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2년 11월 26일 토요일[(녹) 연중 제34주간 토요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입당송
당신 백성, 당신께 충실한 이, 당신께 돌아오는 이에게 주님은 진정 평화를 말씀하신다.
본기도
믿는 이들의 마음을 일깨우시어
저희가 거룩한 구원의 열매를 풍성히 거두며
주님의 자비로 더욱 큰 은총을 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22,1-7
주님의 천사는 수정처럼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나 요한에게 1 보여 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에서 나와,
2 도성의 거리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 이쪽저쪽에는 열두 번 열매를 맺는 생명나무가 있어서
다달이 열매를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 나뭇잎은 민족들을 치료하는 데에 쓰입니다.
3 그곳에는 더 이상 하느님의 저주를 받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도성 안에는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가 있어,
그분의 종들이 그분을 섬기며 4 그분의 얼굴을 뵐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마에는 그분의 이름이 적혀 있을 것입니다.
5 다시는 밤이 없고 등불도 햇빛도 필요 없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그들의 빛이 되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원무궁토록 다스릴 것입니다.
6 그 천사가 또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확실하고 참된 말씀이다.
주님, 곧 예언자들에게 영을 내려 주시는 하느님께서
머지않아 반드시 일어날 일들을 당신 종들에게 보여 주시려고
당신 천사를 보내신 것이다.
7 보라, 내가 곧 간다.
이 책에 기록된 예언의 말씀을 지키는 사람은 행복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마라나 타! 오소서, 주 예수님!
○ 어서 와 주님께 노래 부르세. 구원의 바위 앞에 환성 올리세. 감사하며 그분 앞에 나아가세. 노래하며 그분께 환성 올리세. ◎
○ 주님은 위대하신 하느님, 모든 신들보다 위대하신 임금님. 땅속 깊은 곳도 그분 손안에. 높은 산봉우리도 그분 것이네. 바다도 그분 것, 몸소 만드셨네. 마른땅도 당신 손수 빚으셨네. ◎
○ 어서 와 엎드려 경배드리세. 우리를 내신 주님 앞에 무릎 꿇으세.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 우리는 그분 목장의 백성, 그분 손이 이끄시는 양 떼로세.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너희는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34-3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4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35 그날은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다.
36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의 명에 따라 바치는 이 거룩한 예물을 받으시고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계명을 지켜
주님의 사랑에 합당한 제물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
<또는>
마태 28,20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이 거룩한 제사에서 성체를 모시고 기뻐하오니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 곁에 머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2022년 11월 26일 토요일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오늘의 묵상 (김상우 바오로 신부)
어제 복음은 무화과나무의 비유로, 시대적 징표를 잘 읽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어 오늘 복음은 ‘깨어 있어라.’라는 예수님의 권고입니다.
이 권고는 세 가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이 권고를 풀어 설명하면,
신앙인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되 하느님 나라에 대한 생각과 관심을 언제나 소홀히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 누구도 일상에서 느끼는 억압과 근심과 걱정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에 파묻혀 하느님 나라와 하느님의 뜻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권고입니다.
둘째,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이 권고는 아무 준비 없이 마치 밀린 숙제를 해치워 버리듯이
하느님 나라가 갑자기 찾아오도록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평소에도 늘 깨어 있으며 하느님 나라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라는 의미입니다.
셋째,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이 마지막 권고에서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이라는 표현은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종말,
곧 예수님의 재림 때 영광스러운 심판자로 오실 그분 앞에 섰을 때
심판의 시련을 견딜 수 있도록 잘 준비하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세 가지 권고 내용은 한 가지로 서로 통합니다.
그것은 세상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세상에 넘어가지 말고
하느님 나라와 그분 뜻을 새기며 살라는 위로와 격려입니다.
