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5년 5월 24일 토요일[(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우리는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하느님의 능력을 믿어,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되살아났네. 알렐루야.
본기도
세례로 새로 난 저희에게 천상 생명을 주시니
저희를 의롭게 하시고 불사불멸의 옷을 입히시어
완전한 영광에 이르도록 이끌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6,1-10
그 무렵 1 바오로는 데르베를 거쳐 리스트라에 당도하였다.
그곳에 티모테오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는 신자가 된 유다 여자와 그리스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서,
2 리스트라와 이코니온에 있는 형제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고 있었다.
3 바오로는 티모테오와 동행하기를 원하였다.
그래서 그 고장에 사는 유다인들을 생각하여
그를 데려다가 할례를 베풀었다.
그의 아버지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을 그들이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4 바오로 일행은 여러 고을을 두루 다니며,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과 원로들이 정한 규정들을
신자들에게 전해 주며 지키게 하였다.
5 그리하여 그곳 교회들은 믿음이 굳건해지고 신자들의 수도 나날이 늘어 갔다.
6 성령께서 아시아에 말씀을 전하는 것을 막으셨으므로,
그들은 프리기아와 갈라티아 지방을 가로질러 갔다.
7 그리고 미시아에 이르러 비티니아로 가려고 하였지만,
예수님의 영께서 허락하지 않으셨다.
8 그리하여 미시아를 지나 트로아스로 내려갔다.
9 그런데 어느 날 밤 바오로가 환시를 보았다.
마케도니아 사람 하나가 바오로 앞에 서서,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청하는 것이었다.
10 바오로가 그 환시를 보고 난 뒤,
우리는 곧 마케도니아로 떠날 방도를 찾았다.
마케도니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온 세상아, 주님께 환성 올려라.
또는
◎ 알렐루야.
○ 온 세상아, 주님께 환성 올려라. 기뻐하며 주님을 섬겨라. 환호하며 그분 앞에 나아가라. ◎
○ 너희는 알아라, 주님은 하느님이시다.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것, 그분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 떼라네. ◎
○ 주님은 참으로 좋으시고, 그분 자애는 영원하시며, 그분 진실은 대대에 이르신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너희는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여라. 거기에는 그리스도가 하느님 오른쪽에 앉아 계신다.
◎ 알렐루야.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18-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8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19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20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기억하여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고,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 말도 지킬 것이다.
21 그러나 그들은 내 이름 때문에
너희에게 그 모든 일을 저지를 것이다.
그들이 나를 보내신 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의 도우심과 보호로
저희가 받은 것을 잃지 않고 영원한 선물도 받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 언제나 주님을 찬송함이 마땅하오나,
특히 그리스도께서 저희를 위하여 파스카 제물이 되신 이때에,
더욱 성대하게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빛의 자녀들이 영원한 생명으로 태어났고,
믿는 이들에게 하늘 나라의 문이 열렸나이다.
주님의 죽음으로써 저희가 죽음에서 구원받았고,
주님의 부활로써 모든 이가 새 생명으로 부활하였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주님이 말씀하신다. 아버지, 이 사람들을 위하여 비오니, 이들이 우리 안에 하나가 되게 하시고, 아버지가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소서.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성자의 십자가로 저희를 구원하셨으니
주님 사랑으로 저희를 지켜 주시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광에 이르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부홀 제5주간 토요일
재외국인 부재자 투표를 했습니다. 6년간 미국에 있으면서 3번째 투표입니다. 2022년에는 대통령 선거, 2024년에는 국회의원 선거, 이번에는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통령 선거입니다. 대통령 후보는 ‘공약’을 발표합니다.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고 말합니다. 경제 성장을 통해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합니다. 시급한 현안인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합니다. 가난한 이를 위한 복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합니다. 후보들이 말하는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가 하면 상대방의 허물과 잘못을 비난하는 선거 전략도 있습니다. 제1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입법과 행정을 독점해서 우려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87년 개헌 이래 제1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이 있지만 우려할 만한 일은 없었습니다. 다수당이 정권을 잡으면 입법과 행정의 협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정치경력이 없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정의 혼란이 야기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국민은 정치경력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정치 행위를 판단할 것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정치경력이 없다 할지라도 지지할 것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기만하고, 헌정 질서를 파괴한다면 정치경력이 많다 할지라도 심판 할 것입니다. 깨어 있는 시민의 올바른 선택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21세기의 시민은 뉴스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분별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정보는 많지만, 진실은 드물고, 소문은 넘치지만 믿음은 약한 시대를 살아갑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깨어 있는 시민, 책임지는 신앙인이 필요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티모테오라는 젊은 제자를 만납니다. 그는 유다인 어머니와 그리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그 지역 형제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의 혈통보다 중요한 건 그가 공동체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느냐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외모나 배경, 정치경력이 아니라, 그가 실제로 살아가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다.” 그리고 또 말씀하십니다. “이들이 하나가 되게 하소서.”
