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5년 6월 3일 화요일[(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5년 6월 3일 화요일[(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입당송
주님은 뽑힌 이들을 도가니 속 금처럼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받아들이셨으니, 주님이 찾아오실 때, 하느님께 뽑힌 이들은 은총과 평화를 누리리라. 알렐루야.
본기도
순교자들의 피가 그리스도인의 씨앗이 되게 하시니
복된 가롤로와 그 동료 순교자들의 피로
하느님의 교회를 비옥한 땅이 되게 하시고
이 땅에서 언제나 풍성한 결실을 거두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20,17-27
그 무렵 17 바오로는 밀레토스에서 에페소로 사람을 보내어
그 교회의 원로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18 그들이 자기에게 오자 바오로가 말하였다.
“여러분은 내가 아시아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여러분과 함께
그 모든 시간을 어떻게 지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19 나는 유다인들의 음모로 여러 시련을 겪고 눈물을 흘리며
아주 겸손히 주님을 섬겼습니다.
20 그리고 유익한 것이면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회중 앞에서
또 개인 집에서 여러분에게 알려 주고 가르쳤습니다.
21 나는 유다인들과 그리스인들에게,
회개하여 하느님께 돌아오고
우리 주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증언하였습니다.
22 그런데 이제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
23 다만 투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성령께서 내가 가는 고을에서마다 일러 주셨습니다.
24 그러나 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25 이제, 내가 두루 돌아다니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한 여러분 가운데에서
아무도 다시는 내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는 것을 나는 압니다.
26 그래서 여러분 가운데 그 누구의 멸망에 대해서도
나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것을,
나는 오늘 여러분에게 엄숙히 선언합니다.
27 내가 하느님의 모든 뜻을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여러분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세상의 나라들아, 하느님께 노래하여라.
또는
◎ 알렐루야.
○ 하느님, 당신은 넉넉한 비를 뿌리시어, 메말랐던 상속의 땅을 일구셨나이다. 당신 백성이 그곳에 살고 있나이다. 하느님, 당신은 가련한 이를 위하여, 은혜로이 마련하셨나이다. ◎
○ 주님은 날마다 찬미받으소서. 우리 짐을 지시는 하느님은 우리 구원이시다. 우리 하느님은 구원을 베푸시는 하느님. 죽음에서 벗어나는 길, 주 하느님께 있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는 다른 보호자를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라.
◎ 알렐루야.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1-11ㄴ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1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말씀하셨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2 아버지께서는 아들이 아버지께서 주신 모든 이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도록
아들에게 모든 사람에 대한 권한을 주셨습니다.
3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4 아버지께서 저에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수하여,
저는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였습니다.
5 아버지, 세상이 생기기 전에 제가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6 아버지께서 세상에서 뽑으시어 저에게 주신 이 사람들에게
저는 아버지의 이름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지켰습니다.
7 이제 이들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모든 것이
아버지에게서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8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말씀을 제가 이들에게 주고,
이들은 또 그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제가 아버지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참으로 알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9 저는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10 저의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고
아버지의 것은 제 것입니다.
이 사람들을 통하여 제가 영광스럽게 되었습니다.
11 저는 더 이상 세상에 있지 않지만 이들은 세상에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갑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2마카 7,1-2.9-14)와 복음(마태 5,1-12ㄴ)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기도
이 예물을 바치며 간절히 비오니
복된 순교자들이 주님의 은총으로 죄보다는 죽음을 받아들였듯이
저희도 오로지 주님께 자신을 봉헌하고 주님 제대에 봉사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 언제나 주님을 찬송함이 마땅하오나
특히 그리스도께서 저희를 위하여 파스카 제물이 되신 이 밤(날, 때)에
더욱 성대하게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양이시니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또는>
<주님 승천 감사송 1 : 승천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영광의 임금님이신 주 예수님께서는 죄와 죽음을 이기신 승리자로서
(오늘) 천사들이 우러러보는 가운데
하늘 높은 곳으로 올라가셨으며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 세상의 심판자,
하늘과 땅의 주님이 되셨나이다.
