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3년 1월 7일 토요일[(백)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신부님 강론 3개
오늘 전례
입당송
하느님은 당신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게 하시고,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삼으셨네.
본기도
외아드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새로운 빛을 비추시고
동정녀 몸에서 저희와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셨으니
저희도 그 은총의 나라에 들어가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제1독서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5,14-21
우리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14 대하여 가지는 확신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의 청을 들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15 우리가 무엇을 청하든지 그분께서 들어 주신다는 것을 알면,
우리가 그분께 청한 것을 받는다는 것도 압니다.
16 누구든지 자기 형제가 죄를 짓는 것을 볼 때에
그것이 죽을죄가 아니면, 그를 위하여 청하십시오.
하느님께서 그에게 생명을 주실 것입니다.
이는 죽을죄가 아닌 죄를 짓는 이들에게 해당됩니다.
죽을죄가 있는데,
그러한 죄 때문에 간구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17 모든 불의는 죄입니다.
그러나 죽을죄가 아닌 것도 있습니다.
18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나신 분께서 그를 지켜 주시어
악마가 그에게 손을 대지 못합니다.
19 우리는 하느님께 속한 사람들이고
온 세상은 악마의 지배 아래 놓여 있다는 것을 압니다.
20 또한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오시어
우리에게 참되신 분을 알도록 이해력을 주신 것도 압니다.
우리는 참되신 분 안에 있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분께서 참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
21 자녀 여러분, 우상을 조심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은 당신 백성을 좋아하신다.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충실한 이들의 모임에서 찬양 노래 불러라. 이스라엘은 자기를 지으신 분을 모시고 기뻐하고, 시온의 아들들은 임금님을 모시고 즐거워하여라. ◎
○ 춤추며 그분 이름을 찬양하고, 손북 치고 비파 타며 찬미 노래 드려라. 주님은 당신 백성을 좋아하시고, 가난한 이들을 구원하여 높이신다. ◎
○ 충실한 이들은 영광 속에 기뻐 뛰며, 그 자리에서 환호하여라. 그들은 목청껏 하느님을 찬송하리라. 그분께 충실한 모든 이에게 영광이어라.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나셨네.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
◎ 알렐루야.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11
그때에 1 갈릴래아 카나에서 혼인 잔치가 있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에 계셨다.
2 예수님도 제자들과 함께 그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으셨다.
3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4 예수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5 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6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
모두 두세 동이들이였다.
7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
그들은 곧 그것을 날라 갔다.
9 과방장은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지만,
물을 퍼 간 일꾼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과방장이 신랑을 불러 10 그에게 말하였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
11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저희에게 참된 믿음과 평화를 주셨으니
저희가 예물을 바쳐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합당히 공경하고
거룩한 제사에 참여하여 온 마음으로 이 신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의 신비로운 성탄을 경축하는 오늘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보이는 인간으로 나타나시고
영원하신 분께서 이제는 이 세상에 들어오셨나이다.
그분께서는 타락한 만물을 당신 안에 일으키시어 온전히 회복시키시고
버림받은 인류를 하늘 나라로 다시 불러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모든 천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주님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네.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주님의 백성을 온갖 은혜로 다스리시니
오늘도 내일도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가 덧없는 현세에서도 위안을 받고
영원한 세상을 향하여 더욱 힘차게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우드사이드 성당의 신부님이 성탄판공성사를 준비하느라 수고하신 신부님들을 위해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준비했습니다. 9명의 신부님들을 초대했는데 6명만 왔습니다. 한분은 몸이 좋지 않아서 못 왔고, 한분은 장례가 생겨서 못 왔고, 한분은 온다고 했는데 그만 시간을 착각해서 못 왔습니다. 덕분에 6명이 9명이 먹을 음식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늘나라는 혼인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과 같다.’는 비유가 생각났습니다. 하늘나라의 잔치에 초대받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어떤 사람은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못 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사업 때문에 못 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또 다른 잔치에 가려고 못 왔습니다. 혼인잔치의 주인은 길가에 나가서 아무나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얼떨결에 하늘나라의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단순히 식사초대였지만 저 역시도 하느님께서 저를 초대하는 자리를 외면한 적이 있었습니다. 가장 가난한 이들의 모습으로, 가장 굶주린 이들의 모습으로, 가장 헐벗은 이들의 모습으로 주님께서는 저를 초대하셨는데 외면한 적이 많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비유도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밭에 가서 일을 하라고 했습니다. 큰 아들은 안 간다고 했지만 마음을 바꾸어서 밭에 나가 일을 했습니다. 둘째 아들은 간다고 했지만 마음이 바뀌어서 밭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아들은 결국 밭에 나가서 일을 했던 큰 아들이었습니다. 부르클린 한인성당은 주님의 성탄을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서 지난 1년 동안 가톨릭평화신문에 연재되었던 파우스타 수녀님의 교리여행 문제를 공부하였습니다. 저도 매주 문제를 풀면서 즐거운 교리여행을 했습니다. 350문제를 나누어 주었고, 12월 11일에 ‘교리경시대회’를 하였습니다. 말로는 공부를 못했다고 했는데 교리경시대회에 참가했던 분들은 모두 문제를 잘 풀었습니다. 100점을 맞은 분이 7명이나 되었습니다. 교리경시대회에 참가한 모든 분들은 주님의 성탄을 잘 준비했다고 생각합니다. 동방박사들은 황금, 유향, 몰약을 준비했지만 부르클린 교우들은 교리시험 문제지를 성탄선물로 준비했습니다.