여기에서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요청하시는 두 가지 길을 봅니다. 첫째는, 제자로 살아가는 것의 대가를 감수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려면 때로는 손해를 보기도 하고, 조롱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리를 따르는 길에는 늘 하느님의 동행이 있습니다. 둘째는, 하나 됨을 이루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정치가 분열을 조장할지라도, 교회는 하나 됨을 지향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목적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지, 세상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종종 “정치는 더러워”, “선거는 믿을 수 없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치는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마리탱은 “정치는 도덕과 영성의 실천장이 되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진짜 공적인 사랑, 곧 ‘카리타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늘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이 땅의 시민이기도 합니다. 신앙인은 좋은 유권자여야 하고, 좋은 유권자는 신앙의 가치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이제 곧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라는 것은 단순히 유능한 지도자가 아니라, 양심을 지키고 공동선을 위해 선택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주체는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택, 서로를 분열시키지 않고 하나 되게 하는 선택, 공약(公約)을 지키는 약속의 정치를 기대하며 우리는 기도하고 또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 안에 주님의 평화가 머무르기를, 그리고 주님께서 우리 공동체와 대한민국을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티모테오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는 신자가 된 유다 여자와 그리스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서, 리스트라와 이코니온에 있는 형제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고 있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을 위하여 비오니, 이들이 우리 안에 하나가 되게 하시고, 아버지가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소서.”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복음: 요한 15,18-2
항상 부드러움과 신중함으로 아들 예수님 곁을 지키신 성모님!
가족 관계 안에서 구성원들이 매일 노력해야 할 아주 중요한 측면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잔소리와 진심 어린 조언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녀들은 너무나 잘 압니다.
어떤 말이 잔소리고 어떤 말이 진심어린 조언인지 말입니다.
진심어린 조언은 오랜 숙고와 기도 끝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진심과 사랑이 느껴집니다.
이런 면에서 성모님은 아들 예수님과 대화를 참 바람직하게 잘 나누신 것 같습니다.
성모님의 동반은 신중하고 사려깊은 동반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예가 한 대목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12살 무렵, 예루살렘 성지 순례를 갔다가, 귀갓길에 소년 예수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이 사흘 길을 거슬러서 다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더니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율법학자들 사이에 끼어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당혹스러웠던 성모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세게가 아니라 넌지시 나무랐습니다.
“애야,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이 특별한 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완전 방관하지는 않으셨습니다.
그 나이 또래 소년에게 필요한 교육을 시키신 것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12살무렵부터 메시아로서 탁월한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셨습니다.
율법학자들이 예수님의 언변이 얼마나 뛰어났던지 경탄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아들 예수님의 답변이 엄청 강도가 높았습니다.
아주 세게 나온 것입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그 순간, 성모님께서는 직감했습니다.
아, 예수님께서 서서히 준비를 하고 계시는구나. 하고 거기다 더 이상 또 다른 잔소리를 퍼붓지 않으십니다.
침묵 속에 예수님 말씀의 진의를 찾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그런 성모님의 노력에 대해 루카 복음사가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에 간직하였다.”
보십시오. 성모님께서는 아들 예수님을 향해 할 말씀을 하셨지만, 듣기 싫은 잔소리로 넘어가지 않으셨습니다.
강약 조절을 하신 것입니다.
어린 예수님을 위해 방관하지 않으시고, 적절히 개입하시고, 그러나 지나치지 않으시고,
그렇게 균형잡힌 동반을 하신 것입니다.
성모님은 아기 예수님을 출산하신 후 양육하고 교육하시는 과정에서 참으로 수준높은 동반자로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아들 예수님의 인류 구원 사업에 효과적인 조력자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오늘 저희 전 세계 살레시오 가족들은 이런 성모님께 감사하고 크게 경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그리스도 신자들의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세상살이 동안 신자들의 도움이신 성모님께서 항상 우리 인생 여정을 충실히 동반하고 계심을
굳게 믿어야 하겠습니다.
성령의 궁전이신 동정 마리아님,
당신은 항상 부드러움과 신중함으로
아들 예수님의 곁을 지키셨으니,
시련을 당할 때 저희를 버리지 마시고,
믿음이 흔들리는 어둠의 순간에
저희 손을 잡아 이끌어 주소서.
저희를 은총의 샘이신 예수님께로 인도하소서.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출처 - 살레시오회 내리피정 센터이야기
3. 이영근 신부 강론
부활 제5주간 토요일
<그리스도인의 특권>
우리는 이번 주 내내 ‘사랑의 계명’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와 예수님과의 관계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의 관계에서, 제자들과 제자들의 관계에서의 '사랑'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제자들과 세상의 관계’에서 제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미움과 박해를 당하게 될 것에 대한 예고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당하는 이유를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15,19)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두 가지 사실을 말해줍니다.
