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4년 2월 27일 화요일[(자) 사순 제2주간 화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죽음의 잠에 빠지지 않게 제 눈을 비추소서. 제 원수가 “내가 이겼다.” 하지 못하게 하소서.
본기도
주님께서 도와주지 않으시면 죄에서 벗어날 길이 없사오니
주님의 교회를 언제나 자비로이 지켜 주시어
저희를 모든 위험에서 보호하시고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1,10.16-20
10 소돔의 지도자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고모라의 백성들아, 우리 하느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라.
16 너희 자신을 씻어 깨끗이 하여라.
내 눈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들을 치워 버려라.
악행을 멈추고 17 선행을 배워라.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를 보살펴라.
고아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
18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오너라, 우리 시비를 가려보자.
너희의 죄가 진홍빛 같아도 눈같이 희어지고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19 너희가 기꺼이 순종하면 이 땅의 좋은 소출을 먹게 되리라.
20 그러나 너희가 마다하고 거스르면 칼날에 먹히리라.”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제사 때문에 너를 벌하지는 않으리라. 너의 번제야 언제나 내 앞에 있다. 나는 네 집의 수소도, 네 우리의 숫염소도 받지 않는다. ◎
○ 어찌하여 내 계명을 늘어놓으며, 내 계약을 너의 입에 담느냐? 너는 훈계를 싫어하고, 내 말을 뒷전으로 팽개치지 않느냐? ◎
○ 네가 이런 짓들 저질러도 잠자코 있었더니, 내가 너와 똑같은 줄 아는구나. 나는 너를 벌하리라. 너의 행실 네 눈앞에 펼쳐 놓으리라. 찬양 제물을 바치는 이는 나를 공경하리라.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복음 환호송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지은 모든 죄악을 떨쳐 버리고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추어라.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3,1-12
1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3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4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5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6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7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8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9 또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10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11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12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이 화해의 제사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어
저희가 이 세상의 악습에서 벗어나 천상 선물을 받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주님의 기적들을 낱낱이 전하오리다. 지극히 높으신 분, 저는 당신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당신 이름 찬미하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거룩한 잔칫상에서 천상 양식을 받고 비오니
언제나 저희를 자비로이 도와주시어
더욱 열심히 거룩한 삶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백성을 위한 기도
주님,
믿는 이들의 기도를 자비로이 들으시고
영혼의 병을 고쳐 주시어
죄를 용서받고
주님의 강복으로 언제나 기뻐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지난 2월 2일 서울대교구 사제서품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외국에 있어서 가지는 못했지만 새 사제들을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서품식 직후에 교구장님은 새 사제들에게 첫 임지를 발표합니다. 제가 아는 새 사제의 첫 임지를 보았습니다. 새 사제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장소도 중요할 수 있습니다. 본당의 규모도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새 사제가 함께 살아야 할 본당 주임 신부입니다. 신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배우지만 본당사목의 대부분은 첫 본당의 주임 신부에게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새 사제가 부임하는 첫 본당의 주임신부님은 잘 아는 후배 신부님입니다. 사목자로서 모범을 보이는 분입니다. 열정과 헌신을 보여주는 분입니다.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분입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새 사제가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면 좋겠습니다. 첫 시작이 잘 되었으니, 새 사제의 앞날에도 하느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33년 전에 저도 서품을 받고 새 사제로 첫 본당으로 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많이 부족한 저를 위해서 좋으신 본당 신부님을 만나게 해 주셨습니다. 신부님은 제게 긍정의 마인드를 보여주었습니다. 컵에 물이 반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 대신에 아직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빈말이라도 남의 허물을 탓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남의 장점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신부님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형식과 율법에 억매이지 않았습니다. 매일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교우들의 가게를 찾아보았고, 길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였습니다. 신부님은 제게 한번도 ‘무엇을 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신부님은 늘 먼저 저의 의사를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결정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습니다. 신부님은 젊은 사제가 더 필요하다면서 넉넉하게 예물을 주었습니다. 잘 먹어야 한다며 가끔 고기도 구워주었습니다. 신부님 사목의 모든 힘은 기도에서 나왔습니다. 신부님 방에 있는 기도 초는 눈물을 흘려서 작아졌습니다. 제 방에 있는 기도 초는 눈물 흘릴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게 사목의 모범을 보여 주신 첫 본당의 주임신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목자가 하지 말아야 할 것과 사목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말씀하십니다.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청개구리처럼 예수님께서 하지 말라는 것을 골라하는 사목자가 있다면 공동체는 갈등과 아픔을 겪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셨던 제자처럼 예수님의 말씀을 죽기까지 실천하는 사목자가 있다면 공동체는 믿음의 줄기에서 사랑이 꽃피게 될 것입니다.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목자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교만하고, 게으르고, 대접받기만 바라는 사목자가 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사목자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섬기는 사제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겸손한 사제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의 독서는 늘 부족한 제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씀입니다. “오너라. 우리 시비를 가려보자. 너희의 죄가 진홍빛 같아도 눈같이 희어지고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너희가 기꺼이 순종하면 이 땅의 좋은 소출을 먹게 되리라.”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니 비록 나의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해 주신다고 하십니다. 비록 나의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처럼 희게 해 주신다고 하십니다. 주님의 자비하심에 의탁하며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사순 제2주간 화요일
복음: 마태 23,1-12
보여주고 싶어 하는 위선적인 마음, 겸손을 가장한 교만을 배척합시다!
