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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3년 9월 2일 토요일[(녹) 연중 제21주간 토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3년 9월 2일 토요일[(녹) 연중 제21주간 토요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86(85),1-3 참조
주님, 귀를 기울이소서. 제게 응답하소서. 당신 종을 구해 주소서. 당신은 저의 하느님,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당신께 온종을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본기도

하느님, 신자들을 한마음 한뜻이 되게 하시어
저희가 하느님의 가르침을 사랑하고 그 약속을 갈망하며
모든 것이 변하는 이 세상에서도
참기쁨이 있는 곳에 마음을 두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여러분 자신이 하느님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4,9-11
형제 여러분,
9 형제애에 관해서는 누가 여러분에게 써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 자신이 하느님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10 사실 여러분은 온 마케도니아에 있는 모든 형제에게
그것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형제 여러분,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더욱더 그렇게 하고, 11 우리가 여러분에게 지시한 대로,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8(97),1.7-8.9(◎ 9 참조)
◎ 백성들을 올바르게 다스리러 주님이 오신다.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그분이 기적들을 일으키셨네. 그분의 오른손이, 거룩한 그 팔이 승리를 가져오셨네. ◎
○ 소리쳐라, 바다와 그 안에 가득 찬 것들, 누리와 그 안에 사는 것들. 강들은 손뼉 치고, 산들도 함께 환호하여라. ◎
○ 주님 앞에서 환호하여라. 세상을 다스리러 그분이 오신다. 그분은 누리를 의롭게, 백성들을 올바르게 다스리신다. ◎

복음 환호송

요한 13,34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5,14-3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4 “하늘 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다.
15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다섯 탈렌트,
다른 사람에게는 두 탈렌트,
또 다른 사람에게는 한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16 다섯 탈렌트를 받은 이는 곧 가서 그 돈을 활용하여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다.
17 두 탈렌트를 받은 이도 그렇게 하여 두 탈렌트를 더 벌었다.
18 그러나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물러가서 땅을 파고 주인의 그 돈을 숨겼다.
19 오랜 뒤에 종들의 주인이 와서 그들과 셈을 하게 되었다.
20 다섯 탈렌트를 받은 이가 나아가서 다섯 탈렌트를 더 바치며,
‘주인님, 저에게 다섯 탈렌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1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22 두 탈렌트를 받은 이도 나아가서,
‘주인님, 저에게 두 탈렌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두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3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24 그런데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나아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25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주인님의 것을 도로 받으십시오.’
26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27 그렇다면 내 돈을 대금업자들에게 맡겼어야지.
그리하였으면 내가 돌아왔을 때에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돌려받았을 것이다.
28 저자에게서 그 한 탈렌트를 빼앗아 열 탈렌트를 가진 이에게 주어라.
29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30 그리고 저 쓸모없는 종은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단 한 번의 제사로 저희를 자녀로 삼으셨으니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주님의 교회에 일치와 평화의 선물을 내려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04(103),13-15 참조
주님, 땅은 당신이 내신 열매로 가득하옵니다. 당신은 땅에서 양식을 거두게 하시고, 인간의 마음 흥겹게 하는 술을 주시나이다.
<또는>
요한 6,5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리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성찬례로 충만한 구원을 이루시니
저희가 주님의 자비로 치유를 받고 힘을 얻어
모든 일에서 주님의 기쁨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종들을 불러서 다섯 탈렌트, 두 탈렌트, 한 탈렌트를 주었습니다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제가 미국에 와서 하는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신문사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서 홍보를 다니고, 광고주인 여행사와 함께 성지순례를 다니고 있습니다. 상반기에 3번 다녀왔고, 가을에 1번 더 다녀올 예정입니다. 신문사의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아직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동북부 ME 대표신부를 맡아서 봉사하였고, 올해부터는 동북부 꾸르실료 지도신부를 맡아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2020 8월부터 브루클린 한인 공동체의 주일미사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어느덧 3년이 넘었습니다. 퀸즈 한인성당에는 평일미사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매일 새벽에 복음 묵상을 나누고 있습니다. 어느덧 10년이 되어갑니다. 제가 이렇게 자랑 아닌 자랑을 하는 것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달란트의 비유를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달란트의 비유에서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진다고 하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예수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신문사는 제게 잠자리를 주고, 먹을 것을 주고, 월급을 줍니다. 신문홍보를 다니면서 타주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성지순례를 다닐 수 있으니 성화가 되어서 좋습니다. ME 주말 봉사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고, 팬데믹의 터널을 함께 지날 수 있었습니다. 줌으로 하는 강의와 영상 강의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브루클린 한인성당에서 미사를 하면서 저 또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교우들이 서품 30주년을 축하해 주었고, 올해는 회갑도 축하해 주었습니다. 물고기는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듯이, 사제들은 신자들과 함께 할 때 힘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퀸즈 성당 평일미사를 도와주면서 신부님들과 친밀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캠핑도 가고, 여행도 다녔습니다. 자칫 외로울 수 있는 미국생활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사제관에 숙소가 있어서 손님이 오면 사제관에서 지내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 복음 묵상을 하면서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물론 저 자신의 영적인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달란트의 비유는 제게도 맞는 말씀입니다.

