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3년 10월 29일 주일[(녹) 연중 제30주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3년 10월 29일 주일[(녹) 연중 제30주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입당송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 주님과 그 권능을 구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
<대영광송>
본기도
저희 안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자라나게 하시고
저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22,20-26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20 “너희는 이방인을 억압하거나 학대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다.
21 너희는 어떤 과부나 고아도 억눌러서는 안 된다.
22 너희가 그들을 억눌러 그들이 나에게 부르짖으면,
나는 그 부르짖음을 들어줄 것이다.
23 그러면 나는 분노를 터뜨려 칼로 너희를 죽이겠다.
그러면 너희 아내들은 과부가 되고, 너희 아들들은 고아가 될 것이다.
24 너희가 나의 백성에게, 너희 곁에 사는 가난한 이에게 돈을 꾸어 주었으면,
그에게 채권자처럼 행세해서도 안 되고, 이자를 물려서도 안 된다.
25 너희가 이웃의 겉옷을 담보로 잡았으면, 해가 지기 전에 돌려주어야 한다.
26 그가 덮을 것이라고는 그것뿐이고,
몸을 가릴 것이라고는 그 겉옷뿐인데, 무엇을 덮고 자겠느냐?
그가 나에게 부르짖으면 나는 들어줄 것이다. 나는 자비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시옵니다. ◎
○ 주님은 저의 하느님, 이 몸 숨는 저의 바위, 저의 방패, 제 구원의 뿔, 저의 성채시옵니다. 찬양하올 주님 불렀을 때, 저는 원수에게서 구원되었나이다. ◎
○ 주님은 살아 계시다! 나의 반석 찬미받으시리니, 내 구원의 하느님 드높으시다. 주님은 당신 임금에게 큰 구원 베푸시고, 당신의 메시아에게 자애를 베푸신다. ◎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1,5ㄴ-10
형제 여러분, 5 우리가 여러분을 위하여
여러분 가운데에서 어떻게 처신하였는지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6 또한 여러분은 큰 환난 속에서도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들여,
우리와 주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7 그리하여 여러분은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의 모든 신자에게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8 주님의 말씀이 여러분에게서 시작하여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에 울려 퍼졌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여러분의 믿음이 곳곳에 알려졌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9 사실 그곳 사람들이 우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러분을 찾아갔을 때에 여러분이 우리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여러분이 어떻게 우상들을 버리고 하느님께 돌아서서
살아 계신 참하느님을 섬기게 되었는지,
10 그리고 여러분이 어떻게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그분의 아드님,
곧 닥쳐오는 진노에서 우리를 구해 주실 예수님께서
하늘로부터 오실 것을 기다리게 되었는지 말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가서 그와 함께 살리라.
◎ 알렐루야.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2,34-40
그때에 34 예수님께서 사두가이들의 말문을 막아 버리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리사이들이 한데 모였다.
35 그들 가운데 율법 교사 한 사람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물었다.
36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37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38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39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40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보편 지향 기도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샘이신 주님, 교회를 주님의 성령으로 이끌어 주시어, 언제나 주님만을 믿고 섬기며 어려움 속에서도 성령의 은총으로 주님 말씀을 힘차게 선포하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이 땅의 정치인들을 굽어살피시어, 모든 일은 사랑의 마음에서 비롯함을 깨닫게 하시고, 깊이 생각하고 말은 삼가며 올바르게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3. 불의의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굽어살피시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을 얻게 하시며, 유가족들을 몸소 위로하시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은총 베풀어 주소서.
4. 본당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화해의 주님, 주님의 일을 하는 저희 본당 단체들을 돌보시어, 각 단체가 서로 배려하며, 활기차고 사랑이 넘치는 본당을 위하여 힘을 모으게 하소서.
예물기도
주님께 올리는 이 예물을 굽어보시고
저희가 바치는 제사가 주님께 영광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저희는 주님 안에서 숨 쉬고 움직이며 살아가오니
이 세상에서 날마다 주님의 인자하심을 체험할 뿐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고 있나이다.
