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5년 5월 31일 토요일[(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입당송
하느님을 경외하는 이들아, 모두 와서 들어라. 주님이 나에게 하신 일을 들려주리라. 알렐루야.
<대영광송>
본기도
성자를 잉태하신 동정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하도록 이끄셨으니
저희도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라 살며
마리아와 함께 언제나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스바니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3,14-18
14 딸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크게 소리쳐라.
딸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15 주님께서 너에게 내리신 판결을 거두시고 너의 원수들을 쫓아내셨다.
이스라엘 임금 주님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니
다시는 네가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16 그날에 사람들이 예루살렘에게 말하리라.
“시온아, 두려워하지 마라. 힘없이 손을 늘어뜨리지 마라.”
17 주 너의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다.
그분께서 너를 두고 기뻐하며 즐거워하신다.
당신 사랑으로 너를 새롭게 해 주시고
너 때문에 환성을 올리며 기뻐하시리라.
18 축제의 날인 양 그렇게 하시리라.
나는 너에게서 불행을 치워 버려 네가 모욕을 짊어지지 않게 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궁핍한 성도들과 함께 나누고 손님 접대에 힘쓰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2,9-16ㄴ
형제 여러분, 9 사랑은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악을 혐오하고 선을 꼭 붙드십시오.
10 형제애로 서로 깊이 아끼고, 서로 존경하는 일에 먼저 나서십시오.
11 열성이 줄지 않게 하고 마음이 성령으로 타오르게 하며 주님을 섬기십시오.
12 희망 속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십시오.
13 궁핍한 성도들과 함께 나누고 손님 접대에 힘쓰십시오.
14 여러분을 박해하는 자들을 축복하십시오.
저주하지 말고 축복해 주십시오.
15 기뻐하는 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이들과 함께 우십시오.
16 서로 뜻을 같이하십시오.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비천한 이들과 어울리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너희 가운데 계신 분은 위대하시다.
○ “보라, 내 구원의 하느님. 나는 믿기에 두려워하지 않네.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를 구원해 주셨네.”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 ◎
○ 주님을 찬송하여라. 그 이름 높이 불러라. 그분 업적을 민족들에게 알리고, 높으신 그 이름을 선포하여라. ◎
○ 위업을 이루신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이 하신 일 온 세상에 알려라. 시온 사람들아, 기뻐하며 외쳐라.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너희 가운데 계신 분은 위대하시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동정 마리아님, 주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복되시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9-56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46 그러자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56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독생 성자의 어머니 복되신 마리아의 사랑을 기꺼이 받아들이셨듯이
저희가 주님께 올리는 구원의 제사도 기쁘게 받아 주소서.
우리 주 …….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모든 성인을 훌륭히 이끌어 주신 주님을 찬미하고
특히 저희가 기념하고 공경하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노래로
주님의 인자하심을 찬양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땅끝에 이르기까지 큰일을 하시고
대대로 자비를 너그러이 베푸셨나이다.
