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3년 12월 3일 주일[(자) 대림 제1주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입당송
하느님, 당신께 제 영혼 들어 올리나이다. 저의 하느님, 당신께 저를 맡기오니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소서. 원수들이 저를 보고 좋아라 날뛰지 못하게 하소서. 당신께 바라는 이는 아무도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이다.
본기도
저희가 이 세상에서 옳은 일을 하며
다시 오시는 그리스도를 맞이하게 하시고
마침내 하늘 나라에 들어가 그리스도 곁에서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63,16ㄹ-17.19ㄷㄹ; 64,2ㄴ-7
16 주님, 당신만이 저희 아버지시고
예로부터 당신 이름은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17 주님, 어찌하여 저희를 당신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저희 마음이 굳어져 당신을 경외할 줄 모르게 만드십니까?
당신 종들을 생각하시어,
당신의 재산인 이 지파들을 생각하시어 돌아오소서.
19 아, 당신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신다면!
당신 앞에서 산들이 뒤흔들리리이다.
64,2 당신께서 내려오셨을 때 산들이 당신 앞에서 뒤흔들렸습니다.
3 당신 아닌 다른 신이 자기를 고대하는 이들을 위하여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예로부터 아무도 들어 보지 못하였고 아무도 귀로 듣지 못하였으며
어떠한 눈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4 당신께서는 의로운 일을 즐겨 하는 이들을,
당신의 길을 걸으며 당신을 기억하는 이들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죄를 지었고 당신께서는 진노하셨습니다.
당신의 길 위에서 저희가 늘 구원을 받았건만
5 이제 저희는 모두 부정한 자처럼 되었고
저희의 의로운 행동이라는 것들도 모두 개짐과 같습니다.
저희는 모두 나뭇잎처럼 시들어
저희의 죄악이 바람처럼 저희를 휩쓸어 갔습니다.
6 당신 이름 부르며 경배드리는 자 없고
당신을 붙잡으려고 움직이는 자도 없습니다.
당신께서 저희를 외면하시고
저희 죄악의 손에 내버리셨기 때문입니다.
7 그러나 주님,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
○ 이스라엘의 목자시여, 귀를 기울이소서. 커룹들 위에 좌정하신 분, 광채와 함께 나타나소서. 당신 권능을 떨치시어 저희를 도우러 오소서. ◎
○ 만군의 하느님, 어서 돌아오소서. 하늘에서 굽어살피시고 이 포도나무를 찾아오소서. 당신 오른손이 심으신 나뭇가지를, 당신 위해 키우신 아들을 찾아오소서. ◎
○ 당신 오른쪽에 있는 사람에게, 당신 위해 키우신 인간의 아들에게 손을 얹으소서. 저희는 당신을 떠나지 않으오리다. 저희를 살려 주소서. 당신 이름을 부르오리다. ◎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3-9
형제 여러분,
3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4 나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베푸신 은총을 생각하며,
여러분을 두고 늘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5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어느 모로나 풍요로워졌습니다.
어떠한 말에서나 어떠한 지식에서나 그렇습니다.
6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이 여러분 가운데에 튼튼히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7 그리하여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도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8 그분께서는 또한 여러분을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해 주실 것입니다.
9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도록
여러분을 불러 주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 저희에게 당신 자애를 보여 주시고 당신 구원을 베풀어 주소서.
◎ 알렐루야.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33-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3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34 그것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 각자에게 할 일을 맡기고,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35 그러니 깨어 있어라.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36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37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보편 지향 기도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류의 빛이신 주님, 대림 시기를 시작하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고, 깨끗한 마음으로 구세주를 기다리게 하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통치자이신 주님, 세계 지도자들에게 성령의 은총을 내려 주시어, 인권이 침해되고 새로운 형태의 속박과 착취가 만연하여지는 현실을 바로 보고 용기 있게 바꾸어 가게 하소서.
3. 장애를 지닌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 세상을 굽어보시어, 이 사회가 장애를 지닌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며, 참사랑을 실현하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이끌어 주시어, 사회 교리 주간을 맞아, 사회 교리의 중요성과 교육에 대하여 더 깊이 생각하고 이해하며 삶에서 실천하게 하소서.
예물기도
그 가운데에서 저희가 모아 바치는 이 제물을 받아들이시고
현세에서 저희 믿음을 북돋아 주시어
후세에서 영원한 구원의 상급을 받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비천한 인간으로 처음 오실 때에는
구약에 마련된 임무를 완수하시고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나이다.