 

다섯 달란트를 가진 사람은 다섯 달란트를 이웃을 위해서 나누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셨습니다. 나눌 것이 없어서 나누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나누지 못하는 것입니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선을 베푸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목숨을 내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죽음이 부활로 열매를 맺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고, 미워하면 미워할 일이 생깁니다.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기고, 찡그리면 찡그릴 일이 생깁니다. 이해하면 이해할 일이 생기고, 오해하면 오해할 일이 생깁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능력과 힘을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감사와 기쁨, 이해와 사랑은 우리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미움과 분노, 오해와 불신은 우리의 능력을 땅에 묻는 가장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을 늘 마음에 담고 살면 좋겠습니다.

 

형제애에 관해서는 누가 여러분에게 써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 자신이 하느님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지시한 대로,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강론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맞춤형 선물은 무엇입니까?

 

나이 탓인지 자주 슬슬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기쁘고 보람된 순간들도 떠오르지만, 부족하고 부끄러운 순간들이 더 많이 떠올라 가슴을 칩니다.

 

그러나 동시에 과분할 정도로 흘러넘치는 다양한 은총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더 빨리 불러가실 수도 있었는데, 하느님께서 큰 자비를 베푸셔서, 우여곡절 속에서도 오늘까지 살게 해주셨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한없이 부족하지만, 이런저런 탈렌트를 선물로 주셔서 이웃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니, 사방이 온통 감사꺼리로 충만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생명으로 불러주시고, 그 위에 그리스도인으로, 수도자로 불러주시고 다양한 탈렌트를 선물로 주신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그저 내 한목숨 지탱하라고, 나 하나 호의호식하면서 즐기라고 불러주신 것이 절대 아닐 것입니다.

 

자신에게 부여된 탈렌트가 무엇인지 잘 살펴보고, 최대한 계발해서, 이웃과 교회, 세상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고 기여하라고, 결국 적극적인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최종적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라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불러주신 것이 아닐까요?

 

오늘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탈렌트는 과연 어떤 것인가?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맞춤형 선물은 무엇인가? 어느 정도인가? 어떻게 계발할 것인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어떻게 하느님께 봉헌할 것인가?

 

여차하면 드러누워 하릴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제일 절친 같은 소파와 안락의자, 티비나 모니터와 과감히 결별하고, 부단히 일어서야겠습니다.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시간을 하늘나라를 위해 어떻게 하면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겠습니다.

