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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0504 글/시] 몰두하는 행복 / 오월(피천득)

2024년 5월4일(토) 글/시

 

몰두하는 행복(미쳐야 행복하다.) 


미켈란젤로(1475~1564)이탈리아의 조각가, 화가, 건축가





부지런한 정원사

이탈리아의 한 영주의 집에서
정원사로 일하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일찍 정원을 돌아보고,
여기저기 잡초를 뽑고 정원수의 모양을 다듬고 보살폈습니다.


새벽에 정원을 산책하던 영주의 눈에 늘 부지런히
움직이는 정원사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하루는 영주가 그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자네는 왜 이른 새벽부터 이렇게 부지런을 떠는가?
그렇다고 자네 급여를 올려주는 것도 아닌데..."

영주의 물음에 젊은 정원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정원을 가꾸는 일이 즐겁고,
제 손길로 만들어진 이 정원이 너무 좋습니다.
매일 이 정원을 어떻게 가꾸어갈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행복한 보상을 받고 있습니다."



정원사의 말에 감동을 받은 영주는
그가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며,
더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미술 공부를 시켜주었습니다. 

훗날,
그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미술가가 되었고,

그의 이름은 '미켈란젤로'입니다.



미쳐야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조건 없이 미치고 걱정 없이 일에 빠지다 보면,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먼저 알아봐 주고,
마침내는 세상이 다 알고 돕게 됩니다.


자력(自力)을 다했을 때, 타력(他力)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합니다.





아담의 창조(c. 1512)

미켈란젤로는 소개가 거의 필요 없는 세계 최고의 재능 중 하나임이 분명합니다.
동시대 사람들은 Il Divino(“신성한”)라는 별명을 붙인 그는 평생 가장 위대한
살아있는 예술가로 여겨졌습니다.
하느님과 아담의 손이 만나는 아담의 창조에 대한 그의 묘사는
가장 유명한 르네상스 그림이자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상징적인 이미지입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오월/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이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신록을 바라다 보면
내가 살아 있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 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 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5월/ 피천득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피천득 시인>

가르니니 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