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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3년 2월 22일 수요일[(자) 재의 수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3년 2월 22일 수요일[(자) 재의 수요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재의 수요일’은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날이다. 교회가 이날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신자들의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하는 데에서 ‘재의 수요일’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이 재의 예식에서는 지난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축복한 나뭇가지를 태워 만든 재를 신자들의 이마나 머리에 얹음으로써, ‘사람은 흙에서 왔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창세 3,19 참조)는 가르침을 깨닫게 해 준다. 오늘 재의 수요일에는 단식과 금육을 함께 지킨다.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라는 재의 예식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께 간절히 청합시다. “저희가 모르고 죄를 지었을지라도 뉘우치며 살고자 하오니, 갑자기 죽음을 맞지 않게 하시고, 회개할 시간을 주소서.”

입당송

지혜 11,23.24.26 참조
주님, 당신은 모든 사람에게 자비하시고, 당신이 만드신 것을 하나도 미워하지 않으시며, 사람들이 회개하도록 죄를 덮어 주시고 용서하시니, 주님, 당신은 저희 하느님이십니다.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이 있으므로 참회 예식은 생략한다.>

본기도

주님, 그리스도를 믿는 저희가
거룩한 재계로 악의 세계와 맞서 싸우려 하오니
극기로 보루를 쌓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너희는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 요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2,12-18
12 주님의 말씀이다.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13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
14 그가 다시 후회하여 그 뒤에 복을 남겨 줄지
주 너희 하느님에게 바칠 곡식 제물과 제주를 남겨 줄지 누가 아느냐?
15 너희는 시온에서 뿔 나팔을 불어 단식을 선포하고 거룩한 집회를 소집하여라.
16 백성을 모으고 회중을 거룩하게 하여라.
원로들을 불러 모으고 아이들과 젖먹이들까지 모아라.
신랑은 신방에서 나오고 신부도 그 방에서 나오게 하여라.
17 주님을 섬기는 사제들은 성전 현관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 아뢰어라.
“주님, 당신 백성에게 동정을 베풀어 주십시오.
당신의 소유를 우셋거리로, 민족들에게 이야깃거리로 넘기지 마십시오.
민족들이 서로 ‘저들의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 하고 말해서야 어찌 되겠습니까?”
18 주님께서는 당신 땅에 열정을 품으시고 당신 백성을 불쌍히 여기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51(50),3-4.5-6ㄱㄴ.12-13.14와 17(◎ 3ㄱ 참조)
◎ 주님, 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 하느님, 당신 자애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
○ 제 죄악을 제가 알고 있사오며, 제 잘못이 언제나 제 앞에 있나이다. 당신께, 오로지 당신께 잘못을 저지르고, 당신 눈앞에서 악한 짓을 하였나이다. ◎
○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당신 앞에서 저를 내치지 마시고, 당신의 거룩한 영을 제게서 거두지 마소서. ◎
○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시고, 순종의 영으로 저를 받쳐 주소서. 주님, 제 입술을 열어 주소서. 제 입이 당신을 찬양하오리다. ◎

제2독서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말씀입니다.5,20─6,2
형제 여러분, 20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권고하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빕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21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
6,1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2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은혜로운 때에 내가 너의 말을 듣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시편 95(94),7.8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6.16-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2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3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4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5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6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17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18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재의 축복과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
<강론이 끝난 다음, 주례 사제는 손을 모으고 서서 말한다.>
+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하느님 아버지께서 넘치는 은총을 베푸시어
참회의 뜻으로 우리 머리에 얹는 이 재에
강복해 주시도록 간청합시다.

<잠깐 침묵하며 기도한 다음, 사제는 팔을 벌리고 계속한다.>
+ 하느님, 비천한 사람을 굽어보시고 속죄하는 사람을 용서하시니
저희 기도를 자애로이 들으시고
이 재를 머리에 받으려는 하느님의 종들에게 + 강복하소서.
저희가 하느님의 은총으로
사순 시기의 재계를 충실히 지키고 마음을 깨끗이 하여
성자의 파스카 축제를 잘 준비하게 하소서.
우리 주 …….
◎ 아멘.

