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3년 11월 19일 주일[(녹)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이며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창조와 은총의 모든 복을 사람의 손에 맡기시어, 우리가 좋은 뜻을 세워 아버지의 섭리로 많은 열매를 거두게 하십니다. 우리 모두 돌아오실 아버지를 깨어 기다리는 충실한 종으로서, 아버지의 나라에 들어가는 기쁨을 누리도록 합시다.
입당송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재앙이 아니라 평화를 주노라. 나를 부르면 너희 기도를 들어 주고, 사로잡힌 너희를 모든 곳에서 데려오리라.
<대영광송>
본기도
저희를 도와주시어
언제나 모든 선의 근원이신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섬기며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 잠언의 말씀입니다.31,10-13.19-20.30-31
10 훌륭한 아내를 누가 얻으리오? 그 가치는 산호보다 높다.
11 남편은 그를 마음으로 신뢰하고 소득이 모자라지 않는다.
12 그 아내는 한평생 남편에게 해 끼치는 일 없이 잘해 준다.
13 양모와 아마를 구해다가 제 손으로 즐거이 일한다.
19 한 손으로는 물레질하고 다른 손으로는 실을 잣는다.
20 가난한 이에게 손을 펼치고 불쌍한 이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준다.
30 우아함은 거짓이고 아름다움은 헛것이지만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은 칭송을 받는다.
31 그 손이 거둔 결실을 그에게 돌리고 그가 한 일을 성문에서 칭송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모든 사람!
○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 그분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 네 손으로 벌어 네가 먹으리니, 너는 행복하여라, 너는 복을 받으리라. ◎
○ 너의 집 안방에 있는 아내는, 풍성한 포도나무 같고, 너의 밥상에 둘러앉은 아들들은 올리브 나무 햇순 같구나. ◎
○ 보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이렇듯 복을 받으리라. 주님은 시온에서 너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너는 한평생 모든 날에, 예루살렘의 번영을 보리라. ◎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5,1-6
1 형제 여러분,
그 시간과 그 때에 관해서는 여러분에게 더 쓸 필요가 없습니다.
2 주님의 날이 마치 밤도둑처럼 온다는 것을 여러분 자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3 사람들이 “평화롭다, 안전하다.” 할 때, 아기를 밴 여자에게 진통이 오는 것처럼
갑자기 그들에게 파멸이 닥치는데, 아무도 그것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4 그러나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어둠 속에 있지 않으므로,
그날이 여러분을 도둑처럼 덮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5 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6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잠들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도록 합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5,14-3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4 “하늘 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다.
15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다섯 탈렌트,
다른 사람에게는 두 탈렌트,
또 다른 사람에게는 한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16 다섯 탈렌트를 받은 이는 곧 가서 그 돈을 활용하여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다.
17 두 탈렌트를 받은 이도 그렇게 하여 두 탈렌트를 더 벌었다.
18 그러나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물러가서 땅을 파고 주인의 그 돈을 숨겼다.
19 오랜 뒤에 종들의 주인이 와서 그들과 셈을 하게 되었다.
20 다섯 탈렌트를 받은 이가 나아가서 다섯 탈렌트를 더 바치며,
‘주인님, 저에게 다섯 탈렌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1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22 두 탈렌트를 받은 이도 나아가서, ‘주인님, 저에게 두 탈렌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두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3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24 그런데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나아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25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주인님의 것을 도로 받으십시오.’
26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27 그렇다면 내 돈을 대금업자들에게 맡겼어야지.
그리하였으면 내가 돌아왔을 때에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돌려받았을 것이다.
28 저자에게서 그 한 탈렌트를 빼앗아 열 탈렌트를 가진 이에게 주어라.
29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30 그리고 저 쓸모없는 종은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5,14-15.19-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4 “하늘 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다.
15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다섯 탈렌트,
다른 사람에게는 두 탈렌트,
또 다른 사람에게는 한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19 오랜 뒤에 종들의 주인이 와서 그들과 셈을 하게 되었다.
20 다섯 탈렌트를 받은 이가 나아가서 다섯 탈렌트를 더 바치며,
‘주인님, 저에게 다섯 탈렌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1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보편 지향 기도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빛이신 주님,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가난한 이들을 살피며 가진 것을 나누고 그들과 함께 희망을 키우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 힘쓰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통치자이신 주님, 정치인들에게 정의와 지혜의 은총을 주시어, 살기 좋은 나라와 국민의 행복을 위하여 힘쓰게 하시며, 공동선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현하게 하소서.
