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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30123 글/시]사람마다 답은 각기 다 다를 수 있다.(안젤름 그륀)/《시치미를 떼다》

[2023년 1월23일(월)연중 제3주간 월요일 , 오늘의 글/시]

 

사람마다 답은 각기 다 다를 수 있다.


의미를 묻는 물음에 사람마다 답은
각기 다 다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개인적인 대답을 한다.

사람들은 여러 종교가 제시하는
틀 안에서 저마다 의미를 묻고 답을
찾아내거나 발전시킨다.

하지만 여러 종교를 비교해 보면
우리는 그들이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종교가 확신하는 인생의 의미는
삶의 근원을 인정하고 신을 찬양하며
신의 뜻대로 살고 창조나 우주의 질서와
신이 내린 명령의 질서를 지키는데 있다.


많은 종교의 신은 입법자이기 보다
모든 존재의 근원이다.

모든 종교에는 인간의 삶을 값지게 하는
비슷한 가치들이 있다.

사람들은 하나의 종교적 전통의 틀 안에서도
저마다 삶의 의미에 대한 개인의 답을 발견한다.
대답의 요점은 서로가 다 다르다.

누구는 인생의 의미가 남을 돕는데
있다고 말할 것이다.
또 누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더 인간적인 세상과 더 살기 좋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아이들이 잘 크도록 가족을
돌보는데 있다고 말할 것이다.


하나의 신앙이 강조하는 점도
여러 가지이다.
누구는 신비한 일을 체험하거나
예수님의 뒤를 따르고
누구는 믿음을 전하거나
믿음으로 사람들에게 살아갈 용기를
주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것과
결국 자기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참고한 글 인생을 이야기 하다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

 

 

《시치미를 떼다》

매사냥 재미에 빠지면 기둥뿌리 뽑아 가도 모른다는 말이있습니다.

잘 길들인 해동청 보라매 한마리는 열마지기 문전옥답하고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있습니다.

말 타는 것은 셋째 한량이요, 첩을 두는 것은 둘째 한량이요, 으뜸가는 한량은 매사냥꾼 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매사냥한다고 모두가 천하의 한량은 아닙니다.

매사냥꾼엔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매사냥을 즐기는 팔자 좋은 한량이 있는가하면 매사냥에 목줄이 걸린 사냥꾼도 있습니다. 그들은 길들인 매로 장끼· 여우· 족제비 등을 사냥해서 그것을 장에 내다 팔아 처자식을 먹여 살리는 생계형 직업입니다.

매사냥꾼 박서방이 매를 데리고 사냥을 나갔는데 운수 사납게도 박새 한 마리를 낚아챈 매가 돌아오지 않고 산 너머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 버렸습니다.

매에게 목줄이 걸린 박서방은 눈앞이 캄캄해져 산 넘고 물 건너 매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저물어 집에 갔다가 이튿날부터는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주막에서 눈을 붙이고 날이 새면 또 찾아 나섰습니다.

이레째 되는 날, 앞마을 동구 밖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에게서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최첨지라는 동네 터줏대감이 어디선가 날아온 매 한마리를 잡아 가둬 두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박서방은 곧바로 최첨지 집으로 갔습니다.

천석꾼 부자 최첨지네 기와집 안마당으로 들어서자 사랑방 문이 열리며 최첨지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띠룩띠룩 살이 찐 최첨지란 사람의 뱃속엔 꾸역꾸역 욕심만 들어차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를 찾아온 이유가 무엇인고?”

“소인은 매사냥으로 처자식을 먹여 살리는 박가라 하옵니다. 나리께서 매를 잡아 두고 계신다기에”

최첨지는 박서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봐라, 저 사람을 당장 쫓아내라”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결국 이튿날, 최첨지와 박서방은 사또 앞에서 송사를 벌이게 됐습니다.

“저희 집 머슴이 3년 전 뒷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매새끼 한마리를 잡아 왔기에 정성껏 길렀습니다. 동네 사람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물어보십시오.”

최첨지는 증인으로 매새끼를 잡아 온 머슴과 동네 사람 일곱명을 데려왔습니다.

사또가 머슴과 동네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사실이렷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최첨지 말이 맞다고 대답했습니다.

사또가 매사냥꾼 박서방에게 물었다.

“저 매가 너의 것이라는 징표라도 있느냐?”

사또의 말에 박서방은 눈물을 글썽이며

“시치미는 당연히 떼 냈을 테고~”하며 한숨을 쉬었다.

“시치미?”

사또가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최첨지를 보자, 그도

“시치미가 뭐지?”

박서방을 쳐다봤습니다.

‘오호라, 매사냥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군!’ 박서방의 두눈이 빛났습니다.

매사냥꾼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 "시치미"를 사또도 우첨지도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시치미"란 얇게 간 뿔조각에 매 주인의 주소를 써서 매의 꽁지깃 속에 단단히 매어 두는 것입니다.

박서방의 요청으로 사또가 우첨지로부터 매를 건네받아 꽁지깃을 펼치자 "시치미"가 나왔습니다.

머슴과 최첨지 논밭의 소작농인 동네 사람들은 위증을 한 것입니다.

“여봐라, 위증을 한 저놈들은 곤장 다섯대씩, 최첨지는 열다섯대를 안겨라.”

"그리고 매사냥을 못한 며칠간의 손해 스무냥을 배상토록 하라!"

"시치미"를 떼다란 말의 유래였습니다.(받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