<또는>
+ 하느님, 죄인들의 죽음을 바라지 않으시고 오직 회개를 바라시니
저희의 간절한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고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 머리에 얹으려는 이 재에 + 강복하소서.
저희가 바로 재임을 알고
먼지로 돌아가리라는 것을 알고 있사오니
사순 시기에 정성껏 재계를 지켜 죄를 용서받고 새 생명을 얻어
부활하시는 성자의 모습을 닮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 아멘.

<사제는 말없이 재에 성수를 뿌린다. 그다음에 사제는 모든 사람의 머리 위에 재를 얹어 주며 말한다. >
+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또는>
+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그동안 아래의 노래를 부른다.>

첫째 따름 노래
◎ 베옷으로 갈아입고 잿더미에 앉아 단식하며
주님께 눈물로 간청하세.
우리 하느님은 한없이 자비로우시니
우리 죄를 용서하시리라.

둘째 따름 노래 요엘 2,17; 에스 4,17⑩ 참조
◎ 성전 문과 제단 사이에서 주님을 섬기는 사제들이
눈물로 간청하리라.
용서하소서, 주님, 당신의 백성을 용서하소서.
주님, 당신을 찬송하는 입을 막지 마소서.

셋째 따름 노래 시편 51(50),3
◎ 주님, 저의 죄악을 없애소서.
<시편 51(50)편의 각 절 끝에 셋째 따름 노래를 반복할 수 있다.>

응송 바룩 3,2; 시편 79(78),9 참조
◎ 저희가 모르고 죄를 지었을지라도 뉘우치며 살고자 하오니,
갑자기 죽음을 맞지 않게 하시고, 회개할 시간을 주소서. *
주님, 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 저희 구원의 하느님, 저희를 도우소서.
주님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저희를 구하소서.
◎ * 주님, 당신께.
<다른 알맞은 노래도 부를 수 있다. 재의 예식이 끝나면 사제는 손을 씻은 다음, 보편 지향 기도를 바치고 보통 하던 대로 미사를 계속한다.>
<신경 없음>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주님, 하느님과 참된 화해를 이루도록 특별히 초대된 교회를 도와주시어, 이 은혜의 때에 진정한 회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소서.

2. 위정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이 땅의 정치인들을 이끌어 주시어,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모든 이에게 이로운 정책을 세워 공동선 실현에 앞장서게 하소서

3.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샘이신 주님,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살펴 주시어, 그들이 고통을 잘 이겨 내고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치유의 은총을 주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거룩하신 주님,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저희 가정 공동체를 굽어살피시어, 모든 이가 절제와 회개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며 복된 부활을 준비하게 하소서.

예물기도

주님,
이 제사로 엄숙하게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간절히 바라오니
저희가 참회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삶으로 해로운 쾌락을 멀리하며
죄를 깨끗이 씻고 경건하게 성자의 수난을 기념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감사송

