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묵상

[매묵]2023년 10월 10일 화요일[(녹) 연중 제27주간 화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마르티나 2023. 10. 10. 08:07

[매묵]2023년 10월 10일 화요일[(녹) 연중 제27주간 화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에스 4,17②-③ 참조
주님, 모든 것이 당신의 권능 안에 있어, 당신 뜻을 거스를 자 없나이다. 당신이 하늘과 땅을 지으시고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만드셨으니, 당신은 만물의 주님이시옵니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공로와 소망보다 더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양심의 가책을 받은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감히 청하지 못하는 은혜도 내려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니네베 사람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시고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셨다.>
▥ 요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3,1-10
1 주님의 말씀이 두 번째로 요나에게 내렸다.
2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네베로 가서, 내가 너에게 이르는 말을 그 성읍에 외쳐라.”
3 요나는 주님의 말씀대로 일어나 니네베로 갔다.
니네베는 가로지르는 데에만 사흘이나 걸리는 아주 큰 성읍이었다.
4 요나는 그 성읍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하룻길을 걸은 다음 이렇게 외쳤다.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5 그러자 니네베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었다.
그들은 단식을 선포하고 가장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옷을 입었다.
6 이 소식이 니네베 임금에게 전해지자,
그도 왕좌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자루옷을 걸친 다음 잿더미 위에 앉았다.
7 그리고 그는 니네베에 이렇게 선포하였다.
“임금과 대신들의 칙령에 따라 사람이든 짐승이든,
소든 양이든 아무것도 맛보지 마라.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라.
8 사람이든 짐승이든 모두 자루옷을 걸치고 하느님께 힘껏 부르짖어라.
저마다 제 악한 길과 제 손에 놓인 폭행에서 돌아서야 한다.
9 하느님께서 다시 마음을 돌리시고 그 타오르는 진노를 거두실지 누가 아느냐?
그러면 우리가 멸망하지 않을 수도 있다.”
10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30(129),1-2.3-4.7ㄴㄷ-8(◎ 3)
◎ 주님, 당신이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 깊은 구렁 속에서, 주님,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주님, 제 소리를 들어 주소서. 애원하는 제 소리에, 당신 귀를 기울이소서. ◎
○ 주님, 당신이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당신은 용서하는 분이시니, 사람들이 당신을 경외하리이다. ◎
○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 바로 그분이 이스라엘을, 모든 죄악에서 구원하시리라. ◎

복음 환호송

루카 11,28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은 행복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38-42
그때에 38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39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40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41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42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께서 세우신 이 제사를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정성을 다하여 마땅히 거행하는 이 거룩한 신비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고 주님의 구원을 이루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애가 3,25
당신을 바라는 이에게,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주님은 좋으신 분.
<또는>
1코린 10,17 참조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이어도 한 몸이네. 우리 모두 같은 빵과 같은 잔을 함께 나누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이 성사의 힘으로 자라나
마침내 그리스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마르타와 마리아

오늘의 묵상

1.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 필요한 것은 하나 뿐: 첫 도미노를 찾아라!

 