3.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도움이 필요한 가난한 이들을 살펴 주시어, 몸소 위로하시고, 저희가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눔을 실천하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지역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강복하시어, 가정과 사회의 좋은 관습을 지키고 발전시킴으로써, 지역 사회에 상생과 공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예물기도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 바치는 이 예물을 굽어보시어
저희가 오롯이 주님을 사랑하며 살다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의 무한한 영광을 보여 주셨으니
그리스도의 천주성으로
죽을 운명을 지닌 인간을 도와주시고
그 인성으로 저희를 죽음과 멸망에서 구원하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 앞에서 천사들의 군대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위엄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환호하며 그들과 소리를 모아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저는 하느님 곁에 있어 행복하옵니다. 주 하느님을 피신처로 삼으리이다.
<또는>
마르 11,23.2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지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이 거룩하신 성체를 받아 모시고 간절히 비오니
성자께서 당신 자신을 기억하여 거행하라 명하신 이 성사로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1.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33주일
- 사랑도 일종의 투자다.
2.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연중 제33주일
운동 경기 중에 좋아하는 종목은 ‘야구’입니다. 어려서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1982년 프로야구가 창립되면서 자연스럽게 야구팬이 되었습니다. 저는 고향이 전라도라서 광주가 연고인 ‘해태 타이거즈’의 팬이 되었습니다. 제가 응원하던 해태는 한국시리즈 9승을 올리는 명문구단이 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야구선수가 많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던 선수는 ‘이종범’ 선수였습니다. 1번 타자인 이종범 선수는 ‘공격, 수비, 주루’의 3박자를 고루 갖춘 선수였습니다. 공격은 잘 하지만 수비가 불안하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수비는 잘하는데 공격을 못하면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없습니다. 루상에서 달리기를 잘하면 본인도 살아남을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상대팀의 실수를 유발할 수 있기에 달리기를 잘하는 선수는 팀을 위한 공헌도가 높습니다. 이종범 선수는 유격수가 전문이지만 팀이 위기에 처하면 포수도 하였고, 외야수도 하였습니다.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유능한 선수였습니다. 예능에도 재주가 있어서 방송에도 몇 번 출연하였습니다. 이종범 선수의 아들도 야구선수가 되었다니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미국에서 지낸지 5년이 되어갑니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신부님들은 교구에서 환영합니다. 한국어만 해서는 미국 공동체에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미국 교구에서도 한국에서 사제를 파견할 때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제를 파견해 주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저는 신문사에 있어서 영어로 미사 할 기회가 많지 않지만 영어 미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사제서품을 받은 후에 신심단체인 꾸르실료와 ME 프로그램을 수료하였습니다. 꾸르실료는 1992년에 받았고, ME는 2005년에 받았습니다. 꾸르실료에서 강의를 하였고, 차수 지도신부도 하였습니다. ME 발표 신부도 하였고, 한국에서 ME 대표 신부도 하였습니다. 미국에 오면서 자연스럽게 ME 대표 신부를 하였고, 지금은 꾸르실료 지도신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경험이 있기에 신심단체에서 지도신부와 대표신부를 부탁하였고, 저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ME 대표신부를 하면서 팬데믹 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줌으로 하는 강의를 할 때면 ME 식구들이 도움을 주었습니다. ME 대표 신부는 자연스럽게 다음 신부님에게 넘겨주었고, 지금은 꾸르실료 지도신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에 미 동북부 남성 제42차 꾸르실료에 지도신부로 함께 했습니다. 3박 4일의 교육은 제게도 큰 감동이었습니다. 부르클린 한인성당의 주일미사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어느덧 4년이 되어갑니다. 제가 도움을 주는 것도 있지만 저 또한 공동체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 또한 감사할 일입니다.