<사순 감사송 3 : 절제>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저희가 이기심을 버리고
가난한 형제들과 양식을 나누는 절제의 생활로
자비하신 주님을 본받고 감사하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수많은 천사들과 함께
찬미 노래를 부르며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또는>
<사순 감사송 4 : 단식>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희가 지키는 육신의 재계로
악습을 고쳐 주시고 영혼을 깨끗하게 하시며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덕을 실천할 힘과 그 상급을 내리시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이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고
주품천사들이 흠숭하며 권품천사들이 두려워하고
하늘 위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복된 세라핌이
다 함께 예배하며 환호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소리를 모아 삼가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1,2-3 참조
주님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은 제때에 열매를 맺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바오로 사도는 간곡히 권고합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위선자들처럼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다가 세상 사람들에게 우셋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도록, 주님께서 당신 소유인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청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를 도와주시고
참회하는 저희를 어여삐 보시어
이 성사로 구원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50이 넘은 분들 중에서 탤런트 김혜자를 모르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그분을 전원일기에서 조용한 내조로 한 가정을 이끌어가는 정숙한 아내요 엄마의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사랑의 머길래!’에서는 보수적인 남편에 순종하지만 자신의 딸은 자유롭게 살도록 도와주는 현명한 엄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엄마의 바다에서는 갑자기 다가온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며 가정을 지키는 강인한 엄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언젠가 화보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의 소개를 보면서 아프리카의 굶주린 어린이를 돌보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탤런트 김혜자 선생님은 나는 직업을 탤런트라고 쓰는 사람을 보면 너무 이상해요. 연기는 그냥 나예요라고 말하였습니다. 탤런트를 직업이라고 하면 자존심이 상한다고 합니다. 연기는 그냥 숨 쉬는 것처럼 자기 자신이라고 합니다. 주인공이 아니면 작품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에서 교만함이 아니라, 자신의 일(mission)에 대한 자부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어진 역할이 곧 자신이라는 열정으로 61년을 연기자로 살아왔습니다.

 

저도 뉴욕에서 지내면서 몇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미주지사의 일, 부르클린 한인성당의 일, 퀸즈성당의 일, 동북부 엠이 대표 사제의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기회를 주셨으니,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일을 핑계로 지금 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비겁한 행동입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한다고 자랑한다면 교만한 행동입니다. 신문을 만들 때면 매의 눈으로 교정을 보고,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용기를 주면 됩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 할 때면 미리 고백성사를 주고, 강론 준비를 성실히 하면 됩니다. 동북부 엠이와 함께 할 때면 미리 일정을 잡고 계획된 일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제게 주어진 일(mission)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기쁘게 지내면 하느님께서는 더 큰 은총을 주시고, 축복을 주심을 믿습니다. 촉매가 있으면 더 큰 에너지를 얻는 것을 봅니다. 제가 함께 하는 성당의 교우들이 신문사를 위해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동북부 엠이에서는 행사가 있을 때 신문사에 광고를 주고 있습니다. 신문사에 필요한 기사를 보내 주기도 합니다. 군림하는 주인공이 아닌, 봉사하는 주인공이라면 언제든지 응답해야 합니다.

 

교회는 오늘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시기를 지내게 됩니다. 은혜로운 회개의 때를 시작하면서 신앙인들은 사순시기의 주인공이 되면 좋겠습니다. 대림과 성탄 그리고 연중의 신앙생활에 머물지 않고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고통에 동참하는 사순시기의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순시기를 지내는 우리에게 4가지를 말씀하십니다. 앞으로 사십일 동안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면서 4가지를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첫째는 자선입니다. 나의 능력과 재능을 이웃을 위해서 기꺼이 나누면 좋겠습니다. 내가 가진 재물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면 좋겠습니다.

둘째는 봉사입니다. 손이 두 개 있는 것은 하나는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발이 두 개 있는 것도 하나는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셋째는 기도입니다. 묵주기도, 성체조배, 성경읽기, 십자가의 길, 피정은 사순시기를 풍요롭게 하는 보물창고입니다.

넷째는 단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나라를 선포하시기 전에 40일 동안 단식하셨습니다. 단순히 음식을 절제하는 것을 넘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찾는 것이 진정한 단식입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갑자기 죽음을 맞지 않게 하시고, 회개할 시간을 주소서.”


2. ♣“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님


요엘 예언자는 ‘주님의 날’ 다시 말헤서 심판날에 대해서 예언하면서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요엘 12,12-13) ‘주님께 돌아오라’고 예언자는 호소합니다.

