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 신심 미사/신부님 강론 5개
오늘 전례
김대건은 열여섯 살인 1836년 사제가 되고자 최양업 토마스와 최방제 프란치스코와 함께 마카오로 유학길을 떠났다. 1844년 부제품을 받은 그는 선교 사제의 입국을 돕고자 잠시 귀국하였다가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1845년 8월 17일 상하이의 진자샹[金家巷] 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고국에 돌아온 김대건 신부는 서해 해로를 통한 선교 사제의 입국 통로를 개척하려다가 1846년 6월에 체포되어 여러 차례 문초를 받고 9월 16일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하였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4년 5월 6일 서울에서 한국 순교자 103위를 시성하면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정하상 바오로와 함께 한국의 대표 성인으로 삼았다.
한국 교회는 순교자 현양을 위하여 과거 대축일이었던 7월 5일에 성대하게 신심 미사를 드리기로 하였다(주교회의 2019년 추계 정기 총회).
입당송
본기도
올바른 신앙을 전파하다가 순교한
복된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에게 월계관을 씌워 주셨으니
그의 전구를 들으시고
저희도 뜨거운 사랑으로 복음을 실천하여
교회 발전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역대기 하권의 말씀입니다.24,18-22
그 무렵 요아스 임금과 유다의 대신들은
18 주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의 집을 저버리고,
아세라 목상과 다른 우상들을 섬겼다.
이 죄 때문에 유다와 예루살렘에 진노가 내렸다.
19 주님께서는 그들을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려고 그들에게 예언자들을 보내셨다.
이 예언자들이 그들을 거슬러 증언하였지만,
그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20 그때에 여호야다 사제의 아들 즈카르야가 하느님의 영에 사로잡혀,
백성 앞에 나서서 말하였다.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주님의 계명을 어기느냐?
그렇게 해서는 너희가 잘될 리 없다.
너희가 주님을 저버렸으니 주님도 너희를 저버렸다.’”
21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거슬러 음모를 꾸미고,
임금의 명령에 따라 주님의 집 뜰에서 그에게 돌을 던져 죽였다.
22 요아스 임금은 이렇게 즈카르야의 아버지 여호야다가
자기에게 바친 충성을 기억하지 않고, 그의 아들을 죽였다.
즈카르야는 죽으면서,
“주님께서 보고 갚으실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제 목숨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
○ 이 몸 보호할 반석 되시고, 저를 구원할 성채 되소서. 당신은 저의 바위, 저의 성채이시니, 당신 이름 위하여 저를 이끌어 주소서. ◎
○ 제 목숨 당신 손에 맡기오니, 주님, 진실하신 하느님, 저를 구원하소서. 오로지 주님만 믿나이다. 당신 자애로 저는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
○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당신 앞 피신처에 그들을 감추시어, 사람들의 음모에서 구해 내소서. ◎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5,1-5
형제 여러분, 1 믿음으로 의롭게 된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립니다.
2 믿음 덕분에,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가 서 있는 이 은총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3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4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5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 알렐루야.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7-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저희가 바치는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고
복된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에게 육신의 온갖 고통을 이겨 내게 하셨듯이
주님의 은총으로 저희 마음에도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희 선조들을 복음의 빛 안으로 불러 주시어
무수한 순교자들의 피로 교회를 세우시고 자라게 하셨으며
그들이 갖가지 빛나는 덕행을 갖추고
혹독한 형벌 속에서도 죽기까지 신앙을 지켜
마침내 아드님의 승리를 함께 누리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한국 순교자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또는>
<순교자 감사송 1 : 순교자들의 증거와 모범>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복된 순교자 {아무}는 주님을 현양하려고
그리스도를 본받아 피를 흘려 주님의 위대하심을 드러내었나이다.
이처럼 주님께서는 연약한 인간에게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을 증언할 강한 힘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며 끝없이 외치나이다.
