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3일(토) 오늘의 글/시]
시인(詩人)의 인생 ‘풀꽃’이란 시(詩)로 꽤 널리 알려진 '나태주' 라는 詩人이 있습니다. -- 풀 꽃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골 초등학교 교장(校長)으로 은퇴하신 분답게, 중절모가 잘 어울리는 시골 할아버지입니다. 나태주 시인이 쓴 시(詩) 중 최근에 알게 된 시(詩)가 하나 있습니다. 병원(病院) 중환자실에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을 만큼 중병을 앓고 있을 때, 곁에서 간호하는 아내가 안쓰러워 썼다는 시(詩)입니다.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라는 제목(題目)의 시(詩)였는데, 아내를 위해 하나님께 하소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어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病)과 함께 약(藥)과 함께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발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한 남자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 밖엔 없었던 여자이지요. 자기의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채전밭 한 뙈기 가지지 않은 여자예요. 남편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고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하지 마시어요... 이 시에는 아내를 위한 간절한 마음이 뭉뚝뭉뚝 묻어나는데,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남편의 글에 화답하여 쓴 아내의 시입니다. 어찌 보면 남편이 드린 기도보다 더 간절한 기도, 시인 아내의 절창(絶唱)입니다. [ 너무 고마워요 ] 남편의 병상(病床) 밑에서 잠을 청하며 사랑의 낮은 자리를 깨우쳐주신 하나님! 이제는 저 이를 다시는 아프게 하지 마시어요.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죄(罪)로 한 번의 고통(苦痛)이 더 남아있다면, 그게 피할 수 없는 우리의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하나님! 저 남자는 젊어서부터 분필과 함께, 몽당 연필과 함께 산, 시골 초등학교 선생이었어요. 시(詩)에 대한 꿈 하나만으로 염소와 노을과 풀꽃만 살펴온 남자예요. 시(詩) 외의 것으로는 화(禍)를 내지 않은 사람이에요. 책꽂이에 경영이니 주식이니 돈 버는 책은 하나도 없는 남자고요. 제일 아끼는 거라곤 제자가 선물한 만년필과 그간 받은 편지들과 외갓집에 대한 추억 뿐이에요. 한 여자 남편으로 토방처럼 배고프게 살아왔고, 두 아이 아빠로서 우는 모습 숨기는 능력 밖에 없었던 남자지요. 공주 금강의 아름다운 물결과 금학동 뒷산의 푸른 그늘만이 재산인 사람이에요. 운전조차 할 줄 몰라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남자예요. 승용차라도 얻어 탄 날이면 꼭 그 사람 큰 덕 봤다고 먼 산 보던 사람이에요. 하나님! 저의 남편 나태주 시인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좀만 시간을 더 주시면 아름다운 시로 당신 사랑을 꼭 갚을 사람이에요... 시 두 편으로 부부가 나누는 지극한 사랑이 따뜻한 감동으로 전해지는 아침입니다... ‘한 번의 고통이 더 남아있는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라는 기도 앞에서는 어쩔 도리 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마는 하나님께서도 이만한 기도를 물리치시는 것은 도저히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이토록 순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우리들의 주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우리 모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이 단 하루를 남기고 있는 기쁘고 행복한 날입니다! 샬롬? |
Morning Gallery
Bertha Wegmann (1847~1926)
'베르타 베그만'은 덴마크를 대표하는 초상화가였습니다.
대표작은 "마리 트리프케의 초상화". 덴마크의 얼짱 화가 '마리 크뢰이어'의 결혼 전 이름이랍니다.
'베르타'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 재능은 있었으나 당시 북유럽에서 여성이 예술전문교육을 받는 것은 쉽지 않았기에, 19세가 되어서야 뮌헨 파리 등 유럽의 여러 지역을 십여년간 옮겨살면서 공부했습니다.
절친이었던 스웨덴 화가 '제나 바우크'와는 스튜디오도 같이 공유하고, 서로의 초상화도 그렸습니다. 그들은 이탈리아로 여러 차례 그림여행을 함께 했죠.
많은 유리천장을 깨고, 덴마크 왕립미술원장까지 지낸 '베르타'는 깊이감 있는 초상화와 풍부한 미학을 담은 정물화 등의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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