명을 유산으로 물려받고 마침내 구원의 몫을 함께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도 이 고귀한 유산을 함께 나누고 전달해야 합니다.
형제의 발을 씻어주는 일이 바로 그 일이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요한 13,8)
주님!
제 영혼을 씻어주소서.
당신 사랑을 입고 생명을 몫을 얻게 하소서.
섬김 받기보다 먼저 섬기게 하소서.
낮아져 높일 줄 알고 작아져 의탁할 줄을 알게 하소서.
쪼개지고 부수어져 내어주고 파스카를 살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2023.4.6.주님 만찬 성목요일
파스카 축제(미사)의 생활화
-파스카의 꽃으로, 하느님의 자녀답게 삽시다-
“겸손한 섬김의 사랑”
바야흐로 지금 주님 만찬 성목요일부터 파스카의 성삼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만개하기 시작한 파스카의 봄꽃들이, 겨울 추위를 통과한 인동초같은 파스카의 봄꽃들이,
벌써 주님 부활을 경축하는 듯 합니다. 배밭의 배꽃들이 참 장관입니다.
계절의 순환이 전례주기와 정말 잘 맞는 우리나라같습니다.
예전 써놨던 파스카의 꽃이란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사람은 꽃이다
주님 파스카의 꽃이다
살아있는 그날까지
죽는 그날까지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새롭게 폈다지는
사람은 꽃이다
주님 파스카의 꽃이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주님을 믿는 우리는 꽃입니다.
주님 파스카의 꽃입니다.
그러니 꽃처럼 아름답고 품위있게 살아야 합니다.
요즘 절정을 이루는 활짝 피어나기 시작한 봄꽃들이 참 예쁩니다.
해당화, 산당화가 특히 그러합니다. 이런 사진을 전송할 때 마다 다들 예쁘다고 감탄하면
저는 지체없이 덕담의 답글을 보냅니다.
“자매님은 더 예뻐요!”
사실입니다. 파스카의 꽃인 사람보다 더 예쁜 꽃은 세상에 없습니다.
그러니 꽃처럼 삽시다. 죽는 그날까지 날마다 새롭게 폈다지는 주님 파스카의 꽃으로 삽시다.
바로 이게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유일한 목적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을까요?
바로 그 답을 알려드립니다.
파스카 축제의 생활화, 일상화, 현재화가 답입니다.
파스카의 꽃으로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입니다.
한결같이 겸손한 섬김의 사랑으로 사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 바로 이 거룩한 파스카 축제인 미사전례입니다.
오늘 지금 거행하는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전례가 파스카 축제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참으로 눈물나게 감동스런 사랑의 성체성사, 파스카 축제입니다.
유다인들은 일년 한 번 이집트의 종살이로부터의 탈출을 기념하여 파스카 축제를 지냈지만 우
리는 파스카 축제의 생활화, 일상화, 현재화를 위해 매일 파스카 축제 미사를 봉헌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구약의 파스카 축제가 우리에게 좋은 가르침이 됩니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메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위한 파스카 축제다.”
바로 파스카의 순례 여정중인 삶임을 자각하면서 생각없이, 영혼없이 살지 말고 깨어 준비된 자세로
정성껏 미사축제를 거행하라는 것입니다.
“이날이야말로 너희의 기념일이니, 이날 주님을 위하여 축제를 지내라.
이를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일로 지내야 한다.”
날마다 미사 축제를 봉헌하는 우리들에게 이날은 일년중 한날이 아니라, 오늘이 바로 이날입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파스카 축제의 미사 은총이 우리 모두 파스카의 꽃으로, 주님의 자녀답게 살게 합니다.
바로 오늘 제2독서는 신약의 파스카 축제의 원형을 보여줍니다.
바로 우리가 매일 봉헌하는 미사축제입니다. 다음 두 말마디는 늘 들어도 감동적이고 새롭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날마다를 집어 넣어 “날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로 바꿔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파스카 축제의 미사 전례 거행을 명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망각이 영혼의 치명적 병입니다.
