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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30607 시/글]나를 길들이는 시간(이해인)/네 운명은 네 손안에 있는 것(성철)

[2023년 6월7일(수) 오늘의 글/시]

 


 

나를 길들이는 시간

 

                 

  - 이해인 수녀님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 일 안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기울일 수 있으므로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여럿 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섬말나리

🤩🤩🤩💓어느 산에 스님 한 분이 살았다💓 

들리는 바로는 아직까지 한 명도 
그의 말문을 막히게 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어느 날 똑똑한 아이가 손에 
작은 새 한 마리를 쥐고
스님에게 가서 물었다.

"스님 이 새가 죽은 건가요?
아니면 살아있는 건가요?"

그리고 생각했다.
"이 스님이 살았다고 하면 목졸라 죽여버리고,
죽었다고 하면 날려보내야지,
내가 드디어 이 스님을 이기는구나!"

스님이 웃으면서 말했다.
"얘야 그 새의 생사는 네 손에 달렸지
내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꼬마는 새를 날려보내며 말했다.
"스님은 어떻게 이토록 지혜로우신가요?"

그러자 스님이 대답했다.
"예전에는 정말 멍청한 아이였다.
그러나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생각하다 보니
지혜가 생기기 시작하더구나.
너는 나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 같구나."

그러나 아이는 슬픈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어제 어머니께서 점을 보셨는데 제 운명은 엉망이라고 했다는군요."

스님은 잠깐 동안 침묵하더니 아이의 손을 당겨 잡았다.
"얘야, 네 손금을 좀 보여주렴~"
이것은 감정선,
이것은 사업선,
이것은 생명선,
자~ 이제는 주먹을 꼭 쥐어보렴."

아이는 주먹을 꼭 쥐고 스님을 바라보았다.
"얘야, 네 감정선, 사업성, 생명선이 어디 있느냐?"

"바로 제 손안에 있지요."
"그렇지, 바로 네 운명은 네 손안에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네 운명을 포기하지 말거라."

      - 성철 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