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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비꼴 일이 있다- 춘주(春洲) 김도수/ 찌르레기들 5장

 

비꼴 일이 있다

소리개가 병아리를 나꿔채
동산의 높은 나무가지에 앉네.
가련하다 하늘 높이 날아야 할 새가
배고프니 안 하는 짓이 없구나.
불쌍하다 세상의 선비된 자들
앞으로는 무얼 할지 알기 어렵네.
처음부터 끝까지 잘해야 할 뿐
공연히 목소리만 높이지 말라!

有諷(유풍)

鳶攫雞兒去(연확계아거)
東山高樹枝(동산고수지)
可憐九霄翼(가련구소익)
飢來無不爲(기래무불위)
矜矜世上士(긍긍세상사)
前頭難預期(전두난예기)
惟自善終始(유자선종시)
莫謾大其辭(막만대기사)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한시(2012.10.13)이다. 안대회교수의 평이다.

 

조선시대 숙종 임금의 외사촌뻘인 춘주(春洲) 김도수의 시다. 그는 왕가의 외척(外戚)이기는 했으나 불우하게 지내며 일그러진 세태를 풍자한 시를 즐겨 지었다. 병아리를 채가는 소리개는 고고하게 살아가야 할 지식인과 관료다. 하늘이 그들이 살아가는 터전이건만 배만 고프면 하늘을 버리고 지상으로 낙하한다. 욕구를 채우려고 안 하는 짓이 없다.

그런 그들이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일지 범상한 사람들이 어떻게 짐작하겠는가? 고상한 척 정의로운 척 큰소리를 친 그들의 과거를 믿어선 안 된다. 그랬다가는 병아리만 당한다. 지금도 지상으로 낙하하는 소리개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배고파

鳶攫雞兒去(연확계아거)...소리개가 雞兒(병아리)를 나꿔채

飢來無不爲(기래무불위)...배고프니 안 하는 짓 없구나
矜矜世上士(긍긍세상사)...불쌍하다 세상의 선비된 자들
莫謾大其辭(막만대기사)...공연히 목소리만 높이지 말라!

 '계아' '긍긍세상사' 라는 말(음절)은 재미있고...'기래무불위'

'막만대기사' 라는 음절은 그 뜻(의미)에 공감한다...ㅎㅎ...^-^ 

춘주(春洲) 김도수

 

미상∼1742년(영조 18). 조선 후기의 문신. 본관은 청풍(淸風). 호는 춘주(春洲).

음보(蔭補)로 공조정랑지례현감(知禮縣監)통천군수(通川郡守)를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춘주집(春洲集)》《창선감의록(倡善感義錄)》이 전한다.

 

[출처]한국역대인물종합정보시스템


 

 

 

찌르레기들 1

 

찌르레기들 2

 

찌르레기들 3

 

찌르레기들 4

 

찌르레기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