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나의 서양미술산책] [23] 로댕의 '청동시대'
1877년 37세의 젊은 조각가 로댕은 파리의 전시회에 '청동시대'를 출품했다. 이 작품은 그때까지 보았던 조각과는 판연하게 달랐다. 한 손을 머리에 올리고 서 있는 평범한 얼굴의 이 청년상은 그리스 조각과 같은 이상화된 인체가 아니라 실제 사람과 같았기 때문이다. 표면의 생생한 촉감이나 광선에 녹아드는 듯한 음영의 대비 등 세심한 표현은 특정한 한 개인을 느끼게 한다. 이 조각은 평범한 인물이더라도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표현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로댕은 인체를 흙으로 빚고 청동으로 주조한 것이 아니라, 실제 모델에서 직접 본을 떴다는 혐의를 받았다. 로댕은 공식적으로 항의를 했고, 모델로 쓴 벨기에 출신 군인의 누드 사진을 제시했다. 작품과 사진이 분명히 다른 것을 본 조각가 협회는 이 혐의가 잘못된 것임을 밝혔다. 떠들썩했던 이 사건은 무명의 청년 조각가 로댕을 일약 유명인으로 만들었고 이후 그에게는 작품 주문이 밀려들었다.
'청동시대'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조각이 신화나 역사적인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로댕은 '청동시대'라는 제목을, 작품을 완성한 후에 붙였다. 그는 원래 이 작품은 한 청년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서서히 의식을 회복하는 모습은 인류의 시작을 상징하는 듯이 보인다. 다윈의 '진화론'이 큰 반향을 일으키던 당시 인간의 근원에 대한 관심이 이 조각에도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조선일보/사외칼럼/김영나 서울대교수 서양미술사
입력 : 2009.10.06 23:13 / 수정 : 2009.10.08 09:32
- ▲ 청동시대
1877년 37세의 젊은 조각가 로댕은 파리의 전시회에 '청동시대'를 출품했다. 이 작품은 그때까지 보았던 조각과는 판연하게 달랐다. 한 손을 머리에 올리고 서 있는 평범한 얼굴의 이 청년상은 그리스 조각과 같은 이상화된 인체가 아니라 실제 사람과 같았기 때문이다. 표면의 생생한 촉감이나 광선에 녹아드는 듯한 음영의 대비 등 세심한 표현은 특정한 한 개인을 느끼게 한다. 이 조각은 평범한 인물이더라도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표현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로댕은 인체를 흙으로 빚고 청동으로 주조한 것이 아니라, 실제 모델에서 직접 본을 떴다는 혐의를 받았다. 로댕은 공식적으로 항의를 했고, 모델로 쓴 벨기에 출신 군인의 누드 사진을 제시했다. 작품과 사진이 분명히 다른 것을 본 조각가 협회는 이 혐의가 잘못된 것임을 밝혔다. 떠들썩했던 이 사건은 무명의 청년 조각가 로댕을 일약 유명인으로 만들었고 이후 그에게는 작품 주문이 밀려들었다.
'청동시대'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조각이 신화나 역사적인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로댕은 '청동시대'라는 제목을, 작품을 완성한 후에 붙였다. 그는 원래 이 작품은 한 청년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서서히 의식을 회복하는 모습은 인류의 시작을 상징하는 듯이 보인다. 다윈의 '진화론'이 큰 반향을 일으키던 당시 인간의 근원에 대한 관심이 이 조각에도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1877년 37세의 젊은 조각가 로댕은 파리의 전시회에 '청동시대'를 출품했다...로댕은 인체를 흙으로 빚고 청동으로 주조한 것이 아니라, 실제 모델에서 직접 본을 떴다는 혐의를 받았다...작품과 사진이 분명히 다른 것을 본 조각가 협회는 이 혐의가 잘못된 것임을 밝혔다. 떠들썩했던 이 사건은 무명의 청년 조각가 로댕을 일약 유명인으로 만들었고 이후 그에게는 작품 주문이 밀려들었다.
- 2012년11월24일 토요일 오전 9시20분...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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