오늘 복음은 마리아와 마르타의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마르타는 예수님께 봉사하기 위해 밤낮으로 뛰는 신앙인을 의미하고 마리아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기도를 제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육체적인 봉사를 열심히 하는 신앙인으로서는 성당에 앉아서 기도만 하는 이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게으름뱅이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필요한 것은 기도 뿐이라고 하십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선택’일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데도 우선으로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기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칫 그 우선순위를 잊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1965년에 개봉한 뮤지컬 영화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영화의 주요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마리아는 오스트리아의 수녀원에서 수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지만, 그녀의 자유분방하고 활발한 성격 때문에 수녀원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녀는 수녀원장의 권유로 트라프 대령의 집에서 아이들의 가정교사로 일을 하게 됩니다. 
    트라프 대령의 집에는 7명의 아이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엄격한 규율 아래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대령은 아내의 죽음으로 아이들을 군인처럼 교육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규율만을 강조하는 트라프 대령에 반기를 든 마리아는 그 아이들에게 사랑과 자유를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음악입니다. 음악의 즐거움을 전해줌으로써, 그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됩니다. ‘도레미파솔라시도’와 같은 노래를 통해 아이들에게 음악의 기본을 가르치면서, 그녀는 아이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지냅니다. 음악은 마리아와 아이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다시 웃음을 찾게 되고, 마리아 역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진정한 자기 삶의 방향을 찾게 됩니다.
    마리아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트라프 대령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며, 결국 그들 사이에는 사랑이 싹트게 됩니다. 영화는 마리아와 트라프 가족이 나치의 위협으로부터 도망치는 장면으로 클라이막스를 이루며, 결국 그들은 함께 오스트리아를 떠나 스위스로 피신하게 됩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마리아가 음악을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함으로써, 트라프 가족의 삶에 변화와 행복을 가져다준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마리아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음악을 선택하니 나머지는 저절로 잘 되어갔습니다. 이것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성공의 비결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든 일에 다 집중을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집중해야 할 하나를 잘 찾아내는 사람들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아침에 명상하는 한 시간을 꼭 가졌습니다. 빌 게이츠는 일 년에 두 번, 생각하는 일주일을 가집니다. 마치 우리의 피정처럼 혼자 산속의 작은 집에서 생각에만 몰두합니다. 이런 것들이 위대한 발견을 하게 하는 그들이 선택한 가장 중요한 것들입니다. 그들은 이런 루틴을 절대 다른 것에 빼앗기지 않습니다. 그 중요성을 알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소설가 쏜턴은 “모든 위대한 변화는 차례로 쓰러지는 도미노처럼 시작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복음은 기도가 도미노의 첫 시작이라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한 물리학 저널에 따르면 한 개의 도미노는 그다음 세워져 있는 도미노가 1.5배에서 많게는 2배까지 커도 넘어뜨릴 수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1cm 도미노로 시작해서 도미노 17개만 있으면 대한민국 초고층 빌딩 롯데 타워를 넘어뜨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원씽』의 저자 게리 켈러는 남다른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이 도미노 원리에서 찾고 있습니다. 
    “삶은 크고 작은 수많은 문제들로 뒤덮여 있습니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세우고 줄을 맞춰 잘 세운다면 최초의 단 하나, 그것만을 움직임으로써 다른 문제들을 저절로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게리 켈러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 그리고 그것이 나머지 모든 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그것만 찾으면 다른 일은 할 필요가 없거나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겐 이것이 ‘기도’입니다. 
    사제라면 첫 도미노를 무엇으로 두어야 할까요? 성경은 오늘 복음에서처럼 친절하게 그 해답을 알려줍니다. 사도들이 여러 일로 바쁘다 보니 정작 첫 번째 도미노를 움직일 힘도 없게 되자 일곱 부제를 뽑아 그들에게 나머지 일을 맡깁니다. 그리고 사도들은 첫 도미노에만 신경 쓰겠다고 합니다. 그것이 이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사도 6,2-4)
    사제가 성사를 집전하는 행위를 하는 직무라고 생각하던 저에게 큰 울림을 준 말씀이었습니다. 사제는 사실 성사를 집전하는 일보다 더 중요하게 기도로 말씀을 준비하는 일에 몰두해야 합니다. 그것만 하면 성사 집전도 쉬워집니다. 말씀 준비가 잘 안되었을 때는 미사가 두려워집니다. 그러면 미사 집전에 게을러지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나 말씀 준비가 잘 되었다면 미사가 기다려집니다. 내가 깨달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사제에게 첫 번째 도미노는 역시 말씀 묵상과 강론 준비입니다.

