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3년 12월 29일 금요일[(백) 성탄 팔일 축제 제5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네.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의 눈부신 빛으로 세상의 어둠을 밝혀 주셨으니
저희를 인자로이 굽어보시어
외아드님의 영광스러운 탄생을 저희가 한목소리로 찬미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제1독서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2,3-11
사랑하는 여러분, 3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면,
그것으로 우리가 예수님을 알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4 “나는 그분을 안다.” 하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고,
그에게는 진리가 없습니다.
5 그러나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
그것으로 우리가 그분 안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6 그분 안에 머무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도 그리스도께서 살아가신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7 사랑하는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 써 보내는 것은 새 계명이 아니라,
여러분이 처음부터 지녀 온 옛 계명입니다.
이 옛 계명은 여러분이 들은 그 말씀입니다.
8 그러면서도 내가 여러분에게 써 보내는 것은 새 계명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도 또 여러분에게도 참된 사실입니다.
어둠이 지나가고 이미 참빛이 비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9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10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11 그러나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 속에 있습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여라.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주님께 노래하여라, 온 세상아. 주님께 노래하여라, 그 이름 찬미하여라. ◎
○ 나날이 선포하여라, 그분의 구원을. 전하여라, 겨레들에게 그분의 영광을, 모든 민족들에게 그분의 기적을. ◎
○ 주님은 하늘을 지으셨네. 존귀와 위엄이 그분 앞에 있고, 권능과 영화가 그분 성소에 있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그리스도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요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시네.
◎ 알렐루야.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22-35
22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23 주님의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24 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25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26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27 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28 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29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30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31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32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33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에 놀라워하였다.
34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35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저희가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놀라운 교환의 신비를 이루시어
주님께 받은 것을 바치는 저희가 주님을 합당히 모시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사람이 되신 말씀의 신비로
저희 마음의 눈을 새롭게 밝혀 주시어
하느님을 눈으로 뵙고 알아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저희 마음을 이끌어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또는>
<주님 성탄 감사송 2 : 강생으로 온 세상이 새로워짐>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의 신비로운 성탄을 경축하는 오늘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보이는 인간으로 나타나시고
영원하신 분께서 이제는 이 세상에 들어오셨나이다.
그분께서는 타락한 만물을 당신 안에 일으키시어 온전히 회복시키시고
버림받은 인류를 하늘 나라로 다시 불러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모든 천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우리 하느님이 크신 자비를 베푸시니, 떠오르는 태양이 높은 데서 우리를 찾아오셨네.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거룩하고 신비로운 이 성사의 힘으로
언제나 저희 생명을 보호하여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성탄 팔일 축제 제 5일
성서에 보면 왕이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다윗이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충성스러운 부하 우리아를 죽게 한 것, 그의 아내 바세바를 취한 것은 왕일지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아합 왕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선량한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고, 나봇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왕이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헤롯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예루살렘에 태어난 2살 이하의 어린아이들을 죽이도록 한 것은 왕이었을지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왕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도 있습니다.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림에 허덕이면 왕이기에 하느님께 제사를 드려야 합니다. 외적이 쳐들어오면 왕이기에 앞장서서 싸워야 합니다. 백성들이 이방의 신을 섬기면 왕이기에 이방의 신을 쫓아내고 참되신 하느님을 섬기도록 해야 합니다. 부정과 부패를 일삼는 신하들이 있다면 왕이기에 공정과 정의를 실현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사랑을 받는 왕은 왕일지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은 하지 않는 왕입니다. 하느님께 사랑을 받는 왕은 설령 잘못을 했을지라도 곧 뉘우치고 참회하는 왕입니다. 하느님께 사랑받는 왕은 왕으로서의 본분과 의무를 성실하게 실천하는 왕입니다. 이런 왕을 하느님께서는 사랑하시고, 백성들은 따르기 마련입니다.
