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4년 2월 9일 금요일[(녹) 연중 제5주간 금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4년 2월 9일 금요일[(녹) 연중 제5주간 금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어서 와 하느님께 경배드리세. 우리를 내신 주님 앞에 무릎 꿇으세.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네.
본기도
주님의 가족을 자애로이 지켜 주시고
천상 은총만을 바라는 저희를 끊임없이 보호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11,29-32; 12,19
29 그때에 예로보암이 예루살렘에서 나가다가
실로 사람 아히야 예언자를 길에서 만났다.
그 예언자는 새 옷을 입고 있었다.
들에는 그들 둘뿐이었는데,
30 아히야는 자기가 입고 있던 새 옷을 움켜쥐고 열두 조각으로 찢으면서,
31 예로보암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열 조각을 그대가 가지시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이제 내가 솔로몬의 손에서 이 나라를 찢어 내어 너에게 열 지파를 주겠다.
32 그러나 한 지파만은 나의 종 다윗을 생각하여,
그리고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에서 내가 뽑은 예루살렘 도성을 생각하여
그에게 남겨 두겠다.’”
12,19 이렇게 이스라엘은 다윗 집안에 반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나는 주님, 너의 하느님이니 너는 내 말을 들어라.
○ 너에게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 된다. 너는 낯선 신을 경배해서는 안 된다. 내가 주님, 너의 하느님이다. 너를 이집트 땅에서 끌어 올렸다. ◎
○ 내 백성은 내 말을 듣지 않고, 이스라엘은 나를 따르지 않았다. 고집 센 그들의 마음을 내버려 두었더니, 그들은 제멋대로 제 길을 걸어갔다. ◎
○ 내 백성이 내 말을 듣기만 한다면, 이스라엘이 내 길을 걷기만 한다면, 나 그들의 원수들을 당장 꺾고, 내 손을 돌려 그들의 적들을 치리라.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 저희 마음을 열어 주시어 당신 아드님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 알렐루야.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31-37
그때에 31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32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33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34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35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36 예수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분부하셨다.
그러나 그렇게 분부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
37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놀라서 말하였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빵과 포도주를 마련하시어
저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갈 힘을 주셨으니
이 예물이 영원한 생명을 주는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자애를, 사람들에게 베푸신 그 기적을. 그분은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시고, 굶주린 이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네.
<또는>
마태 5,4.6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으리라.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지리라.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저희 모두 같은 빵과 같은 잔을 나누어 먹고 마시게 하셨으니
저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어
기꺼이 인류 구원에 앞장서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ㅇ론
연중 제5주간 금요일
아르키메데스는 ‘유레카(Eureka)’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유레카는 뜻밖의 발견을 했을 때 외치는 감탄사입니다. 꽉 막힌 문제가 어느 순간에 풀렸을 때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순금과 같은 무게인 물체를 물에 넣어 순금이 밀어내는 물의 양과 다른 물체가 밀어내는 물의 양을 비교하여 순금인지 합금인지 알아내었다고 합니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목욕탕에서도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은 ‘염화시중(拈華示衆)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부처님이 영산회에서 연꽃 한 송이를 대중에게 보이자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 지으므로 그에게 불교의 진리를 주었다고 하는 데서 유래합니다. 유레카는 아니지만 살면서 기분 좋은 일이 더러 있습니다. 약속시간에 조금 늦을 것 같았는데 상대방이 늦을 것 같다고 문자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급하게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여유 있게 약속시간에 나갈 수 있습니다. 염화시중은 아니지만 ‘찌찌뽕’이 있습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것을 뜻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삶에 유레카와 염화시중이 있다면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복음서는 ‘희랍어’로 기록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람어’로 복음을 선포하셨지만 복음서가 희랍어로 기록된 것은 복음을 듣는 대상들이 희랍어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이스라엘을 넘어 아시아로 전파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희랍어는 지식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였습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말씀을 대부분 희랍어로 표현했지만 3가지 말은 아람어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유는 그 말이 특별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케파’입니다. 