2.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세바시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의 줄임말입니다. 산보 중에 가수 김수철 씨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김수철 씨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합니다. 그것도 꾸준히 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비록 실패는 있을 수 있지만 언젠가는 좋은 결실을 맺는다고 합니다. 저는 김수철 씨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입니다. “못다핀 꽃 한 송이, 일곱 색깔 무지개, 정신 차려, 젊은 그대, 나도야 간다.”와 같은 노래를 들었습니다. 김수철 씨는 우리의 국악을 공부하고 싶었답니다. 그렇게 국악을 40년 넘게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국악에 대한 열정은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는 ‘86 아시안 게임, 88 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음악 감독을 맡았습니다. 우리에게 국악에 대한 관심을 주었던 영화 서편제에서도 음악감독을 맡았다고 합니다. 저는 김수철 씨의 노래는 들었지만, 그가 국악에 그렇게 많은 관심을 가졌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냥 대중음악을 할 때는 재정적인 걱정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늘 허전함이 있었다고 합니다. 국악을 공부하고, 작곡할 때는 재정적인 걱정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늘 기쁨이 컸다고 합니다. 김수철 씨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당부하였습니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꾸준히 최선을 다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저는 신학교에 입학하면서 관심을 갖고 좋아했던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강론이었습니다. 사제에게 강론은 교우들과 만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신자들에게 강론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기쁨의 시간입니다. 좋은 강론은 교우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한 주일을 지낼 수 있는 영적인 양식이 됩니다. 지루한 강론은 교우들의 몸을 움직이게 합니다. 성찬의 전례를 통해서 주님을 모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말씀의 전례를 통해서 영적인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얻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게 강론을 좋아하고, 관심을 갖게 되니 학사논문은 현대인을 위한 설교를 썼습니다. 석사논문은 설교와 선교를 썼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논문을 쓰면서 강론에 필요한 4가지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강론의 주된 재료는 말씀입니다. 모든 강론은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시작됩니다. 좋은 강론을 하려면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샘이 깊은 물과 같고, 뿌리 깊은 나무와 같습니다. 좋은 강론은 시대의 징표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문헌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현대인의들 슬픔과 기쁨, 희망과 고통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좋은 강론은 실천으로 열매 맺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실천이 없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위선과 교만을 꾸짖으셨습니다. 김수철 씨는 50년 넘게 자기가 좋아하는 국악을 한다고 합니다. 저도 언제까지 일지는 모르지만 제가 좋아하는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몸과 마음을 다스리시는 하느님을 따라야 합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몫을 택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좋아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요나의 말을 들었던 니네베 사람들은 모두 회개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회개한 니네베 사람들을 벌하지 않으시고 용서해 주셨습니다. 나의 몸을 가꾸는 만큼 나의 마음이 하느님께로 향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1009.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루카 10,25)
  
오늘 <복음>은 어떤 율법교사와 예수님과의 두 번의 대화로 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대화>에서, 율법교사는 예수님께 묻습니다.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루카 10,25) 
 
이 질문은 아주 중요한 질문이기는 하나, 율법교사의 편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곧 그는 ‘무엇인가를 해야’ 구원을 받으리라 여기고 있습니다. 마치 스스로의 ‘행실’로 구원을 얻으리라고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구원이 자신의 ‘행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있다는 것과 자신은 그분께 메여있는 ‘존재’임을 깨달아야 할 일입니다. 곧 구원은 ‘무엇을 하느냐?’는 행위의 문제라기보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라는 존재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곧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그 일을 사랑으로 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곧 “마음과 목숨과 힘과 정신을 다하여 사랑하는”(루카 10,27) 일입니다.
 
<두 번째 대화>에서, 율법교사는 예수님께 묻습니다.
 
“누가 제 이웃입니까?”(마르 10,29)
 
이 질문 뒤에도 역시 그의 옹졸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곧 사랑의 대상에 한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의 사랑의 대상에는 사마리아인이나 이방인은 제외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반문하십니다.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마르 10,36)
 
예수님께서는 누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대답하기보다, 오히려 ‘모든 이웃이 사랑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하십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곧 우리는 모두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이웃들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모두에게 이웃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나아가서 우리는 단지 이웃이 아니라 형제임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누가 나의 이웃인가? 라는 문제보다, ‘나는 이웃이 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먼저 응답해야 할 일입니다. ‘그가 나의 형제인가?’묻기에 앞서, ‘나는 그의 형제가 되어주고 있는가?’를 물어야 할 일입니다. 곧 내가 필요로 여기는 사람을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여기는 사람을 우선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그에게 자비를 베푸는 사람”(루카 10,37)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기도에서, 이제는 “주님, 저희가 자비를 입었으니, 저희도 자비를 베풀게 하소서.”라고 기도하고, “서로 사랑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기보다 “서로에게 사랑이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해야 할 일입니다.
 
