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묵상

[매묵]2025년 5월 6일 화요일[(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마르티나 2025. 5. 6. 04:28

[매묵]2025년 5월 6일 화요일[(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묵시 19,5; 12,10 참조
낮은 이든 높은 이든 하느님을 경외하는 모든 이들아, 우리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그리스도의 권세와 권능과 구원이 나타났다. 알렐루야.

본기도

하느님,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난 하느님의 종들에게
하늘 나라의 문을 열어 주셨으니
세례의 은총이 그 안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어
그들이 모든 죄에서 해방되고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7,51─8,1ㄱ
그 무렵 스테파노가 백성과 원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말하였다.
51 “목이 뻣뻣하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여,
여러분은 줄곧 성령을 거역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조상들과 똑같습니다.
52 예언자들 가운데 여러분의 조상들이 박해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들은 의로우신 분께서 오시리라고 예고한 이들을 죽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여러분은 그 의로우신 분을 배신하고 죽였습니다.
53 여러분은 천사들의 지시에 따라 율법을 받고도 그것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54 그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에 화가 치밀어 스테파노에게 이를 갈았다.
55 그러나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다.
그가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니,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님이 보였다.
56 그래서 그는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57 그들은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았다.
그리고 일제히 스테파노에게 달려들어,
58 그를 성 밖으로 몰아내고서는 그에게 돌을 던졌다.
그 증인들은 겉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젊은이의 발 앞에 두었다.
59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에 스테파노는,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60 그리고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하고 외쳤다.
스테파노는 이 말을 하고 잠들었다.
8,1 사울은 스테파노를 죽이는 일에 찬동하고 있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31(30),3ㄷㄹ-4.6과 7ㄴ과 8ㄱ.17과 21ㄱㄴ(◎ 6ㄱ 참조)
◎ 주님, 제 목숨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
또는
◎ 알렐루야.
○ 이 몸 보호할 반석 되시고, 저를 구원할 성채 되소서. 당신은 저의 바위, 저의 성채이시니, 당신 이름 위하여 저를 이끌어 주소서. ◎
○ 제 목숨 당신 손에 맡기오니, 주님, 진실하신 하느님, 저를 구원하소서. 오로지 주님만 믿나이다. 당신 자애로 저는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
○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당신 앞 피신처에 그들을 감추시어, 사람들의 음모에서 구해 내소서. ◎

복음 환호송

요한 6,35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0-35
그때에 군중이 예수님께 30물었다. “그러면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
31 ‘그분께서는 하늘에서 그들에게 빵을 내리시어 먹게 하셨다.’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3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 준 이는 모세가 아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33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
34 그들이 예수님께, “선생님, 그 빵을 늘 저희에게 주십시오.” 하자,
3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에게 이토록 큰 기쁨의 원천을 마련해 주셨으니
기쁨에 가득 찬 교회가 드리는 예물을 받으시고
저희가 영원한 즐거움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부활 감사송 2 <그리스도의 새 생명>
주님, 언제나 주님을 찬송함이 마땅하오나,
특히 그리스도께서 저희를 위하여 파스카 제물이 되신 이때에,
더욱 성대하게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빛의 자녀들이 영원한 생명으로 태어났고,
믿는 이들에게 하늘 나라의 문이 열렸나이다.
주님의 죽음으로써 저희가 죽음에서 구원받았고,
주님의 부활로써 모든 이가 새 생명으로 부활하였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로마 6,8 참조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라 믿나이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파스카 신비로 새롭게 하신 주님의 백성을 인자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육신의 부활로 불멸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안니발레 카라치, <성 스테파노의 순교>, 1603-04년, 40x53cm, 파리, 루브르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부활 제3주간 화요일

 