국민들에 의해서 선출된 대통령일지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권력을 이용해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능력이 없는 사람을 친분과 인맥을 통해 요직에 앉도록 하는 것입니다. 권력을 이용해서 야당의 대표를 무리하게 수사하도록 하고, 이미 지나간 사건을 다시 소환하여 재판에 넘기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허물은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찾아내기 위해서 무리하게 압수수색을 남발하고, 자신의 허물은 모두가 아는 것임에도 애써 감추는 것입니다. 이념의 잣대로 편을 갈라서 외교 정책을 펴는 것입니다. 국제무대에서 왕따 당하는 것입니다. 분단된 나라에서 조국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정책을 펴기보다는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강성 발언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입니다. 50%의 지지로 대통령이 되었다고, 자신을 지지했던 50%만 챙기고 반대했던 49%의 국민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서민의 안정과 민생의 안정을 위하지 않고, 재벌과 기득권의 권리만 챙기는 것입니다. 이런 대통령이 있다면 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바다와 같아서 대통령이라는 배가 순항 할 수 있도록 하지만 때로 험한 파도가 되어서 대통령이라는 배일지라도 침몰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는 행복한 나라입니다.
사제일지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그런 일들이 무엇인지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저들이 말하는 것은 따르고 지키되 저들의 행동은 본 받지 마라.” 저들의 행동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위선과 허영 그리고 교만과 욕망입니다. 회칠한 무덤처럼 속은 썩어 들어가지만 겉만 화려한 삶입니다. 단식한다고 표는 내지만 단식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삶입니다.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고 하면서 안식일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삶입니다. 자기 눈에 들어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에 있는 티를 지적하는 삶입니다. 정의를 이야기하면서 사랑이 없고,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정의가 없는 삶입니다. 사제이기에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도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착한 목자이다. 착한 목자는 양들의 목소리를 알고, 양들도 목자의 목소리를 안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사제 생활 32년을 하면서 생각합니다. 나는 사제일지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은 하지 않았는지! 나는 사제이기에 꼭 해야 할 일은 외면하지 않았는지!
오늘 독서는 우리 신앙인들이 꼭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전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분을 안다고 하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고, 그에게는 진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복음: 루카 2,22-35
오늘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누구에게서 하느님의 얼굴을 뵐수 있을까요?
의롭고 독실한 신앙인으로써, 성령으로 충만한 삶을 사셨던 노인 시메온 예언자에게 드러내신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성령께서는 당신 마음에 드신 시메온에게 그가 죽기 전에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게 될 것이라는
언약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아기 예수님의 정결례를 위해 성전으로 올라가는 길에 시메온 예언자와 딱 마주치게 됩니다.
시메온은 직감적으로 그 아기가 자신이 그토록 기다려왔던 메시아요 그리스도이심을 알아봅니다.
그리고 황송스러운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을 자신의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외쳤습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 2, 29-32)
우리도 성체를 배령할 때마다 우리 각자의 두 손바닥 위에 놓인 그분을 보며 마음속으로 크게 외쳐야겠습니다.
‘주님, 너무나 은혜롭고 영광스럽게도 당신께서 오늘도 제 두 손 위에 탄생하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시는군요.
이제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보았으니, 더 이상 여한이 없습니다.’
시메온 예언자는 노인 신앙인들의 모델입니다.
수시로 성전으로 올라가 기도에 전념했습니다.
노화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반드시 죽기 전에 주님을 뵙게 되리라는 희망을 지니고 설레는 가슴으로
하루를 살았습니다.
언제나 마음을 비우고 그 비운 자리에 성령께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도록 개방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그 결과 구세주 하느님을 자신의 두 팔로 받아 안는 과분한 축복을 만끽했습니다.
자신의 두 눈으로 이 땅에 내려오신 하느님의 얼굴을 뚜렷이 바라볼 수 있는 큰 은총을 입었습니다.
하느님의 얼굴을 우리 두 눈으로 직접 바라볼 수 있는 지복직관의 은총은 시메온 예언자에게만 주어진 선물이
결코 아닙니다.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공평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오늘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누구에게서 하느님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겠는지 고민해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1228.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오늘 기념하는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의 축일”은 무죄한 이들의 고통의 신비를 드러내줍니다. 이 ‘죄 없는 아기들이 학살당한 일’은 겉으로는 헤로데의 잔인한 학살을 드러내지만, 실상은 메시아가 태어났음을 알려줍니다. 곧 그들의 죽음은 구유에서 태어난 아기가 메시아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일은 메시아가 나타나심에 대한 지상의 왕의 두려움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헤로데의 죄 없는 아기 학살을 두고,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레미아의 예언이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라마에서 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마태 2,18)
이는 예레미야가 아들을 잃은 야곱의 아내 라헬의 통곡을 들어 예언한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마리아를 신약의 ‘새로운 라헬’이라 칭합니다. 곧 라헬이 일생동안 고통을 겪고 죽음의 고통을 통해 아들을 낳았다면, 마리아 역시 “영혼이 칼에 꿰질리는”(루카 2,35) 십자가의 고통을 겪음으셨던 ‘고통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또 라헬이 <예레미아서>에서 ‘이스라엘의 어머니’(예레 31,15)라 칭해지듯이, 마리아는 <요한묵시록>에서 “예수님의 증언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을 가리켜 메시아 어머니의 “후손들”(묵시 12,17;12,1-6 참조)이라 칭하기에 전체 ‘교회의 어머니’라 칭해집니다. 그리고 라헬이 하느님 앞에서 지상의 자녀들을 위해 슬퍼하며 울음으로 전구했듯이, 마리아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가장 유력한 ‘기도의 전구자’가 되십니다.
