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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주경철 히스토리아]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75] 엘니뇨와 대기근/마라도 해변 등 4장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75] 엘니뇨와 대기근

조선일보/오피니언/ 주경청 서울대교수 서양근대사 

입력 : 2010.09.10 22:03

 

19세기 후반은 기상 악화로 인해 세계 각지에 극심한 재앙들이 들이닥쳤던 시기다. 1876년부터 1879년까지 무려 4년 동안 계절풍이 불지 않아서 아시아 여러 지역에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가뭄이 들었다. 거의 1000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았지만 자바, 필리핀, 한국, 브라질, 남아프리카, 마그레브에서도 가뭄과 기근이 보고되었다. 1889년부터 1891년 사이에 다시 인도, 한국, 브라질, 러시아, 아프리카에 기근이 닥쳤다. 이때 수단과 에티오피아에서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다고 한다. 다시 1896년부터 1902년에 열대 지방 전역과 중국 북부에 계절풍이 불지 않아 극심한 가뭄과 기근이 발생했다. 세 번에 걸친 이 재앙으로 전 지구적으로 죽은 사람의 수는 적게는 3000만명, 많게는 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인류 역사상 매우 큰 재앙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이런 현상이 지역 단위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난 일이며, 엘니뇨라 불리는 기상 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최근에야 확인되었다.

기근의 현장은 한편의 지옥도를 연출했다. 1877년 인도의 마이소르에서는 굶주린 여성들과 아이들이 들판에서 이삭을 주워 모으려다가 낙인이 찍히고 고문당했으며 코가 잘리거나 심지어 살해당했다. 폭도들은 지주들과 촌장들을 공격했고 곡물 창고를 약탈했으며, 심지어 가족들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이기까지 했다. 굶다 못해 정신이 이상해지면 식인(食人) 행태가 벌어진다. 당대 기록에 의하면 "미친 사람 하나가 무덤을 파헤쳐 콜레라로 죽은 사람의 시신을 먹었고 또 다른 사람은 아들을 죽여 그 시체를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처럼 엄청난 재앙의 원인을 전적으로 자연재해에만 돌릴 수는 없다. 극히 일부 지역만 제외하면 잉여 곡물이 정말로 한 톨도 없는 곳은 없다. 제국주의의 잔혹한 침탈에다가 최소한의 구호 역할을 하던 전통 마을 체제의 붕괴가 사태를 극단으로 몰고 간 것이다. 대흉년의 해인 1877~1878년에 인도에서 유럽으로 선적한 밀은 32만t이라는 기록적인 양이었다. 이런 가혹한 기아수출 현상에서 보듯 천재(天災)는 대개 인재(人災)와 함께 닥쳐온다.

 

 

 꺅1876년부터 1879년까지 무려 4년 동안 ...1889년부터 1891년 ...1896년부터 1902년...세 번에 걸친 이 재앙... 엘니뇨라 불리는 기상 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최근에야 확인되었다....ㅠㅠ...^-^

 

- 2013년 2월19일...수산나 -

 

※ 엘니뇨

: 남미의 페루연안으로부터 동태평양의 적도지역에 걸쳐 수년에 한 번 일어나는 것으로 해수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엘니뇨현상이라고 한다. 페루 앞바다는 적도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해수온이 낮다. 혼폴트 해류의 북상과 편동풍의 영향으로 연안 가까이의 대륙붕상에 냉수가 솟아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수년에 한 번 편동풍이 약해지면 대륙붕상에도 온수가 솟아나게 되어 엘니뇨현상이 일어난다.

※ 라니냐

: 남미 페루 연안에서 동태평양 적도지역에 걸쳐 해수온도가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해수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엘니뇨(신의 아들, 남자아이) 현상이라하고 그 반대 상황을 라니냐(여자아이)현상이라고 이름지었다. 라니냐 현상과 엘니뇨현상은 수년마다 번갈아 일어난다.

 

 

마라도 정자

 

마라도 해변 1

 

마라도 해변 2

 

마라도 해변 선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