사실, 오늘 <복음>의 핵심 메시지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대화의 마지막 구절에 있습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루카 10,28;37).그러니 아는 것에 멈추지 말고, 행동으로 실행해야 할 일입니다. 말로만 하지 말고 몸으로 실행하고, 의무적으로나 형식적으로 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사랑으로 행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를 알 때가 아니라, 실행할 때 살게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루카 10,25)
 
주님!
스스로의 행실로 구원을 얻으리라고 여기지 않게 하소서!
행위를 앞세우기보다, 존재를 앞세우게 하소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소서.
무엇을 하는지 보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묻게 하소서.
구원이 제 행위가 아니라, 당신이 주는 선물임을 깨닫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주님은 최고의 스승이시다-

 

세계가 참 어수선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틴과의 전쟁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10월7일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팔레스틴인들은 최소 198명이 사망하고 1610명이 다쳤으며, 앞서 팔레스틴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들 역시 150명이 사망하고 1000명이 부상했으며 양측의 전쟁은 계속중입니다. 교황님은 양측에 평화를 위하여 기도를 청했고 담화중 한 말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모든 전쟁은 패배다!(Every war is a defeat!)”

 

전쟁은 무조건 인재요 악입니다. 그 자체로 이긴자든 진자든 결국은 패배의 어리석음임을 배웁니다. 그런가하며 10월8일 아프카니스탄에서는 강력한 지진으로 2천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자가 인재라면 후자는 천재입니다. 새삼 이렇게 살아있음이 순전히 은총임을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기도하며 깨어 평화를 추구하며 살아야 함을 배웁니다.

 

삶은 배움의 여정입니다. 눈만 열리면 온통 배워야 할 것들입니다. 무엇보다 삶자체가 스승입니다. 저에겐 공동체가, 주님이 최고의 스승입니다. 깨어 겸손히 잘 보고 또 경청하며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이래서 잘 보고 잘 듣고 배우기 위해 침묵입니다. 오늘은 제577돌을 맞이하는 한글날입니다. 1446년 9월29일 훈민정음이 반포됨을 기념하는, 또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널리 알리고 한글 사랑 의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이자 법정 공휴일입니다. 세종실록을 통해 성군이라 일컫는 세종대왕의 백성 사랑을 배웁니다. 저는 전주 이씨로 세종대왕의 17남인 영해군파에 속합니다.

 

“우리나라의 말소리가 중국과 달라서 문자가 서로 유통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끝내 제 생각을 표현할 수가 없다. 내가 이를 가엾이 여겨 새로 28자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쉽게 배워서 일용에 쓰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민족의 스승인 세종대왕에 대한 역사학자의 평가입니다.

 

“세종의 최대업적인 훈민정음의 창제는 세종의 사상과 학문의 종합판이자 결정판이다. 여기에는 홍익정신, 애민사상, 통합적 학문관, 전통문화의 존중, 중국문화의 수용등이 절묘하게 융합되어 있다. 그래서 민족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문자가 되었다.”

 

이 역사학자의 세종과 정조에 대한 비교도 유익합니다.

 

“두분은 너무 닮았다. 무엇보다 책벌레로 불릴만큼 무서운 독서력이 똑같다. 천재적인 두뇌도 서로 같다. 팔방미인처럼 박식하고 다재다능한 것도 비슷하다. 백성 사랑도, 정사에 부지런함도 같고, 과로 때문에 장수하지 못한 것도 서로 닮았다. 세종이 54세요, 정조가 49세로 생애를 마감했다.” 