오늘 독서에서는 초대 교회 첫 순교자인 스테파노 부제가 순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외칩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돌에 맞아 죽으면서도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이 얼마나 강력한 믿음입니까? 스테파노는 육신은 돌에 맞아 쓰러졌지만, 그의 영혼은 이미 하늘의 생명으로 살아 있었습니다. 그는 단지 죽은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로 건너간 첫 순교자였습니다. 이 장면을 묵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시대의 스테파노 같은 사람들, 곧 자기 목숨을 다 바쳐 복음을 전했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저는 그중 한 분으로, 최근 선종하신 드봉 주교님을 떠올립니다. 그분은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1954, 한창 가난하고 전쟁의 상처가 깊던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그로부터 71.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으시고, 바로 이 땅에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돌보며 살아가셨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땅에서 선종하셨습니다. 무엇이 그분을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낯선 언어, 낯선 문화, 낯선 음식을 넘어, 왜 그는 이곳을 자기 고향처럼 여기며 살았을까요? 그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열정 때문입니다. 드봉 주교님의 삶은 생명의 빵인 예수님을 만난 사람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분은 한국 땅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한국 땅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뿌리는, 인간적인 호감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프랑스의 안락함을 떠나 이 땅의 가난과 함께 살았던 삶. 그 삶은 단지 선교의 삶이 아니라, 복음의 증거였습니다. 71년간 한국에서 살다, 자신의 모든 것을 이 땅에 남기고 선종하셨습니다. 그분도 말없이 이렇게 고백하셨을 겁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이 땅의 백성들을 용서하시고, 사랑으로 감싸 주십시오.”

 

드봉 주교님의 인생을 표현하자면, 그분은 경계를 넘은 사람이었습니다. 국경의 경계, 언어의 경계, 문화의 경계, 심지어 죽음의 경계까지도 넘은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믿음은 경계를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 나이에는 새로운 일을 못 해요.” “나는 이제 변화하기에는 너무 늦었어요.” 하지만, 드봉 주교님의 삶은 이렇게 말합니다. “믿음이 있다면, 그 어떤 경계도 넘어설 수 있다.” 우리도 언젠가 이 땅을 떠나 영원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땅에서의 삶을 무엇으로 채우고 계십니까?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 다시 묻습니다. “너는 무엇으로 배를 채우고 있는가? 세상의 양식이냐, 아니면 생명의 빵이냐?” 드봉 주교님은 생명의 빵으로 살아가신 분이셨습니다. 스테파노는 성전 바깥에서 돌에 맞아 죽었습니다. 드봉 주교님도 고향 프랑스가 아니라, 이국의 땅, 낯선 언어, 낯선 문화 속에서 자기 생애를 기꺼이 내어놓은 순교적인 삶을 사셨습니다.

 

순교는 반드시 피 흘림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내 뜻을 버리고, 내 안일함을 내려놓고, 타인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삶도 하루하루의 순교입니다. 스테파노는 목숨을 내어놓았고, 드봉 주교님은 자기의 삶 전체를 내어놓았습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자신이 받은 생명의 빵을 나누는 길임을 믿었기에 프랑스를 떠나 한국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자신의 영적 고향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절대로 배고프지 않을 것이다.” 스테파노 부제는 그 빵을 먹었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드봉 주교님도 그 빵을 먹었기에 생애 전체를 타인을 위한 나눔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우리도 그 생명의 빵을 받았고, 이제는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어야 할 때입니다. “나는 어떤 빵을 먹고 있는가?” “나는 생명의 빵을 누구와 나누고 있는가?” “나는 순교자처럼 오늘 하루를 살고 있는가?” 오늘 하루, 스테파노 부제의 믿음과 드봉 주교님의 순명 안에 살아 있었던 영원한 생명의 열정을 마음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이 하루를 주님께 온전히 봉헌합니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부활 제3주간 화요일

복음요한 6,30-35

 

돈보스코, 보시는 것처럼 저는 지금 행복이 가득한 곳에 서 있습니다!

 

오늘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에게는 정말이지 특별한 날입니다.

돈보스코의 애제자 도미니코 사비오 성인의 축일이기 때문입니다.

도미니코 사비오의 시성은 한 마디로 돈보스코께서 청소년들 가운데서 평생 실천했던 예방교육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위대한 교육 방식인가를 만천하에 드러낸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돈보스코의 호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손수건 같은 존재였던 도미니코 사비오는 돈보스코의 말이라면

만사 제쳐놓고 순명했습니다.

스승이 제시한 성화의 길을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걸어간 결과 너무나도 쉽게 성인(聖人)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그것도 15세의 나이로.

 

1855년 6월 24일 돈보스코가 마흔살 되던 해 영명축일 때의 입니다.

오라토리오 아이들은 성극이나 성가, 합창이나 시낭송 등, 정성껏 축제를 준비하여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자신을 향한 아이들의 지극한 사랑에 크게 감동을 받은 돈보스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각자 받고 싶은 선물을 쪽지에 적어 내게 주세요. 뭐가 됐든 여러분의 기대에 실망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어요.”