제가 신문사의 일만 했다면 그것도 좋았을 것입니다. 신문사의 일만 했다면 지금보다는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문사의 일만 했다면 팬데믹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신문사의 일만 했다면 외롭고 따분했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다른 일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고, 힘을 주셨습니다. ME, 꾸르실료, 부르클린 한인 성당의 일을 함께 했기 때문에 저는 팬데믹의 시간도 큰 어려움 없이 보낼 수 있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가진 시간과 마음을 나눌 수 있었기에 저는 미국에서의 생활을 더욱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제 추억의 창고에도 많은 것들이 채워졌습니다. ME와 더불어 주말 체험을 했고, 피정을 했고, 가을 소풍도 다녀왔고, LA로 총회를 다녀왔습니다. 꾸르실료 교육을 통해서 미지근한 신앙이 뜨거운 신앙으로 변화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진심으로 회개하는 눈물을 보았습니다. ‘이상, 순종, 사랑’의 정신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르클린 한인 공동체와 함께 하면서 물고기는 물속에 있어야 살 수 있듯이 사제는 신자들과 함께 있어야 된다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탈렌트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다섯 탈렌트를 받은 종이 열심히 일해서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음을 칭찬하셨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말씀을 뉴욕에 살면서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신문사의 일, ME의 일, 꾸르실료의 일, 부르클린 한인 공동체의 일은 주님께서 제게 맡겨 주신 탈렌트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주어진 일을 거절하지 않고, 열심히 했으니 감사할 일입니다. 오늘 LA 성 프란치스코 한인 성당에 신문홍보를 왔습니다. 여러분들이 신문구독을 해 주신다면, 신문을 위해서 후원을 해 주신다면 지난주에 예수님께서 복음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신랑을 맞이할 수 있는 ‘기름’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오늘 신문 구독을 해 주신다면, 신문을 위해서 후원을 해 주신다면 여러분들은 모두 주어진 탈렌트를 하느님을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 여러분들에게 하느님께서는 더 큰 은총과 축복을 주실 것입니다. 주어진 일이 있다면 충실하게 하면 좋겠습니다. 일을 마친 후에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1118.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루카 18,1)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막바지 길에서 “기도”에 대한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기도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루카 18,1)는 뜻으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들려주신 비유입니다.
그런데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말씀은 대체 어떤 기도를 말하는 걸까? 흔히 ‘기도의 황금률’이라 불리는 이 기도를 우리는 “끊임없는 기도”(Laus perennis), ‘항구한 기도’, ‘지속적인 기도’, ‘중단 없는 기도’ 등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 기도는 교회전승 안에서, 주로 서방교회에서는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의 형태로, 동방교회에서는 ‘예수기도’(εύχη Ιησοû)의 형태로 전승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말씀은 대체 무슨 뜻일까? 그것은 우선, ‘끊임없이 주 하느님을 향하라’는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기도는 하느님을 ‘향하여’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곧 ‘마음이 동반된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도가 주님을 향하여 있지 않다면, 그것은 하나의 넋두리요, 하소연이요, 자기 한탄이요, 독백일 뿐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기도는 그 어떤 누군가가 아닌, 바로 우리 ‘주님을 향하여’ 있고, 우리 주님과 관계 안에 머무는 것을 말합니다. 곧 그것은 주님을 믿고 주님께 희망을 두고 주님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예언자 사무엘은 “기도하지 않는 것은 죄”(1사무 12,23)라고 말합니다. 만약 하느님과 관계 맺지 않고 하느님께 희망을 두지 않는다면, 곧 하느님이 아닌 다른 우상을 향하게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말한 대로, 인간은 ‘하느님을 향하여 방향 지워진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우리보다 앞서 우리의 주 님 하느님께서 ‘우리를 향하여’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루가 18,1)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를 바라보고 계시는 그분이 계시기에, 기도하기를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희망하기를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마치 과부가 판결해주지 않는 재판관 앞에서도 실망하지 않고 간청하기를 포기하지 않듯이 말입니다. 사실, 낙심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음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에서 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 우리의 믿음을 찾으십니다.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루카 12,8)
그러니 이 “끊임없는 기도”는 “사람의 아들이 올 때”까지의 지속되어야 하는 기도입니다. 그래서 이를 <루카복음의 소묵시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기도하기를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곧 하느님을 향하여 있기를 멈추지 말아야 하고,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 머물러 있기를 멈추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하지 않는 한 민족보다 위대하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세상에서 하느님의 살아있는 증거자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루카 18,1)
주님!
제 마음이 당신을 향하게 하소서.
