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미사 묵상

[매묵]2024년 2월 21일 수요일[(자) 사순 제1주간 수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4년 2월 21일 수요일[(자) 사순 제1주간 수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시편 25(24),6.2.22 참조
주님, 예로부터 베풀어 오신 당신의 자비와 자애 기억하소서. 원수들이 저희를 짓누르지 못하게 하소서. 이스라엘의 하느님, 모든 곤경에서 저희를 구하소서.

본기도

주님,
이 백성의 정성을 인자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절제하고 극기하며 선행을 실천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니네베 사람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섰다.>
▥ 요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3,1-10
주님의 말씀이 1 요나에게 내렸다.
2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네베로 가서, 내가 너에게 이르는 말을 그 성읍에 외쳐라.”
3 요나는 주님의 말씀대로 일어나 니네베로 갔다.
니네베는 가로지르는 데에만 사흘이나 걸리는 아주 큰 성읍이었다.
4 요나는 그 성읍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하룻길을 걸은 다음 이렇게 외쳤다.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5 그러자 니네베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었다. 그들은 단식을 선포하고
가장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옷을 입었다.
6 이 소식이 니네베 임금에게 전해지자,
그도 왕좌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자루옷을 걸친 다음 잿더미 위에 앉았다.
7 그리고 그는 니네베에 이렇게 선포하였다. “임금과 대신들의 칙령에 따라
사람이든 짐승이든, 소든 양이든 아무것도 맛보지 마라.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라.
8 사람이든 짐승이든 모두 자루옷을 걸치고 하느님께 힘껏 부르짖어라.
저마다 제 악한 길과 제 손에 놓인 폭행에서 돌아서야 한다.
9 하느님께서 다시 마음을 돌리시고 그 타오르는 진노를 거두실지 누가 아느냐?
그러면 우리가 멸망하지 않을 수도 있다.”
10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51(50),3-4.12-13.18-19(◎ 19ㄴㄷ)
◎ 부서지고 뉘우치는 마음을, 하느님, 당신은 업신여기지 않으시나이다.
○ 하느님, 당신 자애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
○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당신 앞에서 저를 내치지 마시고, 당신의 거룩한 영을 제게서 거두지 마소서. ◎
○ 당신은 제사를 즐기지 않으시기에, 제가 번제를 드려도 반기지 않으시리이다. 하느님께 드리는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뉘우치는 마음을, 하느님, 당신은 업신여기지 않으시나이다. ◎

복음 환호송

요엘 2,12-13 참조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너그럽고 자비로우니 이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9-32
그때에 29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예수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30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31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32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에게 주신 선물을 봉헌하오니
이 제물이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을 주는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5,12 참조
당신께 피신하는 이들 모두 즐거워하며 영원토록 환호하리이다. 주님, 저희를 감싸 주소서.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이 성사로 저희를 끊임없이 길러 주시니
너그러이 내려 주신 이 성체로
저희가 생기를 찾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백성을 위한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
주님,
주님의 백성을 보살피시고 모든 죄를 인자로이 씻어 주시어
그들이 온갖 역경에서도 해를 입지 않고
어떤 불의에도 굴복하지 않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이&nbsp;세대는&nbsp;요나&nbsp;예언자의&nbsp;표징밖에는&nbsp;어떠한&nbsp;표징도&nbsp;받지&nbsp;못할&nbsp;것이다.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사순 제1주간 수요일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01년입니다. 저는 버스 운전을 위해서 대형면허 시험을 보았습니다. 성당에 25인승 버스가 있었는데 운전하려면 대형면허가 있어야 했습니다. 본당에서 3명이 시험을 보았는데 다행이도 저만 불합격했습니다. 봉사자 2명은 합격해서 25인승 버스를 몰고 교우들이 성당에 올 수 있도록 운행했습니다. 대형면허의 합격 기준은 사제와 평신도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코스를 정해진 시간 안에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저는 너무 긴장해서 시간초과로 떨어졌습니다. 맞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가 대형면허 합격의 기준입니다. 나중에 아버지는 제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신부님이 대형면허 시험 불합격 한 것도 모두 하느님의 뜻입니다. 젊은 신부님이 버스 운전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큰일입니다.’ 사실 저는 운전을 그리 잘 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이왕에 25인승 버스가 생겼으니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형제님들은 운전 경험도 많았고, 연습도 열심히 해서 합격했던 것입니다. 그래도 대형면허 시험을 보았다는 자부심은 경험했습니다.

 

미국에서 대형면허 시험을 보았던 형제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형제님은 감독관과 계속 논쟁을 벌였다고 합니다. 운행 중에 갑자기 앞에서 차가 나왔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감독관이 그렇게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였답니다. 저 같으면 미안합니다.’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형제님은 이런 긴급 상황에서 당신 같으면 급브레이크 안 밟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길에 눈이 쌓여서 버스가 덜컹거렸다고 합니다. 감독관이 운전을 그렇게 덜컹거리면서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였답니다. 저 같으면 미안합니다.’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형제님은 길에 눈이 쌓여서 그런 걸 어떻게 하느냐고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차를 하면서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넓게 돌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감독관이 이렇게 넓게 돌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였답니다. 그러면서 차에서 내렸답니다. 형제님은 차분하게 주차하고 차 키를 반납했다고 합니다. 감독관과 그렇게 다툼이 있었으니 당연히 불합격 했을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결과는 놀랍게도 합격이었답니다. 맞습니다. 대형면허 합격의 기준은 감독관과의 논쟁이 아니었습니다. 그 합격 기준은 얼마나 소신껏, 안전하게 운전했느냐에 있었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구원이 표징을 이야기합니다. 요나는 니네베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선포하였습니다. 요나는 니네베 사람들에게 회개를 위한 표징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요나를 구원의 표징으로 보내셨습니다. 니네베 사람들은 모두 요나의 말을 듣고 단식하였습니다. 이마에 재를 뿌렸습니다. 자루 옷을 입었습니다. 잘못된 악행에서 돌아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그러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회개의 표징이 되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의 선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단식하지 않았습니다. 이마에 재를 뿌리지 않았습니다. 자루 옷을 입지 않았습니다. 악한 길에도 돌아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구원은 놀라운 표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선택된 백성에게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그러한 표징을 보고 회개하면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사순 제1주간 수요일