주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키셨으니
성령의 첫 열매를 지닌 저희에게도
파스카 신비가 영원히 이어지리라 희망하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모든 천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당신의 구원에 우리가 환호하며, 하느님 이름으로 깃발을 높이리이다.
<또는>
에페 5,2 참조
그리스도는 우리를 사랑하셨네.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놓으시어, 하느님께 향기로운 예물로 바치셨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성체성사의 은혜를 풍부히 내려 주시어
저희가 거행하는 이 신비를 그대로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연중 제30주일
성지순례 중에 초남이엘 갔습니다. 초남이는 호남의 사도 유항검 아우구스티노가 살던 고향의 이름입니다. 유항검 아우구스티노는 그곳에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집안이 소유한 땅은 300만평이 넘었다고 합니다. 여의도 땅의 3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의 땅에서 나는 소출은 3만석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런 유항검은 1784년 이승훈에게 세례를 받았고, 이제 부유한 삶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을 선택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은 부유함 대신에 가난함을 택할 수도 있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은 건강한 몸 대신에 아픈 것을 택할 수도 있고,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는 것을 택할 수 있는 삶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사람은 아픈 사람은 고쳐주고, 마귀는 쫓아내고,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이제 유 아우구스티노에게는 빈부귀천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는 교회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면서 모두에게 모범을 보여주었으며, 가난한 이웃은 물론, 자신의 종들에게도 애긍과 희사를 베풀었습니다. 유항검 아우구스티노는 사람들에게 교리를 가르쳤고,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사제가 없는 조선에 사제를 영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이런 유항검에게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욥에게 시련이 닥쳤던 것처럼 유항검은 모든 재산을 빼앗겼습니다. 그에게는 ‘파가저택(破家瀦澤)’이라는 벌이 내렸습니다. 그의 집은 모두 부수고, 웅덩이를 만들어 돼지들이나 살게 했습니다. 다시는 그가 살던 집에 사람이 살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단순한 재산의 몰수가 아닌 대역 죄인에게 내리는 벌이었습니다. 유항검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였습니다. 둘째 아들 유일석(柳日碩)[6세]은 흑산도로, 셋째 아들 유일문(柳日文)[3세]은 신지도로, 딸 유섬이(柳暹伊)[9세]는 거제도로 각각 유배되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아이들과 생이별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유항검은 능지처참의 형벌을 받아 순교하였습니다. 그의 아들과 며느리인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도 순교하였습니다. 재산의 몰수,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 순교로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이 묻혀버릴 것 같았습니다.
모든 시련을 끝까지 참아낸 욥에게 하느님께서는 축복을 주셨던 것처럼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은 유항검을 과거의 먼 기억 속으로 버려두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유항검과 그 가족들을 기억하셨습니다. 유항검과 가족들의 묘는 전주 치명자 산꼭대기에 모셔졌습니다. 치명자 산은 성지가 되었고, 많은 순례자들이 유항검과 그 가족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의 뜨거운 열정과 신앙을 배우려고 합니다. 순례자들의 기도는 헛되지 않았습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유항검과 그 가족들을 복자품에 올렸습니다. 거제도에 묻혀있던 딸 유섬이의 묘지도 발견되었습니다. 돼지들이 살던 유항검의 집터는 초남이 성지가 되었습니다. 그가 교리를 가르치던 곳은 교리당이 되었습니다. 200년 전에 잊혀질 것 같았던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그의 가족들은 교회가 존재하는 한 언제나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200년 전에 호남의 사도였던 유항검 아우구스티노는 이제 복자가 되어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따라야 할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오늘 탈출기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가난한 사람, 고아나 과부를 업신여기거나, 무시하지 마십시오. 그들에게 받을 것이 있어도 무리해서 그들의 처지가 너무 힘들지 않도록 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고, 과부나 고아를 돌보아 주는 것은 우리가 선행을 베푸는 것이고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실 그것은 나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는 은총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복자는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온 마음과 생각과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십시오. 이것이 가장 큰 계명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몸처럼 여러분의 이웃을 사랑하십시오. 이것이 율법과 계명의 근본정신입니다.’ 남을 위한 희생과 봉사는 자랑할 것은 아닙니다. 가난한 이를 도와주고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은 생색을 낼 일도 아닙니다. 