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06 글/시]소탐대실(小貪大失)-따뜻한 하루[283]/ 참된 겸손은 땅/침묵하면 아름답다(안젤름 그륀)
[2024년 1월6일(토) 오늘의 글/시]
소탐대실(小貪大失) / 따뜻한 하루[283]
한 남자가 자전거 바퀴에 공기를 넣으려고 가까운 친구에게 펌프를 빌렸습니다.
그런데 비싼 것도 아닌 것 같은 그 펌프가, 쓰던 도중 그만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헌 것을 빌려 쓰고 새것을 사주자니 아까워서 망가진 그대로 돌려주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려준 그는 자신의 실수를 잊고는 자기 합리화에 빠져들었습니다.
'그게 많이 낡았고, 내가 빌리지 않아도 어차피 고장 날 거니까, 난 아무 잘못도 없지.'
자기중심적이며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 그는, 결국 친구와의 관계가 단절되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 새 펌프를 사서 친구에게 돌려주며 말했습니다.
"내가 연장 다루는 법이 서툴러서 사용 중 그만 망가뜨렸네, 그래서 새 펌프를 사 왔네.“
친구는 오히려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펌프를 사 온 친구에게 큰 우정을 베풀었습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 욕심을 부려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음을 바꾸어 작은 일에 오히려 큰마음으로 대처하면, 분명히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이처럼 행복에 이르는 길은 욕심을 채울 때가 아니라, 마음을 비울 때만이 열립니다.
성경에도 사람의 욕심이 끼치는 나쁜 사례를 ‘탐욕과 인색’에서 언급합니다(집회 14,9).
‘욕심이 많은 자의 눈은 제 몫으로 만족할 줄 모르고 몹쓸 불의는 영혼을 메마르게 한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지나친 욕심을 버리라면서 사람들에게 분명히 이르셨습니다(루카 12,15).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으니, 탐욕을 경계하여라.”
감사합니다. ^^+
내가 알게 된 참된 겸손
책을 읽다가'겸손은 땅이다.'라는
대목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겸손은 땅처럼 낮고 밟히고
쓰레기까지 받아들이면서도
그곳에서 생명을 일으키고
풍성하게 자라 열매맺게
한다는 것입니다.
더 놀란 것은 그동안 내가 생각한
겸손에 대한 부끄러움이었습니다.
나는 겸손을 내 몸 높이로 보았습니다.
몸 위쪽이 아닌 내 발만큼만
낮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겸손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 발이 아니라 그 아래로
더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밟히고 눌리고 다져지고
아픈 것이 겸손이었습니다.
그 밟힘과 아픔과 애태움 속에서
나는 쓰러진 채 침묵하지만
남이 탄생하고 자라
열매맺는 것이었습니다.
겸손은 나무도 물도 바람도 아닌
땅이었습니다.
침묵하면 아름답다.
-안젤름 그륀 신부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