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튜브·인터넷. 카톡

[유튜브]법상스님의 목탁소리 (5시간전) ㅣ(2020.3.30.월) / 여주 신륵사 사진 8장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5시간전) ㅣ(2020.3.30.월)

 

(여주 신륵사 일주문 '봉미산 신륵사')

 

배가 고프면 저절로 밥을 찾게 되고, 배가 부르면 저절로 화장실을 찾아가게 된다.

졸리면 자고, 에너지가 넘치면 무언가 할 거리를 찾는다.

 

밥을 먹고 나면 저절로 소화가 이루어지고,

그 무엇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들숨과 날숨을 잊어버린 적이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때가 되면 모든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너무 애써서 미래를 정형화된 틀 속에 가둘 필요는 없다.

언제는 어떻게 해야하고,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하고,

나의 미래는 어떤 계획대로 되어야 하는 등의 그런 틀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마라.

 

 

여주 신륵사 불이문

 

스스로 결정하지 않더라도,

삶은 제 스스로 가장 정확한 시절인연의 때를 알고, 때가 되면 모든 것을 이루게 할 것이다.

 

삶의 모든 것은 저절로 일어난다.

거기에 나를 개입시키지 마라.

언제쯤 이 일을 시작해야 할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때가 되면, 고민할 여력도 없이 저절로 그것을 실행에 옮길 것이다.

 

 

(여주 신륵사 불이문 금강역사)

 

출가를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를 가지고 깊이 고민하던 청년이 있었다.

할까 말까를 1년도 넘게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직 고민 중이라면 때가 안 된 것이니, 고민하지 말고,

주어진 삶을 즐겁게 살라고 했더니, 

몇년이 지난 어느 날, 그토록 나의 조언을 귀하게 여기던 그가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출가를 단행했다.

 

모든 일은 이와 같다.

아직 여기 저기에 묻고 있다면, 때가 아닌 것이다.

 

 

(여주 신륵사 목조 아미타여래삼존상)

 

선택의 순간이 오면, 저절로, 누구의 조언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스스로 결정이 내려진다.

그것은 강력하다. 그 누가 반대를 해도 실행에 옮긴다.

 

그런데 그 자연스러운 결정이 저절로 이루어지기 이전에 우리는 누구나 몇년이고, 며칠이고,

쓸데없는 고민을 하느라, 너무 에너지를 많이 낭비하곤 한다.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게 다 '내가 결정한다.'는 아상을 믿기 때문이다.

 

인연이 무르익으면 '내쪽에서가 아니라, 진리 쪽에서 저절로 시절인연을 꽃피운다.

 

 

(여주 신륵사 극락보전)

 

그것이 언제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모를 뿐.

 

이것을 불교에서는 인연법, 연기법, 무아 등으로 설명한다.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인과 연이 화합하여 이루어지고 사라질 뿐이다. 나조차도.

 

그러니 미래를 걱정할 것 없이, 어떻게 결정해야 하나 너무 깊이 고민할 것 없이,

그저 주어진 삶, 지금 이 순간의 여기를 살면 그 뿐이다. 

 

가볍게, 너무나도 가볍고 경쾌하게, 내맡기고 살아보라.

모든 일들을 내가 다 선택하고 결정하면서 산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스트레스가 나를 압박한다.

 

 

(여주 신륵사 다층석탑)

 

이 결정이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늘 걱정이다.

혹시 잘못한 결정이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수많은 생각을 먹고 더욱 커진다. 엄청난 미래의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심지어 죽음 이후에도 그 잘못된 결정의 결과로 지옥에 가게 될까봐 두렵다.

 

이런 허무맹랑한 망상을 내려놓아도 좋다.

그 결정에 나를 개입시키지 않아도 좋다.

당신은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깨어서 살기만 하라.

가능하면 즐겁게 누리고 만끽하며, 단, 남들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여주 신륵사- 보호수 은행나무에 나투신 관세음보살)

 

모든 결정과 결정의 결과는 그저 하늘에, 진리에, 삶 자체에 내맡겨 보라.

그것이 진정한 나이기에.

그리고 당신은 오직 지금 여기에서 펼쳐진 매 순간의 진실 속에서 삶을 만끽해도 좋다.

 

자유롭게. 가볍게. 그저 지금 이렇게.

삶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 그 머릿속의 문제만 빼면.

모든 결정은 잘못될 수 없다. 잘못되었을지 모른다는 그 생각만 빼면.

 

당신은 지금 이대로 좋다. 완전하다. 분별만 내려놓으면.

 

---

 

(여주신륵사 - 남한강과 강월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