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19 글/시]사랑하는 법-따뜻한 하루[220]/성공한 ‘자식농사' 기준은?(송문희)
[2023년 10월19일(목) 오늘의 글/시]
사랑하는 법 / 따뜻한 하루[220]
자녀를 매우 사랑한다고 자부심이 정말 대단하신 한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학교 상담교사가 그 어머니를 모셨습니다.
"자녀분과 상담에서 평소 어머님께서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선생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내가 어떻게 내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모르긴 몰라도 전 누구보다도 내 아이를 정말 사랑해요."
그러자 선생님은 어머니에게 조용히 다시 말했습니다.
"죄송하지만, 사랑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가 사랑을 느끼도록 아이 눈높이의 사랑을 배워야 합니다."
부모의 자식 사랑은 본능이라지만, 자식 사랑법도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세상에 저절로 사랑이 이뤄진다거나, 갑자기 행복해지는 법이 없습니다.
사랑한다는 감정을 표현해야 하며, 존중하고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로
상대방의 말을 잘 경청하는 방법 등, 배워야 할 것이 참 많습니다.
마더 테레사 수녀님께서 ‘사랑하는 법’에 대해 남긴 말씀입니다.
“얼마나 많이 주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사랑을 담느냐가 중요하다.”
하느님의 인간 사랑만큼이나 지극한 게 어디 있기나 할까요?
그 많은 예언자를 보내시어 당신 사랑을 드러내지 않았습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죄에 대한 회개는커녕, 더 많은 죄를 법했습니다.
하여 그분께서는 외아들까지 보내시어, 당신 자비를 드러내셨습니다.
이제 ‘최후의 심판’ 전에 또 어떤 사랑을 드러내실지 매우 궁금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인간 사랑을 늘 새기면서 향기 뿜는 사랑을 뿜어냅시다.
그분께서 일러주신 당신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멋진 사랑을 들춥시다.
사랑은 해 보신 분들만이 더 많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행복을 누린답니다.
감사합니다. ^^+
성공한 ‘자식농사' 기준은?
지인 중에 자식들을 다 훌륭하게 키워낸 어르신이 있다.
여기서 ‘훌륭하게’란
세속적 기준에서 ‘성공했다’고 인정받는 경우를 말한다.
아이들 교육에 헌신하고 비싼 학비를 대느라
평생 허리를 못 펴고 살아온 덕분에
아들 셋은 의사, 변호사, 교수가 됐다.
자식들의 성공을 평생 훈장처럼 자랑스러워하던 어르신은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게 되었다.
상실감과 외로움으로 힘들어하던 어르신은 얼마 안 있어 병을 얻었다.
그러자
아들 셋은
곧바로 아버지를 요양원으로 보내버렸다.
물론 혼자서 거동이 힘든 정도가 되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신세를 지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일 수는 있다.
그러나
거동을 할 수 있는 데도 서로 모시지 않으려고,
신경 쓰지 않으려 미루며 다투다가 ‘손쉬운 타협’을 본 것이다.
아픈 몸보다 자신으로 인해 자식들이 눈치 보고
아웅다웅하는게 더 견디기 힘들었던 아버지는
두 말 않고 요양원으로 갔다.
너무 잘 나가는 자식들이라 늘 바쁘다는 핑계로
면회는 가물에 콩 나듯 하는 자식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어르신은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그 이후가 더 가관이었다.
저마다 사회적인 지위가 있는 자식들이다 보니
장례식장엔 문상객이 넘쳐났다.
그러자 막대한 조의금을 나누는 문제로
삼형제가 혈투를 벌이다
결국 재판까지 가고 의절로 마무리되었다.
세상 떠난 어르신이 하늘에서라도
이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을까.
지인 중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자식 둘을 대학에 보내지 못한 분이 있다.
대대로 가난한 집안에서 공부는 사치였고
그저 자식들 안 굶기기 위해
평생 뼈 빠지게 노동일을 했다.
그러자 자식들은 일찌감치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직장을 잡고
돈을 벌기 시작했다.
가난한 부모님 때문에 공부를 더 하지도 못했고
이래저래 부모에 대한 원망이 있을 법도 한데
자녀들은 늘 부모님에게 항상 "고맙다"고 말한다.
낳아 주고 길러 주느라 최선을 다한 부모님의
인생을 존경하며 틈만 나면 부모님을 모시고
서로 살가운 정을 나누고 산다.
2019년 뇌졸중으로 투병 중인
유명 영화배우 알랭들롱(Alain Delon)이
일본인 동거녀에게 정신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자녀들이 고소했다.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에 살고 있는 알랭들롱은
"안락사가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며
"사람은 병원을 거치지 않고 평화롭게 떠날 권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나가다 쇼윈도만 바라보고 있어도
옷가게 주인이 달려 나와 제발 자기네
옷을 입어달라며 공짜로 양복을 줬다는
세계 최고 미남 배우의 노후도
외롭고 힘들기는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노년의 삶은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힘들고, 병마와 싸우느라
힘들고, 외로워서 힘들다.
자식에게 학대를 받으면서도
드러내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노인들도 많다.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노인학대는
‘노인에게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 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노인 한 명이 사라지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OECD 회원국 중 노인자살률이 1위인 한국에선
40분마다 한 개의 도서관이 사라지고 있다.
노인 고독사 역시 한국의 주된 사회문제 중 하나다.
사실 병약한 어르신을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병원이나 요양시설이 아니라면 배우자나
자녀가 이를 감당해야 하지만 배우자
역시 연로한 노인인 경우가 많다.
장성한 자녀가 있어도 각자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기 바쁜 데 부모를 봉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도 많다.
우리 속담에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효자는 하늘에서 내린다는 데 도대체 성공한
‘자식 농사’의 기준은 뭘까?
한 아이는 가슴에 안고, 한 아이는 손을 잡은 채
박물관에 들어오는 젊은 부부의 모습을 보며
잠시 상념에 잠긴다.
- 송문희 경기도어린이박물관장/전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