지금도 사람이 숨을 거두는 순간 유족들은 그들의 겉옷을 찢으며 슬픔을 표시한다고 합니다. 나아가서 친지의 죽음의 소식을 들었을 때도 심지어는 장례식장에서 옷을 찢으며 슬픔을 표시한다고 하지요.
슬픔, 절망, 수치, 분노 등의 격한 감정을 표시하는 이런 관습은 성경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야곱의 아들들 중에 맏형 르우벤은 동생 요셉의 피 묻은 옷을 보았을 때(창세 37,29), 야곱의 아들들이 막내 벤야민이 도둑으로 몰렸을 때(창세 44,13), 옷울 찢습니다. 여호수아가 아이에서 이스라엘군이 패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여호 7,6), 엘리의 두 아들이 죽고 하느님의 궤를 빼앗겼다는 소식이 전해 졌을 때(1사무 4,13), 옷을 찢습니다. 다윗이 사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2사무 1,11), 요시야가 하느님의 율법 말씀을 들었을 때(2열왕 22,11), 옷을 찢습니다.
욥이 가족의 비극적 소식을 들었을 때(욥 1,20), 욥의 세친구가 욥의 처참한 모습을 보 았을 때(욥 2,12), 옷을 찢으며 슬픔을 표시합니다. 대제사장은 옷을 찢는 행동이 허락되지 않았지만(레위 21,1-4. 10), 신약에서 대사제 카야파는 예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 모독이라고 하며 분노를 표현할 때 (마태 26,65), 옷을 찢습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리스트라 사람들이 자신들을 신으로 숭배하려고 할 때(사도 14,14), 마찬가지로 자신의 옷을 찢습니다.

그런데 요엘은 하느님께서 진정한 회개 없이 형식적으로 옷을 찢는 유대인들을 거슬러 마음을 회개하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이런 예언자의 말씀의 맥락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더욱 공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겉으로 드러나는 회개의 행동을 하지 말고 진정한 마음의 회개를 바탕으로 ‘ 선행’과 ‘기도.’ 그리고 ‘단식’을 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이웃에게 하는 ‘선행’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하느님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하라고 당부하시는 것입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3-4)

이번에는 주님께서 ‘기도’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당시의 신앙인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바리사이들은 틀에 박히고 형식적이면서 또 남들이 들으라고 긴 기도를 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이렇게 당부의 말씀을 하십니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6절) 끝으로 단식할 때에도 드러나지 않게 하라고 당부의 말씀을 하십니다. 당시 바리사이들은 그 표시를 내며 요란하게 했거든요.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17-18절) 주님께서 ‘선행’, ‘기도.’ ‘단식’에 대해서 가르치시면서 드러나게 하지 말 것과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해서 하라는 뜻입니다.

사람이 자칫 잘못하면 교만과 위선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제일 싫어하시는 것인데도 사람들은 공공연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완전한 사람인 양 행세하는 모습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성숙하지 못하고 진정한 신앙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 할 수 없는데 이외로 이런 사람들이 많은 것입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마에 재를 바르며 창세기 때에 하느님께서 인간을 빚으신 창조사업을 새롭게 회상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먼지와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허무한 나의 존재에 하느님께서 당신 생명의 입김을 불어 넣으시어 이렇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편 먼지와 같이 허무한 존재이면서도 또한 하느님의 모상인 존귀한 존재인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의식하며 진실은 숨기고 꾸밈의 많은 순간들을 보냈습니다. 이제는 우리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을 바라보며 요엘 예언자가 주님의 날을 준비하여 하겠습니다. 예언자가 외쳤듯이 형식이고 위선적인 행동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향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특히 마태오가 전하는 주님의 말씀을 새기며 사순절을 시작하여야 하겠습니다.
형식적이고 드러나는 신앙생활이 아니라 주님께서 생명을 불어 넣으신 살아있고 성실하고 진실한 신앙의 삶을 이제부터라고 살아야 할 때입니다. 관습으로 옷을 찢는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고 의미 없다는 사실임을 주님의 복음을 통해서 우리는 새롭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관습은 시간이 가면서 굳어버리고 결국 생명의 삶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을 끊기 위해서는 진정한 회개를 통하여 하느님께로 이제는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진정으로 회개하는 삶을 통하여 거룩하고 은총의 시기인 사순시기를 맞읍시다.

