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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주경철 히스토리아]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13] '걸리버 여행기'의 정쟁(政爭) 치유법/(구) 국회의사당 4장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13] '걸리버 여행기'의 정쟁(政爭) 치유법

조선일보/오피니언/사외칼럼/주경철 서울대교수 서양근대사 

입력 : 2009.06.26 21:46 / 수정 : 2009.06.27 00:39

 

 

민주 정치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의회 정치에 있다. 국정의 주요 문제들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여 적절한 해결책들을 마련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의회 정치가 실종된 지 오래다. 국민의 대표들이 기껏 보여준다는 게 한쪽 의원들은 의사당 출입문을 사수하려 하고 다른 쪽 의원들은 그 문을 부수고 들어가기 위해 백병전을 벌이는 광경이다. 아예 의사당을 박차고 나와 길거리에서 무리를 이루며 돌아다니는 것으로 의무를 대신하는 의원들도 부지기수다. 의원들이 국가와 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풀어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이런 극한 갈등을 해결할 방도가 없단 말인가.

고전(古典)에서 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1667 ~1745)의 '걸리버 여행기'(1726년 작, 1735년 개작)는 아동용 동화가 아니라 18세기 영국 정치에 대한 예리한 비판을 담고 있는 책이다. 토리와 휘그 두 당파로 갈려 정쟁만 일삼는 당시의 의회 상황에 대해 저자가 내놓은 방안은 이런 식이다.

"우선 각 정당에서 백명의 지도자들을 뽑는다. 그리고 머리 크기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짝을 지어 놓는다. 그런 다음, 훌륭한 외과의사 두 사람에게 그들의 머리를 톱으로 자르도록 시킨다. 뇌가 거의 절반으로 나누어지도록 말이다. 이렇게 해서 잘라낸 머리 반쪽을 반대편 정당의 사람에게 붙인다. 이 작업은 정확성을 요구하는 작업이지만, 재치 있게 수술을 한다면 정당 간의 싸움은 틀림없이 치료될 것이다. 절반으로 나누어진 두 개의 뇌가 하나의 두개골 속에서 논쟁을 하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를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세상을 다스리고 감독하기 위하여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정치가들의 머리에서도, 국민들이 무척이나 바라는 조화로운 사고와 중용이 생겨나게 될 것이다."

아직은 의학이 그런 정도로 발전해 있지는 않아서 이 조치를 문자 그대로 시행하기는 힘들 테지만, 어쨌든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회는 모종의 수술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차라리 호흡기 떼고 존엄사를 시켜 달라고 요구할지도 모른다.

 우하하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1667 ~1745)의 '걸리버 여행기'(1726년 작, 1735년 개작)...토리와 휘그 두 당파로 갈려 정쟁만 일삼는 당시의 의회 상황에 대해 저자가 내놓은 방안...잘라낸 머리 반쪽을 반대편 정당의 사람에게 붙인다...재치 있게 수술을 한다면 정당 간의 싸움은 틀림없이 치료될 것이다....ㅇㅎㅎ...^-^

 

- 2012년 12월11일 화요일 오전 7시40분...수산나 - 

 

 

(구) 국회의사당 = (현) 서울특별시 의회 1

 

(구) 국회의사당 = (현) 서울특별시 의회 2

 

(구) 국회의사당 = (현) 서울특별시 의회 3

 

(구) 국회의사당 = (현) 서울특별시 의회 안내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