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30805 글/시]세월이 지나고서야(따뜻한 하루[159])/고통을 대하는 자세(따뜻한 하루[160])

[2023년 8월5일(토) 오늘의 글/시]

 

세월이 지나고서야 / 따뜻한 하루[159]

 

어린 시절 저는 병 우유를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아버지는 출근 때마다 막둥이인 저에게 우유를 하나씩 주셨습니다.

어려운 살림 탓에 먹을 게 늘 부족했지만 아버지는 하루도 빠뜨리지 않으셨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아버지는 치매로 인해 가족들도 잘 알아보시지 못하고 계시지만,

아버지 생신을 맞아 오랜만에 식구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 누님이 그때의 병 우유에 담긴 사연을 말해 주었습니다.

 

아침마다 아버지가 사 주시던 그 우유는 사실 아버지의 출근 교통비와 맞바꾼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버스를 탈 수 없기에 서둘러 일찍 일어나 회사까지 걸어가셨던 것입니다.

 

"막내 우유 사 주는 게 아버지에게 그 어떤 것보다 큰 행복이고 즐거움이었나봐.

좋아하는 막내의 모습이 하루를 견딜 수 있는 힘이라며 곧잘 말하곤 하셨지."

 

외투 한 벌조차 없었던 그 때를 생각하니, 저는 아버지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었습니다.

겨울 아버지의 출근길이 얼마나 추웠을지 생각하니 그저 뜨거운 눈물이 흐를 뿐이었습니다.

 

부모님의 그 크신 자식 사랑의 마음을 어디 글로 다 표시할 수 있을까요!

사랑은 하나주고 하나바라는 것이 아닌, 둘 주고 하나 바라는 것도 아니다.

아홉을 주고도 미처 주지 못한 남아있는 그 하나까지도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십계명에서의 인륜에서 부모님께 대한 효도를 당부합니다(신명 5,16).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명령하는 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고 잘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세월이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는 기억하고픈 사실들이, 우리에게는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모르고 지나간 작은 기쁨들이, 사실 누군가의 사랑이자 헌신이었음이 알려지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더 늦기 전에 그런 고마운 분들께 용기를 내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감사합니다. ^^+

 

  


고통을 대하는 자세 / 따뜻한 하루[160]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폐병에 걸린 친구 안티스테네스를 병문안했습니다.

안티스테네스는 친구에게 "제발 나를 이 고통에서 해방시켜주게!" 하고 말했습니다.

디오게네스는 잠시 생각하더니 허리에 찬 단도를 꺼내 친구의 가슴을 겨누었습니다.

이 같은 신음 소리와 하소연이 평소 친구 안티스테네스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뜻밖의 사태에 놀란 안티스테네스는 병상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습니다.

"여보게, 내가 벗어나고 싶은 건 참을 수 없는 고통이지 목숨이 아니네!"

 

그러자 디오게네스가 조용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 정신으로 살면 지금이라도 고통에서 해방된다네."

 

들을 수도 볼 수도 말할 수도 없었던 장애를 극복한 헬렌 켈러의 말입니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한편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고통을 오로지 아버지께만 의지하며 그 긴 시간을 버티셨습니다.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은 때는 아침 아홉 시, 낮 열두 시에 어둠이 온 땅에 덮쳤다.

오후 세 시까지 그 어둠은 이어졌고 바로 그때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라는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구세주로 믿는 우리 신앙인도 살면서 수많은 고통을 마주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고통에 모든 걸 짓눌려 삶에 대한 의욕마저 잃기도 합니다.

이럴 때 우리의 선택은 살아야하는 더 중요한 것들과 이유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맞서 싸우기보다 어떤 태도로 어려움을 대하는지 알면 삶의 여정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