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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30305 글/시] 삶의 모든 것은 글의 재료(윤인숙)/실망을 기회로 여겨라(인젤름 그륀)

[2023년 3월5일(일) 사순 제2주일, 오늘의 글/시]

 

삶의 모든 것은 글의 재료

결국 나를 글쟁이로 만든 것은 고난의 경험이었다.
글의 재료는 행복한 시간보다 불행한 시간,
고난의 시간에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재수 없는' 시간, 일생에서 가장 재수 없는 저점의 시간에 만들어진다.
사람을 믿었다가 한순간에 똥통에 빠진 그 재수 없는 시간이 나를 독서가로 만들었고,
고되고 힘들었던 고난이 나를 글쟁이로 만들었다.

- 고도원 윤인숙의 《고도원 정신》 중에서 -

* 누구에게나 물어보면 자신의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 쓸 수 있다고들 합니다.
그중에서도 행복했던 시간보다는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이 더 기억나고 오래 남습니다.
그런 힘든 순간이 우리 삶을 바꾸는 터닝 포인트가 되기 때문입니다.
삶의 여정에서 걸려 넘어진 부분이야말로
신이 우리에게 주신 커다란 보물의 끝자락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 삶의 모든 것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실망을 기회로 여겨라

 

실망은 삶의 한 요소다.
가족이 나를 실망시키고,

직업이 나에게 실망을 안겨 준다.
나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나 스스로에게 자신과 남들에 대한

실망을 만들어 주었다.
내가 나를 속인 것이다.

이것을 인식하는 것은 아프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이런 아픈

인식을 애써 피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서

도망치지만 결코 안식을 얻지 못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때,

직장이 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과 화해할 수 있다.
실수와 약점이 있는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다. 내가 나 자신을 꼭

만족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

 


약 30년 전에 감성 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유년기에 이루지

못했던 욕망들과 만나게 되었는데

그것은 나에게 혼란을 가져왔다.
무언가 손해 보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얼마 후 휴가를 맞아

혼자서 호숫가에 앉아 있던 중,

불현듯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기쁨이 솟아올랐다.

채워지지 않았던 욕망들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욕망이 충족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것이 나를 더욱 깨어

있게 하면서 마음을 열고

하느님에게 의지하도록

한 것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도 평범한 일상 안에서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살았겠지만,
나만의 소명을 발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열기 위해서

 내 안의 동경을 깨어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나의 소명이다.
나의 마음 안에는 사람들이

들어와 있고 나는 그들을

판단하지 않는다. 내 마음은

이미 실망과 좌절을 겪은 바

있지만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하느님께 나아가는 도약으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느님에 대한 동경이 점점 자라나면서 

나의 마음도 더욱 넓어졌다.

 


Buch der Lebenskunst

「삶의 기술」
안셀름 그륀 지음/ 안톤 리히테나우어 엮음

-이온화 옮김/ 분도출판사 펴냄- 

 

수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