신앙은 그리고 종교는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는 꿈입니다. 그 꿈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꿈은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 자격조차 없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세례자 요한의 겸손함에서 시작됩니다. 그 꿈은 세상의 모든 권한을 가지신 분께서 기꺼이 무릎을 꿇고 세례를 받는 겸손함에서 시작됩니다. '말'을 늘려서 발음하면 '마알'이 됩니다. 이를 풀이하면 '마음의 알갱이'란 뜻이 됩니다. 말은 마음의 알갱이에서 나옵니다. 말이란 마음을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을 곱게 쓰는 사람은 마음을 곱게 쓰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말을 험하게 쓰는 사람은 마음을 험하게 쓰는 사람입니다. 말에는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들어 있습니다. 새해에는 말씀을 통해서 위로를 받고, 말씀으로 희망을 주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떠오르는 기억이 있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수능을 마친 학생의 어머니가 추천서를 써달라고 하였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모임이 있었지만 한 학생의 앞날이 결정될 수 있기에 학생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학생이 추천서를 가지고 왔고, 기쁜 마음으로 추천서를 작성해서 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새벽에 학생의 어머니가 전화를 하였습니다. 아이가 전공과목을 바꾸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추천서를 새로 작성해 줄 수 없는지 부탁을 하였습니다. 역시 학생의 앞날에 중요한 일이기에 오시라고 해서 추천서를 다시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머니의 힘은 역시 강한 것 같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도 가끔 제게 부탁을 하셨습니다. 대녀의 친구의 딸이 혼인을 하는데 혼배 주례를 해 줄 수 없느냐는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의 부탁이라면 거절 했을 것입니다. 다른 분들은 차마 그런 부탁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용감(?)하신지, 저를 너무나 믿는 것인지 가끔 그런 부탁을 하시곤 합니다. 같은 레지오 단원이 다치셔서 의정부 성모병원에[ 입원했다고 하시면서 병자성사를 부탁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역시 어머니의 부탁인지라 거절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어린 시절 모든 것들을 해결해 주신 어머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어머니는 제게 누군가를 도와 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하였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2.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삶의 중심; 주 예수님
-구원의 표징,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
어제 뜻밖에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2016년도 교황청에서 마리아의 종 수도회의 에르메스 론키 수도자가 사순시기 동안 행한 피정 강의들을 모은 <복음이 나에게 물었다; 물음표는 복음이 우리 내면에 던지는 낚시 바늘입니다> 제목의 책이 휴게실에 굴러 다니기에 단 번에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책의 머리말에 이어 후기의 마침 감사 인사가 좋아 그 전문을 인용합니다. 유머와 겸손, 진심이 가득 담긴 아름다운 명문입니다.
“에르메스 론키 신부님, 신부님의 노고와 묵상과 열정에 대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부님은 아낌없이 많은 것을 나눠주셨습니다.
저도 복음을 읽고 복음을 꿈꾸라는 말씀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하늘을 푸르게 그리듯이 꿈을 하나의 환상이라고 생각하지만 꿈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꿈꾸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성인들이 가졌던 그 용기 말입니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이 중국에 도착하기 위해 그 땅을 마주하고 가지셨던 용기를 떠올려 봅니다.
저는 교황청에서, 책상에서, 감실 앞에서, 같은 꿈을 위해 싸우는 겸손한 봉사지를 생각합니다. 신부님은 아십니다. 교황청에 꿈을 꾸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만일 우리 모두가 좀 더 많은 꿈을 꾼다면 교황청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스갯 소리지만 소방관들을 불러야 할지도 모릅겠습니다. 에르메스 론키 신부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성서의 인물들이 한결같이 하느님을 꿈꿨던 사람 꿈쟁이였습니다. 창세기의 요셉은 물론이고 복음의 예수님도 평생 하늘 나라를 꿈꿨던 분입니다. 우리의 꿈중의 꿈은 아마도 “주, 예수님” 꿈일 것입니다. 얼마전 선종하신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이 그 대표적 꿈쟁이였습니다. 평생 예수님 얼굴을 그리워하여 평생 예수님을 꿈꿨던 분이라 마지막 임종어, “주님,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말마디도 교황님의 전 삶을, 꿈을 요약합니다. 저는 ‘저는’ 과 ‘당신을’이 생략된 짧은 “주님, 사랑합니다.”라는 우리말이 더 좋습니다.