 

하늘나라는 편안한 안락의자에 앉아, 나른한 꿈이나 공상을 통해서 절대로 획득할 수 없습니다. 잠에서 과감히 깨어나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매일 우리 각자에게 주어지는 시간과 기회, 재능과 에너지를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헌신하고 봉사함을 통해서, 우리 앞에 하늘나라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0901.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마태 25,6) 

앞 장(24장)에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과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시자, 제자들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마태 24,3)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닥쳐올 큰 재난’(마태 24,15-26)과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마태 24,29-31)에 대해 말씀하시고 그날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마태 24,36-44)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를 어제는 ‘충실한 종과 불충실한 종의 비유’(마태 45-51)를 통해, ‘충실함’과 ‘슬기로움’에 있음을 밝혀주셨고, 오늘 우리가 들은 ‘열 처녀의 비유’(마태 25,1-13)를 통해서 다시 ‘슬기로움’을, 그리고 내일은 ‘탈렌트의 비유’(마태 25,14-30)를 통해서 ‘충실함’을 ‘깨어 준비하는’ 모습으로 거듭 밝혀주십니다.

오늘 <복음>인 “열 처녀의 비유”는 혼인잔치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신랑을 기다리는 열 처녀의 이야기입니다. 처녀들은 어쩌면 밤에 올지도 모르는 신랑을 고대하고 기다림으로 등불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은 기름도 그릇에 따로 더 충실히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 은 처녀들은 열 명인데 신랑은 단수(여섯 번)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혹 일부다처제일까요? 이는 신랑으로 표상되는 예수님을 기다리는 교회 안에 뒤섞여 있는 어리석은 자와 슬기로운 자에 대한 심판, 마치 ‘가라지의 비유’(마태 13,36-43)와 상통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준비해야 할 ‘등’은 무엇이고 ‘기름’은 무엇일까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등’을 ‘선행’으로 등에 불을 타오르게 하는 ‘기름’을 ‘사랑’으로 설명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의 ‘세상의 빛과 소금’의 가르침에서 말씀하십니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5-16)

그러니 ‘등’은 ‘착한 행실’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등’을 밝히는 데 꼭 필요한 ‘기름’은 ‘신랑에 대한 사랑’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 발의 등불”(시 119,105)이신 말씀이 저에게는 ‘등’이요, 말씀을 밝혀주는 성령이 ‘기름’이요, 성령의 기름으로 도유된 내 자신이 ‘기름 그릇’이라 알아들어 봅니다.
 
마침내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습니다.”(마태 25,6). 여기서, “한밤중”은 가장 예기치 않은 때를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등불을 챙겼습니다.”(마태 25,6-7)
 
여기서 ‘챙기다’(코스메오, κοσμεω)는 ‘심지를 자르다’라는 뜻으로, 다 타버린 심지 끝을 잘라서 그을음이 나지 않고 환하게 타오르도록 정돈하는 행동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곧 불꽃이 잘 타오르도록 그래서 환하게 비추도록 하기 위해서 심지가 기름에 닿아있는지, 기름은 충분한지, 그리고 심지가 타버리지는 않았는지, 보고 잘라내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는 성령의 기름에 몸을 담그고 있는지, 성령에 젖어 있는지, 그 사랑의 기름에 도유되어 있는지, 성령으로 말씀의 등불을 밝히고 있는지, 보아야 할 일입니다. 또한, ‘신랑이신 주님’께 깨어있고,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인 사랑의 착한 행실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곧 나는 ‘슬기롭고 충실한 처녀’인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깨어 있어라.”(마태 25,13)

주님!
눈을 부릅뜨고 깨어 있되, 신랑인 당신을 향해 깨어있게 하소서.
당신을 희망하고 기다리며, 더더욱 갈망하게 하소서.
빛 속에서 은총을 볼 줄 알게 하시고,
그 은총이 얼마나 큰지, 경이로워하고 놀라워할 줄 알게 하소서.
사랑의 등불을 켜들고, 임을 보게 하소서. 임의 사랑을 보게 하소서.
당신의 놀라운 자비와 사랑에 깨어있게 하시고,
당신 사랑에 기름칠 되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성화(聖化)의 여정

-날마다 깨어 준비하며 제책임을 다하는 삶-

 

"성화되십시오!"