이미 제 마음 안에 와 계신 당신을 저버리지 않게 하소서.
늘 저를 향하여 있는 당신을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께 믿음을 두고 당신의 희망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당신의 희망이 저의 희망이 되게 하시고
낙심하지 말게 하소서.
늘 제 안에 살아계긴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강론
231118.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기도, 믿음, 삶-
"좋으니이다 지존하신 님이여,
주님을 기려높임이,
그 이름 노래함이 좋으니이다."(시편92,2)
두발로 서서 두손 들어 기도하라고 직립인간이요 어디나 눈들면 하늘입니다. 너무나 자명한 인간이치입니다. 수도원의 네발 달린 개나 고양이는 애당초 구조자체가 하늘보고 기도할 수 있게 되어있지 않습니다. 믿음의 유무에 상관없이 하늘의 하느님을 향해 기도하는 사람, 바로 인간에 대한 정의입니다.
아주 예전 왜관 수도원에서 저녁기도때의 충격적 신선한 체험을 잊지 못합니다. 어둠이 짙어지면서 희미해보이는 노수사님들 모습이 참 쓸쓸하고 허무해 보이는 순간 벼락같은 깨달음이 바로 “걸어가는 믿음”으로 보였다는 것입니다. 노년에 믿음이 빠져버린 인생이라면 얼마나 덧없고 쓸쓸하겠는지요!
지난 8월15일 광복절 이후 나라 안팎이 어지러워 시작된,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지만 두손 번쩍 들고 만세육창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기분이 상쾌합니다. 유치하다 생각될지 모르지만 저에겐 절실한 기도입니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대한민국-한반도 만세!”
“가톨릭 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요셉 수도원 만세!”
루카복음은 기도의 복음이라 할 만큼 유난히 기도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할 것”을 권하며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재판관의 비유를 들려 주십니다. 낙심하지 말고, 간절히 항구히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모든 기도에 적용하는 기본적인 기도의 원리입니다.
그동안 강론에서나 피정 강의에서나 참 많이 강조해온 것이 기도입니다. 수도자는 물론 믿는 이들의 신원은 기도의 사람, 하느님의 사람, 그리스도의 사람, 교회의 사람입니다. 그러니 이미 그 신원에서 기도가 첫 자리에 놓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늘 기도해도 기도에는 늘 초보자같습니다.
하느님과 사랑과 생명의 소통이 기도요, 말 그대로 기도의 훈련이요 기도의 습관화가 필수입니다. 기도와 믿음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없는 믿음이나 삶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나중 남는 것은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은 얼굴인가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기도와 더불어의 믿음, 그리고 삶입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여정은 기도의 여정이자 믿음의 여정입니다.
기도의 힘은 믿음의 힘이요 삶의 힘이요 하느님의 힘입니다. 기도와 더불어 날로 주님과 깊어지는 믿음의 관계가 내적힘의 원천입니다. 과연 날로 깊어지는, 날로 성장, 성숙하는 주님과 믿음의 관계인지요. 저는 수도원 하늘길 가로수들인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을 볼때마다 우리의 내적성장을 묵상하곤 합니다. 기도와 믿음, 삶은 함께 갑니다. 제가 여기서 늘 강조하는 말마디가 있습니다.
“넘어지면 일어서고, 넘어지면 일어서고... 바로 기도와 삶의 자세이다. 이래야 한결같은 영적탄력이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이나 낙심으로 자포자기하여 일어나지 않는 것이 대죄다. 넘어지면 즉시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바로 기도와 믿음, 삶의 자세이다.”
이래서 간절하고 항구한, 한결같고 끊임없는 기도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수십년간 참 많이 강조해온 말마디도 생각납니다. “노년의 품위유지를 위한 우선 순위는 1.하느님 믿음, 2. 건강, 3.돈이다.” 또 거칠다 싶은 표현도 있습니다. “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한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 게 하느님 믿음이다. 정말 자녀들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은 하느님 믿음이다. 이런 믿음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기도가 답이다.”라는 말마디입니다.
