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전쟁] 중전의 경덕궁 유폐, 진실은..
[출처] [꽃들의 전쟁] 중전의 경덕궁 유폐, 진실은..|작성자 김용상
27일 방송된 JTBC 주말연속극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극본 정하연, 연출 노종찬) 11회에선 이 상궁이 유산을 하고 조 소원까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은 중전의 계략이라고 의심한 인조(이덕화)에 의해 중전(고원희)이 경덕궁으로 내쫓기는 장면 등이 그려졌다.
경덕궁(慶德宮)은 인조의 생부인 정원군(定遠君)의 집이 있던 곳에 왕기(王氣)가 서린다는 말을 들은 광해군이 그 집을 헐고 그 자리에 지은 궁으로 영조 때 경희궁으로 바뀌었으며 지금은 서울 역사박물관이 들어서있다.
그렇다면 정말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가 경덕궁으로 옮겨간 적이 있을까.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 내용처럼 두 후궁의 중독과 관련된 의혹이 있어 그런 건 아니다.
인조 23년인 1645년 10월9일자 왕조실록엔 임금이 느닷없이 '내전(중전)이 이달 보름 후엔 경덕궁으로 옮겨 가야 하니, 날짜를 가려서 거행하게 하라’고 하자 승지들이 '내전께서 별궁으로 이어하시는 것은 사안이 매우 중대한 일이라 보고 듣는 이들이 모두 의혹을 가질 것입니다. 대신들과 의논하여 결정하소서'하고 고하자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돼 있다.
이 기사는 이어 '내전이 본시부터 풍병을 앓아온 데다가, 후궁 조씨(김현주)의 이간질로 딴 방에 별거하고 있다는 말이 떠돌았으나, 궁중의 비밀스런 일이어서 알고 있는 자가 없었는데, 사사로이 내관을 보내어 경덕궁 단명전(端明殿)을 수리하면서 승정원에는 숨겨 그때 벌써 인조가 중전을 다른 궁으로 내보낼 뜻이 있음을 알았다'고 기록돼 있다.
다음 날, 영의정 김류와 우의정 이경석 등은 임금에게 '중전께서 잠시 조용하고 편안한 곳에 가서 조섭하도록 하려는 것이라도 이처럼 추운 겨울에 몸을 움직여 옮기게 되면 행여 병세가 더칠 우려도 없지 않다'며 만류했으나 듣지 않았다.
또 10월14일엔 양사가 합계해 ‘이번에 중전을 별궁으로 옮기려는 조치도 잘 보호하자는 성상의 지극한 뜻에서 나온 것이라 할지라도 왕세자께서 문안드리고 반찬을 살피는 데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니 내전을 옮겨 모시라는 명을 속히 중지하시라’고 청했으나 따르지 않았다.
그 뒤로도 간관들이 매일같이 상소를 올려 말리자 인조는 '중궁의 병은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 때 걸린 것이 작년에 와서 재발하여 근일에는 더욱 심해졌는데도 의관과 의녀 등이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다'며 뜬금없이 '의관과 의녀를 모두 잡아다 추고하라'고 명하자 간관들은 서로 쳐다보며 어이없어 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의관과 의녀들도 사실대로 다 아뢰었지 숨긴 건 전혀 없다고 했었다.
결국 장렬왕후는 11월2일 경덕궁으로 옮겨 갔고, 세자가 돈화문에서 전송했다고 돼 있다. 여기서 세자란 소현세자가 아니라 봉림대군이다.
소현세자는 1644년 11월26일 볼모에서 풀려나 1645년 2월18일 조선으로 돌아왔으나 4월26일 창경궁 환경당(歡慶堂)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했었다. 그 뒤 인조는 소현세자의 맏아들인 원손 석철을 세손으로 삼지 않고 봉림대군을 세자로 책봉했었다.
이상의 왕조실록 기록들을 종합해보면 이 상궁 등의 중독과 관련돼 쫓겨난 건 아니지만 조 소용이 요사를 부려 경덕궁으로 내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또 한 가지 궁금한 점, 이 상궁은 정말 독극물에 중독돼 유산한 것일까.
승은(承恩 궁녀가 임금의 총애를 받아 밤에 모시는 것)상궁 이씨는 유산한 게 아니라 목숨을 잃었다.
그가 목숨을 잃은 건 중전이 경덕궁으로 옮겨가기 2년 전도 더 된 1643년 7월이며, 약물에 중독된 게 아니라 사약을 받고 죽었다.
이 해 4월17일자 왕조실록엔 후궁 조씨가 임금의 총애를 독차지하자 이씨가 원망을 품고 궁녀를 시켜 조씨를 저주하게 한 일이 발각돼 이 상궁은 귀양을 갔는데, 사실은 조씨가 이씨를 모해하기 위해 스스로 저주한 것이었다고도 한다고 적혀있다.
이어 7월16일자엔 '임금이 내수사에 진도로 귀양을 가 있는 이 상궁을 자진토록 하라'고 명했다는 얘기와, 이어 '국가의 명령은 반드시 승정원을 통해 나와야 하는데 이 상궁을 사사하라는 명을 곧장 내수사에 내려서 금부에 이첩하여 시행하니 이를 들은 자는 모두 놀라고 한탄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출처] [꽃들의 전쟁] 중전의 경덕궁 유폐, 진실은..|작성자 김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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