영성체송
주님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이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일찍이 복된 순교자 김대건 안드레아가 지녔던 믿음과 용기를 주시어
저희가 온갖 시련을 이겨 내고 충실히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오늘의 묵상
1. 전삼용 요셉 신부 강론
2023년 가해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신심 미사
<김대건 신부님의 마지막 편지, 마지막 마음>
2.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구 사제 모임을 마치고 멀리 남부에서 온 신부님들이 뉴욕에서 며칠 더 머물렀습니다. 제가 뉴욕에 있기 때문에 잠시 뉴욕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듣고 나름대로 신부님들이 뉴욕에서 머무는 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였습니다. 숙소는 신문사에 마련하였습니다. 첫날은 부르클린 다리를 건너보고, 밤에 야경을 보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손님들이 오면 모시고 다녔는데 모두들 좋아하였습니다. 둘째 날은 ‘타임 스퀘어’를 중심으로 ‘센트럴 파크’까지 걸어보려고 하였습니다. 뉴욕의 맛과 멋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신부님들이 원하는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먼저 아침미사를 같이 할 수 있는 성당을 원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날은 ‘예수성심 대축일’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사제성화의 날’로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퀸즈성당에 부탁을 드렸고, 우리는 ‘예수성심 대축일’ 미사를 함께 봉헌하였습니다.
신부님들은 제가 주일 미사를 봉헌하는 ‘부르클린 한인성당’에도 가보자고 하였습니다. 저는 신부님들에게 제가 미사를 봉헌하는 성당을 보여주었습니다. 신부님들은 성당에서 조배하였고,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멋있다고 하였습니다. 저의 기대와 예상을 벗어난 신부님들은 뉴저지에 있는 ‘뉴튼수도원’엘 가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뉴욕에서 2시간 넘게 이동하는 거리에 있는 수도원입니다. 원장 신부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본인은 독일로 성지순례 중이라고 하면서 그래도 수도원 방문을 환영한다고 하였습니다. 수도원에서는 신부님들을 위한 식사를 마련해 주었고, 부원장 수사님께서 뉴튼수도원의 ‘역사’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뉴튼수도원에는 ‘마리너스’ 수사님의 무덤이 있습니다. 마리너스 수사님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의 주인공이었습니다. 6.25 전쟁 당시 화물선의 선장이었던 수사님은 흥남부두에서 피난민 1만 4천명을 배로 탈출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12월 23일에 흥남부두를 출발한 배는 12월 25일 성탄절에 무사히 거제도로 입항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였던 선장님은 미국으로 돌아와 수도자가 되었고, 평생 뉴튼수도원에서 지내다가 선종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신부님은 ‘성극 모세’를 관람했던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성극을 보기 전까지는 모세는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성극을 보면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었던 고뇌에 찬 인물이었음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모세의 지팡이가 뱀이 되었다가 다시 지팡이가 되는 것을 보면서 주교님의 지팡이는 악의 유혹을 물리치는 도구임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모세는 10가지 표징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약속의 땅으로 이끌었는데 마지막 표징은 ‘어린양의 피’였습니다. 결국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는 것은 놀라운 업적과 능력이 아니라 ‘어린양의 피’였음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저도 지난 5월에 ‘성극 모세’를 보았지만 그런 묵상은 못했습니다. 다만 모세와 예수님의 삶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모세가 두 팔을 벌리면서 바다가 갈라지고 이스라엘 백성은 마른 땅을 건너 약속의 땅으로 나갈 수 있었는데 이는 사제가 미사를 마치면서 팔을 벌려 강복을 주면서 교우들을 파견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였습니다. 모세는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으면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냈듯이 우리들도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는다면 반드시 약속의 땅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성극이 주는 교훈이라고 하였습니다. 피정 중에 강의를 듣는 것처럼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를 기억하는 축일입니다. 천상에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뉴욕에 머물렀던 ‘사제들’을 보았다면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 ‘사제성화의 날’에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은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사제들에게 있어 결코 변할 수 없는 본질적인 측면은, 오늘의 사제나 내일의 사제 모두 그리스도를 닮아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사제는 하느님께서 교회를 통해 맡겨주신, 성사를 집행하는 그리스도의 대리자입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제 한명 한명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또 하느님께서는 그 사제 한명 한명을 통해 교회와 신자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불러주신 소중한 소명을 다시 한 번 음미해보고, 부르심을 받들어 가슴 벅차오르게 응답했던 그 체험과 열정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어제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봉헌하였듯이, 오늘의 사제들도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가 보여주었던 ‘수선탁덕’의 길을 충실히 걸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3. 2023년 07월 05일 수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축일] (허규 베네딕토 신부)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제자들에게 하신 예수님의 이 말씀은 마치 예언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가신 다음에 제자들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박해를 받았는데,
특별히 유다교의 종교 지도자들에게 잡혀가 신문을 받았습니다(사도 5,27; 6,12 참조).