또한, 우리는 ‘무죄한 어린이의 희생’을 들으면서 앞서 있었던 모세가 히브인들을 억압하면서 저질렀던 어린 사내아기들을 살해한 사건을 기억합니다. 사실, 파라오와 헤로데, 그들은 모두 자신을 지키고자 빛을 두려워한 이들입니다. 우리 안에도 이러한 완고함과 자기중심적인 폭력과 독선과 이기심이 도사리고 있지 않는지 잘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다. 곧 자신의 왕국의 지키기 위해 사랑의 왕국을 저버리고 있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다.
오늘 말씀은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 이유를 확고하고 분명하게 밝힙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마태 2,14)
이는 하느님께서 베푸는 구원의 역사는 그 어떤 어둠에도 방해에도 아랑 곳 없이 반드시 이루지리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그 어떤 것도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런데, 자신의 아기 때문에 다른 죄 없는 아기들이 살육당한 소식을 들었을 때, 아기 예수님의 어머니 마음은 어떠했을까? 살인자 아닌 살인자가 되어버린 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분명, 죽어가는 아기들의 “울음소리”보다 어머니들의 “애끊는 통곡소리”가 훨씬 더 컷을 것입니다. 아기들의 슬픔은 한 순간이었고 그들의 죽음은 슬픔의 끝이었겠지만, 아기를 잃은 어머니들의 슬픔은 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고 그 죽은 아기 어머니들의 아픔을 마리아는 통째로 짊어지셔야만 했을 것입니다. 차라리 자신의 아기가 희생되어 다른 아기들을 살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토록, 그녀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길은 차라리 죽는 것보다도 더 큰 아픔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죄 없는 아기들의 죽음에 모든 책임을 떠맡아 고통을 받아야 했던 마리아는 또다시 아무런 죄도 없는 당신 아드님 예수님의 죽음을 떠맡아 고통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토록, 죄 없으면서도 타인의 허물을 뒤집어써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모습인가 봅니다. 아기 예수님도 훗날 타인의 허물을 뒤집어쓰고 가실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혹 ‘무죄하면서도 억울함을 당할 때’가 있다면, 바로 그 일을 순교로 삼아야 할 일입니다.
주님! 어처구니없고 황당할 때, 부당한 고통을 당할 때,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억울하고 원망스러울 때,
그 슬픔을 넘어 구속의 신비를 살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소리.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마태 2,18)
주님!
자신의 아기 때문에 다른 아기들이 살육당할 때,
어머니 마음은 미어지셨을 것입니다.
이토록, 주님의 뜻을 따르는 길은
죽는 것보다도 더 큰 아픔을 짊어지는 일인가 봅니다.
그러니 저희도 어처구니없고 황당할 때, 부당한 고통을 당할 때,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억울하고 원망스러울 때,
어머니 마리아처럼 슬픔을 넘어 구속의 신비를 살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날마다 주님 ‘파스카의 꽃’으로 삽시다-
“산들을 우러러 눈을 드노라.
어데서 구원이 내게 올런고?
구원은 오리라 주님한테서
하늘땅 만드신 그 님한테서.”(시편121,1-2)
답답할 때 저절로 나오는 시편 성구입니다. 요즘 자주 “길은 어디에? 빛은 어디에? 과연 인류에게 희망은 있는가? 역사는 반복되는가? 악순환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가?” 묻게 됩니다. 오늘 복음중 이집트로 피신하는 요셉의 가정을 통해서, 또 헤로데의 무죄한 아기들의 학살을 통해서도 묻게 되는 질문입니다. 계속 뇌리에 남아있는 두가지 내용들입니다.