높은 자리에 앉아 지도자 행세를 하지만, 구체적인 삶이나 인성이 조금도 뒷받침되지 않았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한 예수님의 질책이 꽤 엄중합니다.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 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예수님의 강한 경고 말씀에 저 역시 섬뜩한 느낌이 들면서도, 요즘 저는 조금 나이가 들면서,
이런 측면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합니다.
저는 요즘 시골에 살다 보니 주로 입고 다니는 옷은 명품 메이커와는 거리가 먼 태안 재래 시장표 만원짜리
작업복이나 추리닝입니다.
시골이다보니 어깨 힘줄 일도 없고 폼 잡을 일도 없습니다.
요즘 와서 결심한 것이 제일 힘든 일, 제일 궂은 일, 제일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은 내 일이다, 생각하고
기쁘게 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시키지 않고 제 스스로 뭐든 하니 세상 편하고 자유롭습니다.
자리에 앉을 때도, 피정 오시는 손님들을 가장 뷰가 좋은 자리로 안내하고,
저는 제일 구석 자리로 가서 앉습니다.
가급적 앉아 있지 않고 하루종일 서서 돌아다닙니다.
식탁 세팅하고 주방에서 조리하고, 가장 낮은 자리에 앉으니 정말 편하고 부담이 없습니다.
그러나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오늘 예수님께서 지적하시는 바처럼 내가 이렇게 산다며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위선적인 마음, 겸손을 가장한 교만이 스며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요한 23세 교황님께서 주교품에 막 오르셨을 때,
당신의 가족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교황님께서 저를 교황청의 고위 성직에 임명하셨습니다.
그것은 저에게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매우 영예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것 때문에 교만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저는 사제 때와는 달리 저는 빨간 모자를 쓰고 빨간 수단을 입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의복 색깔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우리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교회에 인도된 영혼들의 아름다움입니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사순 제2주간 화요일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하지 마라.”>
오늘 복음은 '자리'에 대한 말씀입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의 자리를 차지하고 살아갑니다.
‘누울 자리’, ‘일자리’, ‘아버지 자리’, ‘앞자리’, ‘윗자리’
높이와 위치와 순서와 역할 등등~.
예수님께서는 군중과 제자들에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아있음을 지적하시고,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하지 마라.”(마태 23,3) 하시면서,
그들의 죄상을 세 가지를 고발하십니다.
먼저, “그들은 말만하고 실행하지 않는다.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언행의 불일치와 남에게 짐 지움을 질타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라고 표리부동과 위선을 질타하십니다.
또 “그들은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라고 자만과 허영을 질타하십니다.
오늘날 우리는 참된 스승이 없다고 한탄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먼저 진정으로 스승을 찾고 있는지를 물어야 할 일입니다.
사실 우리는 자기의 무지를 깨우쳐주는 위대한 스승을 찾지만, 스승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방천지에서 만나는 우리 인생의 동반자들을 스승으로 모시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스승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솔직히 말한다면, 그들에게 머리 굽히지를 못하기 때문에 오늘도 제자가 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나의 무지를 깨우쳐주기를 바란다기보다 나의 유식을 인정해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무지가 들추어지면 감사하기보다 오히려 상처를 받으니 말입니다.
참으로 길이요 진리이신 참된 스승을 지척에 두고도 머리 굽혀 공경하기보다 오히려 고개를 쳐들어 먼 데서 스승을 찾고 있다면, 진정 우리가 눈멀어 있는 까닭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참된 스승이 있는가?” 하고 묻기에 앞서, "진정 나는 참된 제자인지?" 물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시작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과 제자들에게 하신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마태 23,3)는 말씀을 되새겨보게 합니다.
사실 이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를 비판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군중과 제자들에게 ‘배움의 자세’를 가르쳐줍니다.
곧 그들의 말과 행실이 모순되고 언행이 불일치한다하더라도, 혹은 행실이 비록 모범이 되지 못하다할지라도, ‘그들의 말은 실행하고 지키는’ 겸손함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르지 않는’ 분별과 지혜를 군중과 제자들에게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자리’의 문제로 돌아와 봅시다.