2.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오늘은 교회의 전례력으로 한해를 마감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내일부터는 새로운 한해를 시작합니다. 교회의 전례력은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는 대림시기를 지내고 있으며, 대림시기는 예수님의 탄생 4주전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오늘은 예수님의 탄생 4주전입니다. 2022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 주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감사드리며, 주님 앞에, 이웃들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면, 잘못한 것이 있다면 겸손하게 뉘우치면서 주님의 자비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지난 10월에 대한민국에서는 이태원 참사가 있었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많은 인원이 모이는 것을 예상했지만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할로윈 축제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예상했고, 경찰들이 질서유지를 했다고 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못했기에 이번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시와 구청 그리고 경찰은 그에 대한 안전대책을 세우지 못 했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별 일없이 끝났으니 이번에도 별 일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백조가 호수 위를 우아하게 떠 있는 것은 물 밑에서 힘차게 노를 젓는 오리 발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중이 모이는 축제가 안전하게 마무리 될 수 있는 것 또한 질서 유지를 위해서 활동하는 안전요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후의 약방문일 수 있지만 다시는 이런 참사가 생기지 않도록 책임있는 사람들은 안전대책을 숙지하고 실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봉화의 아연 광산의 갱도가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광부 2사람이 매몰되었지만 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었습니다. 캄캄한 갱도에서 9일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20년 경력의 노련한 광부의 지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습기가 많은 갱도에서 위험한 것은 저체온증이라고 합니다. 광부는 입사한지 5일 된 신임광부와 비닐을 모아서 작은 천막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천막 안에서 지내면서 저체온증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주변에 있는 나무를 모아서 불을 피웠다고 합니다. 습기를 먹은 나무른 산소 용접기를 사용해서 불을 피웠다고 합니다. 늘 가지고 다니던 커피포트의 플라스틱 부분을 떼어내고 물을 끓였다고 합니다. 일하면서 먹는 커피믹스는 허기를 견디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아연광산은 통풍이 잘 되었고 호흡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고 합니다. 주변의 물건들을 적극 활용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기에 캄캄한 갱도에서 9일을 버틸 수 있었고 마침내 밝은 세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적성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본당에 25인승 버스가 있었습니다. 차량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대형버스 면허가 있어야 했습니다. 본당 교우 두 분과 함께 운전학원에 등록을 했습니다. 열심히 연습을 했지만 교우분들은 합격을 했고, 저는 시간 초과로 불합격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도전하려고 준비를 했는데, 아버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신부님은 노력할 만큼 했으니 이제 운전면허 시험은 그만두고, 합격하신 분들이 버스 운행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버님은 제가 불합격 한 것도 다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저는 차량 봉사자들을 위해서 주일 아침이면 커피를 준비해드렸고, 잘 다녀올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대신에 저는 9인승 승합차를 운전하였고, 동네의 약수터에서 물을 떠오곤 했습니다. 신발은 발의 크기에 맞추어야 하듯이, 제게는 9인승이 적합했던 것 같습니다.
스키를 배울 때도 그랬습니다. 강사는 스키를 잘 타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넘어지는 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몸의 균형을 잃어버리면 억지로 스키를 타려고 하지 말고 넘어지는 것이 안전을 위해서 더 좋다고 하였습니다. 넘어진 다음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우면 스키를 재미있고 안전하게 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강사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잘 넘어지고 곧 일어날 수 있으면 스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재물, 권력, 명예, 성공이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율법학자, 바리사이파 사람, 부자청년, 대사제, 빌라도는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였고, 오히려 예수님을 박해하였습니다. 그러나 몸을 팔았던 여인도, 눈이 멀었던 소경도, 나병환자도, 하혈하던 여인도, 중풍병자도, 듣지 못하던 사람도 예수님을 만나서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세상에서는 실패한 것처럼 보였지만, 죄인으로 불렸지만 예수님을 만났고, 그들은 살아서 참된 행복을 느꼈고, 영원한 삶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지키고 따른다면 그곳이 바로 ‘꽃자리’입니다. 우리가 일상의 근심으로 마음이 물러진다면 그곳이 바로 ‘가시방석’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 바로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한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21125.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줄을 알아야”(루카 21,31)
오늘 예수님께서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통해, 세상의 종말과 하느님께서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십니다. 곧 무화과나무에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을 알 수 있듯이(루카 21,30), 세상의 사건들을 통해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줄을 알아야”(루카 21,31) 한다고 깨우쳐 주십니다.