 

하느님께서 우리 한민족에게 주신 참 좋은 선물이 세종대왕이요 한글임을 깨닫고 배웁니다. 아주 어렸을 때 초등학교 시절 간혹 불렀던 한글날 노래 가사가 아름다워 찾아 1,2절 인용합니다. 곡도 듣고 불러보니 흥겹고 느낌이 성가같습니다. 유명한 최현배 한글학자의 나라 사랑, 한글 사랑이 가득담긴 아름다운 가사입니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긴역사 오랜전통 지녀온 겨레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이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자랑 문화의 터전

 이글로 이나라의 힘을 기르자

 

 볼수록 아름다운 스물넉자는

 그속에 모든이치 갖추어있고

 누구나 쉬배우며 쓰기편하니

 세계의 글자중에 으뜸이도다

 한글은 우리자랑 민주의근본”

 

삶은 배움의 여정입니다. 한글날을 통해서도 얼마나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한민족인지 새삼 참 많이 깨닫고 배웁니다. 이래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때 마다 십자가의 예수님과 태극기 앞에서 바치는 만세육창입니다. 

 

수도승의 두 기본자질은 하느님을 찾는 갈망과 배움에 대한 사랑을 꼽습니다.중국의 현자 공자의 논어의 핵심도 호학好學, 배움에 대한 사랑입니다. 우리 역시 일상의 삶을 통해, 또 오늘 미사중 복음과 독서를 통해 깊은 진리를 깨닫고 배웁니다. 새삼 우리가 배워야 할 최고의 스승은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아마도 복음에서 예수님을 시험했던 율법학자도 최고의 스승 예수님께 크게 배웠을 것입니다. 율법학자의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되받아치는 예수님의 질문에 율법학자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이중 계명을 꼽습니다.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참 기막힌 답변입니다. 최고의 스승 예수님의 진면목이 환히 드러나는 말씀입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네가 삶으로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이며 그때 영원한 생명의 선물도 받을 것이란 율법학자의 허점을 정확히 직격한 예수님입니다. 여전히 자신의 정담함을 드러내고 싶은 허영에 또 율법학자는 또 누가 나의 이웃인가 묻습니다. 참 좋은 스승 예수님은 귀찮게 여기지 않고 그 유명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율법학자는 물론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독자讀者인 우리들에게도 깊은 가르침을 주십니다.

 

곤경에 처한 이를 구원해 준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너도 곤경중에 있는 이들에게 좋은 이웃이 되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이를 피해 간 사제와 레위인, 그리고 이를 돌본 자비로운 사마리아인중 누가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물음에 율법학자는 아직도 사마리아인에 대한 무시하는 마음은 남아 있어 사마리아인 대신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앞서의 대답과 대동소이합니다. 이제 말장난 같은 질문은 그만하고 삶의 현장에 가서 사랑을 실천하며 살라 말씀하시는 주님입니다. 율법학자뿐 아니라 최고의 스승이신 주님께서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가르침이자 복음의 결론입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우리는 또 복음에서 놀라운 사실도 배웁니다. 하느님을 잘 믿는다는 사제와 레위인이 아니라 이교인 사마리아인이 더 자비하신 하느님을 닮았다는 사실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며 분발케 합니다. 아마 내심 율법학자도 부끄러워하며 크게 깨닫고 배웠을 것입니다. 삶은 배움의 여정입니다. 제1독서의 요나도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수행하기 싫어 도망치다 주님께 사로잡힙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요나는 최고의 스승인 주님으로부터 하느님의 섭리와 자신의 성소를 깊이 깨닫고 배웠을 것입니다. 

 

한번 주님께 불림 받은 자를 주님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또 주님을 떠나 피해갈 곳은 아무곳도 없다는 사실을 요나는 참 깊이 깨닫고 배웠을 것입니다. 다음 고백에서 요나의 주님께 승복하는 자포자기적 솔직한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하느님이 왜 요나를 좋아하시는지 다음 요나의 매력적인 면모를 통해 깨닫습니다.

 

“나는 히브리 사람이요, 나는 바다와 뭍을 만드신 주 하늘의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오....나를 들어 바다에 내던지시오. 그러면 바다가 잔잔해질 것이오. 이 큰 폭풍이 당신들에게 들이닥친 것이 나 때문이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소.”