“전두광의 ‘절대적 악마화’가 우리를 구원할까. ‘서울의 봄’은 절대적 악마의 현존, 혹은 재림을 경고하고, 그 절멸을 다시 염원해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일까. 영화 속 이태신이 절대적 선이라고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물을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난 이태신에게서 그 어떤 씻김의 느낌도 갖지 못했다. 그 역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키워줬을 뿐이다.”
양극단의 분노와 증오, 대결만 있지 구원의 빛은 없습니다. 이러면 악순환의 반복에서 못 벗어납니다. 저절로 구원은 어디에? 묻게 되는 내용입니다.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습니다. 양쪽 다 상대적일 뿐이요 이를 깨닫는 것이 참된 겸손입니다. 내가 절대 선인양 착각하여 절대 악의 괴물과 싸우다가는 본의 아니게 나도 모르는 사이 괴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좌파도 우파도 아닌 예수님파 주님의 전사가 되어 싸워야 합니다. 어제 “네번째 잔의 비밀”이란 책 마지막 부분도 잊지 못합니다.
“회심은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회심은 계속되며 더욱 깊어진다. 베드로 사도도, 바오로 사도도 그러했다. 오직 죽음에 이르러서야 우리의 파스카가 이루어진다. 바로 그때 우리도 예수님처럼 ‘다 이루어졌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말마디는 저의 지론이기도 합니다. 답은 단 하나 사랑이자 생명이요 빛이신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두고,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며,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노력하며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죽는 그날까지 주님의 전사가 되어 회심의 여정에, 파스카의 여정에 항구하는 것입니다. 주변에 보면 알 수 없는 원인 불명, 정체 불명의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일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곧장 오늘 지금 여기서 새롭게 시작하는 회심의 여정, 탈출의 여정, 파스카의 여정에 오르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내적혁명, 자아초월(自我超越)의 겸손한 비움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것은 오늘 여기이지 내일도 어제도 아닙니다. 이래야 어두운 과거와 결별합니다. 악순환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말그대로 “주님 파스카의 꽃”으로 사는 것입니다.
“사람은 꽃이다
주님 파스카의 꽃이다
끊임없이
한결같이
그만의 색깔, 향기, 크기, 모양으로
평생
세상 떠날 그날까지
날마다
새롭게 폈다지는
사람은 꽃이다
주님 파스카의 꽃, 사랑의 꽃이다”-2022.6.9.
오늘의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도 각별한 느낌입니다. 폭군 헤로데에 의한 살해된 정말 무죄한 아기들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입니다. 당시 베들레헴의 인구는 1000명 정도에 약 20명의 아기들이 살해됐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헤로데는 말 그대로 악의 화신같은 폭군입니다. 자기 권좌를 지키기 위해 아내와 자식들은 물론 일체의 의심되는 정적들은 가차없이 제거했습니다. 권력욕이 인간을 악마로 만든 것이지요. 그러니 장차 자기의 안위를 위해 의심되는 아기들의 살해는 헤로데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삶의 중심인 주님을 떠날 때, 주님을 잊을 때 누구나 괴물이 악마가 될 수 있습니다. 악의 화신인 헤로데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방심하면, 과거를 잊어버리면 반드시 또 출몰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의 현실에서도 겪지 않습니까? 모세로 인해 파라오에 의해 살해됐던 탈출기의 상황이 오늘 복음에서 아기 예수님으로 인한 헤로데의 무죄한 아기들의 살해가 반복되며 이는 빌라도에 의한 예수님의 죽음으로 또 반복됩니다. 아니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후로도 지금까지 반복되는 폭력과 전쟁의 악순환의 역사입니다.
정말 인류에게 구원은 가능한지, 희망은 있는지 묻게 됩니다. 새삼 인간의 무지의 죄가 악이, 얼마나 고질적인지 깨닫습니다. 정말 믿음의 시련이자 위기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죽음에 대해, 반복되는 악순환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파스카의 주님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아침 성무일도중 1.초대송 후렴이, 2.시편 후렴이, 3.찬미가가 답을 줍니다.
-1.“무죄한 어린 순교자들의 화관이신 그리스도 나셨으니, 어서 와 조배드리세.”
2.“그들은 사람들 가운데서 구출되어 하느님과 어린양에게 바쳐진 첫 열매이며, 아무런 흠없이 하느님의 옥좌 앞에 서 있는도다.”