나는 지금 누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
또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 하고 있는가?
진정 ‘배우는 자의 자리’는 어디인가?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태 23,11)
<오늘의 말·샘 기도>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마태 23,11)
주님!
머리를 숙이고 겸손할 줄 알게 하소서.
당신을 지척에 두고도 머리 굽혀 공경하기보다 고개를 뻣뻣이 세우고 먼 데서 당신을 찾지 않게 하소서.
나의 유식을 인정해주기보다 나의 무지를 깨우쳐주기를 바라게 하소서.
무지가 드러나면 상처받기보다 감사하게 하소서.
당신을 스승으로 모시고 제 머리 위에 두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
2024.2.26.사순 제2주간 월요일 다니9,4ㄴ-10 루카6,36-38
하닮의 여정, 예닮의 여정
평생 과제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
근래 ‘시대의 스승’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장일순((1928-2010)과 신영복(1941-2016)을 꼽고 싶습니다.
두분의 글씨도 참 깊고 독특하고 향기로운 예술입니다.
두분의 평전도 감동적이라 보관중이며 가끔 읽고 있습니다.
장일순에 대한 평과 사례를 소개합니다.
“시인 김지하의 스승이었고, <녹색평론>발행인 김종철이 단 한 번 보고 홀딱 반했다는 사람,
목사 이현주가 부모없는 집안의 맏형같은 사람이라 했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유홍준은
어디를 가든 함께 가고 싶다 했던 사람, 소설가 김성동과 <아침이슬>의 김민기가 아버지로 여기고,
판화가 이철수가 진정한 뜻에서 이 시대의 단 한 분의 선생님이라고 꼽았던 사람, <사상의 은사>라는
리영희가 존경했던 분..' ”
무위당 장일순에게 감화를 받은 분들은 얼마나 많은지 모르며 이분에 대한 찬사글도 끝없이 많습니다.
그의 감동적인 소개글 하나 나눕니다.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그 일을 어떻게 할 지를 소중하게 여기라 하며, 공무원에게는 민(民)을,
장사꾼에게는 손님을 하늘처럼 섬기며 정성을 다하라고 말했다.
‘자네 집에 밥 잡수러 오신 분들이 자네의 하느님이여.
그런줄 알고 진짜 하느님이 오신 것처럼 요리를 해서 대접해야 해.
장사 안 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은 일절 할 필요가 없어요.
하느님처럼 섬기면 하느님들이 알아서 다 먹여주신다 이 말이야.'
장일순은 길을 가다가도 아는 사람을 만나면 세세한 가정사를 묻고 어른들의 안부를 살폈다.
리어카를 끄는 사람이든 바구니 장사든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이것저것 여러 가지 사연도 따랐다.
김지하의 말에 따르면 봉산동 집에서 20분이면 충분한 거리를 보통 2시간씩 걸리는 일이 흔했다고 한다.”
정말 예수님의 제자다운 참으로 누구나에게 활짝 열려 있는 경청의 자비롭고 너그러운 사람입니다.
이분의 세례명은 세례자 요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평생 과제를 제시합니다.
아버지처럼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에 이은 결정판 같은 말씀이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입니다.
우리의 ‘거룩함(holiness)’은 하느님의 ‘온전함(wholeness)“을 보여줘야 합니다.
거룩함이 온전함이며 영어발음도 같습니다. 참으로 자비로운 삶이 거룩한, 온전한 삶입니다.
<둥근 마음, 둥근 삶> 제 책명이 가리키는 바역시 자비로움입니다.
루카복음에서 예수님은 평지설교의 결론이자 우리의 평생과제를 제시합니다.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6,36)
하느님의 얼굴도, 이름도 한마디로 정의하면 “자비”입니다.
하느님을 닮을수록 자비로운 사람이요 이것이 바로 우리의 평생과제입니다.
예수님이야말로 하느님 자비의 화신입니다.
그러니 하닮의 여정, 예닮의 여정의 궁극 목표는 주님을 닮은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어지는 “남을 심판하지 마라”는 가르침에서 자비행의 구체적 지침을 주십니다.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바로 남을 심판하지 않는 사람이, 남을 단죄하지 않는 사람이, 끊임없이 용서하고, 주는(giving) 사람이,
섬기는(serving) 사람이, 돌보는(caring) 사람이, 나누는(sharing) 사람이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은 자비로운 사람입니다.
자기를 모르는 무지의 교만하고 인색한 사람이 남을 심판하고 단죄하지, 정말 자기를 아는 겸손하고 관대한,
지혜로운 자비의 사람은 결코 남을 심판하거나 단죄하지 않고, 무조건 용서하고 주고 나누고 돌보고 섬깁니다.