여러분도 주님을, 하느님을 꿈꾸는 꿈쟁이가 되고 싶습니까? 답은 단하나 주 예수님을 열렬히 한결같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래서 주님께 사랑을 고백하는 제 행복기도 서두가 좋습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니 하느님 꿈의 실현을 위해 자나깨나 호흡에 맞춰 “주 예수님, 사랑합니다” 끊임없이 기도로 바치시길 권합니다. 22년전 써놓고 애송했던 “별꿈”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늘 예수님을 그리며 꿈을 꾸는 저에게도 꿈이란 주제는 너무 중요합니다.
“풀잎들
밤새
별꿈 꾸며 뒤척이며
잠못 이루더니
아침
풀잎마다 맫힌
영롱한 별무리
이슬 방울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네”- 2000.10.1.
정말 평생 꿈꿔야할 대상은 “주 예수님”입니다. 제가 볼 때 주님의 애제자 요한 역시 평생 예수님을 꿈꿨던 분입니다. 꿈은 이뤄진다는 결정체 말씀이 제1독서에서 사도 요한을 통해 다음처럼 아름답게 고백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하여 가지는 확신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의 청을 들어주신다는 것을 압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오시어 우리에게 참되신 분을 알도록 이해력을 주신 것도 압니다. 우리는 참되신 분 안에 있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분께서 참 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
자녀 여러분, 우상을 조심하십시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여 꿈꿀 때 주님을 점점 잘 알게 되고 주님의 뜻에 따라 기도하게 되니 기도는 응답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절로 우상들은 멀리하게 될 것입니다. 주 예수님은 참 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시니 주 예수님을 꿈꿀수록 참 하느님을 꿈꾸는 것이고 하느님의 뜻을 점점 잘 알아갈 수 뿐이 없습니다.
오늘 카나의 혼인잔치는 얼마나 멋진 꿈의 실현입니까? 예수님의 꿈과, 성모님의 꿈이 하느님의 뜻과 일치되니 이런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의 표징이 일어납니다. 일곱의 표징중 첫 번째입니다. 예수님의 꿈은 이렇게 표징을 통해 이뤄짐을 봅니다. 참고로 예수님의 꿈이 이뤄진 일곱 표징을 소개해 드립니다.
1.카나의 혼인 잔치(2장)
2.왕실 관리의 아들을 살리심(4장)
3.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치심(5장)
4.오천명을 먹이심(6장)
5.물위를 걸으심(6장)
6.태생 소경을 고치심(9장)
7.라자로를 살리심(11장)
얼마나 멋진 꿈쟁이 예수님이요, 꿈을 이뤄주신 멋진 하느님이신지요! 표징마다 따라 붙는 두 말마디도 은혜롭습니다.
1.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2.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 구원의 표징으로 드러나는 예수님 꿈의 실현입니다.
오늘 카나의 혼인 잔치를 통해 이뤄지는 꿈의 실현은 얼마나 흥겹고 가슴 설레게 하는지요! 성모님의 확고한 인내의 믿음은 그대로 성모님의 꿈이 얼마나 견고한지 보여줍니다. 철석같이 아드님을 믿으시는 성모님입니다. 누구보다 주 예수님을 사랑하신 성모님의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스런 모습입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지체없이 성모님께 달려가 전구를 청하십시오. 어머니의 청은 예수님께는 0순위입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기탄없이 믿고 사랑하는 아드님께 속내를 털어 놓으신 성모님이요, 때가 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예수님의 속깊은 마음이 잘 드러납니다. 이어 꿈이 이뤄지는 과정이 참 은혜롭고 아름답습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예수님 아드님에 대한 성모님의 절대적 신뢰와 순종을 반영합니다. 성모님의 믿음과 사랑의 순종에 감격하신 아드님 예수님이요 때가 되자 하느님의 응답이자 꿈의 실현입니다.
“물독에 물을 채워라.”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얼마나 멋진 예수님이요 하느님이신지요! 과방장은 신이 나서 신랑을 불러 말합니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
참으로 주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한결같이 열렬히 사랑하며 꿈꿀 때, 주님은 구원의 표징,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을 통해 우리의 꿈을 이뤄주시며 우리 또한 당신 구원의 표징,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이 되어 주님 꿈을 현실화하며 살게 하십니다.
삶의 중심에 주 예수님을 모시고 살 때 꿈은 이뤄져 고해인생은 축제인생으로 바뀝니다. 저절로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이란 고백이 나옵니다. 위에서 언급한 책에 나오는 신부님의 고백 일부 내용을 인용합니다.