3..“깨끗한 아기들의 죄없는 죽음, 주님을 위하여서 빛을 발하니
천사는 두 살아래 모든 아기를, 하늘로 옹위하여 데려 갔도다.-
아. 궁극의 희망은, 궁극의 위로와 구원은 하느님과 파스카의 주님뿐임을 깨닫습니다. 구원의 삶은 은총이자 선택입니다. 그러니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주님 은총의 빛속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요셉이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흡사 요셉과 헤로데의 싸움같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하느님과 헤로데의 싸움입니다. 빛이신 주님의 인도따라 빛속의 삶을 살아간 주님의 전사, 빛의 전사 요셉은 성가정을 안전하게 이끕니다. 결코 악의 화신인 헤로데도 요셉을 다치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실 때 악마의 준동도 멈춥니다.
“주께서 나의 빛, 내 구원이시거늘,
내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께서 내 생명의 바위시거늘 내 누구를 무서워하랴.”(시편27,1)
유비무환입니다. 처방보다는 예방이 백배 낫습니다. 지난 과거에 아파하는 것은 하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부터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사랑의 전사, 빛의 전사가 되어 주님과 함께 회심의 여정, 파스카의 여정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새롭게 폈다지는 주님 파스카의 꽃으로 사는 것입니다. 요한 1서 말씀이 위로와 구원의 답을 줍니다.
“하느님은 빛이시며 그분께는 어둠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빛 속에 계신 것처럼 우리도 빛속에서 살아가면, 우리는 서로 친교를 나누게 되고, 그분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줍니다. 우리가 우리 죄를 고백하면, 그분은 성실하시고 의로우신 분이시므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해 주십니다.”
악순환의 반복에서의 유일한 구원의 탈출구는 바로 주님의 빛 안에서 날마다 영적혁명의 회심의 여정에 충실하는 것뿐임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주님을 닮아 새롭게 폈다지는 주님 파스카의 꽃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분투의 노력을 다해 파스카의 주님을 따르는 삶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늘 새로운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해줍니다. 아멘.
12/29(금) [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되새김 구절
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착한 목자이다. 착한 목자는 양들의 목소리를 알고, 양들도 목자의 목소리를 안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사제 생활 32년을 하면서 생각합니다. 나는 사제일지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은 하지 않았는지! 나는 사제이기에 꼭 해야 할 일은 외면하지 않았는지!(조재형 신부)
2. 시메온 예언자는 노인 신앙인들의 모델입니다.
수시로 성전으로 올라가 기도에 전념했습니다.
노화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반드시 죽기 전에 주님을 뵙게 되리라는 희망을 지니고 설레는 가슴으로
하루를 살았습니다.
언제나 마음을 비우고 그 비운 자리에 성령께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도록 개방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그 결과 구세주 하느님을 자신의 두 팔로 받아 안는 과분한 축복을 만끽했습니다.
자신의 두 눈으로 이 땅에 내려오신 하느님의 얼굴을 뚜렷이 바라볼 수 있는 큰 은총을 입었습니다.(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소리.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마태 2,18)
주님!
자신의 아기 때문에 다른 아기들이 살육당할 때,
어머니 마음은 미어지셨을 것입니다.
이토록, 주님의 뜻을 따르는 길은
죽는 것보다도 더 큰 아픔을 짊어지는 일인가 봅니다.
그러니 저희도 어처구니없고 황당할 때, 부당한 고통을 당할 때,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억울하고 원망스러울 때,
어머니 마리아처럼 슬픔을 넘어 구속의 신비를 살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내가 절대 선인양 착각하여 절대 악의 괴물과 싸우다가는 본의 아니게 나도 모르는 사이 괴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좌파도 우파도 아닌 예수님파 주님의 전사가 되어 싸워야 합니다.
흡사 요셉과 헤로데의 싸움같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하느님과 헤로데의 싸움입니다. 빛이신 주님의 인도따라 빛속의 삶을 살아간 주님의 전사, 빛의 전사 요셉은 성가정을 안전하게 이끕니다. (이수철 신부)
12/29(금) [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 제370일(제1일) 기도
복음 <그리스도는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십니다.>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전능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하느님!
늘상 나와 동행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나의 매사를 예비하시는 야훼이레 하느님!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시는 아버지 하느님!
아버지 하느님!
아버지 하느님께서 악인과 싸워주소서.
악인의 먹잇감 되지 않게 하소서.
- 2023년 12월29일(금) 7시30분...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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