오히려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한 삶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고,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복자는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환난과 박해를 이겨낸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따른 사람들에게 큰 축복이 주어지리라고 말해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큰 환난 속에서도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들여, 우리와 주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의 모든 신자에게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복자는 조선의 모든 신자들에게,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신앙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2. 전삼용 요셉 신부님 강론
가해 연중 제30주일
마태오 22,34-40
인생 원씽: 사랑뿐!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 사람들은 무엇이 중요한지 한 가지만을 말해달라고 할 때
주저 없이 말해줄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주식으로 투자해서 엄청난 재산을 모은
워런 버핏은 주식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첫째는 원금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는 첫 번째 규칙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을 주식은 사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 주식은 오르락내리락해서
단기투자를 한다면 원금을 손해 볼 일이 있으므로 10년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규칙은
원금을 잃지 않으려는 기본 법칙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첫 번째 도미노를 알면 나머지 것들은 저절로 쓰러지는 원리와 같습니다.
책 『원씽』의 저자 게리 켈러는 남다른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이 도미노 원리에서 찾고 있습니다.
“삶은 크고 작은 수많은 문제로 뒤덮여 있습니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세우고 줄을 맞춰 잘 세운다면
최초의 단 하나, 그것만을 움직임으로써 다른 문제들을 저절로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뭐든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오늘 율법 학자는 예수님께 율법에서 가장 중요한 계명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말합니다.
사실 이는 쉬운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모세 오경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한 구절을 뽑아달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계셨습니다. 율법의 제정자셨기 때문입니다.
중국 영화 ‘먼지로 돌아가다’(2022)는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잘 보여줍니다.
시골의 가난한 한 노총각이 친척들의 성화에 못 이겨 돈을 얼마 주고 장애가 있는 여인과 혼인합니다.
여자를 한 번도 사귀어보지 못한 남자는 아무것도 못 하고 그저 잘해 주려고만 합니다.
비록 장애가 있지만, 무작정 잘해 주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아내도 무언가 하려고 노력합니다.
남편은 피까지 팔아가며 아내를 위해 일을 하기에 아내는 달걀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태어나게 합니다.
달걀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둘은 열심히 일하며 집을 지어 동물을 키우며 살아갈 생각에
기쁘기만 합니다. 그러나 남편에게 깨끗하게 보이기 위해 물살이 빠른 수로에서 몸을 씻다가
불편한 다리 때문에 아내가 죽게 됩니다.
남편은 삶의 의욕을 잃고 가진 모든 것들을 팔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줍니다.
그러고는 자신을 위해 아내가 키운 닭들이 낳은 달걀을 계속 먹으며 자신도 숨을 거둡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삶도 의미가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은 그냥 살았으면 그냥저냥 살아졌을 인생입니다.
그러나 사랑을 알고 나서는 사랑이 없는 인생은 살아있는 삶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75년간 연구한 끝에 행복은 사랑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당연하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돈이 행복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이웃을 사랑하려고 하더라도 잘되지 않습니다.
영화 ‘헝거’(2023)는 한 맛집 요리 잘하는 딸이 헝거라는 부자들을 위한 요리사 집단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습니다. 그 헝거 대표는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셰프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가난했고 그래서 천대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리로 부자들을 자기 앞에 무릎 꿇게 만드는 것이 그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이것을 위해 그는 최고가 되어야 했습니다. 또 그것 때문에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여자 주인공은 그 행패에 이기지 못하고 자기 이름을 딴 다른 식당을 만들어주겠다는 투자를
받아들입니다. 결국 둘은 한 나라에서 가장 요리 잘하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자 스폰서 편에서 남자 셰프가 부자들이 사냥한 천연기념물로 요리하는 사진을
몰래 찍어 그가 감옥에 가게 합니다. 그런데 여자 주인공은 자기도 그 남자 셰프처럼 결국엔
화내고 짜증 내며 남을 이용해 최고가 되고자 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면 먼저 무언가 되려고 합니다. 부자가 되거나 창조자가 되고, 혹은 심판자가
되려 합니다. 그러며 자신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존재가 됩니다.
