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선 오피니언

조선[아침 편지] 혼돈의 교단을 떠나지만… 그래도 학교는 '희망'이어야 한다

[아침 편지] 혼돈의 교단을 떠나지만… 그래도 학교는 '희망'이어야 한다

조선일보 사외칼럼 박수진 시인.전직교사 입력 : 2012.09.20 22:29 

 

 

하은, 효빈아! 오랫동안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온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2학기 개학날 아침에 갑작스러운 퇴임 소식을 전해 듣고 어찌할 줄 모르던 너희 눈빛이 두고두고 지워지지 않는구나. 편지지조차 준비할 시간이 없어 공책을 찢어 급히 쓴 편지에 하은이 너는 나를 "후이늠 선생님"이라 불렀더구나. '후이늠'은 걸리버 여행기에서 '말들의 나라'에 나오는 품위 있는 종족을 지칭하는 말이니 내게는 그보다 더 큰 찬사가 없을 듯싶다. 그러고 보니 나는 서른 해 넘게 문학을 가르치는 동안 참 많은 별명을 얻은 것 같다. 소설 '소나기'를 감상한 뒤에는 "이 바보"가 되었고, 아름다운 시 '그릇을 닦으며'를 소개한 뒤에는 "얼룩"이란 별명을 얻었으며, 폴 빌라드의 '이해의 선물'을 가르친 뒤에는 "모자라나요?"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한 해가 저물 때면 너희가 고마움과 아쉬움을 담아 쓴 편지와 정성을 다해 그린 상장,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장을 받기도 했으니 나만큼 가르치는 일에 기쁨과 보람을 느낀 교사도 드물 것이다.

그런데 왜 내가 서둘러 교실을 떠나야 했을까 생각해 본다. 올해 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온 국민의 걱정거리가 된 중학교 2학년 담임을 맡았구나. 한 학기 동안 결석 일수가 너무 많아 혹시 학교를 못 다니게 될까 봐 날마다 염려가 되던 효빈이, 너는 카카오톡에다 너 때문에 내가 떠난 건 아닌지 가슴 아파하며 긴 글을 보냈더구나. 그러나 이것이 어찌 너희 책임이겠느냐. 정말이지 오늘 우리의 교실은 소란과 대듦과 제멋대로의 도가니로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극도의 혼란 상태라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다. 내가 처음 교단에 섰던 1980년대 초에는 한 교실에 70명이 넘게 빼곡히 앉아 공부를 했어도 함께 울고 웃던 그야말로 사랑의 교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 반에 서른 명 정도밖에 없어도 도무지 수업을 진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으니 가르치는 일로 보람 삼는 선생님들의 자괴감이 어떠할지는 어린 너희도 상상이 가리라 믿는다. 긴말 다 할 수 없지만 따지고 보면 모두가 생각이 짧은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란다.

나처럼 평범한 교사 한 사람이 스스로의 눈높이 수업을 못 함을 자책하며 교단을 떠나는 일이 지금은 흔하고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지금 교정은 어딜 가나 온통 아우성과 한숨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그래도 학교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어야 한다고…. 이제 너희 곁을 떠나왔지만 항상 너희 꿈을 응원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하은아 효빈아, 나의 마지막 제자들아!

엉엉별명도 많았던 선생님... 걸리버 여행기 '말들의 나라'의 풍위있는 종족을 지칭하는  "후이늠 선생님" 별명 외에 "이 바보" "얼룩" "모자라나요?" 등의 별명을 가졌던 선생님...가르치는 일에 기쁨과 보람을 느낀 선생님이 교단을 떠나면서 쓰신 아침편지이다...^-^

 

왜 내가 서둘러 교실을 떠나야 했을까...올해 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온 국민의 걱정거리가 된 중학교 2학년 담임을 맡았구나...정말이지 오늘 우리의 교실은 소란과 대듦과 제멋대로의 도가니로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극도의 혼란 상태라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다...한 반에 서른 명 정도밖에 없어도 도무지 수업을 진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으니 가르치는 일로 보람 삼는 선생님들의 자괴감이 어떠할지는 어린 너희도 상상이 가리라 믿는다.

 

나처럼 평범한 교사 한 사람이 스스로의 눈높이 수업을 못 함을 자책하며 교단을 떠나는 일이 지금은 흔하고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지금 교정은 어딜 가나 온통 아우성과 한숨으로 가득하다.

 

내꺼박수진 선생님 글에 100% 동의한다...소란과 대듦과 제멋대로의 도가니...몇명의 학생에 의해 학습분위기가  좌지우지되는 학급...기가 세고 목소리 크고 공격성향을 가진 그들이 무차별적으로 발사하는 감정의 파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전략과 방법이  지금의 교실에는 없다...교실의 약한 학생이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놀림의 대상이 되고 마음의 상처를 입어도 그들의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할 선생님들의 힘과 권위가  없어진지 오래이다...ㅠㅠ...^-^

 

가해학생들에게 당한 피해학생은 선생님이나 학교에 알려봤자 일만 복잡하게 꼬이고 더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질 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안다...그래서 가슴앓이를 하면서 스스로 방법을 찾아 나간다...ㅠㅠ...^-^

 

지금 북한에서 남한을 공격하려고 해도 "중2" 가 무서워서 침략을 못 한다고 하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막무가내로 "예스"와 "노우"를 외치며 돌진하는 그들의 기질을 감당할 수 없어 나오는 소리였을 것이다...ㅠㅠ...^-^

 

 절제를 배워야 할 학생들, 용기를 길러야 할 학생들을 잘 교육하여 서로를 신뢰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방법은 과연 없단 말인가? 

 

                                                                 - 2012년 9월21일 금요일 오전 10시20분 조선일보를 읽고나서...수산나 -

 율동공원 저수지...왼쪽의 서 있는 몸집 큰 거위가 "대장 거위" 인 듯 하다...소리를 "꺼이 꺼이" 크게 내고 목에 힘을 바짝 주었다...ㅎㅎ...^-^

 

왼쪽 "대장 거위" 물로 들어 갔다...다른 거위들 일사분란하게 헤엄친다...ㅎㅎ...^-^

 

왼쪽 "대장 거위" 와 함께 줄 맞추어 헤엄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