하나는 제자들이 세상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속한다’는 것이요, 또 하나는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선택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박해 당하는 또 다른 이유를 '당신 이름 때문'(15,21)과 '세상이 나를 보내신 분을 모르기'(15,21)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모든 미움과 박해가 반드시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예수님께 속해 있다면, 미움과 박해는 당연한 것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리스도인의 특권에 해당한 것입니다.
이 특권에 대해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위하는 특권을, 곧 그리스도를 믿을 뿐만 아니라 그분을 위하여 고난까지 겪는 특권을 받았습니다.”
(필립 1,29)
그렇습니다.
마치 배들이 항구에 안전하고 평화롭게 매어놓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험한 바다로 나아가 모진 풍파와 싸워가며 항해하라고 만들어진 것처럼, 제자들은 교회 안에 안주하라고 부른 것이 아니라, 세상의 미움과 박해 속에서도 고기잡이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부르심 받은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은 사명과 함께 고난의 특권도 부여받은 것입니다.
그래서 한스 큉은 말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고난을 없애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 사랑하신다.”
그러니 우리는 고난과 미움은 제거해달라고 청할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속에서 신앙을 증거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에서도 유혹을 없애달라고, 악을 제거해달라고 청하는 것이 아니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라고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이는 바로 그 순간이 주님께 의탁해야 하는 믿음의 순간임을 깨우쳐주십니다.
이처럼 세상의 유혹과 악이 우리의 영적 싸움의 공간이듯, 세상의 미움과 박해는 오히려 ‘사명의 실현을 위한 어장’이 됩니다.
사실 고난이 닥친 가장 위기의 순간이 바로 가장 적절한 기회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눈과 마음이 주님께로 향하기만 한다면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순간’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눈이 주님께로 향하기만 하면 그 어떤 고난의 순간도 바로 은총의 순간이 됩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요한 15,19)
주님!
세상에 속하지 않기에, 세상의 사랑을 구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께 속하니, 당신의 사랑에 목마르게 하소서!
고난을 겪는 특권을 받았으니, 그 속에서 당신을 만나 뵙게 하소서!
그 어떤 미움과 배척에서도 사랑을 배우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5.23.부활 제5주간 금요일
사도15,22-31 요한15,12-17
서로 사랑하여라
“사랑밖엔 길이 없다”
"주님 좋으시다, 영원하신 그 사랑.
당신의 진실하심, 세세에 미치리라."(시편100,5)
예나 이제나 제 영원한 화두는 “사랑”입니다.
수도생활 43년, 평생 정주의 수도생활중에 참 많이 썼던 시들의 주제도 결국 “사랑”으로 요약됩니다.
1988년 7월부터 2025년 5월 지금까지 거의 만37년 동안의 요셉수도원 정주중에도 참 많은 시들을 썼습니다.
발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시시때때로 꽃처럼 피어난 시입니다.
시인이 따로 있나요?
사랑하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시처럼 삽니다.
“둥근 마음 둥근 삶”,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에 이은 세 번째 책 제목이 결론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
그렇습니다. 사랑밖에 길이 없습니다.
사랑밖엔 답이 없습니다. 사랑하면 예뻐집니다.
신록의 빛나는 아름다운 5월 성모성월, 하느님의 사랑은 이처럼 아름다운 신록과 꽃들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평생공부가 사랑이요 사랑공부에는 누구나 영원한 초보자 일뿐입니다.
제 주변에는 놀라운 사랑의 모범이 많습니다.
어제는 한 자매가 저를 찾았습니다.
해마다 어버이날 전후 5월에, 영명축일 전후 10월초 일년에 2회, 30대 초반부터 시작하여 70대 중반되기 까지
30년 이상 한결같이 저를 찾는 사랑입니다.
산전수전같은 삶중에도 신자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사랑에 최선을 다해 한결같은 믿음으로 살아온,
가정을 지켜온 자매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 책 서두에 나오는 글에 이어 두편의 글을 나눕니다.
“사랑은 구체적이다. 사랑은 추상명사가 아닌 실행해야 하는 동사다.
우리 온 몸은 사랑하라고 있는 사랑의 도구다.
멀리 밖에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함께 있는 가족과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서로 사랑하라고 보내 주신 하느님의 선물이다.
작은 행동으로의 사랑이다.
작은 사랑의 실천이 감동을 주어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하고 충만하게 한다.
사랑은 우리의 모두다.
사랑이 있을 때 빛나는 인생이지만 사랑이 사라지면 어두운 인생이다.
