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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점집앞―장석주(1954~ )/살구나무 3장

 

점집 앞

아마 官妓로 산다는 것,
그 遊樂의 나날이
늘 즐겁지만은 않았을 거야.
왜 안 그랬겠어. 답답한 날도 있겠지.
한 날은 점집을 찾았는데,
점집 대문 앞 살구나무가
분홍꽃구름을 이고 서 있네.

 

점집으로 발 들여놓지 못한 채
분홍꽃구름 아래 얼음기둥으로 서 있는데,
취한 듯
취한 듯
취한 듯
내 속의 관기가 미쳐 홀연히 미쳐서는
금생에서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몸짓으로
춤을 추는 것이네.

 

―장석주(1954~ )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시(2012.9.19)이다. 장석남 교수의 평이다.

 

팔자라고도 하고 운명이라고도 하는,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일이나 끝끝내 믿고만 싶은 일들이 우리 생(生) 가운데는 부지기수다. 누가 날보고 시를 쓰라고 강요했으리요. 지금 곁의 이 사람과 살게 될 줄 누가 알았겠으며, 미래의 모든 행불행(幸不幸)의 출처를 어찌 알리요.

우습지만 나도 '그 집'을 찾은 적이 있다. 운명을 점친다는데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결론은 싱거웠다. '그게 네 인생이야….' 이 기생 아가씨 민망함에 점집 앞에서 망설이다가 만발한 살구나무에 문득 깨우치는 바 있었으니 점집에 들어서지 않아도 되겠다.

지금 나를 사랑하는 것, 지금 나의 불행까지를 껴안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선(善)이고 그것이 운명이라고 세상의 시인은 노래하고 무당도 그렇게 얘기해 줄 것이다. 시 속 관기(官妓)의 저 '타고난' 새 춤사위를 보라! 춤꾼의 아픔은 춤으로 극복되는 것이다.

 

 


 

헐인터넷으로 검색한 시의 작가가 맞는지 헷갈린다..."官妓로 산다는 것"...작가가 여자일 듯 한데...남자이다...이름과 생년월일로만 찿으니 잘 못 짚을 가능성이 농후하다...ㅠㅠ...^-^ 

 

장석주 소설가, 시인
출생:1954년 1월 8일 (만 58세), 충남 논산시 | 말띠, 염소자리
데뷔: 1975년 월간문학 '심야'
 
경력:
2003 ~ MBC 행복한책읽기 자문위원회 위원
2002 ~ 조선일보 이달의 책 선정위원회 위원
  • 수상:
  • 2010 제1회 질마재문학상
  • 1976 해양문학상
  • 1975 월간문학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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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구나무 꽃 1

     

    살구나무 꽃 2

     

    살구나무 꽃 3...매화꽃과의 차이점은 꽃받침이 뒤로 잦혀지는 점 입니다...사진에서 따로 있는 꽃의 꽃받침이 잦혀진 것이 보일 것 입니다...ㅎㅎ...^-^

    매화꽃의 꽃받침은 꽃을 감싸고 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