우리는 이미 하느님처럼 되었음을 믿어야 합니다. 하느님이 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려면 하느님을 부모로 사랑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형제를 사랑하는 것은
형제가 사랑스럽기 때문이 아니라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함입니다.
사랑은 노력이 아니라 정체성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하느님을 사랑하면 이웃도 저절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형제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생의 전문가가 되면 자녀들에게도 다 필요 없고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만 사랑하면 된다고 가르치게 됩니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1028.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루카 6,13)
오늘은 사도 시몬과 유다(타대오) 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열두 사도를 뽑으신 장면을 이렇게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루카 6,12-13)
이는 야훼 하느님께서 모세를 시나이 산으로 불러올리는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산으로 불러올리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습니다. 그러니까 그분께서는 먼저 부르시어 뽑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사도를 뽑으시기에 앞서, 밤을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선발 기준은 무엇이었을까요? 우리의 일반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그들이 사도로 뽑힐만한 충분한 조건들을 갖춘 자들로 보이지 않습니다. 곧 신분이나 능력이나 지위에 있어 사도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춘 이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이름 없는 무명인들이었을 뿐만 아니라, 뽑힌 후에도 여전히 특별한 내력을 전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거룩한 이들이었기에 뽑힌 것이 아니라, 뽑히었기에 거룩한 이들이 된 것입니다. 거룩한 분에 의해 뽑히었고, 거룩한 사명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성 유다와 시몬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도 시몬이 카나 출신으로 열혈당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뿐, 다른 내력을 알 수가 없습니다. 사도 유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단지 타대오, 곧 “용감한 자”라고 불렸다는 사실 뿐, 다른 내력을 알 수가 없습니다. 마치, “사도”란 모름지기 ‘이름 없이 주님의 뜻을 위해 살다가 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해주기나 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거룩한 ‘건물’이 되고, 거룩한 분의 ‘거처’가 되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모퉁이 돌이십니다.”(에페 2,20)
사실, 교회는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령스럽게도 이 “건물”(집)은 “자라납니다”. 곧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에페 2,21). 그렇게 자라나면서 신령스런 ‘하느님의 거처로 지어집니다.’ 그렇게 지금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에페2,22). 참으로 신령스런 일입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나고 있다’는 이 사실! 지금도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지어지고 있다’는 이 사실! 이토록, 우리 안에 당신의 신비가 살아있다니, 헤아릴 수 없이 크나 큰 분이 나보다 작아져 내 안에 들와 있는 이 사랑의 신비 앞에 그저 어안이 벙벙하고 경탄할 뿐입니다.
한편,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뽑으신 다음,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와 군중들 속으로 들어가십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세상에 녹아, 세상에 ‘하느님 나라’, ‘하느님의 집’, ‘하느님의 가정’을 건설합니다. 바로 내가 그 나라의 백성이요, 그 집의 건축자재요, 그 가정의 식구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루카 6,13)
주님!
당신이 불러 뽑으셨으니, 저는 당신의 사람입니다.
당신을 저의 거처로 내어주시고, 저를 당신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하오니, 당신 뜻의 실행이 제 양식이 되게 하시고,
제 몸이 당신 사랑으로 녹아나게 하소서.
제 삶이 당신 뜻에 맞는 예배가 되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기도와 말씀-
오늘은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입니다. 두 사도의 삶을 요약한 아름다운 찬미가 두연을 나눕니다.
