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강]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기념일-조재형 신부)
성서는 ‘엘리야’ 예언자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엘리야 예언자를 이야기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셨을 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땅에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였다면, 엘리야는 거짓된 신에 빠져있던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께로 인도하였습니다. 오늘은 저도 엘리야 예언자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엘리야 예언자는 거짓 예언자들과 대결하였습니다. 거짓 예언자는 수도 많았고, 힘도 강하였습니다. 그러나 엘리야 예언자는 하느님을 믿었고, 하느님께 의지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엘리야 예언자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예언자는 불의한 시대에 하느님의 의로움을 드러내는 사람입니다. 엘리야는 다시 오리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엘리야는 부활한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부활은 ‘다시 일어난다.’라는 의미입니다. 부활은 ‘반대하여 일어난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거짓과 불의에 맞서 일어나는 것이 부활입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일어나는 것이 부활입니다.
둘째, 엘리야 예언자는 아합왕의 잘못을 지적하였습니다. 아합왕은 욕심이 과해서 나붓의 포도원을 빼앗았습니다. 아합왕의 권세와 힘을 두려워했던 사람은 아무 말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엘리야는 당당하게 “나봇의 피를 핥던 개가 아합왕의 피를 핥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세례자 요한도 헤로데 왕의 잘못을 당당하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권력에 편승하고, 불의에 야합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사람은 결코 엘리야가 될 수 없습니다. 어둠의 시대에, 군사 독재의 시대에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엘리야이고, 세례자 요한이고, 예언자입니다.
셋째, 엘리야는 힘든 시기에 ‘호렙산’으로 갔습니다. 호렙산은 모세가 하느님에게 십계명을 받은 산입니다. 호렙산은 하느님이 계시는 거룩한 산입니다. 엘리야는 호렙산에서 두 가지 체험을 했습니다. 하느님은 불기둥 속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은 지진 가운데 계시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은 바람 속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은 침묵 속에 계셨습니다. 엘리야는 침묵 속에 계신 하느님을 체험했고, 새로운 임무를 받았습니다. 엘리사를 후계자로 삼으라고 하십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하느님께 의지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용기를 주시고, 지혜를 주십니다.
15년 전의 일입니다. 구역장, 반장을 위한 강의가 있어서 성당엘 갔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왔고, 제 앞에 강의하실 신부님이 있다고 했습니다. 성당 옆에는 불가마 사우나가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쉬려고 불가마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송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사우나에서 저를 부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저는 급히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제 앞에 강의하기로 한 신부님이 길이 막혀서 늦는다고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봉사자는 저를 기억하였고, 저를 찾아서 성모상 앞, 사제관, 성체조배 방을 갔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곳에 저는 없었고, 불가마에서 저를 찾았다고 합니다. 정신없이 강의를 마치고 생각했습니다. 그분들이 생각하던 곳에 저는 없었습니다. 저는 제가 필요로 하는 곳에 있었습니다. 가난한 이 곁에, 고통 중에 있는 이 곁에, 아파 병상에 있는 이 곁에, 주님이 계시는 성체 앞에 저는 없었습니다. 제 마음이 가는 곳에, 저를 즐겁게 하는 이들 곁에, 제가 기뻐하는 일에 주로 제가 있었습니다.
주님의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 시기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길을 준비하였고,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오시는 날을 꿈꾸었습니다. 엘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오시면 하였을 일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물이 맑으면 달이 머물고, 나무를 심으면 새들이 머문다고 합니다. 어떤 모습으로 주님의 오심을 준비해야 하는지 돌아봅니다.
난타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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