저희 머리요 으뜸으로 앞서가심은
비천한 인간의 신분을 떠나시려 함이 아니라
당신 지체인 저희도 희망을 안고 뒤따르게 하심이옵니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주님께 성실한 이들의 죽음이 주님 눈에는 참으로 소중하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거룩한 순교자들의 승리를 기리며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그들이 온갖 고초를 이겨 내게 한 이 성사의 힘으로
저희가 시련을 겪을 때에도 굳건한 믿음과 사랑을 지키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며칠 전, 시애틀에서 온 젊은이를 만났습니다. 저와 같은 토끼띠라고 했습니다. 따져보니 저하고 24살 차이가 났습니다. 참 멋진 청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군 복무도 마쳤고, 미국에서도 5년간 군에서 복무했다고 합니다. 병원 근무를 하다가 전역 후에도 계속 병원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외모도 훤칠하고, 건강해 보였고, 안정된 직장까지 구했다고 하니 참 부러운 청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마음속에 상처가 있었습니다. 직장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말을 했는데, 그 일로 동료들과 마찰이 생겼고, 자신을 따돌리는 분위기를 느꼈다고 했습니다. 본인은 ‘옳은 건 옳다, 틀린 건 틀린다.’라고 말했을 뿐인데, 왜 그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시애틀을 떠나 달라스로 왔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직장을 얻었고, 본당 청년과 인연이 되어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마음이라는 그릇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되고, 보석을 담으면 보석상자가 됩니다. 혹시 마음에 쓰레기가 있다면 이제는 그걸 버리고,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의 보석을 하나하나 담아 보세요.” 청년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은총에 감사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청년이 앞으로 늘 기뻐하고, 항상 기도하며, 언제나 감사드리는 삶을 살기를 기도했습니다.
어떻게 우리의 마음에 보석을 채울까요? 이웃에게 덕을 베풀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부모와 어른을 공경하고, 세상의 이치를 알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돌보고, 책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마음에도 아주 쉽게 잡초와 같은 것들이 들어와서 자리를 잡습니다. 교회는 그것을 일곱 가지 죄의 뿌리라고 하였습니다. 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탐욕, 나태입니다. 원하지 않는데도 들어와서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합니다. 오랫동안 사제 생활을 했어도, 수도자로 살았어도 죄의 뿌리는 어김없이 다가와 자리를 잡습니다. 존경받는 사람들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도 죄의 뿌리는 다가와 자리를 잡습니다. 죄의 뿌리를 뽑아내고 보석을 채우는 방법은 겸손과 비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죽지 않고 계속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부와 명예와 권력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자연을 파괴하고 우리만의 왕국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은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이 드러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삶에서 드러내야 합니다. 교회는 그것을 정결, 청빈, 순명의 복음삼덕이라고 합니다. 믿음, 희망, 사랑의 향주삼덕이라고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영원한 생명을 알았습니다. 하느님을 알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세례를 받고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신앙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충실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또한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이들은 19세기 말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믿음과 진리를 따랐다는 이유로 참혹한 박해 속에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들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하느님 앞에서 양심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위협 앞에서도 신앙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보석상자처럼 빛났고, 지금도 교회의 큰 자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품는 가치만큼의 사람이다.” 내가 욕심을 품고 있으면, 욕심이 내 인격이 됩니다. 반대로 내가 진리, 신뢰, 감사, 정의를 품고 있다면, 나라는 사람도 그런 사람으로 드러납니다. 이번에 만난 젊은이도, 바오로 사도도, 그리고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도 결국 자기 마음 안에 ‘진리와 믿음’이라는 보석을 담았던 사람들입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마음에 담고 있습니까? 불평과 원망입니까? 아니면 감사와 기쁨입니까? 사람을 미워하고 따돌리는 마음입니까? 아니면 사람을 품고, 위로하고, 함께 가려는 마음입니까? 마음이란 매일 조금씩 채워가는 그릇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마음에 하느님 은총의 보석 하나씩 채워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주님, 제 마음이 당신의 영광을 담는 보석상자가 되게 하소서.”
2. 전삼용 요셉 신부님
부활 제7주간 화요일
사도행전 20,17-27 요한 17,1-11ㄴ
나의 영광을 추구하면 하느님의 영광을 잃는다
미국 고등학교 필립스 아카데미와 필립스 엑서터는 동문 35명 중 1명꼴로
미국 명사 인명사전에 올라 있고 백만장자 비율도 가장 높다고 합니다.