“사도시몬 천상적인 열성을품고, 주예수의 발자취를 뒤따르시며
아낌없는 진실로써 열정다하여, 만천하에 주예수를 선포하셨네
사도이신 성유다는 제자며형제, 혈육이나 영적으로 주님의형제
저서로써 스승예수 전파하시며, 온세상에 주님말씀 가르치셨네”
새벽 휴게실에 들렸다가 어제 금요 강론 자료를 읽었습니다. 어제 읽었던 한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대가들의 글을 읽어야 배울 것이 많다.” 그러니 기라성 같은 대가들의 주옥같은 말씀이 배경을 이룬 가톨릭 교리서의 공부는 성장중인 신앙 공동체에 큰 도움이 됨을 깨닫습니다. 가톨릭 교회 신학의 대가인 성 예로니모와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의 말씀, 그리고 신앙의 일곱가지 특징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다시 나눕니다.
“성경을 모른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른다는 것과 같습니다. 성경은 과거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주님은 과거가 아닌 현재에 말씀하고 계시며, 오늘 우리와 이야기하십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빛을 주시고 생명의 길을 보여주십니다. 또한 우리에게 공동체를 선물하시고, 평화를 누리도록 우리를 준비시키며 우리 마음을 열어 주십니다.”
대가들의 글을 보면 개인 신상에 관한 사적인 말들은 거의 없고 보편적인 진리만을 말합니다. 신앙은 일곱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신앙은 순전히 하느님의 선물이며, 우리가 진심으로 청할 때 얻게 된다.
2.신앙은 구원을 얻기위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초자연적 능력이다.
3.인간이 하느님의 초대에 응할 때, 신앙에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4.예수님이 신앙을 보증하시기 때문에 신앙은 전적으로 확신할 만하다.
5.신앙이 사랑으로 증명되지 않는다면 그 신앙은 불완전하다.
6.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주의 깊게 경청하고, 기도를 통해 그분과 살아있는 관계에 머문다면 신앙은 성장한다.
7.신앙은 우리에게 하늘나라의 기쁨을 미리 맛보여 준다.
그러니 신앙이 없는 인간은 인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신앙은 인간의 본질이다, 신앙할 때 비로소 참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의 신앙이요 신앙의 은총이요 신앙의 성장입니다. 신앙 공동체의 중심에는 예수님이 계시고 이런 신앙공동체인 교회는 끊임없이 내적성장중에 있는 역동적 실재입니다.
어제의 즐거웠던 추억을 잊지 못합니다. 70대를 넘어선 사촌 형제들과 남한산성 하루 나들이를 했습니다. 수도원에서는 미쳐 몰랐는데 요즘 산마다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남한산성은 약 400년전 인조임금이 병자호란(1636-1637)을 겪어낸 참혹한 장소입니다. 인조임금의 행궁 후원 400년쯤 된 느티나무에 감동했습니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흡사 사람처럼, 공동체처럼 생각되었습니다. 함께 한 70대 사촌 형제들도 세월과 더불어 연륜을 지닌 나무처럼 생각되었습니다. 무한한 추억을 지닌 나무같은 사람입니다. “침묵하는 나무”와는 대조적으로 “말하는 나무”같은 사람입니다. 주로 나눈 대화는 50-60년대 공유한 아기자기한 추억들이 담긴 이야기들이었고 아픈 몸들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나이들면 누구나 아픈 것은 일상입니다. 사촌 친지들과 사진도 찍었고 이 사진에 대한 수도형제의 평도 고무적이었습니다.
“와우...멋집니다. 나무도 사람도 모두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고 우뚝 선 거목들 같습니다.”
나이들어갈수록 평등해지고 겸손해지는 나무들 같이 참 서로들 편안했습니다. 함께 했던 사촌들은 저 빼놓고는 열심한 개신교 신자이며 한분은 침례교회 목사님입니다. 사촌 아우 부인인 제수씨는 뜻밖에 슬며시 선물금을 제 주머니에 넣어 주었고 진정성 가득한 따뜻한 신앙의 마음에 참 마음 뿌듯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내일 미사봉헌하겠다 말씀드렸습니다.
