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바다에 멸치가 꿈을 꾸었다.
자신의 몸뚱이가 하늘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더니
흰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고 눈이 펑펑 쏟아졌다.
또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다 시원해졌다 하더니
몸뚱이가 뜨거워쪘다 추워졌다 하는 꿈 이었다.
하도 이상하여 멸치는 새벽잠을 설치면서 꿈풀이를
해보려고 온 지식을 다 동원했으나 오리무중 이었다.
날이 새자마자 가자미에게 달려가서 꿈 얘기를 했더니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서해바다의 도사 망둥이를 천거한다.
멸치는 가자미를 보내서 망둥이 도사를 초청해 오도록 한다.
망둥이 도사는 큰눈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생각하더니 무릎을 탁 친다.
"참으로 좋은 길몽 입니다.
멸치대감께선 뼈대있는 가문이 아니십니까?
"그렇지, 뼈대하면 우리 멸치 가문이지,
등골뼈가 44 개 볼기뼈가 46 개 모두 백개의 뼈가
있으니 어디 나보다 뼈대많은 작자 있거든 나와 보라고 그래!"
"예, 맞습니다, 바로 용꿈 입니다.
곧 용이 되어 하늘에 오르실 것입니다.
꿈에 하늘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은
용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일이고,
용이 조화를 부리면 눈비가 오고
날씨가 추웠다 더웠다 하는것은
당연한 이치 아니겠습니까?"
그말을 들은 멸치는 입이 함박만 하게 벌어져
망둥이에게 거듭거듭 술잔을 따르니 망둥이를
데리고온 가자미는 아까부터 목이말라
이때나 술한잔 얻어 마실까 저때나
얻어 마실까 기다리다가
망둥이의 달콤한 말에 정신없는 멸치가
그만 미워지고 말았다.
참다못한 가자미가 고함을 질렀다.
"이 쓸개빠진 멸치대감아!
그말이 정말인줄 아느냐?
내 해몽을 들어봐라 !하늘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것은 낚시바늘에 걸렸으니 그럴게고
저녁 반찬에 쓰려고 석쇠에 올려 놓으니
연기와 김이 무럭무럭 날 것이며
짭자름 하게 간을 맞추려면
허연 소금을 뿌려야 하니
펑펑 쏟아질건 당연한 것이 아니더냐!
잘 익으라고 부채질 하니
더웠다 추웠다 할것은 뻔한 일이다
이놈아!" 빈부의 격차
그 말에 기겁을 한 멸치는 열 받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