사랑하며 살아갈 때 비로소 사람이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
영원히 지지않는 꽃이 있는가
결국 한때의 사랑이다
다 변한다
변하는게 생명이요 자연이다
슬퍼할 것 없다
그러나 어찌 꽃사랑만 사랑인가
뿌리내림의 숨겨진 사랑도 있고
푸른잎들 열정의 사랑도 있고
익은 열매 성숙한 사랑도 있다
살아있음 자체가 사랑이다
요구하지도 피하지도 말고 가만히 들여다 보라
환하게 타오르는 사랑보리라
사랑에서 나와 사랑 안에서 살다가
사랑 속으로 사라져가는 인생이다
영원한 사랑이다”<2001.4.28.>
“삶은 외로움을 견뎌내는 것이다. 외로움중에도 묵묵히 꽃들 피어내는 것이다.
하늘이 별들 피어내듯 땅이 꽃들 피어내듯 사랑꽃을 피어 내는 것이다.”<2001.8.17.>.
날마다 꽃피어 내듯 쓰는 강론입니다.
잠시 공부하는 마음으로 바오로 사도의 사랑의 교과서 같은 대헌장을 나눕니다.
우리 사랑을 비춰주는 거울같습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면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1코린13,4-7)
정말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결코 무지와 허무의 어둠의 늪에서 못 벗어 납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을 사랑하라고, 당신을 사랑하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고별사 일부를 이루는 단숨에 읽혀지는 복음은 그대로 예수님의 유언입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야말로 우리가 평생 보고 배워야 할 유일한 “사랑의 교과서”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평생 보고 배워야 할 아가페 사랑입니다.
집착이 없는 초연하고 깨끗한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 짐을 덜어주는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입니다.
말그대로 주님이자 스승이자 형제인 예수님의 친구다운 사랑입니다.
이어지는 말씀도 우리의 사랑을 고무하고 격려합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열매중의 진짜 열매가 사랑의 열매요 사랑의 열매를 끊임없이 맺어갈 때 아버지께서도 청하는 것은 다 들어주십니다.
또 주님앞에 갔을 때 주님은 우리 사랑의 열매들을 헤아릴 것입니다.
과연 여러분의 사랑의 열매들은 잘 익어가고 있는지요?
주님은 우리 모두 사랑하라고, 사랑의 열매를 맺으라고, 당신의 친구로서 우리를 뽑은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바로 우리의 존재이유이자 삶의 전부입니다.
인간 무지와 허무, 무의미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사랑밖에 길이, 답이 없습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자 매사 판별의 잣대가 됩니다.
만병의 근원이 사랑결핍이요 만병통치약은 사랑뿐입니다.
바로 이런 이웃 사랑의 참 좋고도 멋진 본보기가 오늘 사도행전에서 사도회의의 결론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바르나바와 바오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유다와 실라스도 보냅니다.
성령과 우리는 다음의 몇가지 필수 사항외에는 다른 짐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곧 1.우상에게 바쳤던 제물과, 2.피와 목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3.불륜을 멀리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것들만 삼가면 올바로 사는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주님의 사랑이 판단의 잣대입니다.
참으로 이웃의 불필요한 짐을 덜어주어 자유롭게 하는 아가페 사랑이 답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충만한 기쁨의 아가페 사랑을 살게 하십니다.
“내가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5,17).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출처 - 요셉수도원
5/24(토) [(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되새김 구절
1. 오늘 하루, 우리 안에 주님의 평화가 머무르기를, 그리고 주님께서 우리 공동체와 대한민국을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티모테오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는 신자가 된 유다 여자와 그리스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서, 리스트라와 이코니온에 있는 형제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고 있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을 위하여 비오니, 이들이 우리 안에 하나가 되게 하시고, 아버지가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소서.”(조재형 신부)
2. 성령의 궁전이신 동정 마리아님,
당신은 항상 부드러움과 신중함으로
아들 예수님의 곁을 지키셨으니,
시련을 당할 때 저희를 버리지 마시고,
믿음이 흔들리는 어둠의 순간에
저희 손을 잡아 이끌어 주소서.
저희를 은총의 샘이신 예수님께로 인도하소서.(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 · 샘 기도>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요한 15,19)
주님!
세상에 속하지 않기에, 세상의 사랑을 구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께 속하니, 당신의 사랑에 목마르게 하소서!
고난을 겪는 특권을 받았으니, 그 속에서 당신을 만나 뵙게 하소서!
그 어떤 미움과 배척에서도 사랑을 배우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면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1코린13,4-7)
(이수철 신부)
5/24(토) [(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오늘의 기도
복음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요한 15,19)
주님!
세상에 속하지 않기에, 세상의 사랑을 구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께 속하니, 당신의 사랑에 목마르게 하소서!
고난을 겪는 특권을 받았으니, 그 속에서 당신을 만나 뵙게 하소서!
그 어떤 미움과 배척에서도 사랑을 배우게 하소서!
아멘
- 2025년 5월24일(토) 6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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