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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0102 글/시]새로운 변화의 삶을-따뜻한 하루[279]/새해의 약속은 이렇게(이해인)

[2024년 1월2일(화) 오늘의 글/시]

 

새로운 변화의 삶을 / 따뜻한 하루[279]

  

 

태아는 어머니 배에서 인생에서 가장 적정 온도에서 평온한 시간을 보내며 떠 있습니다.

어머니 탯줄을 통하여 알맞게 영양분을 공급받기에, 먹을 걱정도 없이 포근하게 지냅니다.

 

그러기에 태아는 아마도 그곳에서 오래오래 영원토록 머물기를 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연의 순리는 그렇지 않기에, 열 달이 채워지면 자연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드디어 그 때가 오고, 태아는 죽을 각오를 하고 온 힘을 다해 어둠의 터널을 지납니다.

 

그렇게 모든 게 낯선 세상으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유일한 공급원인 탯줄마저 끊어집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죽었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실은 넓은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원해 태어나려면,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이는 변화는 이미 만들어진 생각과 고집을 깨트려야 함을 말합니다.

 

바오로 사도도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생활에서 변화를 무척이나 강조합니다(로마 12,2).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해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선하고 마음에 들며, 하느님의 뜻인지를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

 

예수님께서도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사명을 부여하십니다(루카 24,47).

모든 민족들에게 죄의 용서와 회개의 삶을 살도록 세례를 주고 계명을 지키게 하여라.”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도 세례를 통하여 새로운 삶을 사는 신앙인입니다.

세속의 생각을 끊어버리고 하느님 뜻을 늘 새기는 이들입니다.

지금 무엇을 변화시킬 것인지를, 스스로 묻는 삶을 살아갑시다.

 

감사합니다. ^^+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또 한 해를 맞이하는 희망으로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시작할 것입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아
웃기 힘든 날들이지만
내가 먼저 웃을 수 있도록
웃는 연습부터 해야겠어요
 
우울하고 시무룩한 표정을 한 이들에게도
환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도록
아침부터 밝은 마음 지니도록 애쓰겠습니다
 
때떄로 성격과 견해 차이로
쉽게 친해지지 않는 이들에게
사소한 오래로 사이가 서먹해진 벗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 인사하렵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
우두커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 노력의 열매가 사랑이니까요
 
상대가 나에게 해주기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다가서서 해주는
겸손한 용기가 사랑임을 믿으니까요


 
차 한 잔으로, 좋은 책으로, 대화로
내가 먼저 마음 문을 연다면
나를 피했던 이들조차 벗이 될 것입니다.
 
습관적인 불평의 말이 나오려 할 땐
의식적으로 고마운 일부터 챙겨보는
성실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마음이야말로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어주는
소중한 밑거름이니까요
 
감사는 나를 살게 하는 힘
감사를 많이 할수록
행복도 커진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
그 동안 감사를 소홀히 했습니다
 
해 아래 사는 이의 기쁨으로
다시 새해를 맞으며 새롭게 다짐합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그리하면 나의 삶은
평범하지만 진주처럼 영롱한
한 편의 詩가 될 것입니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