비천한 종 마리아를 돌보시어
마리아를 통하여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인류의 구원자로 보내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 앞에서 천사들의 군대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위엄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환호하며 그들과 소리를 모아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전능하신 분이 나에게 큰일을 하셨으니, 모든 세대가 나를 복되다 하리라. 그분 이름은 거룩하시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의 교회가 드리는 찬양을 받으시고
복된 요한이 태중에 계신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기뻐하였듯이
저희도 이 성체 안에 언제나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알아보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며칠 전, 오클라호마 한인 성당에 다녀왔습니다. 신부님께서 은경축을 기념하며 피정을 가는 동안, 주일미사를 부탁했기에 기쁜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신부님은 달라스에 세 번이나 와 주었습니다. 교구 사제 모임 때 미사를 해 주었고, 대림 특강도 해 주었고, 판공성사도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니 저도 감사의 마음으로 오클라호마까지 다녀왔습니다. 왕복 6시간. 길다면 긴 여정이었지만, 차 안에서 기도하고, 묵상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제자들이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것처럼, 저도 운전하는 길 위에서 주님과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클라호마 성당은 큰 본당은 아니었습니다. 주일미사에 30여 명의 교우가 나왔지만, 해설자, 독서자, 반주자, 제대 봉사자가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미사 준비가 단정하고 정성스러웠고, 사제관도 신부님 성격처럼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작은 공동체 안에서도 살아있는 신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입니다. 나자렛의 한 시골 소녀 마리아가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 유다 산골 아인카렘까지 갔던 그 여정.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방문’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만남을 넘어서, 누군가를 향한 사랑과 배려의 발걸음입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상황도 녹록지 않았습니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고, 성령으로 아이를 잉태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두려움 대신 이웃을 향한 사랑을 택했습니다. 그 발걸음이 구원 역사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이란 존재를 향해 '너는 나에게 소중하다'라고 말하는 방식이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에게, 그리고 엘리사벳은 마리아에게 그런 사랑을 건넸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의 소중함을 확인시켜 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마리아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뜁니다.” 이것이 바로 마니피캇, 곧 '마리아의 찬가'입니다. 이 찬가는 단지 기쁨의 노래가 아닙니다. 약한 자를 드높이고, 굶주린 이를 배 불리시고, 부유한 자를 빈손으로 돌려보내시는 하느님의 정의에 대한 신앙고백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성령의 이끄심이 만날 때, 새로운 세계가 시작됩니다. 마리아의 방문은 단지 친척을 돕기 위한 방문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순종한 두 여인이 만나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더 구체화하는 은총의 장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도 그러한 ‘방문’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에게 말없이 찾아가 주는 마음, 작은 본당을 향한 사제의 발걸음,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기꺼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습. 이것이 바로 오늘 복되신 마리아의 방문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메시지입니다. 우리 모두도 이 세상 속에서 기쁘게 사랑을 실천하며,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작은 마리아가 되면 좋겠습니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복음: 루카 1,39-56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 작고 겸손한 사람들을 위한 승리의 찬가, 마니피캇!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신 나자렛의 마리아는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 곧 엘리사벳의 고향
아인카림으로 떠나셨습니다.
‘서둘러’ 라는 표현이 제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여기서 서둘러라는 표현은 ‘황급히’, ‘쫓기듯’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이런 의미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재빠르게’, ‘기쁘게 설레는 마음으로’ ‘부푼 가슴을 안고’...이런 의미가 담겨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구세주 예수님을 당신 태중에 모신 성모님께서는 이 기쁜 소식을 사촌 엘리사벳에게 빨리 전해야겠다는 일념에
그리 서두르셨을 것입니다.
주님과 깊은 사랑에 빠진 사람은 항상 바쁩니다.
절대 게으르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오신 주님, 온몸으로 체험한 주님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걷거나 뛰어다니지 않고 날아다닙니다.
살짝 철이 든 저는 요즘 정말이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이 좋으신 주님의 자비와 크신 사랑을 이웃들에게 말씀과 행동으로 전하기 위해 항상 서두릅니다.
더구나 나이는 점점 들어가지, 움직일 수 있는 세월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더욱 서두르게 됩니다.
하루를 열흘, 혹은 한 달처럼 그렇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하루 하루 산더미처럼 많은 일들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바쁘게 돌아가다보니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되지만, 사목자로서 얼마나 보람이 큰지 모릅니다.
아마도 성모님의 한 평생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너그러우셨던 성모님께서 저녁 식탁을 준비하시면서 절대 3인분만 준비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길 건너 엄마 잃고 쫄쫄 굶는 고아들, 마을 노인정에 우르르 몰려있는 어르신들,
성 밖에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나병 환자들...해서 늘 30명, 50명분 식사를 준비하셨을 것입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 집에 발을 들여 놓자 마자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그에 대한 응답으로 마리아는 그 유명한 당신의 18번곡 마니피캇을 힘차게 노래합니다.