 

재의 수요일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0221. 연중 제7주간 화요일.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9,35)
 

오늘 <복음>의 앞부분은 예수님의 두 번째 수난예고에 대한 말씀이고, 뒷부분은 수난과 죽음을 향하여 가는 예수님과는 반대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는 제자들에게 행하신 “가장 큰 사람”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인가?”에 대해 논쟁을 벌인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9,35)
 
이는 ‘첫째’가 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첫째’가 누구인가를 가르쳐줍니다. 나아가, ‘진정한 첫째’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꼴찌’가 되고 ‘종’이 되는 길임을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꼴찌가 된다는 것’과 ‘종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꼴찌가 된다는 것’은 자신을 타인보다 ‘뒤에’ 두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곧 자신을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 두는 사람이요, ‘으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천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단지 자신을 앞세우지 말라고만 하지 않으십니다. 나아가서, 남 ‘밑에’ 두라고 하십니다. ‘모든 이의 종이 되라’ 하십니다. ‘종’이 되되, 지체 높은 이들의 종이 아니라 ‘모든 이의 종’이 되라 하십니다. 곧 미천한 이들의 종도 되라고 하십니다.
 
‘종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타인보다 아래에 두는 일입니다. 자신을 채우려 하지 않는 사람, 곧 자기실현을 내려놓은 자요, 오히려 타인의 실현 곧 주인의 뜻을 실현하는 일을 하는 일이요, 자신이 아니라 주인을 섬기는 일이요, 주인을 위하여 자신을 바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르 9,37)
 
곧 어린이처럼 무력하고 미천한 이를 받아들여 섬기는 일이 바로 ‘당신을 받아들여 섬기는 일’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오늘 <복음>의 앞부분에서 예고하신 무력한 어린이처럼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게”(마르 9,31) 될 바로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과 연관됩니다. 곧 그렇게 ‘무력한 당신’을 받아들이는 일이 ‘당신을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일이 될 것’(마르 9,37 참조)이고, 바로 그렇게 하는 이가 ‘첫째’가 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나 높아지고 ‘갑’이 되어 지배 하고자 하는 이 시대에 ‘을’이 되어 섬기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진정한 첫째’가 되는 길이라고 하십니다. 사실, 이는 세속정신이 다스리는 이 세상에 대한 일종의 반역이요 혁명입니다. 그러나 ‘섬김’이 다스리는 ‘섬김의 나라’에서는 ‘섬기는 이’가 첫째가 될 것입니다. 곧 ‘섬김’은 ‘사랑’이 다스리는 하느님 나라의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9,35)

 

주님!
자신을 앞세우지도, 위에 두지도 않게 하소서.
이기기보다 질 줄을 알며, 억누르기보다 뒤집어쓸 줄을 알고,
업신여기기보다 존경하게 하소서.
자신을 낮추되 작은이나 무능한 이에게도 낮추고,
타인을 섬기되 낮은 이나 힘없는 이도 섬기게 하소서.
자신을 실현하기보다 자신을 내려놓고,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

 

하느님 중심의 삶

-지혜 훈련의 달인 그리스도 예수님-

 

“주님께 네 길을 맡겨라.

 그분이 몸소 해 주시리라.”(시편37,5)

 

내일 2월22일은 재의 수요일로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이제 바야흐로 지혜 훈련의 시기가 시작된 듯 합니다. 지혜 역시 훈련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은 얼마나 지혜의 훈련이 잘 된 분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말그대로 지혜 훈련의 달인이자 하느님의 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집회서의 내용은 지혜에 대한 가르침을 모아 놓은 듯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몸소 익힌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련 속에서 주님을 경외함”이란 소주제로 전개되는 사순시기를 앞둔 우리에게도 참 적절한 지혜로운 가르침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중심의 삶에 적절한 지혜로운 삶의 자세입니다. 어느 하나 생략할 수 없는 주옥같은 내용이라 전문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인용합니다. “얘야(My child)”로 시작되는 말씀이 우리 하나하나를 대상으로 하는 듯 합니다.