 

이 대목에서 돈보스코의 양떼를 향한 지극한 사랑을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영명 축일에 이것 저것 선물이나 금일봉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오라토리오의 수많은 아이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선물을 해준 것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의 현실을 크게 돌아보게 하는군요.

 

수많은 종이 쪽지를 들고 당신 사무실로 돌아온 돈보스코는 하나 하나 쪽지를 열어봤습니다.

어떤 아이는 작은 성모상을 신청했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운동화를 적었습니다.

짖꿋은 한 아이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초콜릿 100킬로 그램’

 

수많은 쪽지들 가운데 유난히 돈보스코의 눈길을 끄는 쪽지가 하나 있었습니다.

도미니코 사비오(1842~1857)가 쓴 것이었습니다.

 

“성인(聖人)이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깜짝 놀라면서, 다른 한편으로 크게 감동받은 돈보스코는 도미니코 사비오를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비오! 성인이 되는 비결을 네게 선물하고 싶구나. 자, 여기 있다.

첫째 명랑하게 지내는 것이다.

둘째, 네게 지금 가장 중요한 일, 공부와 기도의 의무에 충실한 것이다.

셋째, 친구들에게 선을 베풀거라. 설령 네게 희생이 따르더라도 항상 네 친구들을 도우렴.

이 세가지만 잘 지켜도 충분히 성인이 될 수 있단다.”

 

천사표였던 도미니코 사비오는 돈보스코가 선물로 주신 세가지 성화의 비결을 마음 속 깊이 새겼습니다.

그리고 오라토리오 안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매일 매일 충실히, 지속적으로, 일상적으로...

 

그 결과 도미니코 사비오는 오래 지나지 않아 꿈에 그리던 성인의 명부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15세 되던 1857년 3월 9일 병사(病死)한 그는, 1954년 6월 12일 비오 12세 교황님에 의해

시성되었습니다.

 

한번은 세상을 떠난 도미니코 사비오가 돈보스코의 꿈에 나타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돈보스코, 보시는 것처럼 저는 지금 행복이 가득한 곳에 서 있습니다.”

 

이어 도미니코 사비오는 돈보스코에게 장미, 바이올렛, 백합, 용담꽃, 밀이삭이 어우러진

풍성한 꽃다발을 한 아름 건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꽃다발을 신부님의 아들들에게 보여주세요.

미는 사랑을, 바이올렛은 겸손을, 용담꽃은 회개를, 백합은 순결을, 밀이삭은 성체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답니다.

돈보스코, 그럼 안녕히!”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출처 - 살레시오회 내리피정 센터이야기


3. 이영근 신부님

 

부활 제3주간 화요일

복음요한 6,30-35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

 

어제 복음의 끝부분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군중들에게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분을 너희가 믿는 것이다.”(요한 6,28) 라고 선포하셨습니다.

 

그러자 그들이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일을 하시럽니까?”(요한 6,30)라고 표징을 요구하는 장면으로부터 오늘 복음은 시작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

(요한 6,33)

그렇습니다. 

이 빵은 인간이 만든 빵이 아닙니다. 

선사되고 주어진 은총의 빵입니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온 빵'입니다.

이 빵은 더 이상 하늘에만 차려져 있는 빵이 아니며, 이미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 안에 우리 가운데 있는 빵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빵을 이 세상에서 먹어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빵은 하늘에 올라가서야 먹게 되는 빵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하늘을 살게 하는 빵입니다. 

이 세상을 하늘로 만드는 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

(요한 6,33)

그러니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 되어야 합니다.

곧 자신을 세상에 빵으로 내어 주어야 합니다.

자신만이 아니라, 세상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하는 사명으로 주어진 빵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빛과 소금이 아니라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하듯, 자신을 위한 빵이 아니라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이미 자신이 받아먹은 ‘하늘에서 선사된 빵’을 세상에 생명으로 다시 내어놓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생명이 이 세상에서 살아 있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부활의 증거되는 삶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호수 건너편까지 찾아온 이들이 예수님께 “선생님, 그 빵을 늘 저희에게 주십시오.”(요한 6,34)하고 간청하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요한 6,35)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결코 굶주리지도 목마르지도 않을 양식으로 내어놓으십니다. 

베네딕도 16세 교종께서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다>에서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의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말씀이신 이 생명의 빵을 먹어야 할 일입니다. 

