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묵상

[매묵]2023년 4월 18일 화요일[(백) 부활 제2주간 화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마르티나 2023. 4. 18. 05:38

[매묵]2023년 4월 18일 화요일[(백) 부활 제2주간 화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묵시 19,7.6 참조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하느님께 영광 드리세. 주 우리 하느님, 전능하신 분이 다스리신다. 알렐루야.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그리스도의 부활로 저희 구원을 보증해 주셨으니
저희가 충만한 새 생명을 누리며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권능을 선포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한마음 한뜻>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4,32-37
32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33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34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35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곤 하였다.
36 키프로스 태생의 레위인으로,
사도들에게서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의 바르나바라는 별명을 얻은 요셉도,
37 자기가 소유한 밭을 팔아 그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3(92),1ㄱㄴ.1ㄷ-2.5(◎ 1ㄱ)
◎ 주님은 임금님, 위엄을 입으셨네.
또는
◎ 알렐루야.
○ 주님은 임금님, 위엄을 입으셨네. 주님이 차려입고 권능의 띠를 두르셨네. ◎
○ 누리는 정녕 굳게 세워져 흔들리지 않네. 예로부터 주님 어좌는 굳게 세워지고, 영원으로부터 주님은 계시네. ◎
○ 당신 법은 실로 참되며, 당신 집에는 거룩함이 서리나이다. 주님, 길이길이 그러하리이다. ◎

복음 환호송

요한 3,14-15 참조
◎ 알렐루야.
○ 사람의 아들이 들어 올려지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7ㄱ.8-15
그때에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8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9 니코데모가 예수님께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하자,
10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스승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
1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한다.
그러나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2 내가 세상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않는데,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찌 믿겠느냐?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15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이 거룩한 파스카 신비로 저희 구원을 이루시니
저희가 감사하며 드리는 이 제사가
저희에게 영원한 기쁨의 원천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
주님, 언제나 주님을 찬송함이 마땅하오나
특히 그리스도께서 저희를 위하여 파스카 제물이 되신 이 밤(날, 때)에
더욱 성대하게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양이시니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루카 24,46.26 참조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으시고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시어, 당신 영광 속으로 들어가셨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구원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이 거룩한 교환의 신비로 저희를 도우시어
저희가 이 세상에서 충실히 살아
마침내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파견

<부제 또는 사제가 백성을 향하여 말한다.>
╋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 하느님, 감사합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봄을 맞이해서 대청소를 하였습니다. 주방 일을 도와주시던 자매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쉬는 동안에 몇몇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청소를 하였습니다. 창고에는 버려야할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유효기간이 지난 것들입니다. 정리를 하니 창고가 깨끗하고 넓어졌습니다. 늘 사용하는 분은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청소하는 분들의 눈에는 버려야 할 것들이 많이 보였다고 합니다. 예전에 어르신들은 워낙 검소하셔서 쉽게 버리지 못하셨습니다. 주방의 자매님도 검소한 성격이라서 이것저것 많이 모아 놓으셨습니다. 이번 청소를 계기로 모두 정리를 했더니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했습니다. 청소를 하면서 가구의 위치를 바꾸었습니다. 책상은 밝은 곳으로 옮기고, 침대는 창가 옆으로 옮겼습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가구를 옮기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사실 저는 관심이 없기도 하고, 가구 배치에 대한 식견도 없어서 그냥 지냈습니다. 이번 대청소를 통해서 신문사에도 봄이 왔습니다. 시간을 내서 청소를 하시면 방에도, 사무실에도 봄이 찾아 올 것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복음에서 예수님과 니코데모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니코데모는 관습과 율법의 에서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아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유대인들의 스승으로 존경도 받았습니다. 모세의 율법은 니코데모에게 삶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율법과 계명들은 창고에 쌓여진 오래된 물건처럼, 유효기간이 지난 물건처럼 니코데모가 영적으로 자유롭게 되는 것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계명을 지키면서 재물을 모으고, 자녀들을 잘 키우면 그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세상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애벌레가 땅을 기어 다니지만 누에고치의 과정을 거치면서 하늘을 나는 나비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어야 할 운명을 슬퍼하는 니코데모에게 새로운 삶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물과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율법과 계명의 틀을 초월하는 삶으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감정의 굴레에 갇히는 것이 아닌, 생각의 틀에 갇히는 것이 아닌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니코데모에게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소중한 것은 재물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고, 권력도 아니라고 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을 믿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오늘의 제1독서에서 사도들과 초대 교회의 공동체는 바로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하고, 하느님의 뜻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들과 공동체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함께 나누었고, 함께 소유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의 삶은 세상의 빛이 되었고 어둠 속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그 빛으로 모여왔습니다. 눈에 보이는 창고와 방을 청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세상의 것들로 가득 채워진 내 마음의 창고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새로워진 마음에 주님의 말씀을 채우면 좋겠습니다.