 

축복인사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바로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소망입니다. 9월 첫날 웬지 느낌이 좋습니다. 국내외 상황은 특히 국내 상황은 참 어둡고 실망스런 나날의 연장이지만 그래도 웬지 하느님은 잘 인도해주실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듭니다. 9월1일은 9월 순교자 성월 첫날이자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10월4일까지 창조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창조시기에는 “오 감미로워라”로 시작되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태양의 찬가를 자주 불러보고 싶습니다.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후 재앙의 결과들이 이제는 사랑의 이중 계명이 아니라 사랑의 삼중 계명을, 즉 하느님 사랑, 사람 사랑, 자연 사랑을 실천해야 할 절박한 시점에 와 있는 듯 합니다. 공동의 집인 지구가 기후 재난으로 병이 깊어지면 사람 역시 온전할 수 없습니다.

 

어제 8월31일부터 9월4일 까지 몽골을 향해 제43차 해외 사목 방문 여정에 오른 평화의 사도, 희망의 순례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도 신선한 충격입니다. 이번 사목방문의 모토인 “함께 희망하기(Hoping Together)”란 멋진 말마디도 참 기분이 좋습니다. 궁극의 희망이신 하느님을 바라보며 함께 희망의 여정을 살아갈 때 저절로 일치에 깨어 있는 삶일 것입니다. 교황의 몽골 방문을 앞둔 국무장관 파로린 추기경의 “교황은 온세계를 위해 희망의 순례자로서 몽골을 방문하는 것이다” 인터뷰 기사도 좋았습니다.

 

9월은 순교자 성월에 10월은 묵주기도 성월, 11월은 위령 성월, 그대로 가을은 수확의 계절임과 동시에 기도의 계절임을 실감합니다. 날로 익어가면서 마음 푸근하게, 넉넉하게 하는 가을의 열매 향기가 봄의 꽃향기보다 더 좋습니다. 우리 인생 여정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압축할 때 인생사계중 어느 시점에 와 있겠는지 묵상하게 됩니다. 과연 여러분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요? 인생 가을이라면 사랑의 열매들은 잘 익어가고 있는지요? 

 

참 많이 강론시 강조했던 삶의 “여정”이란 말마디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주님은 사도 바오로를 통해 당대의 테살로니카 교회 신도들만 아니라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오늘의 불륜등 난잡하고 문란한 성생활을 하는 자들은 참으로 귀기울여 들어야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곧 여러분이 불륜을 멀리하고, 저마다 자기 아내를 거룩하게 또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할 줄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이교인들처럼 색욕으로 아내를 대해서는 안됩니다.”

 

정말 아내를 색욕의 대상으로 대하지 말고 인격으로 우애의 대상으로 대하라는 말씀인데 여성을 대하는 믿는 형제들의 마음도 이래야 할 것입니다. 참으로 건전한 성도덕에 깨끗한 성생활을 할 때 거룩한 삶입니다. 이어지는 결론같은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더러움 속에서 살라고 부르신 것이 아니라, 거룩하게 살라고 부르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사실을 무시하는 자는 사람이 아니라 성령을 주시는 하느님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다시한번 성령의 인도 따라 깨끗한 성생활로 거룩한 삶을 강조하는 바오로 사도입니다. 독신의 수도자건 결혼한 평신도이건 성령의 인도하에 거룩한 삶은 모두의 본질적 성소입니다. 모두가 성화의 여정중에 살고 있습니다. 과연 날로 주님을 닮아 거룩해지는 성화의 여정인지요? 어떻게 성공적 성화 여정의 삶이겠는지요? 날로 주님을 닮아 거룩한 참나의 성인이 되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 삶의 모두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이에 대한 답을 줍니다.