 

이런 하느님의 섭리의 손길을 체험하고 배우면서 요나의 성소는 더욱 굳건해졌을 것입니다. 새삼 우리 성소 여정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알게 모르게 오늘 여기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 중에도 하느님은 나를 인도해 주셨다는 사실을 배우고 깨닫습니다. 이래서 각자 개인 삶의 성경 렉시오디비나 묵상을 강력히 권하고 싶습니다. 또 복음에서 사마리아 이교인들에게 놀랐는데 제1독서 요나서에서 역시 이방인들 선원들이 요나를 바다에 던질 때의 그 기도와 고백에 놀랍니다. 마음 깊이에서는 누구나 하느님을 믿는 신자임을 깨닫습니다.

 

“아, 주님! 이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킨다고 부디 저희를 멸하지는 마십시오. 주님, 당신께서는 뜻하신 대로 이일을 하셨으니, 저희에게 살인죄를 지우지 말아 주십시오.”

 

이방인들 마음속 깊이 잠재한 하느님 신앙을 불러 일으켰으니 요나의 자발적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가 참 기막힌 복음 선포였음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요나가 사흘낮과 사흘밤을 큰 물고기 배 속에 있다가 육지에 뱉어 내게 하시니 그대로 사흘만이 죽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예표가 된 요나입니다. 

 

삶은 배움이 여정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중 우리 모두 하루하루 날마다 살아 있는 그날까지 배움의 여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청합시다. 아멘.


10/10(화)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되새김 구절

1.  성공한 사람들은 모든 일에 다 집중을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집중해야 할 하나를 잘 찾아내는 사람들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아침에 명상하는 한 시간을 꼭 가졌습니다. 빌 게이츠는 일 년에 두 번, 생각하는 일주일을 가집니다. 마치 우리의 피정처럼 혼자 산속의 작은 집에서 생각에만 몰두합니다. 이런 것들이 위대한 발견을 하게 하는 그들이 선택한 가장 중요한 것들입니다. 그들은 이런 루틴을 절대 다른 것에 빼앗기지 않습니다. 그 중요성을 알기 때문입니다. (전삼용 신부)

 

2. 강론에 필요한 4가지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강론의 주된 재료는 말씀입니다. 모든 강론은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시작됩니다. 좋은 강론을 하려면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샘이 깊은 물과 같고, 뿌리 깊은 나무와 같습니다. 좋은 강론은 시대의 징표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문헌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현대인의들 슬픔과 기쁨, 희망과 고통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좋은 강론은 실천으로 열매 맺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실천이 없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위선과 교만을 꾸짖으셨습니다. (조재형 신부)

 

3.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루카 10,25)
 
주님!
스스로의 행실로 구원을 얻으리라고 여기지 않게 하소서!
행위를 앞세우기보다, 존재를 앞세우게 하소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소서.
무엇을 하는지 보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묻게 하소서.
구원이 제 행위가 아니라, 당신이 주는 선물임을 깨닫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다음 고백에서 요나의 주님께 승복하는 자포자기적 솔직한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하느님이 왜 요나를 좋아하시는지 다음 요나의 매력적인 면모를 통해 깨닫습니다.

“나는 히브리 사람이요, 나는 바다와 뭍을 만드신 주 하늘의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오....나를 들어 바다에 내던지시오. 그러면 바다가 잔잔해질 것이오. 이 큰 폭풍이 당신들에게 들이닥친 것이 나 때문이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소.”

이런 하느님의 섭리의 손길을 체험하고 배우면서 요나의 성소는 더욱 굳건해졌을 것입니다. (이수철 신부)

 

10/10(화)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제290일 기도

 

복음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마리아처럼...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루틴을 빼앗기지 않게 하소서.

마르타처럼 열심히 봉사하되....

판단하여 불평 불만, 화를 불러들이는 경우가 없게 하소서.

적절한 중용의 도를 발휘하게 하소서. 아멘.

 

- 2023년 10월10일(화) 8시...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