새삼 자비로운 삶도 영적훈련임을 깨닫습니다.
자비로운 삶을 선택하여 평생 훈련으로 습관화할 때 비로소 아버지를 닮은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 갈 것입니다.
나이 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 합니다.
마지막 천국문 통과시 주님께서 검사할 마음의 얼굴입니다.
얼마나 아버지를 닮은 자비로운 얼굴인지 말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에서 예언자 다니엘의 동포를 위한 기도가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의 심금을 울립니다.
자비행에 앞서 이런 진실한 기도와 회개의 실천이, 훈련이 우리를 하느님을 닮은 자비로운 사람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그러니 한결같은 자발적 자비행과 기도와 회개의 훈련 및 습관화입니다.
“아, 주님! 위대하시고 경외로우신 하느님,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이들에게
계약과 자애를 지키시는 분!...주님, 당신께서는 의로우십니다.
그러나 저희는 오늘 이처럼 얼굴에 부끄러움만 가득합니다.
저희가 당신께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주 저희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고 용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저희는 주님께 거역하였고, 주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고, 저희 앞에 내놓으신 법에 따라 걷지 않았습니다.”
자비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훈련에 앞서 이런 철저한 기도와 회개가 우선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우러러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 우선입니다.
하느님을 우러러 회개가 없기에,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내로남불, 인면수심(人面獸心),
후안무치(厚顔無恥)의 괴물같은, 자기를 모르는 무지의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기본적 정서인 부끄러움과 두려움의 자기인식을 전제로 한 겸손하고 자비로운 삶,
바로 이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하닮의 여정, 예닮의 여정중 날로 주님을 닮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 우리의 평생과제요
이런 사람이 진정 참사람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한결같은 자비의 훈련에 항구함으로
자비로운 사람이 되게 하십니다. 아멘.
2/27(화) 사순제2주간 화요일, 되새김 구절
1. 오늘의 독서는 늘 부족한 제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씀입니다. “오너라. 우리 시비를 가려보자. 너희의 죄가 진홍빛 같아도 눈같이 희어지고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너희가 기꺼이 순종하면 이 땅의 좋은 소출을 먹게 되리라.”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니 비록 나의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해 주신다고 하십니다. 비록 나의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처럼 희게 해 주신다고 하십니다. 주님의 자비하심에 의탁하며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조재형 신부)
2. 요즘 와서 결심한 것이 제일 힘든 일, 제일 궂은 일, 제일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은 내 일이다, 생각하고
기쁘게 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시키지 않고 제 스스로 뭐든 하니 세상 편하고 자유롭습니다.(양승극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마태 23,11)
주님!
머리를 숙이고 겸손할 줄 알게 하소서.
당신을 지척에 두고도 머리 굽혀 공경하기보다 고개를 뻣뻣이 세우고 먼 데서 당신을 찾지 않게 하소서.
나의 유식을 인정해주기보다 나의 무지를 깨우쳐주기를 바라게 하소서.
무지가 드러나면 상처받기보다 감사하게 하소서.
당신을 스승으로 모시고 제 머리 위에 두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남을 심판하지 않는 사람이, 남을 단죄하지 않는 사람이, 끊임없이 용서하고, 주는(giving) 사람이,
섬기는(serving) 사람이, 돌보는(caring) 사람이, 나누는(sharing) 사람이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은 자비로운 사람입니다.(이수철 신부)
2/27(화) 사순제2주간 화요일, 430(제60)일 기도
복음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남을 심판하지 않는 사람이,
남을 단죄하지 않는 사람이,
끊임없이 용서하는 사람이,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은 자비로운 사람입니다.
주는(giving) 사람이,
섬기는(serving) 사람이,
돌보는(caring) 사람이,
나누는(sharing) 사람이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은 자비로운 사람입니다.
- 2024년 2월27일(화) 9시20분...수산나 -
'매일미사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묵]2024년 2월 29일 목요일[(자) 사순 제2주간 목요일]/신부님 강론 4개 (0) | 2024.02.29 |
---|---|
[매묵]2024년 2월 28일 수요일[(자) 사순 제2주간 수요일]/신부님 강론 4개 (0) | 2024.02.28 |
[매묵]2024년 2월 26일 월요일[(자) 사순 제2주간 월요일]/신부님 강론 4개 (1) | 2024.02.26 |
[매묵]2024년 2월 25일 주일[(자) 사순 제2주일]/신부님 강론 4개 (1) | 2024.02.25 |
[매묵]2024년 2월 24일 토요일[(자) 사순 제1주간 토요일]/신부님 강론 4개 (0) | 2024.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