시대의 징표를 깨닫는다는 것은 단순히 비가 올지 혹은 안 올지, 추울지 혹은 더울지를 감지해내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징표를 통해 ‘하느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시대의 징표를 진정 깨닫는다면, 세상을 달리 보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마음’으로 살게 될 것입니다. 곧 ‘하느님의 마음’으로 사람을 만나고, ‘하느님의 마음’으로 모든 사건을 바라보고, 모든 사건들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이미 이 세상에 당신의 나라를 펼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루카 11,20)
그러니, 하느님 나라는 먼 미래에나 혹은 이 세상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께서는 언젠가 먼 미래에 오시는 분이 아니라, ‘이미’ 오셨고, ‘지금 여기’에 와 계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미’ 오신 주님을 모르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아니한 까닭일 것입니다. 우리가 완고한 까닭일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을 이미 받았음을 보는 것이야말로 정말 위대한 발견이 될 것입니다.” 사실, 그 발견은 우리가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받은 그것이 우리를 발견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그것은 “베풀어진 하느님의 선물”이 먼저 우리를 발견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하느님께 무엇을 청한다는 것은 그것을 주시도록 하느님을 설득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주신 그분의 선물을 알아차리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미 맛보기 시작한 그 무엇을 청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처럼, 당신의 사랑이 먼저 우리에게 베풀어졌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오늘, 이토록 하느님께서는 먼저 베풀어진 당신의 사랑으로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십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루카 21,33)
주님!
제 영혼이 당신의 자리이오니, 말씀을 이루소서.
당신께 승복하게 하시고, 말씀으로 활기차게 하소서.
저에게 뿌리신 말씀이 자라나 열매를 맺게 하시고
당신의 말씀이 저에게서 사라지지지 않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
-“새 하늘과 새 땅”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이다-
“보라,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묵시21,3ㄴ참조)
화답송 후렴이 은혜롭습니다.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오늘 지금 여기 공동체가 하느님의 거처라는 것입니다. 주 하느님을 만나야 할 곳, 바로 내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꿈이, 궁극의 희망이 있어야 삽니다. 바로 하느님 나라의 꿈, 새 하늘과 새 땅의 꿈입니다. 예수님의 평생 꿈이, 화두가 하느님의 나라였습니다. 사실 무지의 눈만 열리면 곳곳에 널려 있는 하느님 나라의 표징들입니다. 오늘 주님은 묵시록의 사탄의 패망에 이어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의 궁극의 꿈, 비전을 보여줍니다. 선물처럼 펼쳐지는 오늘 제1독서 묵시록의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의 비전입니다.
“나는 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하늘과 첫 번째 땅은 사라지고 바다로 더 이상 없었습니다. 그리고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대로 참 좋은 하느님의 선물이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입니다. 참으로 이런 꿈을, 희망이, 비전을 지니고 살 때 하느님 중심의 삶에 마음의 순수요 매사 초연할 수 있습니다. 현실주의적 이상주의자의 삶에 올바른 식별의 지혜도 가능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인 무화과 나무의 비유에 대한 답이 됩니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너희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을 알아라.”
앞서의 종말의 사건들을 보면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임재해 있음을 알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눈만 열리면 곳곳에 널려 있는 하느님 나라의 표징들입니다. 눈만 열리면 오늘 지금 여기가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 새 예루살렘입니다. 다음 행복기도 내용 그대로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 천국이옵니다.”
마침 어제 읽은 아름다운 찬미가도 생각납니다. 1880년경, 독일 개신교에서 불렸던 성가입니다.
“당신의 불을 붙이소서,
주여, 내 마음에
밝게 타오르게 하소서, 사랑하는 구원자여
내 존재, 내가 가진 것, 당신 소유가 되리니
당신의 품에 나를 꼭 안으소서.
생명의 샘, 기쁨의 샘,
당신은 내 영혼의 어둠을 밝히시리니
당신은 내 기도를 들으시고, 모든 곤궁에서 도우시리니
예수님, 나의 구원자, 나의 주 하느님.”
바로 우리 구원자, 우리 주 하느님, 예수님이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의 꿈의 실현입니다. 이런 예수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우리 또한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 나라를 살 수 있습니다. 참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의 꿈의 실현인 예수님과 함께 깨어 사는 이들에게 선사되는 하느님 나라의 표징들입니다.
지나가는 세상에 살면서도 지상 삶에 매몰되지 않고 이탈의 초연한 삶, 자유로운 삶입니다. 말그대로 현실주의적 이상주의자의 삶입니다. 오늘 복음 말미의 예수님 말씀이 깊은 위로와 힘을 줍니다. 여전히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요 빛입니다. 우리의 궁극의 새 하늘과 새 땅의 꿈을 늘 새롭게 하면서 실현시켜 주는 것이 바로 말씀의 힘이요 위력입니다. 모두가 다 사라져도 하느님은, 파스카 예수님은, 주님의 말씀은 영원합니다. 바로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를, 새 예루살렘을, 영원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사람들아,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시편117,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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