설립 이래 200년 이상 이 전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이 학교의 건학 이념은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입니다.
설립자인 새뮤얼 필립스와 존 필립스가 성경에서 영감을 받아 이 건학 이념을 정했습니다.
코린토 전서 10장 31절 “그러므로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와
루카 복음 6장 38절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은 끊임없이 ‘왜 어떤 이들은 표징을 보고 믿는데, 어떤 이들은 믿지 못할까?’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믿지 못하는 이들은 ‘자기의 영광’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립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 사는 것이 자기 영광을 추구하는 삶입니다.
성경을 공부하면서도 구원에 이르지 못하는 이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추구하지 않으니,
너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요한 5,44)
물론 그들도 하느님의 영광을 찾는다고 말은 합니다.
그들은 태생 소경이 눈을 뜨자 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시오. 우리는 그자가 죄인임을 알고 있소.”(요한 9,24)
저도 주님께 영광을 드린다고 열심히 강의를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마음의 공허함만 남았습니다.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이들은 마음이 공허하지 않습니다.
그 영광을 다시 받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에서 영광은 성령을 의미하는데
성령으로 이룬 열매를 그 성령을 주시는 분의 공로로 돌리면 그분은 다시 성령을 주십니다.
성령의 열매가 또한 기쁨과 평화이기 때문에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이는 마음이 공허할 틈이 없습니다.
주님의 영광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영광을 추구하면 메마르게 됩니다.
주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것도 도둑질입니다. 도둑질하고 마음이 평화로울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요한복음 17장은 예수님의 장엄한 마지막 기도가 나옵니다.
오늘 복음은 그 시작입니다. 오늘 복음은 삼위일체 신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 영광을 달라고 하십니다.
그 영광이란 당연히 성령이십니다. 성령으로만 영광스럽게 됩니다.
예수님은 마치 아내가 신랑의 사랑으로 자녀를 출산하는 것처럼 교회를 낳으셨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를 당신의 것이라 하지 않고 아버지의 것이라고 여기십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시고 그러면 아드님은 다시 아버지께 영광을 받으십니다.
교회를 당신의 것이라 여겼다면 예수님은 더는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마치 가지가 열매가 자신의 것이라고 여기면 자신이 붙어있는 나무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과 같습니다.
그러한 가지는 더는 나무가 수액을 흘려보내 주지 않습니다.
자녀를 자신의 것이라 여기는 아내를 남편이 사랑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나무에 붙어있는 가지입니다. 우리 열매로 나무이신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합시다.
이것이 성령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마음이 평화롭지 못하고 기쁘지 못하면 내가 ‘나 자신을 위해서’ 사는지,
아니면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마음으로 사는지 살펴야 합니다.
분명 나 자신을 위해 살고 있을 것입니다. 가지 영광을 추구하는 성향에 빠지지 않으려면
하루 시작부터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합니다.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세계인의 이목을 끈 여자육상선수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자’라고 불리는 그리피스 조이너입니다.
그녀가 금메달을 따내자 많은 기자가 몰려 취재 경쟁을 벌였습니다.
그 가운데 미 NBC 방송의 한 기자가 “달리면서 어떤 생각을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하느님께 영광 돌릴 것을 생각하며 달립니다.
나 자신과 싸움에서 이긴 후 하느님께 영광 돌릴 때만큼 인생의 보람을 느껴본 적은 없었습니다.”
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순간에 주님께 영광을 드릴 생각을 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 주님께 영광을 돌릴 결심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으로부터 영광을 받는 하루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3. 이영근 신부 강론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영광의 때'>
오늘부터 3일 동안은 예수님께서 다락방에서 행하신 ‘고별사’에 이어지는 ‘고별기도’를 듣게 됩니다.
이 기도는 앞의 ‘고별사’의 중심 주제였던 ‘사랑’과 ‘영광’이 기도 형식으로 반복되고 있는데, 크게 세 가지 청원을 담고 있습니다.
곧 ‘예수님 자신을 위한 청원’(17,1-5)과 ‘제자들을 위한 청원’(17,6-19)과 ‘모든 믿는 이들을 위한 청원’(17,20-26)입니다.