2. 조욱현 토마스 신부

부활 제2주간 화요일

 

복음요한 3,7-15: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의 아들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7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하느님에게서성령으로 말미암아 새로이 태어남을 의미한다하느님께서는 교회를 통하여 당신과 함께 머무를 자녀들을 낳으신다우리는 성령 안에서 말씀과 성사로 태어났다성령의 역사는 우리가 보고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다아무도 성령을 보지 못한다어떻게 성령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시편 노래가 바로 성령의 소리이고 복음 선포가 바로 성령의 소리이며 하느님의 말씀이 바로 성령의 소리라고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한다우리가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성령 안에 살고 있지 못하다면우리는 다시 태어난 것이 아니다그러기에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그런 사람일 것이다그래서 주님께서는 “성령에서 태어난 이도 이와 같다.(8)고 하신 것이다.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9니고데모는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가 매우 어려운 듯하다“하늘에서 내려온 이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13‘하늘에서 내려온 이’라는 말은 그분의 기원이 성령께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그분은 말씀으로서는 하늘에 계시며 육으로는 사람의 아들이시다그 육의 기원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성령께 있다그래서 육이 되신 말씀은 비록 육이시지만 결코 말씀이 아닌 적이 없으시다그분이 내려오신 것은 우리가 올라가게 하시기 위한 것이다그래서 땅에 속한 인간이 하늘에 속한 존재가 될 때영적 탄생이 이루어진다즉 그리스도께 결합할 때그분과 함께 올라간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14뱀은 세상의 모든 인간을 집어삼키던 죄를 의미한다그 뱀을 들어 올린 표징은 십자가에 못 박히실 분을 통하여 그 뱀에게 죽음이 선고되었음을 보여주신 것이다그래서 저주를 받게 된 자들이 그분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다“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15우리의 생명을 위해 하느님께서 아들을 선물로 주셨다그분이 ‘하느님의 아들’이며 영원한 생명의 원인이시다십자가에 달리심으로써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하신 분이 죽음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십자가에 달리신 분을 믿는 이들이 멸망하지 않았다면 십자가에 달리신 분이 어찌 멸망할 수 있겠는가다른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시는 분께서 더 확실한 생명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 신앙인들은 그분이 입으신 영광을 향하는 삶을 갖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그분이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영광을 입으셨으니우리가 그분을 닮는 것즉 우리도 우리가 지고 가는 나 자신의 십자가를 통하여 그 영광을 입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이러한 삶이 바로 나 자신의 인간완성을 이루어주며하느님께 또한 영광을 드리며구원에 이르는 삶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0417. 부활 제2주간 월요일.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 3,5)

 
니코데모는 최고의회 의원으로서 세상의 명예와 권력과 재물을 다 지닌 탄탄한 지위에도 불구하고 참된 행복을 찾지 못한 그는 “밤에”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러니 “밤에” 그가 찾아온 것은 단지 자신의 행동을 조심하는 신중함이나 두려움만이 아니라, 그의 영혼의 상태를 말해줍니다. 사실 ‘밤’의 의미는 무지와 불완전함을 의미합니다. <시편>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은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여 어둠 속을 걷고 있으니 세상의 기초들이 모두 흔들린다.”(시 82,5)

<로마서>에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밤은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러므로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무기를 갖춥시다.”(로마 13,12)

오늘 복음에서 니고데모에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없다.”(요한 3,3)

<요한복음>에서 “위”(아노텐: 위, 새로)란 단어는 다섯 번 나오는데, 여기에서는 ‘높은 데, 하늘 혹은 하느님으로부터’를 의미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하느님 아들의 모습을 갖게 됨을 말합니다.
 