그리고 빛나는 영광 중에 다시 오실 때에는
저희에게 반드시 상급을 주실 것이니
저희는 지금 깨어 그 약속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주님이 복을 베푸시어, 우리 땅이 열매를 내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덧없이 지나가는 현세를 살면서도
지금부터 천상 양식에 맛들여 영원한 것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1.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대림 제1주일
- 인생이 공짜라는 잠에서 깨어나라.
2.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대림 제1주일
2023년에는 ‘성지순례’를 6번 다녀왔습니다. 성지순례를 가는 것은 2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성지를 보는 것입니다. 눈으로 보기도 하고, 사진에 담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 성지순례를 다닐 때는 주로 보는 것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이른 새벽 시나이 산에 올라가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았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오병이어 성당, 진복팔단 성당을 보았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주님의 무덤성전을 보았습니다. 나자렛에서 성모마리아 대성당을 보았습니다. 로마에서는 베드로 대성당을 보았습니다. 루르드에서는 성모님의 발현 동굴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는 것이 목적이 되면 눈은 즐겁지만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일반 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신앙의 선조들이 걸었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순례를 통해서 나도 신앙의 선조들처럼 치열하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지순례의 목적은 ‘멈춤, 만남, 변화’가 됩니다. 성지순례를 위해서는 일상의 삶을 잠시 멈추어야 합니다. 성지에서 신앙의 선조들을 만나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야 합니다. 그렇게 만났다면 더 나은 삶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교회를 박해하던 사람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 변했던 것처럼,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이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하는 사도가 되었던 것처럼 변해야 합니다. 이것이 성지순례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오늘은 교회의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는 ‘대림 제1 주일’입니다. 세상의 달력은 아직 24일이 남았지만 교회의 전례는 오늘부터 새로운 한해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의 주제는 ‘깨어있음’입니다. 깨어있음에도 2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하나는 잠에서 깨어나는 것입니다. 저도 오늘 아침 4시에 일어났습니다. 여러분들도 잠에서 깨어났기에 지금 이렇게 미사에 참례하고 있습니다. 깨어난 모든 생명은 두 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생존과 종족의 보존입니다. 약한 것은 강한 것에게 먹히는 ‘양육강식’의 세계입니다. 환경에 적응한 것이 살아남은 ‘적자생존’의 세계입니다. 다른 하나는 영적인 깨어남입니다. 우리는 이런 깨어남을 ‘깨달음’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인간이 하느님을 향해 구도의 길을 갈 때 영적인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런 영적인 ‘깨달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영적인 깨달음에도 2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하나는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으로 선물처럼 주어지는 깨달음입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에 제자들은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가슴 벅찬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치열한 성찰과 수행을 통해서 얻어지는 깨달음입니다. 부처님은 7년간 고행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고, 그 깨달음을 이웃에게 전하였습니다.
영적인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마음의 문을 여는 것입니다. 마음의 문이 열리면 비록 배움이 부족해도, 이방인일지라도, 죄인일지라도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는 선물처럼 주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의 문이 굳게 닫혀 완고해진 유다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엘리야 시대에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하느님의 기적은 이방인이었던 시렙다의 과부에게서 일어났다. 엘리사 시대에 나병환자가 많았지만 치유의 기적은 시리아의 장군 나아만에게서 일어났다.” 율법과 계명을 잘 알았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게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선물처럼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완고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도 말씀하셨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너희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이미 알고 계신다. 그러니 먼저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거룩함을 찾아라. 그러면 나머지 모든 것들은 선물로 주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도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의 새들을 보아라, 들의 꽃들을 보아라. 저들은 수고하지 않아도 하느님께서 다 먹이고 입히신다. 그러니 너희는 아무런 걱정하지 마라.”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수고하고 짐 진다들은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나의 멍에는 편하고, 나의 짐은 가볍다.”
다른 하나는 ‘말씀’에 의탁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으로 악의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말씀은 우리를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내비게이션’입니다. 구원의 역사는 이 말씀에 ‘예’라고 응답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성모님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라고 응답하였습니다. 요셉 성인도 남모르게 파혼하려고 했지만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나자렛의 성 가정은 모두 하느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기를 청하였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의 말씀 안에 살았을 때는 낙원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나 악의 유혹에 넘어가 하느님의 말씀을 잊어버렸을 때는 낙원에서 쫓겨났습니다. 2024년 교회의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겸손과 온유로 마음의 문을 열어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선물처럼 받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깨달음을 얻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1202.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너희는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
오늘은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우리는 이번 주 내내 종말에 관한 말씀을 들었고, 오늘은 그 마지막 결론 부분을 들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공생활을 마무리 짓는 말씀으로, 우리의 궁극적인 소망이 주님의 ‘재림에 대한 기다림’에 있음을 말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기다림의 자세’를 두 가지로 말씀하십니다.