오늘 복음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오늘은 ‘전반부’(1-5절)인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아들의 영광을 청하는 기도만 보고, ‘제자들을 위한 기도’에 포함되는 ‘뒷부분’(6-11절)은 내일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요한 17,1)
먼저, '때'를 알립니다.
가나안의 혼인잔치에서,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라고 말씀하시던 예수님께서는, 이제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요한 복음사가는 ‘고별사’의 시작인 13장 1절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한편, 사막에서 사탄이 '세상의 나라와 그 영광'을 주겠다고 할 때 거부하셨던 예수님께서는 이제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시기를' 간청하십니다.
이제 당신의 '영광의 때'가 왔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이란, 성경에서 하느님의 존엄함과 거룩함의 광채가 현재적으로 나타나는 위업과 현현을 말합니다.
그러니 이 '영광의 때'는 아버지의 사랑이 아들을 통하여 결정적으로 드러날 '때'를 말합니다.
그리고 '그분과 자신의 실체가 드러나는 그때'가 '모든 이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때'임을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영광'은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주신 권한인 '영원한 생명'을 모든 이에게 사랑으로 주심으로써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그렇게 될 것입니다.
곧 '홀로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요한 17,3)이 될 것입니다.
결국 이 기도는 그 실현이 십자가를 통해 드러나게 해 주시기를 바라는 기도요, 곧 영광이 드러나고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기를 간청하는 기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기도가 오늘 우리에게서도 이루어지도록 응답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요한 17,1)
주님!
당신께서는 영광을 드러내시되, 굴욕 받음으로 드러내셨습니다.
그리하여 죽음의 굴욕을 발 아래에 두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시어, 썩는 것을 썩지 않는 것으로 바꾸셨습니다.
하오니, 그 어떤 굴욕과 수난에서도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오로지 아버지를 알게 하시고, 당신을 알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6.2.부활 제7주간 월요일
사도19,1-8 요한16,29-33
주님의 전사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주여, 당신의 집에 사는 이는 복되오니,
길이길이 당신을 찬미하리이다."(시편84,5)
하느님의 집 수도원에서, 수도생활 초창기부터 43년동안 참 많이 사용한 강론 주제가 ‘주님의 전사’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삶은 반복입니다.
늘 새로운 반복, 거룩한 반복입니다.
사용했지만 절실한 내외적 요구에 다시 거론하면 또 새로운 깨달음이 됩니다.
아마도 이 강론 주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삶은 전쟁입니다. 평화가 이상이라면 전쟁은 현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말하는 바 총칼의 실제적 무력을 사용한 폭력적 전쟁이 아니라, 성령에 따른 영적전쟁이요
성령으로 무장한 주님의 전사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성령의 전사, 믿음의 전사, 사랑의 전사, 평화의 전사등이겠습니다.
옛 현자의 충고도 영적전쟁에 도움이 됩니다.
“높이 오르고 싶다면 일상의 바닥부터 한 걸음씩 쌓아나가라.”<다산>
늘 기본에 충실함이 영적승리의 기초가 됩니다. 다음 자주 인용했던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영적일수록 현실적이다(the more spiritual...the more real)”
나무가 하늘 높이 가지를 뻗을수록 삶의 제자리인 땅의 현실에 깊이 뿌리내려야 하는 이치와 흡사합니다.
그러니 참으로 믿는 이들은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에 주님의 영원한 현역의 전사라는 것입니다.
어제 인용했던 ‘지금도 가슴이 뛴다’는 80세의 보수논객 역시 영원한 현역에 속합니다.
새삼 젊음은 나이에 있는게 아니라 하느님을 찾는 구도자적 열정에 있음을 봅니다.
죽어야 제대인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입니다.
오래전 <담쟁이>란 자작시가 여전히 자주 인용했어도 이때쯤이면 새롭게 떠오릅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작년 가을
붉게 타오르다 사라져 갔던 담쟁이
어느새 다시 시작했다
초록빛 열정으로
힘차게 하늘 향해 담벼락, 바위, 나무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
붉은 사랑으로 타오르다
가을 서리 내려 사라지는 날까지
또 계속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제자리 정주의 삶에도
지칠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
다만 오늘 하루
하늘 향해 타오를뿐
내일은 모른다
타오름 자체의 과정이
행복이요 충만이요 영원이다
오늘 하루만 사는
초록빛 영성이다”<1988.6.3.>
놀랍습니다. 27년전 50세에 쓴 시인데 지금 77세에도 여전히 공감하는 시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아침 산책시 김민기의 <늙은 군인의 노래>를 일부 개작하여 부르며 영원한 현역으로서
영적전의를 새로이 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역시 하느님의 전사의 빛나는 모범입니다.