그러니 이는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유대인인라고 해서 다 구원되는 것이 아니라, 또 단순히 생활 개선이나 악습을 고치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과 권능에 의한 전적인 새로운 변화로 태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예수님께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이렇게 설명해 주십니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 3,5)
 
이는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이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는 것임을 말해줍니다. 곧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흘러내린 그 물로 깨끗해지고, 예수님의 숨이신 성령으로 죄 사함을 받아 태어나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곧 십자가의 죽음에서 새로 태어난 부활생명을 말합니다. 그것은 선사받은 생명이요, 변화된 생명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 “새로운 생명”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요한 3,8)

그처럼, ‘영으로 새로 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오히려 변화의 영께 자신을 내어맡기는 것, 그렇게 변화되는 일, 그리하여 변화된 눈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보는 일, 모든 것 안에서 당신의 현존과 활동, 곧 그분의 사랑을 보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세상이 이토록 경이로운 것은 세상이 새로워져서가 아니라, 제가 영으로 새로워진 까닭인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영에서 태어난 이”(요한 3,8)
 
주님,
제 영혼의 무지를 깨우소서. 빛으로 새로 나게 하소서.
제 영혼의 밤을 몰아내소서. 제 어둠의 행실을 벗기소서.
당신 빛으로 당신을 뵈옵게 하소서.
세상이 이토록 경이로운 것은 세상이 새로워져서가 아니라, 

제가 새로워진 까닭입니다.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

 

복음의 니코데모는 영성생활의 초보자같습니다. 밤에 예수님을 찾아와 묻는 모습이 흡사 어둠에서 빛을 찾는 구도자처럼 생각됩니다. 니코데모에게 주신 다음 가르침이 우리의 영적 삶에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같다.”

 

바로 저는 어제 강론과, 함께 한 도반들을 통해 이 진리를 깊이 깨달았습니다. 참으로 물과 성령으로 태어난, 세례 받은 후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이들이, 성령의 바람, 사랑의 바람 따라 자유롭게 사는 이들이, 바로 바로 위로부터 태어 난, 영에서 태어 난 이들이요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를 사는 사람들이라는 깨달음입니다.

 

그렇습니다. 죽어서 가는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위로부터 태어난, 영에서 태어난 이들은 참으로 성령따라 사랑따라 자유롭게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느님의 나라를 삽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나라는 고정된 현실이 아니라 하루하루 주님과 함께 노력으로 새롭게 열어가야 하는 역동적 공동체적 현실임을 깨닫습니다. 혼자의 구원이 아니라 더불어의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강론시 저는 자비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로 사랑의 공동체, 평화, 희망이란 세 요소를 꼽았습니다. 바로 이 사랑의 교회 공동체 내에서, 평화를, 희망을 살아가는 이들이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한두번이 아니라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 하느님의 나라를 살아야 함을 저는 어제 새삼 깊이 깨달았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땅에서 실현된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어제 한밤중 잠에서 깨어나 웃으며 제 노트북의 키보드를 교체해줌으로 강론을 쓸 수 있게 해 준 수도공동체의 원장이 바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사람이었고, 수도공동체는 그대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어제 사도행전의 모범적 공동체를 롤모델로 삼아 살아가는 모든 사랑의 교회공동체는 말그대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의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입니다.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이 함께 봉헌하는 미사전례 은총이 지상에서의 하느님 나라 공동체에 얼마나 결정적 도움을 주는지 깨닫습니다. 

 

어제 수도원을 방문했던 한 부부와 한 분 형제, 한 분 자매, 모두 네분의 도반들, 세상 한 복판에서 성덕聖德의 삶을 살아가는 도반들입니다. 함께 식사후 이 네분들이 평소 존경하며 오랫동안 봉사해왔던 요셉의원의 선우경식 요셉 원장의 묘소를 찾아 기도했습니다. 바로 어제 4월16일은 세월호 사건 희생자들의 9주기 기일이자 선우경식 요셉원장의 15주기 기일이기도 했습니다. 

 

네분의 도반들과 함께 묘지 참배 후에는 잠시 찻집에서 차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수도공동체에서 한달 이야기한 분량은 될 것입니다. 특기할 사항은 함께 했던 부부는 제가 혼인 주례한 제1호 부부로 오늘 4월17일은 결혼 24주년을 맞이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부부가 얼마나 서로 존경하고 신뢰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지 어제는 정말 성가정의 성인부부라 격찬했습니다. 자매님을 한없이 행복하게 한 형제의 멋진 고백을 잊지 못합니다.