노래 한 구절 한 구절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인간을 향한 주님의 크신 자비를 알게 합니다.
마리아의 한없는 겸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니피캇은 교만한 자들, 그릇된 지도자들, 나눌 줄 모르는 부자들에게는 철퇴 같은 노래요,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 작고 겸손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큰 위로와 기쁨을 주는 승리의 찬가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출처 - 살레시오회 내리피정 센터이야기
3. 이영근 신부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복음: 루카 1,39-56
<아름다운 만남 이야기>
오월 ‘성모성월’을 마감하면서, 우리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을 지냅니다.
오늘 복음은 두 개의 ‘아름다운 만남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첫째 만남은 두 여인의 만남입니다.
이들은 하느님의 놀라운 손길을 체험한 여인들입니다.
한 여인은 동정인 채 아기를 가진 처녀이고, 다른 한 여인은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나이가 많은 돌계집인데도 아기를 가진 여인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이성으로는 납득할 수도 받아들일 수 없는 놀라운 일이 이 두 여인들에게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 만남에서, 나자렛의 시골 처녀 마리아에게 생긴 하느님의 놀라운 개입이 기쁨과 찬송이 되어 터져 나오게 됩니다.
그것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치는' 엘리사벳의 입술을 타고 흘러나옵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루카 1,43)
참으로 아름답고 겸손한 만남입니다.
그녀는 마리아의 믿음을 찬송합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루카 1,45)
오늘 우리가 성모님처럼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면 우리 안에서도 놀라운 탄생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 놀라운 일을 마이스터 엑카르트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나를 낳으신 분을 내가 다시 낳는 것입니다.”
둘째 만남은 더욱 더 의미심장한 만남입니다.
마리아의 태중에 계신 예수님과 엘리사벳의 태중에 있는 세례자 요한의 만남입니다.
사실 요한이 6개월 형이지만, 아우 예수님께 먼저 태중에서 기뻐 용약합니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방문을 받고 당황하여 몸 둘 바를 몰랐듯이, 요한도 태중에서 하느님인 예수님의 방문에 몸 둘 바를 몰라 태중에서 기뻐 뛰놀았습니다.
그들은 믿음으로 서로 소통하고 친교를 나눕니다.
사실 이 두 여인은 무명의 시골 아낙이었습니다.
궁중의 여인도, 부잣집 마님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신분과 지위에서 보통 여인이었지만, 믿음에 있어서는 위대한 여인들이었습니다.
믿음으로 어머니가 된 여인들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갈수록 '능력 있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요, 거룩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믿음의 깊은 친교와 만남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더 능력 있는 부모, 더 이익을 주는 동료, 더 똑똑하고 재주 많은 후배가 아니라,
‘더 믿어주는 이’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행복하십니다, ~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루가 1,45)
주님!
제가 진정 행복한 것은 저를 믿고 사랑하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당신의 희망 때문입니다.
늘 저보다 먼저 사랑하고, 더 사랑하고, 더 믿고, 더 희망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결코 사라질 수도, 빼앗겨질 수도, 멈춤도 없는 당신의 희망이 바로 오늘 제가 진정 행복한 이유입니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5.30.금요일 요셉수도원 성전 봉헌 대축일(2006)
묵시21,1-5ㄴ 1코린3,9ㄴ-11.16-17 요한2,13--22
우리 삶의 중심, 영혼의 안식처
“거룩하고 아름다운 하느님의 집인 성전”
오늘은 우리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성전 봉헌 대축일입니다.
2006년 5월 30일 건립 봉헌되어 올해로 제19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새 성전 봉헌을 계기로 요셉수도원이 도약기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의 은총에 저절로 겸손과 감사의 마음 가득하게 됩니다.
이때를 회고하며 쓴 기록을 나눕니다.
“잠시 멈춰 뒤돌아보니 굽이굽이 하느님의 때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1987년3월19일 개원전 준비기간의 태동기, 초창기, 정착기, 발전기, 그리고 2006.5.30.일 성전 건립후로의
도약기의 때가 흡사 살아 있는 산맥의 다섯 개 산 능선처럼 장관이다.
