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묵상

[매묵]2024년 2월 3일 토요일[(녹) 연중 제4주간 토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마르티나 2024. 2. 3. 03:13

[매묵]2024년 2월 3일 토요일[(녹) 연중 제4주간 토요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홍] 성 블라시오 주교 순교자 또는
[백] 성 안스가리오 주교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106(105),47
주 하느님, 저희를 구하소서. 민족들에게서 저희를 모아들이소서. 당신의 거룩하신 이름을 찬송하고, 당신을 찬양하여 영광으로 삼으오리다.

본기도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저희가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공경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모든 사람을 사랑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3,4-13
그 무렵 솔로몬은 4 제사를 드리러 기브온에 갔다.
그곳이 큰 산당이었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그 제단 위에서 번제물을 천 마리씩 바치곤 하였다.
5 이 기브온에서 주님께서는 한밤중 꿈에 솔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느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셨다.
6 솔로몬이 대답하였다.
“주님께서는 당신 종인 제 아버지 다윗에게 큰 자애를 베푸셨습니다.
그것은 그가 당신 앞에서 진실하고 의롭고
올곧은 마음으로 걸었기 때문입니다.
당신께서는 그에게 그토록 큰 자애를 내리시어,
오늘 이렇게 그의 왕좌에 앉을 아들까지 주셨습니다.
7 그런데 주 저의 하느님,
당신께서는 당신 종을 제 아버지 다윗을 이어 임금으로 세우셨습니다만,
저는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아서 백성을 이끄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8 당신 종은 당신께서 뽑으신 백성,
그 수가 너무 많아 셀 수도 헤아릴 수도 없는 당신 백성 가운데에 있습니다.
9 그러니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느 누가 이렇게 큰 당신 백성을 통치할 수 있겠습니까?”
10 솔로몬이 이렇게 청한 것이 주님 보시기에 좋았다.
11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12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너 같은 사람은 네 앞에도 없었고,
너 같은 사람은 네 뒤에도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13 또한 나는 네가 청하지 않은 것, 곧 부와 명예도 너에게 준다.
네 일생 동안 임금들 가운데 너 같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19(118),9.10.11.12.13.14(◎ 12ㄴ)
◎ 주님, 저에게 당신 규범 가르치소서.
○ 젊은이가 어떻게 제 길을 깨끗이 가리이까? 오로지 당신 말씀 지키는 것이옵니다. ◎
○ 제 마음 다하여 당신을 찾나이다. 당신 계명 떠나 헤매지 않게 하소서. ◎
○ 행여 당신께 죄를 지을세라, 마음 깊이 당신 말씀 간직하나이다. ◎
○ 주님, 당신은 찬미받으소서. 저에게 당신 규범 가르치소서. ◎
○ 당신 입에서 나온 모든 법규, 제 입술로 이야기하나이다. ◎
○ 온갖 재산 다 얻은 듯, 당신 법의 길 걸으며 기뻐하나이다. ◎

복음 환호송

요한 10,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 알렐루야.

복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0-34
그때에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주님의 제대에 예물을 올리오니
너그러이 받아들이시어 저희 구원의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1(30),17-18 참조
주님,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제가 당신을 불렀으니, 부끄럽지 않게 하소서.
<또는>
마태 5,3.5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구원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영원한 생명의 보증인 이 성사의 힘으로
저희 안에 참된 믿음이 자라나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연중 제4주간 토요일

 

신학생 때입니다. 철학시간에 신부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매일 물고기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주는 것입니다. 그물이 있는 사람은 배가 고프면 강가에 나가서 고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매일 물고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도 정확하게 기억나는 것을 보면 제게는 큰 울림을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솔로몬은 하느님께 이렇게 청하였습니다.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또한 나는 네가 청하지 않은 것, 곧 부와 명예도 너에게 준다.” 철학시간에 신부님께서 해 주신 이야기를 구약성서는 이미 3000년 전에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복음을 선포하는 권한입니다. 그것은 병자를 치유하는 권한입니다. 그것은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주신 권한을 받아서 복음을 선포하였고, 병자를 치유해 주었고, 마귀를 쫓아냈습니다.