다음 고백이 하느님 아버지와 늘 함께 했던 불세출의 믿음의 전사 예수님이심을 입증합니다.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늘 하느님 아버지와 함께 계시니 고독도, 외로움도, 쓸쓸함도, 그리움도, 목마름도, 배고픔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늘 함께 하시는 주님과 날로 관계를 깊이 하는 영적우정의 전우애가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다음 복음 말씀이 우리의 영적전쟁의 승리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주님께서 이겨놓은 싸움을 싸우는 것입니다.
고난을 겪겠지만 주님과 함께 함이, 또 주님께서 주신 평화가 참 좋은 무기가 되고 끝까지 버텨내고 견뎌내는
인내와 용기의 원천이 됩니다.
바로 이런 주님의 참 좋은 전사의 본보기가 사도행전의 바오로입니다.
바오로의 작은 체구에 저런 지칠줄 모르는, 마를줄 모르는, 샘솟는 투지의 선교열정이 불가사의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은 바오로 사도의 에페소에서의 제3차 선교여행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요 잘못 미치면 폐인이다’ 라는 평소 제 지론이 생각납니다.
이런 바오로를 위시한 성인들이야말로 바로 주님 사랑에 제대로 미친 분들입니다.
다음 대목이 주님의 전사로서 바오로의 진면목을, 백절불굴 지칠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오로는 석 달 동안 회당에 드나들며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토론하고 설득하면서 담대히 설교하였다.’
주님의 전사로서 바오로의 다음 고백도 길이 회자되는 대목이요,
제가 날마다 하루를 마칠 즈음이면 되뇌며 부끄러워하면서도 영적 각오를 새로이 하는 구절입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2티모4,7-8ㄱ)
디모테오에게 보낸 편지 첫째, 둘째 서간은 바오로의 주님의 전사로서 치열했던 삶에 대한 기록처럼 보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영적전의를 새롭게 하시며 영적승리의 삶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자, 어서 와서,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이사2,5).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출처 - 요셉수도원
6/3(화) [(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되새김 구절
1. “마음이라는 그릇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되고, 보석을 담으면 보석상자가 됩니다. 혹시 마음에 쓰레기가 있다면 이제는 그걸 버리고,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의 보석을 하나하나 담아 보세요.” 청년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은총에 감사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청년이 앞으로 늘 기뻐하고, 항상 기도하며, 언제나 감사드리는 삶을 살기를 기도했습니다.(조재형 신부)
2. “하느님께 영광 돌릴 것을 생각하며 달립니다.
나 자신과 싸움에서 이긴 후 하느님께 영광 돌릴 때만큼 인생의 보람을 느껴본 적은 없었습니다.”
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순간에 주님께 영광을 드릴 생각을 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 주님께 영광을 돌릴 결심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으로부터 영광을 받는 하루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전삼용 신부)
3. <오늘의 말 · 샘 기도>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요한 17,1)
주님!
당신께서는 영광을 드러내시되, 굴욕 받음으로 드러내셨습니다.
그리하여 죽음의 굴욕을 발 아래에 두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시어, 썩는 것을 썩지 않는 것으로 바꾸셨습니다.
하오니, 그 어떤 굴욕과 수난에서도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오로지 아버지를 알게 하시고, 당신을 알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이수철 신부)
6/3(화) [(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오늘의 기도
복음 <아버지,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오늘의 말 · 샘 기도>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요한 17,1)
주님!
당신께서는 영광을 드러내시되, 굴욕 받음으로 드러내셨습니다.
그리하여 죽음의 굴욕을 발 아래에 두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시어, 썩는 것을 썩지 않는 것으로 바꾸셨습니다.
하오니, 그 어떤 굴욕과 수난에서도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오로지 아버지를 알게 하시고, 당신을 알게 하소서.
아멘.
- 2025년 6월3일(화) 7시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