“제가 믿는 하느님은 카나의 혼인잔치의 하느님, 유쾌한 사랑이 넘치는 축제의 하느님, 술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베타니아의 향유를 좋아하시며, 사랑을 기적이 싹트는 자리로 만드시고, 연회를 즐기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시고, 존재의 기쁨, 신앙의 기쁨을 주시는 하느님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잔치를 통해 당신 향한 우리의 꿈을 이뤄주시고 고해인생을 축제 인생으로 바꿔주시며, 우리 모두 당신 구원의 표징,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이 되어 신나는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3. 이영근 신부님 강론
230106. 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예수님에 대한 증언’과 ‘주님 세례 장면’ 입니다. 먼저 세례자 요한은 세 가지로 예수님을 증언합니다. 곧 그분을 자신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마르 1,7)이요, 자신보다 “뒤에 오시는 분”(요한 1,7)이요,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분”(요한 1,8)으로 증언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세례 장면’에서는 공생활의 시작을 알려줍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의 마지막 순간에 죄인의 모습으로 십자가에서 마감하셨듯이, 공생활의 시작을 죄 없으시면서 죄인이 되어 세례를 받으시면서 여십니다.
그런데 왜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죄의 용서를 위한 세례를 받으신 것일까?
<마태오 복음>에 의하면,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마태 3,15)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율법에 순명하여 성전에 봉헌되었듯이, 이제 하느님의 의로운 뜻을 이루기 위해 죄인인 우리와 하나 되어 세례를 받으십니다. 그래서 히에로니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거리낌 없이 요한의 세례를 받으신 까닭은 더없이 겸손한 자세로 율법의 모든 의로움을 이루시는 한편, 당신께서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요한이 베푸는 세례의 정당성을 인정하시고, 또 그 물을 성화하심으로써 믿는 이들의 세례 안에 성령께서 내려오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셨다.”
그런데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어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마르 1,10)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세례를 통하여, 당신 아들 예수님을 우리에게 내어주십니다. 이처럼, 세례는 당신 아드님의 장엄한 공현입니다. 곧 예수님께 대한 하느님의 공적인 축성임과 동시에, 만천하에 그분이 구세주이심을 확인받는 장엄한 의식입니다. 구원역사의 시작은 이렇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보여 지고,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지는 장엄한 장면을 통해 연출됩니다.
오늘 우리도 우리에게 들려오는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라는 아버지의 이 음성을 들어야 할 일입니다. 우리 역시 세례로 ‘하느님의 사랑하는 아들, 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미 사랑받은 존재, 이미 은총을 입은 존재인 까닭입니다.
또한 우리도 ‘당신의 마음에 드는 아들’입니다. <이사야서> 42장 1절에서 말하듯이, “마음에 드는” 이란 “주님의 종”임을 드러내줍니다. 이는 우리 역시 세상 속에서 구원의 협조자요, 구원의 도구로 소명을 지닌 ‘주님의 종’으로 살아가야 함을 말해줍니다.
오늘 우리가 세례를 받은 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허물과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고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미 은총을 입었기에 그 사랑과 용서를 베풀며, 우리 안에 활동하시는 성령의 도우심에 의탁하여 살아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종으로서 십자가를 지고 구원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우리가 그리스도로 살아가야 할 사명입니다. 그 일을 오늘도 우리 안에 살아계신 주님의 영께서 우리에게서 이루실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주님!
제가 당신 마음 안에서 탄생되었으니. 당신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당신 마음을 옷 입었으니, 당신의 영으로 살게 하소서.
당신 마음 안에서, 당신 사랑의 향기 품게 하소서.
사랑을 입었으니,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
[1/7(토)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되새김 구절]
1. '말'을 늘려서 발음하면 '마알'이 됩니다. 이를 풀이하면 '마음의 알갱이'란 뜻이 됩니다. 말은 마음의 알갱이에서 나옵니다. 말이란 마음을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을 곱게 쓰는 사람은 마음을 곱게 쓰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말을 험하게 쓰는 사람은 마음을 험하게 쓰는 사람입니다. 말에는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들어 있습니다. 새해에는 말씀을 통해서 위로를 받고, 말씀으로 희망을 주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조재형 신부)
2. 오늘 카나의 혼인 잔치를 통해 이뤄지는 꿈의 실현은 얼마나 흥겹고 가슴 설레게 하는지요! (이수철 신부)
3. 당신 마음 안에서, 당신 사랑의 향기 품게 하소서.
사랑을 입었으니, 사랑하게 하소서. (이영근 신부)
[1/7(토)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제14일 기도]
하느님!
마알을 곱게 쓰게 하소서.
마알로 위로 받고, 희망하게 하소서. 아멘.
- 2023년 1월7일(토) 6시30분...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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