 

제게도 사제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그물을 주신 신부님들이 있습니다. 저를 신학교에 추천해 주신 아버지 신부님이 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은퇴하신 후에 모든 것을 혼자 하셨습니다. 혼자서 세탁하고, 청소하고, 식사준비하고, 장을 보았습니다. 신부님은 신부님의 장례 때 오는 사람들에게 국밥 한 그릇 대접할 만큼만 남겨두고, 모든 재산을 시골의 어려운 본당에 기부하였습니다. 첫 번째 본당의 주임 신부님은 언제나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신부님의 기도 방에는 큰 초가 녹아내렸습니다. 제 방에는 작은 초도 늘 그대로 있었습니다. 기도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큰 그물이었습니다. 두 번째 본당의 주임 신부님은 언제나 저를 믿어 주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었습니다. 신부님의 지지와 격려로 가족캠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교우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판단하였습니다. 중요한 일은 수녀님과도 상의하였습니다. 본당은 늘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세 번째 본당의 주임신부님은 일의 우선순위를 잘 알았습니다. 주일학교를 위해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연극반을 위해서 배우를 초빙하기도 했습니다. 음악반을 위해서 악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습니다. 우선순위를 잘 알았기에 본당 신축이라는 큰일도 잘 해 냈습니다. 네 번째 본당의 주임신부님은 늘 책을 가까이 하였습니다. 제게도 팡세, 중세 철학사, 준주성범과 같은 책을 사 주셨습니다. 신부님은 신학 이외에도 미술, 음악, 건축, 경제에도 전문가 수준의 소양을 보여 주었습니다. 제가 33년 사제생활을 이어오는 것은 제게 그물을 주신 신부님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20 8월부터 브루클린 한인성당의 미사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팬데믹의 상황에서 본당신부님이 한국으로 가셨는데 올 때까지만 미사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신부님은 건강이 악화되었고, 결국 본당 업무를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3 6개월이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내일 미사를 끝으로 저는 브루클린 한인성당 공동체와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됩니다. 교구 인사이동으로 다른 곳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후임 신부님도 브루클린 한인성당의 미사를 도와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신문홍보 때문에 출장을 가면 은퇴신부님들이 도와주신다고 하였습니다. 작년에 부제서품을 받은 종신부제님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으로 브루클린 공동체에 좋은 사제들이 계속 올 수 있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연중 제4주간 토요일

복음마르 6,30-34

 

이 혼돈의 시대, 우리는 얼마나 자주 봐왔습니까?

지혜가 결핍된 지식, 겸손이 사라진 학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극단적으로 양분화되고 복잡다단한 사회 속에 살아가면서 정말이지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이 한가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혜로움을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식별력입니다.

 

특히 우리 그리스인들, 그중에서도 지도자들, 나이 든 사람들은 얼굴에는 자애로운 미소를,

가슴에는 지혜를 품고 살아가며, 이 무분별한 시대 균형추 역할에 충실해야 할것입니다.

 

이 혼돈의 시대, 우리는 얼마나 자주 봐왔습니까?

지혜가 결핍된 지식, 겸손이 사라진 학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나라의 이 슬픈 현실을. 좋은 머리에, 강한 학구열, 그에 못지않은 출세욕에, 줄까지 잘 서 승승장구하며,

그래서 이 나라 전체를 쥐었다 놨다 하는 집단 권력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집단 지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기본적인 양심이나 상식, 예의범절도 없습니다.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자신들의 견고한 성을 지키기 위해 파렴치한 일까지 마다하지 않습니다.

