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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31227 글/시]엄마의 목소리-따뜻한 하루[272]/대속죄(代贖罪)-송석춘

[2023년 12월27일(수) 오늘의 글/시]

 

엄마의 목소리 / 따뜻한 하루[272]

  

 

40년 전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한참 놀다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저녁이 되면 군데군데,

"그만 놀고 빨리 들어와 씻고 밥 먹어라." 라는 엄마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곤 합니다.

 

지금 생각하니 친구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건, 집에서 기다리는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나이 들어 육십 되고 팔십 넘어도 엄마아빠 찾는 어린 마음이 가슴 한편에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이 세상 떠나실 때 우리는 보호자 없는 아이처럼 불안에 떨게 됩니다.

언제든 마음 기댈 수 있는 부모님 계시던 그 자리는 먼지만 날리는 텅 빈 벌판이 됩니다.

 

철이 드는 순간, 우리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었을까요?

수많은 단어 중에서도 그중 으뜸은 '부모님'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에게나 부모님과의 이별의 순간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어쩌면 그 순간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후회 없이 효도하고, 후회 없이 말해보세요.

"어머니, 아버지 오래오래 사세요, 사랑합니다.“

 

십계명에도 부모님 공경을 대단히 구체적으로 언급합니다(신명 5,16).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명령하는 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고 잘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엄마의 그 목소리가 지금도 귓전을 스쳐옵니다.

부모님들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보살펴 주셨으니,

우리도 그분들의 말년을 아름답게 보살펴 드립시다.

 

감사합니다. ^^+

 

 


 







대속죄(代贖罪) / 송석춘

미국에 사는 한국사람 이야기입니다
 
('기름때 묻은 원숭이의 미국 이민 이야기'라는 책을 쓴
송석춘님 이야기입니다.)
 


공군 대위로 전역하고 현대자동차에 입사하여

차장으로 고속 승진했습니다.
당시 대졸 초임이 2만원일 때 자신은 15만원을 받았습니다.
 
좋은 직장을 퇴사하고 아들 둘에 딸 셋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인 큰아들이 교도소에 가게 되었습니다.
 
자식을 잘 키우겠다고 이민 왔는데 아들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고, 미국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었습니다.
 
그때마다 아들은 반격을 가했고, 이 때문에 교장에게
여러 차례 불려가 체벌을 받았습니다.
 
불만이 쌓인 아들은 어느 휴무일 이틀 동안
다른 미국인 친구와 함께 학교 건물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사건은 지역신문 1면에 났고 온 가족은
좁은 응접실 구석에 앉아 통곡했습니다.
 
'한국인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는 비난은 기본이었고,
登下校 때 '그 집을 피해 가라'는 한인들도 있었고,
 
'같은 교육구 학교에 내 아이를 보낼 수 없다'며
전학을 시키는 부모도 있었습니다.
 
나이 젊은 어떤 한인은 면전에서
'당신 자식 교도소에 갔다며?' 하고
빈정거리며 말했습니다.
그동안 겨우겨우 나가던 교회조차도
사람들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아 발길을 끊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세상에 이렇게 학교 기물을
때려 부순 사건은 처음입니다.
 
카운티 (county) 내의 어떤 학교에도 전학이 불가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라고 했습니다.
 


그는 
'아들 죄가 바로 내 죄'라 생각하고 속죄를 위해
매주 주말에 온 가족을 동원하여 학교 청소를 하겠다고 했고,
교장은 '별난 아버지'라는 표정으로 허락했습니다.
 
이 별난 행동은 나중에 다시 한번 플로리다주 주류 사회를,
아니 전 미국을 흔들었습니다.
 
교도소에 간 중아들의 속죄를 위해 부부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네 아이들과 함께 매 주말마다
 
학교에 나와 청소하는 장면을운동장을 청소하는 광경을
AP통신 기자가 '가족의 명예와 아들을 위해 부모는
모른 체 하지 않았다는 제하의 기사를 썼습니다.
 
기사에는 '내 아들이 죄를 지었으면내가 죄를 지은 것이다.
내 아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변상은 물론 어떤 일이든 하겠다
그의 말이 들어 있었습니다.
 
美 전역의 신문들이 AP통신 기사를 받아쓰면서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며칠 만에 수백 통의 편지가 왔습니다.
변호사비로 쓰라며 5, 10불짜리 수표와 현찰을 보내왔습니다.
 
미국의 신문들은 아버지의 '아들 죄가 바로 내 죄'라는 고백을 들어
'미국인 부모들도 본받아야 한다거나 '미국 교육계도 
유교적 가족관계에서 이뤄지는 독특한 교육 철학을 배워야 한다'
논지의 기사와 논평을 내보냈습니다.


 
며칠 후에 반가운 소식이 가족에게 왔습니다.
법정에서 아들을 방면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교육청에서는 다니던 학교로는 되돌아 갈 수 없고
멀리 떨어진 다른 학교에 갈 수있다는 서한도 보내왔습니다.
 
그 후 말썽꾼 아들은 변하여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 (UCF) 학사와
플로리다 텍 (FIT)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미 우주항공국 (NASA) 산하
방산업체에서 근무하며 고위 우주선 탑제 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주선을 쏘아 올릴 때 수십 명이 달라 붙어 점검을 하는데
그 가운데 최 고참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오는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들에게
직접 브리핑을 하는 유일한 한국계 직원이라고 합니다.



 
큰아들 송시영씨가 사고를 쳤을 때만 해도
'아이고 저놈이 자라서 뭐가 될까하고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지금은 가장 가까운 곳에 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낚시를
시도 때도 없이 함께 가 준다고 합니다.
 
자녀들이 잘되어 미국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해 뿌뜻 하고
선트러스트 은행의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큰딸도 명절 때마다
제법 큰 용돈을 보내준다고 합니다.
 
한 아버지의 대속으로 사고뭉치의 아들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고,
자녀들이 우뚝 일어선 아름다운 가정사 이야기입니다.
 
세상은 누구가를 위해 대속해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대속할 수 있습니다.
내 몸처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 옮긴 글 >






[출처] [세상사는 이야기] 대속죄(代贖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