아모스 예언자는 말합니다.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리는 것이다.”

(아모 8,11)

 

<오늘의 말 · 샘 기도>

 

“내가 생명의 빵이다.”

(요한 6,35)

 

주님!

부서져 먹히게 하소서!

부서져 먹히는 빵이 되고서야 양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먹혀 형제들 안에서 사라지게 하소서!

먹혀 사라지고서야 생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5.5.부활 제3주간 월요일                                                                    

사도6,8-15 요한6,22-29

 

생명의 빵

“우리가 찾아야 할 유일한 분, 예수님”

 

“행복하여라, 그 길이 온전한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시편119,1)

 

계속되는 파스카 축제시기 5월 성모성월에 맞이하는 오늘 5월5일은 어린이 날에 부처님 오신 날,

참으로 축복 가득한 날입니다.

하느님 앞에 모두가 어린이들이요, 어린이같은 마음으로 부활하신 예수님과 오늘 오시는 부처님을

함께 모시는 참 좋은 날입니다. 

 

오늘 대한불교조계종은 부처님 오신날(불기2569), “세상에 평안을, 마음에 자비를”이란 봉축표어를 발표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참 좋은 이웃이 부처님입니다. 오늘 ‘어린이날 노래’(작사;윤석중, 작곡;윤극영)는

언제 들어도 흥겹습니다.

1948년 작곡된 곡이니 무려77년 역사를 지닌 곡입니다.

 

“1.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2.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예전 5월이 되면 늘 피정자들과 함께 불렀던 어린이날 노래요,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거워했습니다.

오늘 시간되면 동심의 어린이로 돌아가 힘차게 불러보시기 바랍니다.

5월5일 어린이날에 이어 5월8일은 어버이날, 5월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이때쯤이면 반세기전 초등학교 제자들이 저를 찾아와 동요를 불러주곤 하는데 올해는 5월10일입니다.

어린이뿐 아니라 염두에 둬야 할 부모요 어른들입니다. 오늘 옛 현자도 이를 일깨웁니다.

 

“부모를 살피고 헤아리는 사람은 효자라고 칭찬받지만, 아이를 살피고 헤아리는 사람은 당연한 일을 했다

여겨진다.”<다산>

“나갈 때 말씀드리고, 돌아와서는 얼굴을 뵈며, 다니는 곳은 일정해야 하고, 익히는 바는 이름이 있어야 한다.”<예기>

 

아이에 집착하여 노부모를 잊는 일 없이 순리順理에 따라 진실되고 투명한 삶을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오늘 요한복음의 주제는 ‘생명의 빵’입니다.

어린이같은 순수한 동심으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찾아야 할 분이 생명의 빵 파스카의 예수님입니다.

오천명을 먹이신 후 군중들은 또 육신의 빵을 찾아 예수님께 옵니다.

요한복음은 모두에게 “무엇을 찾느냐?”에서 “누구를 찾느냐?”로, 육적인 삶에서 영적인 삶으로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세상적인 무엇이 아닌, 참으로 우리를 구원할 누구를, 바로 예수님 자신을 찾아야 함을 배웁니다.

사실 우리 수도자들이 수도원에 온 것은 세상적인 ‘무엇을’ 찾아 온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주님을’ 찾아왔음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요한복음과 사도행전은 두부류의 인간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우리의 선택을 요구합니다.

위로부터 온 이들과 아래로부터 온 이들입니다. 

 

위로부터 온 이들은 주님을 찾는 어린이들과 같이 순수하고 고결한 영혼들이요,

아래로부터 온 이들은 세상적인 것을 찾는, 무지에 눈먼 속적이자 육적인 사람들입니다.

바로 오늘 군중은 아래로부터 온 이들을 상징합니다.

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은 우리의 무지를 일깨우며 우리가 선택할 삶이 무엇인지 분명히 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은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썩어 없어질 양식’과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이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평생 무지로 인해 썩은 양식을 추구하다가 늦게서야 이를 깨닫는 다면 그 인생 얼마나 허망할까요?

시공을,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인류를 위한 구원의 말씀입니다.

아래로부터의 삶에서 위로부터의 삶에로의 전환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이요, 물질적인 ‘무엇을’ 추구하기에 앞서

생명의 ‘주님을’ 찾으라는 촉구입니다. 이어지는 주님 말씀이 우리의 선택에 결정적 도움을 줍니다.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바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인 생명의 빵, 주님을 택한 모범이, 위로부터의 삶의 빛나는 모범이

제1독서 사도행전의 스테파노입니다.

