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818 글/시]폭우 속 노점 할머니-따뜻한 하루[463]/내 젊음의 초상-헤르만 헷세
2024년 8월18일(일) 오늘의 글/시
폭우 속 노점 할머니 / 따뜻한 하루[463]
장마철이면 깊은 한숨에 비 내리는 하늘만 멍하니 보는 이들이 있습니다.
최근 SNS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억수같이 비오는 도로에 몸 웅크린 한 할머니가 팔리지 않는 채소바구니 앞에,
무릎 펴지 못한 체 구부리고 앉아서는 하염없이 손님 기다리고 있는 사진입니다.
하지만 그 주변에는 사람은커녕 지나가는 자동차조차 보이지 않는 텅 빈 거리입니다.
도대체 큰 장대 같은 우산아래, 모자까지 쓴 이 할머니가 저 빗속에 앉아계신 그 이유가?
아무튼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에 마음 아프다' 등, 사진 본 분들의 따뜻한 댓글이 많았습니다.
어느 날 냉장고 안에 시든 상추가 가득 담겨 있는 검정 비닐봉지를 발견한 적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고등학생인 아들이 육교에서 한 할머니가 땡볕 날씨에도 상추를 팔고 있었는데,
아무도 사 갈 것 같지가 않아서 본인 용돈으로 죄다 다 사 가지고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때로는 이런 따뜻한 마음으로 거리에 늘려진 물건을 사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멋진 물건 가지는 것도 좋지만, 우리 마음을 열어 얼마나 값진 소비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베푼 이는 그 베풂을 잊을 수 있어도, 받은 그 사람은 그 감사 절대 잊지를 못할 것입니다.
성경에도 가진 자들이 베푼 ‘가난한 이들에 대한 자선’을 다룹니다(집회 3,31).
‘은혜를 갚는 이는 앞날을 내다보는 것이니, 그가 넘어질 때에 도움을 얻으리라.’
예수님께서도 가진 걸 팔아 자선을 베풀어 하늘에 보물을 쌓길 바라십니다(루카 12,33).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그렇습니다.
행복이란 자신의 몸에 몇 방울 떨어뜨려 주면,
이웃 분들이 기분 좋게 느끼는 향수와 같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자선으로,
살맛나는 훈훈한 공동체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내 젊음의 초상
/ 헤르만 헷세
지금은 벌써 전설이 된 먼 과거로부터
내 청춘의 초상이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지난날 태양의 밝음으로부터
무엇이 반짝이고
무엇이 타고 있는가를!
그때 내 앞에 비추어진 길은
나에게 많은 번민의 밤과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그 길은
나는 이제 다시는 걷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는
나의 길을 성실하게 걸었고
추억은 보배로운 것이었다.
잘못도 실패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