<첫째> 말씀은 “스스로 조심”하되, 무엇보다도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조심하라는 말씀입니다. ‘물러지다’는 것은 ‘무디어지다,’ ‘각성하지 않다’라는 뜻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물러지게 하는가?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루카 21,34)
그렇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물러지게 하는 것들은 바로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근심걱정이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의탁의 부족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스스로 조심”하라는 말씀은 사도 바오로의 말을 떠올려줍니다.
“그대 자신을 조심하십시오. ~그대 자신을 구원할 뿐만 아니라, 그대의 말을 듣는 사람들을 모두 구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1티모 4,16)
<둘째> 말씀은 “늘 깨어 기도하라”(루카 21,36)는 말씀입니다. “기도하라”함은 자신의 약함과 무능력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주님의 능력과 선물을 믿으며 소망하고 의탁함이요, “깨어 기도하라”함은 그분을 맞아들이기 위해 준비하여 마음을 경계하고 그분을 향하여 있음이요, “늘 깨어 기도하라”함은 “늘” 우리와 함께 계시는 그분께 향하여 있고, 그분 앞에 서 있고, 그분 안에 머물러 있음입니다.
결국, ‘주님 앞’에 서 있다면 깨어 기도할 것이요, 그렇지 않고 ‘자신 앞’에 서 있다면,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에 빠져 마음이 물러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기도하는 것’이 깨어있음의 표시가 됩니다. 만일 우리가 지금 기도하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깨어있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혹 주님 앞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여전히 근심걱정에 빠져 있다면, 그것은 주님을 향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빠져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자기 자신의 처지가 ‘이방인의 땅 전쟁터’ 같아도 자신의 고집을 꺾고 주님께 의탁하면 바로 그곳이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 된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주님 앞에 서 있음’, 곧 ‘하느님에 대한 현전의식’이요, 주님 면전에 나서 있는 대면의식입니다. 그분을 향하여 있는 것이요, 그분의 눈길, 그분의 돌보심 아래 있는 것입니다.
결국, ‘깨어있음’은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루카 21,34)
주님!
제 마음이 물러지지 않게 하소서.
흔들리더라도 당신을 벗어나지 않고,
넘어지더라도 당신을 붙들고 있게 하소서.
안일과 편리로 무뎌지지 않고 근심에서 벗어나 당신 사랑에 열렬하며,
늘 깨어 기도하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231202.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늘 깨어 기도하여라”-
"주님은 어지시다, 찬양들 하라,
당신의 자비는 영원하시다."(시편136,1)
새벽독서기도시 시편136장 26절까지 매구절마다 반복되는 "당신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후렴이 참 마음을 상쾌하게 합니다. 참 좋은 주님을 닮아갈수록 자비와 지혜, 온유와 겸손의 삶입니다. 오늘 저녁기도부터는 대망의 대림시기가 시작됩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전례주기이지만 늘 새롭습니다.
단조로운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반복, 거룩한 반복, 날로 내적으로 깊어지는 반복입니다. 초겨울을 맞이한 배밭의 배나무들, 초겨울 새벽 밤하늘, 늘 반복하여 봐도 언제나 새롭습니다. 텅빈 허무가 아닌 텅빈 충만의 배밭을 거니는 느낌입니다. 얼마전 써놓은 “정주의 겨울 배나무들” 시는 흡사 대림을 맞이한, 그대로 하느님을 찾는 수도자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 싶습니다. 사실 마음 깊이에서는 모두가 하느님을 찾는 수도자들입니다.
-“열매들
나뭇잎들
다 떠나 보내고
본질(本質)의 깊이로 남아
동안거(冬安居)에
들어 간
늘 깨어 기도하는
정주(定住)의 겨울 배나무들
희망과 기쁨
인고(忍苦)와 침묵의
겨울
긴 기다림후에
꽃피고
푸른잎
파어나는
부활(復活)의 봄, 생명(生命)의 봄이다”-2023.11.27.
궁극의 영적승리를 상징하는 부활의 봄, 생명의 봄을 기다리며 희망과 기쁨중에 늘 깨어 기도하는 겨울 정주의 배나무들 같습니다. 언젠가의 궁극적 승리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루하루 날마다 죽을 때까지 영적승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11.29일 입적한 불교계의 전 총무원장이었던 자승 스님의 죽음을 앞두고 썼다는 열반송이 생각납니다.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가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 구나”
이런 결론의 삶이라면 웬지 허망, 허탈합니다. 다 사라져도 하느님은 영원하십니다.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은 영원하신 하느님뿐입니다.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둘 때 영원한 삶에 샘솟는 기쁨과 평화입니다. 언젠가의 하늘나라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늘나라를 사는 것입니다. 궁극의 승리를 앞당겨 희망과 기쁨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영적승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침묵의 겨울 정주의 배나무들이 주는 가르침이자 깨우침입니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언젠가 써놓은 주님과 함께 할 때의 기쁨을 노래한 시가 생각납니다.