 

유비무환입니다. 참으로 일편단심, 오매불망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면서 깨어 준비하며 사는 것입니다. 늘 깨어 준비하며 살 때 저절로 성욕도 자제될 것이요 정결도 잘 지켜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깨어 준비하며 사는 것입니다. 제자리 꽃자리에서 제책임을 다하며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아가는 것, 바로 이것이 깨어 준비하며 사는 거룩한 삶, 하늘 나라의 삶입니다. 얼마전 나눈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자리 찾지 않는다

 자리 탓하지 않는다

 야생화 청초한 달맞이꽃처럼

 그 어디든

 제자리에 뿌리내려

 하늘사랑 활짝 꽃피어 내면

 바로 거기가 꽃자리 하늘나라다

 절망은 없다

 하루하루가 축제인생이다”

 

이런 삶이라면 얼마나 멋진 삶이겠는지요! 바로 이의 모범이 오늘 복음의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입니다. 평소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선하게 하루하루 깨어 준비하며 살다가 갑작스럽게 도래한 신랑이신 주님을 맞이한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입니다. 준비가 부족했던 어리석은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고, 준비하고 있던 슬기로운 처녀들은 신랑이신 주님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갔고 문을 닫혔습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큰 착각을 했던 것입니다. 삶의 기름은 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니 하루하루 각자 주님의 뜻에 따라 선행의 삶을 통해 축적해 놨어야 했던 것입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의 애절한 부르짖음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 이미 닫힌 문은 아무도 열 수 없습니다.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청천벽력의 말처럼 들렸을 것입니다. 자기뜻대로 살았던 짝사랑의 어리석은 처녀들이었던 것입니다. 주님과의 살아 있는 만남이, 친교가 참으로 빈약했던, 주님과 무관한 삶이었던 것입니다. 과연 나는 어느쪽에 속하는 지요? 주님이 언제 오실지 모르는 것처럼, 언제 죽음이 올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날 그 시간은 오직 한 분, 하느님만이 아실 것입니다. 답은 단하나 우보천리(牛步千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하루하루 일일일생,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제 책임을 다하며 성화의 여정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일은 내일대로 잘 될 것이며 언젠가의 죽음도 반가이,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의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깨어 준비하며 내 고유의 향기롭고 매력적인, 아름다운 명품(名品) 인생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9/2(토) 연중 제21주간 토요일...되새김 구절]

 

1.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능력과 힘을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감사와 기쁨, 이해와 사랑은 우리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형제애에 관해서는 누가 여러분에게 써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 자신이 하느님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지시한 대로,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

(조재형 신부)

 

2. 자신에게 부여된 탈렌트가 무엇인지 잘 살펴보고, 최대한 계발해서, 이웃과 교회, 세상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고 기여하라고, 결국 적극적인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최종적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라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불러주신 것이 아닐까요?

 

오늘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탈렌트는 과연 어떤 것인가?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맞춤형 선물은 무엇인가? 어느 정도인가? 어떻게 계발할 것인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어떻게 하느님께 봉헌할 것인가?

(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깨어 있어라.”(마태 25,13)

주님!
눈을 부릅뜨고 깨어 있되, 신랑인 당신을 향해 깨어있게 하소서.
당신을 희망하고 기다리며, 더더욱 갈망하게 하소서.
빛 속에서 은총을 볼 줄 알게 하시고,
그 은총이 얼마나 큰지, 경이로워하고 놀라워할 줄 알게 하소서.
사랑의 등불을 켜들고, 임을 보게 하소서. 임의 사랑을 보게 하소서.
당신의 놀라운 자비와 사랑에 깨어있게 하시고,
당신 사랑에 기름칠 되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우보천리(牛步千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하루하루 일일일생,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제 책임을 다하며 성화의 여정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일은 내일대로 잘 될 것이며 언젠가의 죽음도 반가이,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수철 신부)

 

[9/2(토) 연중 제21주간 토요일...제252 기도일]

 

복음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형제애에 관해서는 누가 여러분에게 써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 자신이 하느님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지시한 대로,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

(테살로니카 1서 4, 9.11)

 

나에게 부여된 탈렌트가 무엇인지 잘 살펴보고,

최대한 계발해서,

이웃과 교회, 세상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고 기여하라고,

결국 적극적인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최종적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라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불러주셨음에 감사합니다.

도움주시고 은총주시는 삼위일체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아멘.

 

- 2023년 9월2일(토) 5시3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