 

“얘야, 주님을 섬기러 나아갈 때

 너 자신을 시련에 대비시켜라.

 

 네 마음을 바로잡고 확고히 다지며

 재난이 닥칠 때 허둥대지 마라.

 

 주님께 매달려 떨어지지 마라.

 네가 마지막 날에 번창하리라.

 

 너에게 닥친 것은 무엇이나 받아들이고

 처지가 바뀌어 비천해지더라도 참고 견뎌라.

 

 금은 불로 단련되고

 주님께 맞갖은 이들은 비천의 도가니에서 단련된다.

 

 질병과 가난속에서도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을 믿어라. 그분께서 너를 도우시리라.

 너의 길을 바로잡고 그분께 희망을 두어라.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아, 

 그분의 자비를 기다려라.

 빗나가지 마라, 넘어질까 두렵다.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아, 

 그분을 믿어라.

 너희 상급을 결코 잃지 않으리라.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아,

 좋은 것들과 영원한 즐거움과 자비를 바라라.

 그분의 보상은 기쁨을 곁들인 영원한 선물이다.

 

 지난 세대를 살펴보아라.

 누가 주님을 믿고서 부끄러운 일을 당한 적이 있느냐?

 누가 그분을 경외하면서 지내다가 버림받은 적이 있느냐?

 누가 주님께 부르짖는데 소홀히 하신 적이 있느냐?

 

 주님께서는 너그럽고 자비하시며

 죄를 용서하시고 재난의 때에 구원하신다.”(집회2,1-11)

 

사순시기 지혜의 훈련 내용이 참 명쾌하고 분명합니다. 말그대로 하느님 중심의 삶 자체가 지혜로운 삶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하십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가는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은 주님께 매달려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분을 신뢰하고, 그분을 믿고, 그분께 희망을 두고, 그분의 자비를 기다립니다. 사실 제 주변에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악조건 속에서도 저를 부끄럽게 하는 이런 지혜의 훈련에 철저한 이들이 꽤 많습니다.

 

철저히 주님 중심의 삶에 전력 투구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대로 치열한 지혜 훈련, 지혜 추구의 삶입니다. 예수님 몸소 지혜 훈련의 달인으로서 그 모범을 오늘 복음에서 보여주십니다. 말그대로 오합지졸, 동상이몽의 제자들 공동체입니다. 제자들과 함께 하는 예수님의 공동체 삶이 얼마나 어려우셨겠나 능히 짐작이 갑니다.

 

수난과 부활을 두 번째로 예고하시는 예수님의 내면은 많이도 착잡하셨겠지만 얼마나 믿음과 인내, 희망의 내적 훈련이 잘 되셨는지 전혀 동요함이 없이 지극히 침착하게 가르치십니다. 이런 수난과 부활의 예고에도 불구하고 철부지 제자들은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는 문제로 논쟁을 벌입니다.

 

제자들에게 포착되는 바, 경청의 자세가 전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경청은 제자들의 기본자세입니다. 경청해야 순종할 수 있고 비로소 배울 수 있습니다. 이들이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예고 말씀을 마음 깊이 경청했더라면 경솔, 경박하게 누가 크냐는 논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경청과 겸손은 함께 갑니다. 주님은 이어 제자들에게 겸손을 가르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참 영성의 잣대요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첫째가는 제자가 되려하는 자는 꼴찌가, 섬김의 종이, 겸손한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영성이 있다면 종과 섬김의, 겸손의 영성이 있을 뿐이요, 직무가 있다면 단 하나 섬김의 직무만 있을 뿐입니다.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의 어원도 같습니다. 참으로 주 예수님을 닮아 종이 되어 섬김의 영성을 살아가는 겸손한 이에게는 적이 없습니다. 말그대로 겸자무적謙者無敵입니다. “종들의 종”으로 정의한 교황에 대한 그레고리오 대종의 언급도 적절합니다. 참 향기롭고 아름다운 사람이, 감동을 주는 사람이 종과 섬김의 영성에 투철한 겸손한 사람이겠습니다.