'아남네시스',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끊임없이, 한결같이 상기하여 파스카 축제를 거행하라는
주님의 명령입니다.
참으로 파스카 축제의 현재화를 통해 종살이에서 자유인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건너감으로 파스카 신비의 삶이 실현되기 때문입니다.
복음과 전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일상에서 겸손한 섬김의 사랑으로 실현될 때 파스카 축제의 완성입니다.
어제 영문주석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 생활은 복음, 전례, 일상생활과 상호작용 사이의 이음매 없는 옷입니다.”
복음, 전례, 일상생활이 완전 하나된 이음매 없는 옷은 그대로 파스카가 생활화된, 일상화된,
현재화된 삶을 지칭합니다.
오늘 복음의 발씻김 예식이 바로 파스카 삶의 결정적 요소임을 자각하여 몸소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영원한 감동을 선사하는 유언적 장면이 주님께서 친히 우리 발을 씻어주시는 장면입니다.
겸손한 섬김의 사랑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복음 서두 말씀도 감동이고 마지막 유언적 행위와 더불어 유언이 감동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친히 우리에게 죽음은 허무로 끝나는 마지막이 아니라, 끝까지 사랑하다가
아버지께로 건너가는 것임을 가르쳐주십니다.
이것이 우리의 자랑이요 희망입니다.
지상에서 천상의 기쁨을, 파스카의 기쁨을 앞당겨 살게 합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드린후 다음 말씀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이 거룩한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에게 주시는 유언입니다.
꼭 잊지 마시고 평생 날마다 미사봉헌때 마다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파스카의 예수님을 닮아 겸손한 섬김의 사랑을 ‘선택’하고 ‘배워' '훈련’하고
‘습관화’하라는 것입니다.
마침 어제 입원하여 재활 훈련중인 고마웠던 분이 방문했을 때 드린 충고가 생각납니다.
“자매님도 재활 훈련을 잘 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평생 수도원에서 죽을 때까지 영육의 재활 훈련을 잘 하고 있답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살아 있는 그날까지 영원한 현역으로, 한결같이 신망애(信望愛)의, 진선미(眞善美)의 재활 훈련으로,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새롭게 폈다지는 ‘파스카의 꽃’으로, ‘하느님의 자녀답게’ 잘 사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이렇게 살도록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아멘.
[4/7(금) 주님 수난 성 금요일, 되새김 구절]
1. 예수님의 겟세마니 고통을 묵상하는 일은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가장 깊이 참여하는 일이자
또 다른 예수 그리스도가 되려는 노력이며, 우리 영혼을 위해 가장 가치 있는 일입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의 무고한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며, 일상 안에서의 작은 고통과 죽음을 기꺼이 감내하고
수용해야겠습니다.(양승국 신부)
2.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십자가의 제물로 바치신 것은 우리를 대신하여 성부께 드리신 순종이오,
우리를 천국에 초대하시어 당신의 생명을 우리와 함께 나누시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임을
우리는 깊이 묵상하며 감사하여야 하겠다. (조욱현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요한 13,8)
주님!
제 영혼을 씻어주소서.
당신 사랑을 입고 생명을 몫을 얻게 하소서.
섬김 받기보다 먼저 섬기게 하소서.
낮아져 높일 줄 알고 작아져 의탁할 줄을 알게 하소서.
쪼개지고 부수어져 내어주고 파스카를 살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그러니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살아 있는 그날까지 영원한 현역으로, 한결같이 신망애(信望愛)의, 진선미(眞善美)의 재활 훈련으로,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새롭게 폈다지는 ‘파스카의 꽃’으로, ‘하느님의 자녀답게’ 잘 사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이렇게 살도록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아멘.(이수철 신부)
[4/7(금) 주님 수난 성 금요일, 제 104일 기도]
하느님!
주님 수난 성금요일!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의 죽음을 맞이하는 예수님을 묵상합니다.
모욕과 수치, 채찍질과 피흘림, 모든 고통과 죽음을 이기신 예수님!
주님 수난 묵상하며 함께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늘상 동행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 2023년 4월7일(금) 8시...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