400년쯤 수령의 느티나무에서는 “침묵, 고독, 인내, 믿음, 기도”를 배웠습니다. 말그대로 느티나무는 인고의 세월을 하늘 향해 침묵과 고독중에 인내하며 기도하며 끊임없이 성장중인 개인을, 공동체를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수도자들은 물론 참 사람으로, 참 공동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랑의 침묵과 고독, 사랑의 기도와 인내의 믿음”이 절대적입니다.
“나무와 같은 사람이다. 나무처럼 사는 것이 잘사는 거다” 라는 생각과 더불어 서로 닮아가는 노목과 노승을 연상했습니다. 어제의 4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참 좋은 친구와의 만남인 듯 오후 내내 행복하고 뿌듯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복음의 예수님 제자공동체는 예수님 기도의 산물이자 하느님의 선물인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을 중심한 살아있는 한몸 공동체로 계속 성장해야 하는 살아 있는 공동체요, 그대로 오늘 우리 교회 공동체로 면면히 계승되어온 제자들의 공동체입니다. 예수님의 기도를 통해 태어난 공동체이기에 우리 또한 한결같은, 끊임없는 기도가 예수님과의 살아 있는 우정 관계에, 신앙공동체의 성장에 얼마나 결정적인지요.
교황님이 많이 강조하는 말마디가 “더불어(together)”입니다. 신앙의 여정은 반드시 더불어의 여정입니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예수님 한몸 운명 공동체에 속한 지체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이며 이 두분 사도 역시 우리 교회 공동체에 초석이 됩니다. 바오로 사도가 우리 교회 공동체의 특성을 참 적절하고 은혜롭게 표현합니다.
“우리는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영원한 현재진행형으로 완성을 향해 성장중인 미완의 살아 있는 한몸 공동체요, 바로 여기 지체에 속한 우리들입니다. 작게는 우리 수도공동체이지만,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 전통의 거목의 가톨릭 교회 공동체에 속한 지체들인 우리임을 알게 됩니다. 2000년 전통의 가톨릭 교회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사랑의 보물 열매들인 성인성녀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우리만의 자랑이며 긍지입니다. 이런 자각이 날마다 참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금도 여전히 잠깨면 맨 먼저 만세육창을 하고 하루를 시작하게 합니다.
1.하느님 만세
2.예수님 만세
3.대한민국-한반도 만세
4.가톨릭 교회 만세
5.성모님 만세
6.요셉 수도원 만세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만세육창대로 이루어 주시며, 우리 가톨릭 교회 공동체를 날로 성장, 성숙시켜 주십니다. 아멘.
10/29(일) 연중 제30주일, 되새김 구절
1.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환난과 박해를 이겨낸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따른 사람들에게 큰 축복이 주어지리라고 말해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큰 환난 속에서도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들여, 우리와 주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의 모든 신자에게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복자는 조선의 모든 신자들에게,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신앙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조명연 신부)
2. 내가 누구인지 모르면 먼저 무언가 되려고 합니다. 부자가 되거나 창조자가 되고, 혹은 심판자가
되려 합니다. 그러며 자신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존재가 됩니다.
우리는 이미 하느님처럼 되었음을 믿어야 합니다.(전삼용 신부)
3.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루카 6,13)
주님!
당신이 불러 뽑으셨으니, 저는 당신의 사람입니다.
당신을 저의 거처로 내어주시고, 저를 당신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하오니, 당신 뜻의 실행이 제 양식이 되게 하시고,
제 몸이 당신 사랑으로 녹아나게 하소서.
제 삶이 당신 뜻에 맞는 예배가 되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교황님이 많이 강조하는 말마디가 “더불어(together)”입니다. 신앙의 여정은 반드시 더불어의 여정입니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예수님 한몸 운명 공동체에 속한 지체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이며 이 두분 사도 역시 우리 교회 공동체에 초석이 됩니다. (이수철 신부)
10/29(일) 연중 제30주일, 제308일 기도
복음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마음과 목숨과 정신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게 하소서.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하게 하소서.
내가 늘상 하느님과 동행하니 감사합니다.
내가 늘상 이웃과 동행하니 감사합니다.
- 2023년 10월29일(일) 5시4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