 

경청과 겸손에 이어 환대입니다. 참으로 경청과 겸손, 환대의 훈련은 그대로 지혜의 훈련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어린이 하나를 껴안으시시며 환대에 관한 귀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여기서 어린이가 상징하는 바는 천진무구한 그런 어린이가 아니라 약하고 병들고 불쌍하고 측은하고 가련한 주변으로 밀려난 소외된 인간 존재를 상징합니다. 성서의 언어로 하느님께만 희망을 둔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인 “아나뷤(anawim)”을 상징합니다. 

 

바로 이런 아나뵘의 노래 모음집이 우리가 매일 기도로 바치는 시편집입니다. 부단히 우리의 무딘 마음을 두드리며 회개를 촉구하는 오늘의 아나뷤들입니다. 제 주변에도 도움을 청하는 이들이 자주 있지만 제대로, 제때에 응답하지 못해 강론 쓰는 지금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바로 이런 가난한 이들을 환대하라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를 받아 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린이로 상징되는 가난한 이들을 환대함이 바로 예수님을, 하느님을 환대하는 것이란 놀라운 말씀입니다. 바로 친히 가난한 이들의 배경이 되시면서 이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예수님이요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지혜의 훈련에 환대의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하라는 베네딕도 성인의 가르침도 규칙에 명문화되어 있습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사순시기 만반의 준비를 하시고 하루하루 날마다 영성훈련, 지혜의 훈련에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지혜의 훈련에 좋은 도움이 됩니다.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여라.

 그러면 너는 길이 살리라.”(시편37,27). 아멘.


[2/22(수) 재의 수요일, 되새김 구절]

 

1.  교회는 오늘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시기를 지내게 됩니다. 은혜로운 회개의 때를 시작하면서 신앙인들은 사순시기의 주인공이 되면 좋겠습니다. (조재형 신부)

 

2. 주님께서 ‘선행’, ‘기도.’ ‘단식’에 대해서 가르치시면서 드러나게 하지 말 것과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해서 하라는 뜻입니다.(정인준 신부)

 

3.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9,35)

 

주님!
자신을 앞세우지도, 위에 두지도 않게 하소서.
이기기보다 질 줄을 알며, 억누르기보다 뒤집어쓸 줄을 알고,
업신여기기보다 존경하게 하소서.
자신을 낮추되 작은이나 무능한 이에게도 낮추고,
타인을 섬기되 낮은 이나 힘없는 이도 섬기게 하소서.
자신을 실현하기보다 자신을 내려놓고,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너에게 닥친 것은 무엇이나 받아들이고

 처지가 바뀌어 비천해지더라도 참고 견뎌라.

 

 금은 불로 단련되고

 주님께 맞갖은 이들은 비천의 도가니에서 단련된다.(집회서)(이수철 신부)

 

[2/22(수) 재의 수요일, 제 60일 기도]

 

하느님!

재의 수요일 전날, 부끄러움을 체험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이기기보다 질 줄을 알며, 억누르기보다 뒤집어쓸 줄을 알게 하소서.

모든 것이 재로 돌아감을 알게 하시어...끊임없이 기도하게 하소서.

매사 언제 어디서나 동행하는 주님께 기도하게 하소서.

주님의 돌봄으로 충만한 기쁨을 체험하게 하소서. 아멘.

 

- 2023년 2월22일(수) 5시3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