사도행전은 이러한 제자들의 역경을 잘 보여 줍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제자들의 증언은 오히려 복음을 선포하는 계기가 되고,
복음은 온 지역으로 퍼져 나갑니다.
박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느님께서는 제자들을 통하여 당신의 업적을 이어 가신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와 함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위로하십니다.
“걱정하지 마라.”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이는 한편으로 제자들이 박해를 받을 때에도 하느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말씀이면서 그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업적이,
복음의 기쁜 소식이 전해진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여기에 쓰인 “너희 아버지의 영”은 신약 성경에서 오직 이곳에서만 쓰입니다.
영에 대한 표현 가운데 하느님 아버지와 이루는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서에는 자주 하느님을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나 ‘너희 아버지’로 표현합니다.
유다교에서 하느님과 그분 백성의 관계는 이제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로 발전하고,
이는 그리스도인들을 나타내는 특징이 됩니다.
좋은 때든 나쁜 때든, 행복할 때든 불행할 때든,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당신의 자녀들과 함께하십니다.
이것이 신앙인에게는 가장 큰 힘이자 위로입니다.

4.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0704.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태 8,26)
<앞 장면>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명령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만을 보내신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도 그 배에 오르시어 동행하십니다.
사실, 배는 항구에 메여 있을 때 안전하고 평화롭습니다. 그러나 배는 그렇게 항구에 가만히 정박해 있으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항해하라고 만들어졌습니다. 항해하면 당연히 풍랑을 만나고 표류하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교회”(공동체)라는 배, “가정”이라는 배를 타고 항해하고 있고,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동행 하십니다. 그런데 배 안에 그분이 함께 계시는데도,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세시풍랑에 배가 휘청거릴 때도 있고, 방향을 잃고 헤맬 때도 있고, 위험에 떨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분은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도 주무시고 계십니다. 그분은 바람과 호수를 복종시킬 수 있으시지만, 그 풍랑 속에서도 잠들어 계십니다. 그런데 바로 이때가 우리가 눈을 떠야 할 때입니다.
사실, 그분은 부서진 뼈와 마음의 상처를 새롭게 하고 죽은 이마저 살리면서도 못에 박히고 창에 찔리어 죽으시는 분이십니다. 하늘의 유황불로 도시를 휩쓸어버리고 하늘 군대로 평화롭게 하실 수 있으면서도 무능하게 십자가에 매달리시는 분이시고,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전능한 힘을 지니고도 결코 우리의 응답이 없이는 이루시지 않으시는 무능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니, 이 모든 것을 통하여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순수한 의탁과 신뢰입니다. 그래서 당신께서는 “주님의 기도”에서도 유혹이나 악을 제거해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라고, 아버지께 의탁하고 신뢰를 두도록 가르치십니다. 곧 그 속에서 함께 하시는 그분께 의탁하고 신뢰를 두라고 가르치십니다.
실상, 지금도 당신께서는 배에 오르시어 우리와 함께 풍랑에 휩싸이시고 흔들리면서 항해를 동행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막상, 마치 물고기들이 맘껏 물속을 헤험쳐 다니면서도 물 밖에 나와 숨을 깔딱거리면서야 비로소 자신이 헤험칠 수 있었음은 물이 있는 까닭이었음을 알게 되듯이, 새들이 맘껏 하늘을 날다가도 새장에 갇혀서야 하늘이 있어서 날 수 있었음을 알게 되듯이, 그렇게 우리는 풍랑을 맞고 가라앉으면서야 비로소 내가 키잡이가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물결이 들이치고 배가 흔들려도 분명,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사실, 잠들어 있는 이는 그분이 아니라 나 자신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주무셔도 주님이시오 깨어 계셔도 주님이신 그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는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깨어나야 할 이는 그분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분이 함께 계심에도 두려워하고 있는 이는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배가 가라앉으면서야 풍랑 속에서 잠들어 계셔도 바람과 호수를 복종시키시는 그분이 우리의 주님이심을 봅니다. 그렇습니다. 그분이 우리의 키잡이십니다. 그러니, 이제 결코 겁낼 일은 없습니다.