 

“우리 부부는 매일매일이 결혼 기념일입니다.”

 

서로 떨어져 살아도 주님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사는 도반들 역시 사랑의 하느님 나라 교회 공동체 성원임을 새롭게 깨달은 날입니다. 결코 고립단절된 혼자가 아니라 주님 안에서 서로 하나로 깊이 연결, 결속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새삼 제가 몸담고 살아가는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의 하느님 나라 공동체를 중심으로 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하느님 나라 공동체가 이뤄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분들 모두는 물론 “4.16 세월호” 유족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꽃잎진 자리마다” 란 어제 쓴 글입니다.

 

“꽃졌다하여 슬퍼하지마라

화사한 봄

꽃잎 진 자리마다

꽃보다 더 예쁜 

파스카 신록의 열매로

파스카 신록의 잎으로 새롭게 피어나는 구나

부활하는구나

끝은 새로운 시작이구나

꽃잎의 기쁨은 신록의 기쁨으로 이어지는구나”-2023.4.16

 

물과 성령의 세례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요셉수도공동체에 연결되어 하느님의 자녀답게, 성인답게 각자 삶의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감동하게 됩니다. 말그대로 “모두를 위한 고향집(home for all)” 같은 하느님의 나라 요셉 수도 공동체입니다. 

 

한밤중 강론 쓰는 이 시간에도 어제 함께 했던 네 도반들은 물론이고 무수히 떠오르는 교회 하늘의 “파스카의 별”같은, 교회 꽃밭의 “파스카의 꽃”같은 참 자랑스럽고 사랑스런 형제자매들입니다. 이들 한분한분에게 드리고 싶은 찬사가 있습니다.

 

“예수님(교회) 그대의 자랑이듯이, 그대 예수님(교회)의 자랑이어라!”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입니다. 하느님 나라 입장은 혼자 입장이 아니라 단체입장입니다. 혼자는 하느님 나라 입장할 수 없습니다.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은 하느님의 나라 교회공동체에 속해 있기 마련입니다. 바로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통해 형성된 사도행전의 교회공동체가 그 모범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보다시피 이미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베드로와 요한은 혼자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풀려나자 마자 자기가 속한 든든한 배경의 하느님 나라 교회 공동체를 찾아가 있었던 자초지종의 이야기들을 보고 합니다. 동료들은 그 말을 듣고 한마음으로 목소리를 높여 하느님께 아뢰니 새삼 공동체 기도의 위력을 깨닫게 됩니다. 사도행전의 제자공동체처럼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 지상에서 실현된 하느님 나라 공동체입니다.

 

“이제 주님! 저들의 위협을 보시고, 주님의 종들이 담대히 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그렇게 할 때, 주님께서는 손을 뻗으시어 병자들을 고치시고, 주님의 거룩한 종 예수님의 이름으로 표징과 이적들이 일어나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를 마치자 그들이 모여 있는 곳이 흔들리면서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의 말씀을 담대히 전하니,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는 참으로 역동적인 기도와 성령의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우리 모두 지상에서 정중동靜中動의 하느님 나라 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4/18(화) 부활 제2주간 화요일, 되새김 구절]

1.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하고, 하느님의 뜻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조재형 신부)

 

2.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하고, 하느님의 뜻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조욱현 신부)

 

3.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영에서 태어난 이”(요한 3,8)
 
주님,
제 영혼의 무지를 깨우소서. 빛으로 새로 나게 하소서.
제 영혼의 밤을 몰아내소서. 제 어둠의 행실을 벗기소서.
당신 빛으로 당신을 뵈옵게 하소서.
세상이 이토록 경이로운 것은 세상이 새로워져서가 아니라, 

제가 새로워진 까닭입니다. 아멘.(이영근 신부)

 

4.  물과 성령으로 태어난, 세례 받은 후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이들이, 성령의 바람, 사랑의 바람 따라 자유롭게 사는 이들이, 바로 바로 위로부터 태어 난, 영에서 태어 난 이들이요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를 사는 사람들이라는 깨달음입니다.(이수철 신부)

[4/18(화) 부활 제2주간 화요일, 제 115 기도일]

 

하느님!

성령의 바람, 사랑의 바람 따라

자유롭게 살게 하소서.

 

위로부터 태어 나서, 영에서 태어 나서

하느님의 나라를 살게 하소서.

아멘.

 

- 2023년 4월18일(화) 5시...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