케파는 ‘바위’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시몬을 만났을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구나. 앞으로 너는 케파라고 불릴 것이다.” 케파는 희랍어로 베드로라는 뜻이고, 베드로는 우리말로는 ‘바위’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복음서 저자는 베드로에 천국의 열쇠를 맡겨 주시는 그 특별한 순간에 ‘케파’라는 아람어를 사용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탈리타쿰’입니다. 탈리타쿰은 ‘일어나라’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은 소녀를 찾아가셨습니다. 사람들은 소녀가 이미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데리고 가셨습니다. 그리고 이미 죽어있는 소녀에게 ‘탈리타쿰’이라고 하셨습니다. 신앙은 일어나는 것입니다. 부활도 일어나는 것입니다. 절망에서 희망에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불신에서 믿음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분노에서 용서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교만에서 겸손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25세에 죽고 75세까지 묻히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인생의 잠재력을 완전히 경험하지 못하고 자신의 열정과 꿈을 추구하지 못한 채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절망 중에 있다면, 불신 중에 있다면, 분노 중에 있다면, 교만 중에 있다면 살아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모르고 산다면 그것은 신앙인의 삶이 아닙니다. 복음서 저자는 죽은 이를 살리는 특별한 순간에 ‘탈리타쿰’이라는 아람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에파타’입니다. 에파타는 ‘열려라’라는 뜻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에파타!” 곧 “열려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시작하였던 성 요한 23세 교황께서도 교회의 창문을 열자고 하였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통하는 주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 가르침은 낯선 곳의 긴장도 쉽게 풀어주고, 새로운 만남을 곧 친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것만 잘 지키면 우리는 닫힌 문을 열수 있을 겁니다. “남에게 원하는 대로 남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먼저 말하기 전에 먼저 듣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충실하게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둘을 식별하는 지혜를 청하는 것입니다. 복음서의 저자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특별한 순간에 ‘에파타’라는 아람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주님은 그들과 함께 일하시며 표징으로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연중 제5주간 금요일
복음: 마르 7,31-37
주님께서는 나와 단둘이, 일대일로 만나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땅의 서북쪽 해안 지역, 즉 티로와 시돈을 훑으신 다음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베이스캠프 격인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사목터로 돌아오자 마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치유를 청하십니다.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저도 청력이 조금씩 약화되어 가니, 청각장애인이 겪는 고통과
그들의 심정을 아주 조금 이해하게 됩니다.
심하지는 않으니 그냥 마음 편히 가시고 살라는 의사 선생님의 당부를 순순히 받아들이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청각 장애와 함께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언어장애입니다.
잘 안 들리다보니 말수도 줄어들고, 결국 말도 어눌하게 되고 더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잘 안 들리고 말을 잘못하는 것, 어쩔수 없지, 다른 불치병보다는 괜찮지,
하지만, 당사 입장에서 겪는 고통은 만만치 않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소통이 안되니 거기서 느끼는 소외감과 막막함, 사회로부터의 단절감과 고립감은
그를 엄청난 외로움으로 몰고 갑니다.
이런 중복 장애인을 치유하시는 과정에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모습이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우선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르르 단체로가 아니라 주님과 나 단둘이 일대일로 만나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만물의 창조주요 구세주이신 하느님께서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과 장소를 마련하시고
나를 특별히 대우하시고 배려하신다는 것, 얼마나 은혜롭고 감사한 일인지요.
그 옛날 그 중복 장애인은 예수님과의 일대일 만남, 그것 하나만으로도
벌써 몸과 마음의 치유가 시작되었습니다.
더 특별한 일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외아들, 굳이 접촉하지 않으셔도 말씀 한 마디로,
눈빛 한번으로 치유가 가능한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은혜롭게도 그토록 크신 하느님, 지고지순하신 하느님께서 하찮은 우리 인간과
직접 접촉하십니다.