오늘 복음의 과부의 청은 참 간절하고 절박합니다. 흡사 배수진을 친, 목숨을 건 간절한 청원입니다. 말그대로 종신불퇴終身不退의 자세입니다. 불의한 재판관을 항복에로 이끈 과부의 간절한 청원이요 기도와 믿음, 삶도 이와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목숨을 건, 참으로 간절하고 절박한 항구한 기도여야 한다하시며 주님은 당대의 제자는 물론 오늘의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 들어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에 앞서 기도의 지향이 하느님의 뜻에 맞는지 분별함이 우선입니다. 정말 내뜻이 아닌 주님의 뜻에 따라 올바른 지향에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라면 우리 방식이 아닌, 하느님의 방식으로 나의 때가 아닌 하느님의 때 반드시 이뤄주실 것이란 믿음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지는 물음입니다. 언젠가 갑자기의 믿음은 없습니다. 말그대로 기도와 함께 가는 믿음의 여정입니다. 우리의 정주의 수도생활은 말그대로 믿음의 내적 여정입니다. 오늘 과부의 청원과 같은 간청의 기도만 있는 게 아니라 찬미와 감사의 기도도 있습니다. 바로 우리 수도자들이 바치는 평생 공동전례기도인 시편성무일도와 미사가 바로 그러합니다. 새삼 기도도, 믿음도, 찬미와 감사도, 기쁨과 평화도, 행복도 선택이자 훈련이요 습관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찬미와 감사의 기쁨을 노래한 행복기도의 다음 대목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중에 당신을 만나니
당신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희망과 기쁨, 자유와 평화를 선사하시나이다.”
말그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미와 감사의 기쁨, 찬미와 감사의 행복으로 오늘 지금 여기 삶의 꽃자리에서 하늘 나라 천국을 살아가는 수도자들이요 참으로 믿는 이들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평생 제대가 없는 평생 영적전쟁중인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라 했는데,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이요 평생 기도의 전사, 믿음의 전사가 우리의 신원입니다. 그러니 궁극의 영적승리를 위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이런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는 필수이며 이런 분투의 노력과 더불어 성장, 성숙하는 은총의 믿음입니다.
오늘로서 제1독서 지혜서는 끝납니다. 참으로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이 지혜의 절정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지혜서의 다음 장면은 영적승리를 상징하는 ‘찬미와 감사의 여정’, 끊임없는 ‘탈출(엑소더스)의 여정’중인 우리의 영적 삶에 대한 묘사같습니다.
“홍해는 장애물이 없는 길로,
거친 파도는 풀 많은 벌판으로 바뀌었습니다.
당신 손길의 보호를 받는 이들은 그 놀라운 기적을 보고,
온 민족이 그곳을 건너갔습니다.
그들은 풀을 뜯는 말들같았습니다.
또 어린 양들처럼 이리저리 뛰면서
주님, 자기들을 구해내신 당신을 찬양하였습니다.”
끊임없고 한결같은, 간절하고 항구한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을 통해 오늘 지금 여기서 실현되는 해방과 자유의 하늘나라요,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찬미의 제사를 바치는 이 나를 공경하나니,
옳은 길을 걷는 이에게는 하느님 구원을 보여 주리라."(시편50,23). 아멘.
11/19(일) 연중 제33주일, 되새김 구절
1. 모든 것에 감사하면 이 세상에서부터 에덴동산에 살게 되지만, 불만을 품으면 뱀의 소굴로 들어가게 됩니다. (전삼용 신부)
2. 주어진 일이 있다면 충실하게 하면 좋겠습니다. 일을 마친 후에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조재형 신부)
3.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루카 18,1)
주님!
제 마음이 당신을 향하게 하소서.
이미 제 마음 안에 와 계신 당신을 저버리지 않게 하소서.
늘 저를 향하여 있는 당신을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께 믿음을 두고 당신의 희망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당신의 희망이 저의 희망이 되게 하시고
낙심하지 말게 하소서.
늘 제 안에 살아계긴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아멘(이영근 신부)
4.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할 것”을 권하며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재판관의 비유를 들려 주십니다.
기도도, 믿음도, 찬미와 감사도, 기쁨과 평화도, 행복도 선택이자 훈련이요 습관임을 깨닫습니다.(이수철 신부)
11/19(일) 연중 제33주일, 제330일 기도
복음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하느님께 늘상 이런 말씀을 듣게 하소서.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기쁘게 수행하게 하소서.
- 2023년 11월19일(일) 22시20분...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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