오늘도 그분께서는 배가 하늘항구에 닿기까지 우리를 이끄시고 동반하십니다. 단지 동반하실 뿐만 아니라 배를 인도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그분은 주무셔도, 깨어 계셔도 우리의 키잡이시며 하느님이십니다. 그분은 죽으면서도 인류를 구원하신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를 믿으라고 하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마태 8,26).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마태 8,27)
주님!
당신은 풍랑 속에서 잠들어 계시지만, 바람과 호수를 복종시키시는 분
고통과 수난을 몸소 겪으시지만, 온갖 질병을 고치시는 분
못에 박히고 창에 찔려 죽임당하지만, 부서진 뼈와 마음의 상처를 새롭게 하고 죽은 이마저 살리시는 분
잠들어 계서도 깨어 계서도 저의 키잡이이신 당신이
진정 저의 주님이십니다. 아멘.
5.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더불어 인생 항해 여정
-기도와 믿음-
일기쓰듯 하는 매일 강론입니다. 어제는 3개월만에 하늘병원에 다녀왔고 다음엔 10월초입니다. 한번만 더가면 2023년도 지납니다. 소리없이 흐르는 세월입니다. 몸살감기 후유증인지 자꾸 눞게 되고 잠이 쏟아져 어제도 아까운 시간 많이 누워지냈습니다.
참 난세亂世입니다. 총체적 난국難局입니다. 언제나 말세末世란 느낌이지만 작금의 국내외 현실이 그러합니다. 사람들은 곳곳에서 힘들다 아우성이요 평화로운 곳이 없습니다. 국내 현실도 흡사 내전을 방불케 합니다. 총칼만 안들었지 어디나 참 치열한 전쟁같은 상황입니다. 인터넷을 열어봐도 혼란스런 뉴스들입니다. 노아의 방주처럼 찾는 교황님 홈페이지 뉴스입니다.
“교황님은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하신다. 피흘리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기도합시다. 기도는 세상을 보호하고 지탱하는 ‘부드러운 힘이다(the gentle force)’.”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심각한 폭력이다. 다시 반복되는 시간들이다. 가난, 불평등, 식량, 물, 건강, 교육, 집과 같은 기본적 자원의 결핍이 인간 존엄에 심각한 범죄가 되고 있다. 전능하신 하느님, 전인류 가족의 참된 진보를 위해 일하는 모든 이들을 축복하소서.”
“교황님의 7월 기도지향은 성체성사적 삶이다. 가톨릭 신자들은 그들 삶의 중심에 미사전례를 놓아야 한다. 미사는 인간관계를 변화시키며 하느님과 형제자매들과의 만남으로 열어주기 때문이다.”
교황님 홈페이지에서 눈에 띤 기사들입니다. 교황님의 시야는 세계 곳곳을 향해 열려 있음을 봅니다. 결국은 7월의 기도지향으로 모아집니다. 성체성사적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하루는 미사로 수렴되고 미사는 하루로 확산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인간성 회복에 하느님 중심의 삶을 확인해 주는 미사전례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오늘 창세기는 소돔의 멸망과 롯의 구원에 대한 일화이고 복음은 예수님께서 풍랑을 가라앉히시는 일화입니다.
소돔을 멸망시키기전 롯가족의 탈출이 참 긴박하게 이뤄집니다. 천사들의 적극적 도움으로 미련으로 쉽게 떠나지 못하는 롯 가족을 초아르에 간신히 피신 시킨후 주님은 죄악으로 가득한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십니다. 그림처럼 소개되는 세 장면을 나눕니다.
1.‘주님께서 당신이 계신 곳 하늘에서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을 퍼부으셨다. 성읍들과 온 들판과 성읍의 모든 주민, 땅 위에 자란 것들을 모두 멸망시키셨다.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다보다 소금 기둥이 되어버렸다.’
2.‘아브라함이 아침 일찍 일어나, 자기가 주님 앞에 서 있던 곳으로 가서, 소돔과 고모라와 그 들판의 온 땅을 내려다보니, 마치 가마에 나는 연기처럼 그 땅에서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었다.’
3.‘하느님께서 그 들판의 성읍들을 멸망시키실 때, 아브라함을 기억하셨다. 그래서 롯이 살고 있던 성읍들을 멸망시키실 때, 롯을 기 멸망의 한 가운데에서 내보내 주셨다.’