당신의 존귀하신 손가락을 환자의 두 귀에 집어넣으십니다.
손에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눈에서는 쉼없이 눈물이 흘러나왔을 것입니다.
입에서는 감사의 기도가 저절로 터져나왔을 것입니다.
이윽고 예수님께서 권능으로 가득찬 한 마디 말씀으로 그를 자유롭게 해주십니다.
“에파타!”
오늘도 주님께서는 여기저기 막히고 단절되어 고통당하고 있는 우리에게 힘주어 능력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열려라!”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연중 제5주간 금요일
<“에파타!(열려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방인 지역인 티로와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지역을 지나 다시 갈릴래아로 오셨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습니다.(마르 7,31)
사실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교는 혼자 깨달음에 이르는 종교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그 ‘말씀’에 따라 사는 종교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귀’와 ‘입’은 신앙을 형성하는 조건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귀먹은 이’란 단지는 듣지 못하는 이가 아니라, 곧 귀가 있어도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입니다.
또한 ‘말 더듬는 이’란 입이 있어도 혀가 굳어져 말씀을 삼키지 않는 이입니다.
그러니 ‘귀먹고 말 더듬는다’는 것은 소통과 통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곧 친교를 나누지 않음이요, 단절과 분리요, 자신을 내어주지 않고 사랑하기를 거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친교를 나누지 않고 사랑하기를 거부하는 것일까?
그것은 닫혀있는 까닭일 것입니다.
귀와 입이 닫혀있어 말씀이 드나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막혀 있어서 흘러들고 흘러나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름 아닌 완고하여 고집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사실 우리도 귀 막고 입 막고 사는 귀머거리요, 벙어리임에 틀림없습니다.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바로 귀머거리요, 타인을 칭찬하지 않을 때가 바로 벙어리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우리는 귀머거리요,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때 우리는 벙어리입니다.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듣기 싫은 말은 듣지 않을 때 우리는 귀머거리요,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하고 싶지 않는 말은 하지 않을 때 우리는 벙어리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따로 데리고 나가십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을 따로 광야로 불러내듯, 여인을 광야로 불러내어 사랑을 속삭여주듯(호세 2,16-25 참조),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시어, 당신 손가락을 우리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우리의 혀에 손을 대십니다.' (마르 7,33)
그리고 빵 다섯 개로 5천명을 먹이셨을 때처럼, '하늘을 우러러' 아버지의 뜻에 의탁하여 ‘숨을 내쉬어’ 당신의 영을 불어넣으시며 말씀하십니다.
“에파타!(열려라)”
(마르 7,34)
바로 그 순간, 저희는 그분 손가락을 통하여 만질 수 없는 신성을 만집니다.
곧바로 묶였던 ‘혀’가 풀리고 닫혔던 ‘귀’의 문이 열립니다.
마치 아담이 말을 배우지 않고도 곧바로 말을 하게 해 주셨던 것처럼(창세 1,27-28;2,20), 힘들게 배워야 하는 말을 배우지도 않고도 말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
당신 말씀을 듣도록 ‘듣는 귀’를 열어 당신 말씀을 심으십니다.
당신 손가락으로 혀를 도유하여 영을 불어넣으십니다.
그리고 이로써 “귀머거리는 귀가 얼리리라. ~ 벙어리도 혀가 풀려 노래하리라.”(이사 35,5-6)는 이사야의 예언을 저희에게서 이루시고, 메시아 시대가 왔음을 알리십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영혼을 도유하십니다.
저희 귀를 열어주시어 당신 말씀을 담아주시고, 혀로 그 아름다운 향기를 맛보게 하십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저희가 당신 말씀의 향기를 뿜게 하소서!
