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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0711 글/시]엄마의 이름은 엄마?-따뜻한 하루[425]/나무는 자신의 그늘에서 쉴 수 없습니다.(최영배 비오 신부)

2024년 7월11일(목) 글/시

엄마의 이름은 엄마? / 따뜻한 하루[425]

  

 

한 아이가 엄마따라 재래시장에 갔다가, 그만 한눈팔다 잡고 있던 엄마 옷자락을 놓쳤습니다.

아이 시야에서 엄마가 사라지자, 두려워진 아이는 엄마를 부르려고 다급하게 소리쳤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아이는 '엄마'를 외치는 게 아닌, 엄마의 이름 석 자를 부르는 겁니다.

 

그러자 아이 엄마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는 금방 아이를 찾았지만 야단쳤습니다.

"이 녀석아, ‘엄마라 부르지, 주변에 사람도 많은데 엄마이름 함부로 부르면 어떻게 생각해?"

 

그러자 금방 아이가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에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엄마를 부르면 사람들이 다 돌아보지 않겠어요?

엄마 돌아보세요, 여기 엄마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래서 엄마만 찾으려고 이름을 불렀어요."

 

결혼하고 어느덧 아이 키우다보면 본인 이름대신 누구네 엄마 아빠로 더 많이 살아갑니다.

이렇게 어른이 된 후 부모로부터 받은 그 이름은 애들 이름자 뒤로 대체되어 불리어집니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내 이름 불리어지며 기억되려는 그 마음만은, 아마도 여전히 남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란 시에서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다.’라고 합니다.

'엄마', '아빠'에게도 부모로부터 받은 이름이 있으니, 한번쯤 다정히 불러봐 줍시다.

 

감사합니다. ^^+

 

  







나무는 자신의 그늘에서 쉴 수 없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나무가 자신의 그늘에서 쉴 수 없듯이
우리 각자의 인생 또한
자신이 만들어 놓은 그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없더이다.

그러할진대,
어리석은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명예와 재물,
자신의 지식과 학력,

자신의 재능과 역할,
자신의 배우자와 자식에 대해서
즐거움과 권위를 누리려 하나이다.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자신의 것을 이웃들과 공유하려는 사람은
자신의 영역에 오래 머무를 수 있나이다.

자연은 거짓이 없이
언제나 있는 그대로 정직하나이다.

분명 사람의 인생 또한
자연의 이치 속에 속에 포함되어 있을진대…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우리는 서로에게 그늘이 되어야 하나이다.

남편은 아내의 그늘이 되어야 하고
아내는 남편의 안식처가 되어야 하나이다.
우리모두는 이웃들과 서로의 그늘이 되어야 하나이다.

님의 그늘을 찾아오는 사람을
내치지 마시고
님 또한 타인의 그늘을 향해서
겸손되이 발걸음을 옮겨놓아야 하나이다.

그래서 님이시여!
부디 어떤 관계 속에서도
율법이나 합리성보다
용서와 자비를 앞세우소서.

그렇게 한 세상 사시다보면
님의 그늘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낭낭할 것이나이다.

그렇게 한 세월 지내시다보면
님의 영혼의 푸르고 맑은 그날은
더욱 넓고 짙어질 것이나이다.

님이시여!

서로에게 그늘이 되어주는 것이
사랑이요 행복인 것이나이다.

늘 참된 사랑으로 크게 행복하소서.

< 최영배 비오 신부:  '들꽃처럼 살으리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