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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30804 글/시]괜찮은 척 하며 사는거지(이해인)/ 어느 빵장수/런치 데이트(The Lunch Date)

[2023년 8월4일(금) 오늘의 글/시]

 

괜찮은 척 하며 사는거지    
            
              이   해인

사람들은 제 각각 
괜찮은 척하며 살아가는 거지, 
괜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프지 않은 척하며 살아내는 거지, 
아프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힘들지 않은 척하며 이겨내는 거지, 
힘들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보이지는 않지만 모두 자신 만의 삶의 무게를 이고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의 짐은 가벼워 보이고 내 짐은 무겁게 느끼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모퉁이를 돌아가 봐야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가 보지도 않고 아는 척 해 봐야 득 되는 게 아무 것도 없지요

바람이 불고 비가 쏟아져 아픔과 고민이 다 쓸려간다 해도
 꼭 붙들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서로의 믿음이라는 마음입니다


 -------
아멘~~~

 

우엉

 

 어느 빵장수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빵장수는 매일매일 빵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공급하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매일 새벽녘에 버터를 만들어 공급해주는 가난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납품되는 버터를 보니까 정량보다 훨씬 모자라 보였습니다. 

그래서 며칠을 두고 납품되는 버터를 저울로 달아 보았는데, 
예측한대로 정량에 많이 미달 되었습니다. 

화가 머릿끝까지 난 빵장수는 버터를 납품하는 농부에게 그동안 손해본 것을 당장에 변상할 것을 요구하며 법정에 사기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이 재판을 맡은 재판관은 체포된 농부의 진술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버터를 공급했던 가난한 농부의 집에는 저울이 아예 없었습니다. 

그래서 빵장수가 만들어 준 1파운드짜리 빵의 무게에 맞추어서 버터를 자르고 포장해서 납품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빵장수가 이익을 더 많이 남기기 위해서 자신의 1파운드짜리 빵의 규격을 줄이고 양을 줄였던 것입니다. 

빵장수가 줄여서 만들어 준 빵을 그것도 모르고 농부는 그대로 만들어진 빵에 맞추어서 버터를 만들었으니 당연히 그 버터가 많은 함량 미달이 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 대가는 빵장수가 고스란히 치러야 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자기는 괜찮고 남은 안된다는 이기적인 마음. 

그 마음이 결국은 톡톡한 대가를 치르고야 만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 빵장수와 같은 마음이 너무나 가득한 것 같습니다. 

이 모습이 한동안은 이득을 보는 것 같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큰 손해와 낭패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나 자신은 얼마나 진실되게 살고 있을까요? 

자기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한 우리가 아닌,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기에게는 엄격한 우리가 될 때, 

진실한 모습을 간직하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의 자비는 한계가 없으며
신앙이 없으면 양심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
          - 교황 프란치스코 -


세상에는 일곱가지 죄가 있다.
노력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지식,
도덕성 없는 상업,
인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기도,
원칙없는 정치가 그것이다.
             - 마하트마 간디 -


접인춘풍 임기추상
(接人春風 臨己秋霜)은 남을 대할때에는 봄바람처럼 대하고 자신에 대해서는 가을서리처럼 냉철하게하라. 
                     -  펌 글-

 

수레국화

 

(꽃) 런치 데이트(The Lunch Date)

9분짜리 단편 흑백영화 '런치 데이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백인 귀부인이 붐비는 기차역에서 흑인과 부딪쳐 쇼핑백을 떨어뜨린다. 쏟아져 나온 물건을 주워 담느라 기차를 놓치고, 역내 음식점에 가서 샐러드 한 접시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은 그녀는 포크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알고 포크를 가지러 간다. 

그 사이 걸인처럼 보이는 흑인이 자신의 샐러드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만다. 귀부인은 화가 났지만 포크를 집어들고 샐러드를 같이 먹는다. 귀부인 한 번, 흑인 한번 교대로 음식을 먹는다. 다 먹은 후, 흑인이 커피를 두 잔 가져와 하나를 귀부인에게 건넸고, 커피를 마신 귀부인은 기차를 타러 다시 나간다.

가던 중 순간 쇼핑백을 놓고 온 것이 생각나 급히 음식점으로 뛰어오지만, 흑인도, 쇼핑백도 보이지 않는다. 당황한 귀부인이 음식점 여기저기를 훑어보는데, 아까 그 옆 테이블에 손도 대지 않은 샐러드 접시가 놓여있고 의자 위에 쇼핑백도 있었다. 

사실은 자리를 잘못 찾은 귀부인이 흑인의 음식을 빼앗아 먹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 흑인은 화를 내지 않고 자기 음식을 귀부인과 나누어 먹었고 커피까지 대접했던 것이다.

이 흑인은 참으로 넉넉한 마음을 지닌 여유로운 사람입니다. 오늘 이 시대는 여유와 넉넉함을 잃어버린 시대입니다. 조급하고 자신만 알고 관대하기는 커녕 마음이 너무 가난합니다.

모든 것을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합니다. 자리를 잘못 찾은 자신이 잘못한 것은 생각지 않고 남만 탓합니다. 사회지도층이 특히 남탓 투성이입니다.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오면서 내가 옳다고 생각한 어이없는 잘못들이 과연 얼마나 많이 나도 모르게 지나갔을까요? 이런 '내가 옳다'라고 생각하는 착각이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당황케 했고 나의 품격을 스스로 낮췄는지 부끄럽게 뒤돌아 봅니다.

힘든 하루하루 좀더 여유롭고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따뜻하고 복된 오늘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