당신 영으로 도유된 진리의 말씀을 살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에파타!(열려라)”
(마르 7,34)
주님,
저는 귀 막고 입 막고 사는 귀머거리요, 벙어리입니다.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바로 귀머거리요, 타인을 칭찬하지 않을 때가 바로 벙어리입니다.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귀머거리요, 당신께 감사드리지 않을 때 벙어리입니다.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듣기 싫은 말은 듣지 않을 때 귀머거리요,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하고 싶지 않는 말은 하지 않을 때 벙어리입니다.
주님,
저의 영혼을 도유하소서.
당신의 영을 불어넣으시어 저의 귀와 입을 열어주소서.
저희 귀에 당신 말씀을 담아주시고, 저의 혀로 그 아름다운 향기를 맛보게 하소서.
오늘 제가 당신 말씀의 향기를 뿜게 하시고, 당신 영으로 도유된 진리의 말씀을 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연중 제5주간 목요일
-한결같이, 간절하고, 절실하고, 절박한 삶-
잠깨어 일어나 집무실을 문을 여니 은은한 봄향기가 온몸에 젖어들었습니다. 어제 제 75회 생일을 맞이하여 선물받은 안개꽃과 후리지아꽃이 잘 어울리는 꽃꽂이에서 나는 봄향기, 꽃향기 였습니다. 즉시 꽃말을 찾아봤습니다.
안개꽃은 죽음, 맑은 마음, 깨끗한 마음, 사랑의 성공, 간절한 기쁨, 기대, 밝은 마음, 약속, 슬픔등 꽃말을 지니고 있고, 후리지아는 순백, 결백, 천진난만, 기대, 우정, 감사등의 꽃말을 지니고 있습니다. 꽃같은 영혼으로 살라는 깨우침을 주는 참 신비롭고 아름다운 꽃말들입니다. 26년전 동양난(東洋蘭)을 선물받고 써드린 “난(蘭)같은 당신”이란 답시도 생각납니다.
“당신
존재의 향기
하나만으로 충분합니다
있음자체만으로
향기롭고 평화로운
난(蘭)같은 당신입니다”-1998.3.31
어제 제 생일은 뜻하지 않게 참 행복한 일이 많았습니다. 수도원 봉사왔던 꽃같이 향기로운 네분 자매들은 축하케이크 선물에 축하노래에 이어 제 자작시(自作詩)들을 돌아가며 읽으니 얼마나 꽃처럼 향기로웠던 시간이었던지요! 대표 자매님의 감사의 메시지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신부님!
저희 모두에게 너무도 행복하고 소중한 선물을 주셨습니다.
가끔씩 모여 신부님 시낭독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가하면 세상 한복판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고고한 수도자처럼 살아가는 치과의사 형제님으로부터 향기 그윽한 꽃꽂이 택배 선물을 받았고 즉시 19년전의 “어느 치과 예찬”이란 시도 보내드렸습니다.
“친절하고 선량한 사람이다
욕심없어
마음 또한 맑고 깨끗하다
최소한도의 의식주로 만족하는 이다
식물성이라
그 곁에선 풀냄새가 난다
시를 좋아하는
섬세한 감성을 지닌 이다
부드러움 중에
강인한 의지가 빛처럼 배어나오는 이다
그의 일은 하나의 예술이다
때로 쉬는 날 그는 진료 봉사를 한다
쉴 틈이 별로 없는 이다
몸으로 사는 게 아니라 정신으로 사는 이다
평상심(平常心)의 도(道)를 살기에
외로움도 그를 슬며시 비켜간다
그러니
그는 예술가이고 세속 안에 수도자이다
내 좋아하는
어느 치과의사이다”-2005.3.
놀랍습니다. 19년이 지금도 거기 그 자리에서 정주하면서, 위 시처럼 한결같이 변질됨이 없이, 간절하고 절실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치과 서비스업에 전념하면서, 향기로운 발효인생을 살아가는 제 좋아하는 어느 치과의사입니다. 또 알게 된지 1년 채 못되지만 수도원과 저를 끔찍이 좋아하는 분으로부터 평생 간직하고픈 수필집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제, 등짐을 내려놓다.-전국 가톨릭 성지순례완주, 그 발걸음 에세이”
표지 제목에 이어 안에는 저에게 보낸 글이었습니다.