마치 먹잇감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떼처럼 전락해버렸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모두 선왕 다윗을 이어 이스라엘의 왕좌에 앉는 솔로몬이 보여준 태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러 기브온에 간 솔로몬의 꿈에 하느님께서 나타나셔서 물으셨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느님께서는 그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주실 기세입니다.

만일 제가 솔로몬이었다면,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주변 강대국들에게 당당히 맞설 강력한 군사력,

이를 바탕으로 한 천년 왕국을 청했을 것입니다.

 

그도 아니라면 왕으로 살아가는 동안 백성들 모두 굶주리지 않고, 전쟁도 겪기 않고

평화로운 태평성대를 청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솔로몬의 대답을 보십시오. 참으로 지혜롭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극히 겸손하기까지 합니다.

 

“저는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아서 백성을 이끄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솔로몬의 대답이 너무나 마음에 흡족하셨던 주님께서는 더 큰 것을 선물로 주십니다.

 

“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또한 나는 네가 청하지 않은 것, 곧 부와 명예도 너에게 준다.”

 

오늘 이 땅의 지도자들과 너무나 달라 슬픈 마음까지 듭니다.

오늘 우리는 과연 주님께 무엇을 청하고 있는지 깊이 깊이 성찰해볼 일입니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연중 제4주간 토요일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참된 목자'이신 예수님의 마음을 세 가지로 그리고 있습니다.

 

첫째는 지친 제자들을 향한 ‘배려의 마음’이요,

둘째는 몰려든 군중들을 향한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요,

셋째는 양들을 가르치는 ‘스승의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파견 받았던 사도들이 돌아오자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마르 6,31)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을 만큼 군중이 몰려왔건만, 예수님께서는 지친 제자들에게 ‘가서 좀 쉬어라’고 배려하십니다. 

“쉬어라”는 이 말씀에서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 하느님께서 이렛날에 복을 내리시고 거룩하게 하셨다.'(창세기 2,3)는 창세기의 울림을 듣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쉼'은 하느님께서 창조된 모든 것에게 ‘복을 내려주시고’, ‘거룩하게 하셨음’과 같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쉬게 하고, 그들이 한 모든 일에 복을 내리고 거룩하게 하십니다.

그리하여 ‘쉼’ 안에서 당신이 바로 ‘주님’임을 알게 하시는 일입니다.

 

시편 작가는 말합니다. 
“너희는 멈추고(곧 쉬고) 내가 주 하느님임을 알아라.”

(시편 46,11)

또한 두 번씩이나 반복되는 “외딴 곳으로 가서”라는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는 “이제 나는 그 여자를 외딴 곳 광야로 데리고 가서 다정히 말하리라. ~너는 나를 ‘내 남편’이라 부르리라. ~내가 너를 아내로 삼으리니, 네가 주님을 알게 되리라.”(호세 2,16-22 참조)는 호세아서의 울림을 듣습니다.

 

그러니 '외딴 곳'에서 벌어질 일은 바로 이 일입니다.

당신을 낭군이라 부르게 되고, ‘주님’을 알게 되는 일입니다. 

한편, 예수님께서는 피곤함에 지친 제자들은 쉬게 하시면서도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습니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과 같았기 때문입니다.(마르 6,34)

 

이는 민수기(27,15-17)의 표현을 연상시켜줍니다.

거기서 모세는 하느님 백성이 '목자 없는 양처럼'(민수 27,17; 1열왕 22,17) 되지 않도록 한 사람을 세워달라고 간청합니다.

 

목자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양떼를 위한 음식을 마련하는 것이고,

모세는 광야에서 만나를 공급하고(탈출 16장),

엘리사는 백 명을 먹이기 위해 빵의 양을 늘렸듯이(2열왕 4,42-44),

예수님께서도 이제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먹을 음식을 마련하기에 앞서, 먼저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시작하였습니다.(마르 6,34)

그들이 진정으로 굶주리고 목말랐던 것은 바로 ‘진리’인 생명의 말씀이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양들을 '진리'로 인도하는 이가 바로 '참된 목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먼저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참된 양식’을 받아먹는 ‘양’이어야 합니다. 

