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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0416 글/시]이것은 무엇일까요?-따뜻한 하루[381]/쑥잎 한 줌-양성우

2024년 4월16일(화) 글/시

이것은 무엇일까요? / 따뜻한 하루[381]

  

 

있는 그대로 보고 생각하는 순수한 아이들이 때로는 이미 알고 있던 것도,

참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보기에 우리에게 산뜻한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이건 딱 손가락만 해요'라며 그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의 손가락 크기와 꼭 맞는다며, ‘콧구멍이라고 답합니다.

 

'이거 하기 전에는 다 똑같이 마음을 정해야 해요' 하고 물으면,

필히 한마음 모아야 한다면서, ‘외식이라고 바로 답을 합니다.

 

'이게 없으면 노래를 못 해요'에서, 이것에 대한 물음에,

그것은 바로 '시작'이라고 주저 없이 답을 내놓습니다.

 

시작부터 훌륭할 필요는 없지만, 훌륭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작해야 합니다.

계획이 실제로 이뤄지려면, 꼭 거쳐야 하는 첫 단계가 바로 이 '시작'입니다.

하지만 이 '시작'을 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할 겁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갈릴래아로 물러가,

당신의 지상 순례의 사명인 전도를 카파르나움에서 시작하셨습니다(마태 4,17).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기 시작하셨다.’

 

그렇습니다.

새해에 세운 계획과 결심 중에 잠시 미뤄졌거나 중단된 것이 있다면,

이제라도 포기하지 말고 마음을 다잡아 다시 해보는 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

 

 


 

 

 

 

쑥잎 한 줌

 

 

/ 양성우

 

 

당산 전철역 앞 네거리 오른쪽 건널목  

신호등 달린 전신주 밑에

쭈그리고 앉은

한 낯선 할머니의 어린 쑥잎 한 줌.

 

작고 등 굽은 그 할머니의 봄이

거기에 있었네.

 

그 할머니 그 쑥잎 한 줌을 캐러

어느 들길을 새벽같이 헤매고,

어느 산비탈을 저물도록 더듬었을까?

 

뭇 사람들 무심코 오고 가는

길바닥에 편 헌 보자기 한가운데에

둥두렷이 쌓여 있는 

그 할머니의 어린 쑥잎 한 줌.

 

영등포구 당산 전철역 앞 네거리

오른쪽 건널목 전신주 밑에

쭈그리고 앉은 작고 등 굽은

그 할머니의 봄이

희고 푸른 그 쑥잎 한 줌 위에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