“고마우신 분, 하늘만큼 존경하는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께!
순례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행복한 웃음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감사와 사랑을 드리며, 2024.1.20., 저자 박온화(朴溫花) 루시아-
뒷 표지의 이해인 수녀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단아한 추천글도 일부 나눕니다.
“실제의 삶에서도 너무나 성실하고 단단하게
인내로운 신앙인의 본을 보여주는
박온화 작가의 진솔하고 따뜻한 글을 통해
우리에게도 영적갈망이 은은하고 새롭게 피어오르는
참 기쁨을 맛볼수 있으니 거듭 감사할 뿐입니다.
사랑위해 목숨바친 순교성인들을
더 깊이 더 고맙게 기억하면서
기도의 하얀 꽃 한송이 바치고 싶습니다.”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했습니다. 하느님은 언제 어디에 계시듯 성인들도 언제 어디서나 세상 곳곳에 있습니다. 윗분들은 물론이고 제 주변에는 하늘의 별처럼, 땅의 꽃처럼, 하느님 중심의 한결같이 간절하고 절실하고 절박한 정주영성과 믿음을 살아가는 참 자랑스럽고 사랑스런 성인같은 분들이 곳곳에 많습니다.
서울교대부국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신뢰와 사랑을 온몸에 받았던, 60대 초반에 병사한 약 55년전 제 고향 충남 예산의 옆동네 홍성 출신의 교대시절 절친이었던 분의 교대부국 동산에 세워진 돌판 묘비명 “한결같이”란 친필 글자도 문득 생각납니다. “한결같이” 절친의 삶의 모토였던 듯 합니다. 수도원에 들어온후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음이 내내 회한(悔恨)으로 남아있습니다.
강론 서두가 길었습니다. 얼마전 “1.책 더 많이 보고 싶어서, 2.주님을 더 많이 사랑하고 싶어서” 오래 살고 싶다 했는데 하나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3.더 많이 공부하고 싶어서” 오래 살고 싶습니다. 어느 고승은 제자들에게 “공부하다 죽어라” 유언을 남겼다는데, 저는 하루하루 공부하는 마음으로 살고, 공부할 것 가득 안고 강론을 씁니다. 다산 어록의 오늘의 말씀입니다.
“재물을 탐내기보다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재물보다 풍성한 만족을 준다.”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정주영성과 믿음을, 한결같이 간절하고 절실하고 절박한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참사람의 성인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복음의 시리아 페니키아 여자의 한결같은 믿음과 독서의 솔로몬의 대조가 뚜렷합니다. 회개한 성인은 있어도 부패한 성인은 없다는 말씀이 그대로 다윗과 솔로몬에게 적용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보다시피 솔로몬은 한결같지 못했고 날로 변질 부패된 삶을 살다가 죽었습니다. 우리의 반면교사 역할을 하는 다음 솔로몬에 대한 묘사입니다.