오늘 진정 우리가 그분의 ‘양’이라면, 우리를 ‘측은히’ 여기시는 그분에게서 ‘진리’인 말씀의 양식을 얻을 것입니다.

그리고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마르 6,31)

 

주님!

저를 외딴 곳, 당신의 거처로 데려 가소서.

당신 안에 쉬게 하소서.

그 쉼 안에서 사랑에 젖게 하소서.

당신 사랑을 알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서 당신을 낭군이라 부르게 하소서.

오, 주님!

당신만이 진정한 쉼이오니, 당신 사랑의 속삭임 안에 쉬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2024.2.2.금요일 주님 봉헌 축일(축성 생활의 날)                                           말라3,1-4 루카2,22-40

 

                                                              봉헌의 여정

                                                  -한결같은 하느님 중심의 삶-

 

오늘은 주님 봉헌 축일입니다.

주님 성탄후 40일째 되는 2월2일 성모님께서 모세의 율법에 따라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봉헌하는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날을 ‘축성 생활의 날'로 제정하여 특히 주님께 자신을

봉헌한 수도자들을 위한 날로 삼았습니다. 

오늘 성전에서 봉헌되는 주님의 모습을 말라키 예언자는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그대로 오늘 봉헌 축일 미사전례 은총을 보여줍니다.

 

“너희가 찾던 주님, 그가 홀연히 자기 성전으로 오리라.

너희가 좋아하는 계약의 사자, 보라, 그가 온다.

그는 은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의 봉헌을 날로 새롭게 함으로 말그대로 봉헌의 기쁨을,

봉헌의 행복을 살 수 있게 하십니다.

오늘은 주님의 봉헌 축일이자 수도자들은 물론 우리 믿는 이들 모두의 봉헌 축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봉헌의 축복에 대해 깊이 묵상할 수 있는 절호의 날입니다.

세상에 봉헌보다 아름다운 말마디는 없을 것입니다.

믿지 않는 이들은 봉헌이란 말마디의 깊은 의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살지 않고는 결코 이해할수 없는 말마디가 봉헌입니다.

 

봉헌의 깊이는 하느님의 깊이이며 봉헌은 믿는 이들의 모두이자 삶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봉헌의 사랑, 봉헌의 기쁨, 봉헌의 행복, 봉헌의 축복, 봉헌의 아름다움, 봉헌의 자유,

봉헌의 평화등 봉헌의 은혜는 끝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봉헌의 행복을 체험해보지 못하고 아까운 인생 헛되이 마친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허전하고 쓸쓸하겠는지요!

봉헌의 삶에서 저절로 솟아 나오는 주님 사랑의 고백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봉헌의 삶을 통해 존엄한 품위의 인간 존재임이 잘 드러납니다.

오늘 축성생활을 맞아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유덕현 아빠스의 담화문중

주목되는 일부 내용을 인용합니다.

 

“요즘 나이 많은 수도자들이 수도회를 떠나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전에는 이런 일이 수도회에 거의 없었다.

그들이 떠나는 이유중 큰 하나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낄수 없고, 수도회 안에서 쓸모없는 사람으로

취급받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봉헌을 새롭게 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참으로 내 소중한 성소를 날마다 가꾸고 돌보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니

또한 영적훈련이요 영적전쟁에 속합니다.

한두번 봉헌이 아니라,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하느님 중심의 ‘봉헌의 여정’을 살아가는 우리들이니

매일이 봉헌 축일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봉헌의 절정은 죽음이요 언젠가의 갑작스런 거룩한 죽음의 봉헌이 아니라

하루하루 크고 작은 일상의 봉헌의 여정에 충실할 때 참으로 거룩하고 아름다운 봉헌의 죽음이라는 것입니다.

봉헌 축일이되면 떠오르는 두편의 시가 있습니다.