2005년 8월부터 시작되어 2006년 5월초에 끝났고, 5월30일 이 시몬 베드로 아빠스 주례로 300여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수도원 성전 및 본원 건물의 축복식이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화려하지도 거대하지도 않은 반 조립식 단순소박한 성전 건물은 현재, 모두의 사랑을 받는 하느님의 처소가 되었다.
새 성전 건립으로 전례도 더욱 충실하고 풍요로워졌다.
예전에는 주례사제가 앉아서 미사를 봉헌했으며 복사도 독서대도 없었다.
수도원 설립 20년째, 제대로 된 성전에서 처음으로 수도형제의 미사복사 도움을 받으며 제대 앞에 서서
미사를 드릴 때의 감동이 새롭다.”
그후 2014년3월19일 자치수도원으로 승격된 후 명실공히 내외적으로 착실히 성장성숙되어가는
요셉수도원 공동체입니다.
성전 봉헌 축일 때 마다 감사패를 드리고 싶은 분들이 참 많지만 세분은 특히 그러합니다.
수도원에 땅을 반기증하다시피한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된 ‘박병래 요셉’과 ‘최구 레지나’ 부부와 성전건축에
최선의 정성을 다한 ‘이승용 아우구스티노’ 형제입니다.
이분들 세 이름은 성전안 감사패에도 새겨져 있습니다. 여기에 한 분을 추가한다면
우리 수도형제 안대해 마르코 수사입니다.
참으로 자랑스럽고 놀라운 것은 1987년 개원후 2025년 지금에 이르기 까지 38년동안 수도원 정문도,
성전 문도 늘 열려 있었다는 것이며, 아마 세상에서 이런 수도원도 성전도 없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불암산을 배경한 수도원과 성전은 그대로 만인의 사랑을 받는 하느님의 공원이자 집이 되었고
수도원을 찾는 이들을 끊임없이 위로하고 환대하는 하느님의 품이, 안식처가 되고 있습니다.
저절로 오늘 화답송 시편 감미로운 고백에 공감하게 됩니다.
“만군의 주님, 당신 계신 곳 사랑하나이다.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당신 뜨락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천 날보다 더 좋사옵니다.
하느님의 집 문간에 서 있기가
악인의 천막 안에 살기보다 더 좋사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하느님을 사랑하듯 교회를, 하느님의 집인 성전을 사랑합니다.
오늘 제1독서 묵시록의 묘사에서처럼 우리는 보이는 성전을 통해 보이지 않는 새하늘과 새땅의 천상교회를 내다 보며
깊은 희망과 위로와 치유를 받습니다.
그대로 오늘 미사에 참석한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
바로 이런 하늘나라의 천상꿈이, 희망이, 비전이 우리에게는 활력의 샘, 치유의 샘이 됩니다.
바로 이런 천상의 꿈을 앞당겨 살게 하는 이 거룩한 성전에서의 미사전례은총입니다.
이런 천상에 깊이 뿌리내린 하느님의 집 성전이, 세상을 성화(聖化)해야할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성전이 타락하여
속화(俗化)된다면 이보다 더 큰 재앙이자 불행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전정화활동 과정에서 드러나는 예수님의 열화와 같은 분노도 이런 맥락에서 충분히 이해됩니다.
“이것들을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예수님의 하느님을 향한 불타오르는 사랑이 성전정화 활동으로 표출된 것이며,
제자들은 즉시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라는 성경말씀을 연상합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이 화두처럼 들립니다만 얼마나 은혜스런 말씀인지, 제자들은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통해서 확연히 깨달아 알고 믿게 되었으며 우리 또한 그러합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이제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전을 넘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이, 그리스도의 몸인 살아 있는 지체들인 우리 모두가
주님의 살아 있는 성전이 되었다는 것이며 이 거룩한 미사전례은총을 통해 체험하는 진리입니다.