홍수의 심판에서 구원된 노아처럼, 불의 심판에서 구원된 아브라함과 아브라함의 기도덕분에 살아 난 롯입니다. 소돔과 고모라! 하느님을 완전히 잃어버린 죄악으로 가득한 무법천지 세상을 상징합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회복하라는 강력한 회개의 상징입니다. 노아의 아내는 세상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뒤돌아 보다가 소금 기둥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심판으로 멸망한 소돔과 고모라를 바라보는 아브라함의 마음은 참으로 착잡했을 것입니다.
강건너 불이 아닙니다. 기후위기를 통해 인류종말의 어둔 그림자가 지구에도 드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절박한 생태적 회개의 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흡사 풍랑 중에 전복될 위기에 처한 지구 공동체 배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인생 항해 여정중인 공동운명체인 우리들입니다.
저는 올해 수도원 창립 36주년이 된 요셉수도공동체를 묵상합니다. 창립 다음해 1988년 부임하여 35년 동안 세상 바다 항해중인 요셉수도공동체란 배가 지금까지 건재할 수 있었음은 순전히 기도의 힘임을 깨닫습니다. 숱한 전복의 위기중에도 주님께서 수도원의 중심에서 늘 함께 해주셨기 참으로 안전했음을 봅니다.
답은 하나, 기도뿐입니다. 기도와 함께 가는 믿음입니다. 참으로 겸손한 영혼이 기도하고 회개합니다. 기도는 한결같아야하고 간절하고 절실해야 합니다. 기도의 힘, 믿음의 힘, 하느님의 힘입니다. 아브라함이, 예수님이 그 모범입니다. 큰 풍랑 중에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시니 그만큼 믿음이 좋으시다는 것입니다. 위기에 처한 제자들의 반응이 신속합니다.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짧으며 강력한 기도인지요! 이렇게 겸손히 빈 마음, 가난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도요, 참으로 기도해야 할 난세중의 난세에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타고난 믿음은 없습니다. 믿음의 여정, 배움의 여정이요 믿음도 배워야 합니다. 믿음의 빛만이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더욱 주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일어나시어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시니 아주 고요해졌습니다. 순전히 기도의 힘, 믿음의 힘, 하느님의 힘입니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제자들은 물론 우리가 평생 화두로 지니고 살아야 할 물음입니다. 바로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사는 분이신, 토마스가 어제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고백했던 예수님입니다. 더불어 인생 항해 여정중 늘 우리 작은 공동체의 배에 중심에 자리잡고 계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안팎의 풍랑을 가라앉히시고 우리 모두에게 좋은 믿음과 더불어 깊은 안정과 평화를 주십니다. 아멘.

[7/5(수)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기념일, 되새김 구절]
1. 신자들에게 보낸 당신의 유일한 편지에서 그분은 돌아가시기 직전 세속과 육신과 마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만을 바라셨습니다. 이것이 그분이 가르치시려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말로만 김대건 신부님을 존중하지 말고 진심으로 그분을 존경한다면 그분의 가르침을 계승해야 하지 않을까요?(전삼용 신부)
2.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조재형 신부)
3. 좋은 때든 나쁜 때든, 행복할 때든 불행할 때든,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당신의 자녀들과 함께하십니다.
이것이 신앙인에게는 가장 큰 힘이자 위로입니다. (허규 신부)
4.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마태 8,27)
주님!
당신은 풍랑 속에서 잠들어 계시지만, 바람과 호수를 복종시키시는 분
고통과 수난을 몸소 겪으시지만, 온갖 질병을 고치시는 분
못에 박히고 창에 찔려 죽임당하지만, 부서진 뼈와 마음의 상처를 새롭게 하고 죽은 이마저 살리시는 분
잠들어 계서도 깨어 계서도 저의 키잡이이신 당신이
진정 저의 주님이십니다. 아멘.(이영근 신부)
5.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타고난 믿음은 없습니다. 믿음의 여정, 배움의 여정이요 믿음도 배워야 합니다. 믿음의 빛만이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더욱 주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일어나시어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시니 아주 고요해졌습니다. 순전히 기도의 힘, 믿음의 힘, 하느님의 힘입니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이수철 신부)
[7/5(수)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기념일, 제 193일 기도]
하느님! 임마누엘 하느님!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제가 죽게 되었습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책망하시는 주님!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 주님!
주님께 의탁하오니 구해주소서. 아멘.
- 2023년 7월5일(수) 6시20분...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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