아래로부터 온 이들과 위로부터 온 스테파노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예수님처럼 큰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킬뿐 아니라 논쟁을 해도

적대자들은 스테파노의 지혜와 성령을 당해내지 못합니다. 

 

마침내 아래로부터 온 이들에 속하는 적대자들의 선동과 더불어 거짓 증인들을 최고 의회에 끌고가

스테파노를 사지로 몰아넣습니다.

최고의회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모두 스테파노를 유심히 바라보았는데 그의 얼굴은 천사처럼 보였다 합니다.

위로부터 온 이들의 영적승리를 상징하는 영원한 생명의 주님의 빛이,  일편단심 사랑하고 추구해온 생명의 빵,

파스카 예수님의 얼굴이, 스테파노의 얼굴에 반사된 것입니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생명의 빵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스테파노가 그 좋은 모범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각성한 사람들은 다시 주님께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묻습니다.

예수님의 대답이 간명합니다.

바로 위로부터 온 우리 신자들이 평생 화두로 삼아 명심하고 살아야 할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참으로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섬기며 살아가는 믿음이

바로 우리가 할 하느님의 일입니다.

새삼 미사를 날마다 온 믿음으로 봉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하느님의 일은 없음을 깨닫습니다.

성 스테파노처럼 위로부터의 영적승리의 삶을 살게 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 거짓의 길을 제게서 멀리해 주시고,

 당신 가르침으로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시편119,29)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출처 :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5/6(화) [(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 되새김 구절

 

1. 우리도 그 생명의 빵을 받았고, 이제는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어야 할 때입니다. “나는 어떤 빵을 먹고 있는가?” “나는 생명의 빵을 누구와 나누고 있는가?” “나는 순교자처럼 오늘 하루를 살고 있는가?” 오늘 하루, 스테파노 부제의 믿음과 드봉 주교님의 순명 안에 살아 있었던 영원한 생명의 열정을 마음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이 하루를 주님께 온전히 봉헌합니다.”(조재형 신부)

 

2. “성인(聖人)이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깜짝 놀라면서, 다른 한편으로 크게 감동받은 돈보스코는 도미니코 사비오를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비오! 성인이 되는 비결을 네게 선물하고 싶구나. 자, 여기 있다.

첫째 명랑하게 지내는 것이다.

둘째, 네게 지금 가장 중요한 일, 공부와 기도의 의무에 충실한 것이다.

셋째, 친구들에게 선을 베풀거라. 설령 네게 희생이 따르더라도 항상 네 친구들을 도우렴.

이 세가지만 잘 지켜도 충분히 성인이 될 수 있단다.”

 

천사표였던 도미니코 사비오는 돈보스코가 선물로 주신 세가지 성화의 비결을 마음 속 깊이 새겼습니다.

그리고 오라토리오 안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매일 매일 충실히, 지속적으로, 일상적으로...

 

그 결과 도미니코 사비오는 오래 지나지 않아 꿈에 그리던 성인의 명부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15세 되던 1857년 3월 9일 병사(病死)한 그는, 1954년 6월 12일 비오 12세 교황님에 의해

시성되었습니다.(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 · 샘 기도>

 

“내가 생명의 빵이다.”

(요한 6,35)

 

주님!

부서져 먹히게 하소서!

부서져 먹히는 빵이 되고서야 양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먹혀 형제들 안에서 사라지게 하소서!

먹혀 사라지고서야 생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멘.(이영근 신부)

 

4.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참으로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섬기며 살아가는 믿음이

바로 우리가 할 하느님의 일입니다.

새삼 미사를 날마다 온 믿음으로 봉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하느님의 일은 없음을 깨닫습니다.

성 스테파노처럼 위로부터의 영적승리의 삶을 살게 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 거짓의 길을 제게서 멀리해 주시고,

 당신 가르침으로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시편119,29) 아멘.(이수철 신부)


 

5/6(화) [(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 오늘의 기도

 

복음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내가 생명의 빵이다.”

(요한 6,35)

 

주님!

부서져 먹히게 하소서!

부서져 먹히는 빵이 되고서야 양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먹혀 형제들 안에서 사라지게 하소서!

먹혀 사라지고서야 생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멘.

 

- 2025년 5월6일(화) 4시2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