보이는 가시적 성전이 거룩함과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것은 그 안에서 날마다 성체성사를 통해
공동체 성전이 정화되고 성화되기 때문임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형제들의 공동체 성전이 없는 빈 건물의 성전뿐이라면 그냥 죽어있는 유적에 불과할 뿐이겠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이 깊은 진리를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아무도 이미 놓인 기초 외에 다른 기초를 놓을 수는 없습니다.
그 기초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르십니까?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멸시킬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사랑의 일치를 이루는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 성전이 거룩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니 형제들의 공동체 성전을 파괴하는 분열과 불의, 불화와 불목, 혐오와 증오가 얼마나 큰 죄인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성전정화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몸인 형제공동체 성전정화임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공동체 성전을 끊임없이 정화하시고 성화하시고 치유하시어
당신 중심의 아름답고 거룩한 사랑의 일치를 이뤄주십니다.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출처 - 요셉수도원
5/31(토)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되새김 구절
1.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뜁니다.” 이것이 바로 마니피캇, 곧 '마리아의 찬가'입니다. 이 찬가는 단지 기쁨의 노래가 아닙니다. 약한 자를 드높이고, 굶주린 이를 배 불리시고, 부유한 자를 빈손으로 돌려보내시는 하느님의 정의에 대한 신앙고백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성령의 이끄심이 만날 때, 새로운 세계가 시작됩니다. 마리아의 방문은 단지 친척을 돕기 위한 방문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순종한 두 여인이 만나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더 구체화하는 은총의 장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도 그러한 ‘방문’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에게 말없이 찾아가 주는 마음, 작은 본당을 향한 사제의 발걸음,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기꺼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습. 이것이 바로 오늘 복되신 마리아의 방문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메시지입니다. 우리 모두도 이 세상 속에서 기쁘게 사랑을 실천하며,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작은 마리아가 되면 좋겠습니다.
(조재형 신부)
2. 마리아는 그 유명한 당신의 18번곡 마니피캇을 힘차게 노래합니다.
노래 한 구절 한 구절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인간을 향한 주님의 크신 자비를 알게 합니다.
마리아의 한없는 겸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니피캇은 교만한 자들, 그릇된 지도자들, 나눌 줄 모르는 부자들에게는 철퇴 같은 노래요,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 작고 겸손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큰 위로와 기쁨을 주는 승리의 찬가입니다.
(양승국 신부)
3.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갈수록 '능력 있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요, 거룩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믿음의 깊은 친교와 만남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더 능력 있는 부모, 더 이익을 주는 동료, 더 똑똑하고 재주 많은 후배가 아니라,
‘더 믿어주는 이’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행복하십니다, ~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루가 1,45)
주님!
제가 진정 행복한 것은 저를 믿고 사랑하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당신의 희망 때문입니다.
늘 저보다 먼저 사랑하고, 더 사랑하고, 더 믿고, 더 희망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결코 사라질 수도, 빼앗겨질 수도, 멈춤도 없는 당신의 희망이 바로 오늘 제가 진정 행복한 이유입니다.
아멘.(이영근 신부)
4. 오늘 화답송 시편 감미로운 고백에 공감하게 됩니다.
“만군의 주님, 당신 계신 곳 사랑하나이다.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당신 뜨락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천 날보다 더 좋사옵니다.
하느님의 집 문간에 서 있기가
악인의 천막 안에 살기보다 더 좋사옵니다.”(이수철 신부)
5/31(토)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오늘의 기도
복음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오늘의 말 · 샘 기도>
“행복하십니다, ~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루가 1,45)
주님!
제가 진정 행복한 것은 저를 믿고 사랑하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당신의 희망 때문입니다.
늘 저보다 먼저 사랑하고, 더 사랑하고, 더 믿고, 더 희망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결코 사라질 수도, 빼앗겨질 수도,
멈춤도 없는 당신의 희망이 바로 오늘 제가 진정 행복한 이유입니다.
아멘.
- 2025년 5월31일(토) 7시2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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