 

“당신이 꽃을 좋아하면

 당신의 꽃이

 당신이 별을 좋아하면

 당신의 별이

 당신이 하늘을 좋아하면

 당신의 하늘이 

 되고 싶다

 늘 당신의 무엇이 되고 싶다”-1998.12.25.

 

늘 주님이신 당신의 무엇이 되고 싶은 목마름과 배고픔이, 갈망과 열망이, 마르지 않는 봉헌의 샘이자,

지칠줄 모르는 성소의 원동력이 됩니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어느 자매님이 살아 생전에 작은 꽃 한송이를 선물했을 때 드린

짧은 자작시도 잊지 못합니다.

 

“꽃이 

 꽃을 가져오다니요?

 그냥 오세요.

 당신은 

 꽃보다 더 예뻐요!”

 

삶자체보다 더 좋은 봉헌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좋은 사람은 빈손으로 와도 반갑듯이 날마다 사랑의 봉헌의 삶을 사는 분들이라면

하느님께는 그 삶자체로 최고의 봉헌이 될 것입니다.

 

바로 그 봉헌의 모범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던 예수님의 부모인 마리아와 요셉이요,

의롭고 독실하게 살면서 봉헌된 삶에 항구하다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만난 시메온입니다. 

또 여든 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내면서도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기던 한나 예언자였습니다.

 

우리가 끝기도때마다 바치는 참 아름다운 시메온의 노래는 정말 날마다 정성을 다해 바친다면

선종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타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새삼 우리 베네딕도회 정주 영성이 참 반갑고 고맙습니다.

바로 정주의 삶은 봉헌의 삶, 성화의 삶이요, 정주의 여정은 봉헌의 여정, 성화의 여정이요,

정주의 축복은 봉헌의 축복, 성화의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정주의 삶, 봉헌의 삶, 성화의 삶이 깊어가면서 우리 모두 날로 주님을 닮아감으로

참나의 실현도 이뤄지겠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말미의 묘사처럼 봉헌의 축복은 예수님의 성장과정을 통해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믿는 이들의 자녀가 모두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봉헌의 축복은 끝이 없습니다.

그러니 끝까지, 한결같이, 살아있는 그날까지, 날로 주님을 닮아가면서 참나의 실현을 이뤄주는

정주의 여정, 봉헌의 여정, 성화의 여정에 항구하도록 합시다.

 

바로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전례 은총이 우리 봉헌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끝으로 봉헌생활을 압축한, 늘 바쳐도 늘 새로운 제 좌우명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희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2/3(토)  연중 제4주간 토요일, 되새김 구절

 

1.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조재형 신부)

 

2.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또한 나는 네가 청하지 않은 것, 곧 부와 명예도 너에게 준다.”(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마르 6,31)

 

주님!

저를 외딴 곳, 당신의 거처로 데려 가소서.

당신 안에 쉬게 하소서.

그 쉼 안에서 사랑에 젖게 하소서.

당신 사랑을 알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서 당신을 낭군이라 부르게 하소서.

오, 주님!

당신만이 진정한 쉼이오니, 당신 사랑의 속삭임 안에 쉬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하루하루 정주의 삶, 봉헌의 삶, 성화의 삶이 깊어가면서 우리 모두 날로 주님을 닮아감으로

참나의 실현도 이뤄지겠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말미의 묘사처럼 봉헌의 축복은 예수님의 성장과정을 통해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믿는 이들의 자녀가 모두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봉헌의 축복은 끝이 없습니다.(이수철 신부)

 

2/3(토)  연중 제4주간 토요일, 406(제36) 일 기도

 

복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예수님처럼...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가지게 하소서. 

많은 것을 가르치는 마음을 가지게 하소서.

외딴 곳에서 기도하게 하시어...

하느님의 뜻을...

지혜롭게 분별하는 시간을 갖게 하소서.

 

- 2024년 2월3일(토) 3시1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