“그의 마음은 아버지 다윗의 마음만큼 주 그의 하느님께 한결같지 못하였다. 솔로몬은 주님의 눈에 거슬르는 악한 짓을 저지르고, 자기 아버지 다윗 만큼 주님을 온전히 추종하지는 않았다. 솔로몬은 자신의 모든 외국인 아내를 위하여 그들의 신들에게 향을 피우고 제물을 바쳤다.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진노하셨다. 그의 마음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에게서 돌아섰기 때문이다.”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솔로몬은 700명 아내와 300명의 첩을 두었다 하니, 그 변질 부패인생이 얼마나 극에 달했는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람이 하느님을 떠나면 얼마나 부패 변질되고 망가지고 무너질 수 있는 지 보여줍니다. 이래서 광야인생 하느님 중심의 삶에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요 하느님을 떠나 세상것들에 중독되어 잘못 미치면 괴물도 악마도 폐인도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종교도 국적도 남녀노소도 보지 않고 믿음만 보십니다. 주님은 한결같이 당신 중심의 정주영성과 믿음에 간절하고 절실하고 절박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끝까지 챙기십니다. 바로 그 좋은 예가 복음의 이교도인 시리아 페니키아의 여자의 겸손과 인내의 정주의 믿음입니다. 참으로 한결같이 간절하고 절실하고 절박한 그녀의 믿음에 감동한 주님의 치유의 응답입니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참으로 주님의 불퇴전(不退轉)의 여전사(女戰士), 이교도인 시리아 페니키아의 여자의 겸손한 믿음, 인내의 믿음, 탄력좋은 백절불굴의 믿음, 한결같고 간절하고 절실하고 절박한 믿음, 목숨을 건 믿음입니다. 솔로몬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자포자기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대죄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영적전투에 임하는 탄력좋은 믿음으로, 한결같고 간절하고 절실하고 절박한 믿음으로 살 때 영적승리의 삶이요 이에 결정적 도움을 주는 주님의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아멘.
2/9(금) 연중 제5주간 금요일, 되새김 구절
1. 복음서에 나오는 아람어 3글자....
케파는 ‘바위’
탈리타쿰은 ‘일어나라’
에파타는 ‘열려라’(조재형 신부)
2. “에파타!”
오늘도 주님께서는 여기저기 막히고 단절되어 고통당하고 있는 우리에게 힘주어 능력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열려라!”(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에파타!(열려라)”
(마르 7,34)
주님,
저는 귀 막고 입 막고 사는 귀머거리요, 벙어리입니다.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바로 귀머거리요, 타인을 칭찬하지 않을 때가 바로 벙어리입니다.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귀머거리요, 당신께 감사드리지 않을 때 벙어리입니다.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듣기 싫은 말은 듣지 않을 때 귀머거리요,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하고 싶지 않는 말은 하지 않을 때 벙어리입니다.
주님,
저의 영혼을 도유하소서.
당신의 영을 불어넣으시어 저의 귀와 입을 열어주소서.
저희 귀에 당신 말씀을 담아주시고, 저의 혀로 그 아름다운 향기를 맛보게 하소서.
오늘 제가 당신 말씀의 향기를 뿜게 하시고, 당신 영으로 도유된 진리의 말씀을 살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참으로 주님의 불퇴전(不退轉)의 여전사(女戰士), 이교도인 시리아 페니키아의 여자의 겸손한 믿음, 인내의 믿음, 탄력좋은 백절불굴의 믿음, 한결같고 간절하고 절실하고 절박한 믿음, 목숨을 건 믿음입니다. (이수철 신부)
2/9(금) 연중 제5주간 금요일 , 412(제42)일 기도
복음 <예수님께서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셨다.>
“에파타!(열려라)”
(마르 7,34)
주님,
저는 귀 막고 입 막고 사는 귀머거리요, 벙어리입니다.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바로 귀머거리요, 타인을 칭찬하지 않을 때가 바로 벙어리입니다.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귀머거리요, 당신께 감사드리지 않을 때 벙어리입니다.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듣기 싫은 말은 듣지 않을 때 귀머거리요,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하고 싶지 않는 말은 하지 않을 때 벙어리입니다.
주님,
저의 영혼을 도유하소서.
당신의 영을 불어넣으시어 저의 귀와 입을 열어주소서.
저희 귀에 당신 말씀을 담아주시고, 저의 혀로 그 아름다운 향기를 맛보게 하소서.
오늘 제가 당신 말씀의 향기를 뿜게 하시고, 당신 영으로 도유된 진리의 말씀을 살게 하소서!
아멘!
- 2024년 2월9일(금) 4시2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