-“햇빛
밝은 날은
햇빛 밝은 날대로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대로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더운
날은
더운 날대로
추운
날은
추운 날대로
모든
날이 다 좋다
주님께서 늘 함께 계시기에”-2023.10.21
오늘 말씀도 이런 우리를 격려합니다. 오늘 제1독서 다니엘서는 어제 내용의 반복이지만 천사가 다니엘에게 환시의 뜻을 풀어주는 내용으로 하느님의 궁극의 승리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하느님 앞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영원할 것 같은 막강한 세력을 구가하던 바빌론 제국, 메디아 제국, 페르시아 제국, 그리스제국, 로마제국도 사라지고 마침내 하느님의 궁극의 승리입니다. 바로 그리스도의 승리, 그분 나라의 승리입니다.
“그러나 법정이 열리고 그는 통치권을 빼앗겨, 완전히 패망하고 멸망하리라. 나라와 통치권과, 온 천하 나라들의 위력이,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에게 주어지리라. 그들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가 되고, 모든 통치자가 그들을 섬기고 복종하리라.”
이런 궁극의 승리에 희망을 두고 날마다 이런 영적승리의 삶을 앞당겨 사는 우리들입니다. 제1독서 다니엘서 마지막 대목이 대림을 앞둔 우리에게 용기백배, 힘을 줍니다. 바로 우리가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이요 우리들의 나라, 그리스도의 나라는 영원합니다. 이미 이 나라를 앞당겨 하루하루 영적승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이 영적승리의 삶의 비결을, 대림시기를 앞둔 우리 삶의 자세를 가르쳐 줍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대림시기를 앞둔 우리 모두에게 주님 친히 주시는 다음 주님의 충고 말씀이 참 고맙습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지지 않게 하여라. 그날을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 닥칠 것이다.”
희망을, 길을, 빛을 잃었을 때 방황이요 혼란이요 죄와 병들입니다. 그러니 그날의 불행이 오늘이 되지 않도록, 유비무환, 길이자 진리요 생명이자 빛이신 주님께 희망을 두고, 스스로 조심하여 하루하루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할 때 날마다 영적승리의 삶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의 그날, 죽음의 날, 종말의 날이 와도 결코 당황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대림시기 동안 늘 우리 모두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할 주님의 다음 말씀입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21,36). 아멘.

[12/3(일) 대림제1주일, 되새김 구절]
1.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만이 하느님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만났던 목동들이나 동방 박사들은 하나 같이 그러한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자신들의 처지에 감사하며 무슨 일을 하든 하느님께 보답해드린다는 마음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불만에 싸여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다고 해도 자기들 부족한 것들만 청합니다. 닉 부이치치의 경우면 팔과 다리를 달라고 청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깨어있을 수 없습니다. 깨어있음이란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인데, 그 사람은 공짜는 없음을 깨달아 받은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사람입니다.(전삼용 신부)
2. 성지순례의 목적은 ‘멈춤, 만남, 변화’가 됩니다. 성지순례를 위해서는 일상의 삶을 잠시 멈추어야 합니다. 성지에서 신앙의 선조들을 만나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야 합니다. 그렇게 만났다면 더 나은 삶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으로 악의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말씀은 우리를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내비게이션’입니다. 구원의 역사는 이 말씀에 ‘예’라고 응답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성모님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라고 응답하였습니다. (조재형 신부)
3.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루카 21,34)
주님!
제 마음이 물러지지 않게 하소서.
흔들리더라도 당신을 벗어나지 않고,
넘어지더라도 당신을 붙들고 있게 하소서.
안일과 편리로 무뎌지지 않고 근심에서 벗어나 당신 사랑에 열렬하며,
늘 깨어 기도하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오늘 복음이 영적승리의 삶의 비결을, 대림시기를 앞둔 우리 삶의 자세를 가르쳐 줍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대림시기를 앞둔 우리 모두에게 주님 친히 주시는 다음 주님의 충고 말씀이 참 고맙습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지지 않게 하여라. 그날을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 닥칠 것이다.”(이수철 신부)
[12/3(일) 대림제1주일, 제344일 기도]
복음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공짜로 주셨음을 깨달아 알게 하소서.
모든 것에 감사하게 하소서.
‘멈춤, 만남, 변화’하는 삶으로 하느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 2023년 12월3일(일) 7시...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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