복음: 루카 11,29-32

 

이제는 우리 각자가 기적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 땅에 육화 강생하신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공생활 기간 동안의 행적은

한마디로 앞당겨 체험한 하느님 나라였습니다.

당대 사람들은 잠시 동안이었지만 지상 천국을 맛보았으니, 정녕 복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당신 동포들을 위해 행하신 수많은 치유와 구마 행위,

이곳 저곳 다니면서 선포하신 위로와 구원의 말씀은 곧 언젠가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입국하게 되었을 때

마주하게 될 일상었습니다.

 

그러나 대체 뭐가 그리 불만인지?

모여든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향해 또 다른 표징과 기적을 요구합니다.

해도 해도 너무한 그들입니다.

보여줄 것 이미 다 보여주셨는데, 더 이상 뭘 바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의 도에 넘치는 완고함과 불신앙에 크게 실망하신 예수님께서는

한탄조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도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건네신 강력한 경고 말씀에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지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성찰할 부분이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솔직히 우리도 유다인들처럼 더 강력한 기적, 더 화끈한 표징, 더 내 입맛에 맞는 맞춤형 기적과 표징을

끝도 없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매일이 기적이요, 매일의 성체성사가 가장 큰 표징인데, 또 다른 강력한 한방을 원하고 있습니다.

 

거듭되는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환하게 웃으면서 당당하게 맞서는 한 신앙인의 삶,

그 자체가 기적인데, 우리는 또 다른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절망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희망하는 한 인간 존재, 그 자체는 또 다른 기적이요, 표징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부들부들 떨면서 두려워하는 죽음 앞에서, 평생을 잘 준비했기에

담담히 받아들이며, 불멸과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한 우리의 이웃의 죽음은 기적 중의 기적입니다.

 

예수님의 공생활 기간, 그리고 사도들의 적극적인 활동 기간을 끝으로 외적 기적의 시대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각자가 기적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각자가 존재 자체로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표징이 되어야 합니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사순 제1주간 수요일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불신의 완고함을 벗고 회개하도록 촉구하십니다. 

 

오늘 독서는 이방인 성읍인 니네베 사람들의 회개를 들려줍니다.

반면에 복음은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불리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불신을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시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그 어떤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루카 11,29)

여기서 '악한 세대'라는 말은 단지 마음이나 행실이 악할 뿐만 아니라,

마태오복음의 병렬 구문에 따르면,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마태 17,17)를 의미합니다.

 

곧 군중이 표징을 요청하는 것은 믿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을 모함할 구실을 찾기 위한 완악함과 비뚤어진 마음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곧 표징을 요구하며 시험하려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루카 11,30)

그렇다면 요나의 표징은 무엇인가?

그것은 마치 요나가 “이제 사십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요나 3,4)라고 외치며 회개의 때가 왔음의 표징입니다.

 

그와 같이 이제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루카 4,18-19)하시면서 구원의 때가 왔다는 표징을 드러내십니다.

또한 요나는 고래 뱃속에서 사흘째 날에 다시 나온 일은 사람의 아들이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사흘째 되는 날에 다시 살아나는 것을 예표해 줍니다.

곧 십자가와 부활의 표징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루카 11,32)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루카 11,31)

사실 요나와 솔로몬은 예수님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요나는 소생했을 뿐이지만,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의 번영과 지혜는 사라질지라도 예수님의 지혜는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줍니다.

곧 당신이 메시아이심을 드러냅니다.

그러니 필요한 것은 표징을 볼 줄 아는 눈, 곧 ‘보는 눈’입니다. 

사실 믿음으로 보면, 모두가 신비요 사랑이요 자비요 기적일 뿐입니다. 

모두가 다 하느님의 활동이요 현존일 것입니다. 

 

그것은 기이한 일을 보는 눈이 아니라, 그 속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보는 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무언가 불가사의한 일로 우리를 놀라게 하시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크나큰 사랑과 그 자비를 선포하시기 오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적을 찾는 이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를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믿는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루카 11,29)

 

주님!

제 눈이 기적을 보기보다 당신의 자비를 보게 하소서.

오늘도 제 안에서 구원을 이루시는 당신의 사랑을 보게 하소서.

믿음으로 보는 눈을 주시어 주님을 찬양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

 

 

2024.2.20.사순 제1주간 화요일                                                              이사55,10-11 마태6,7-15

 

 

                                                                 주님의 기도

                                                      “기도와 회개, 그리고 사랑”

                                                        -기도가 궁극의 답이다-

 

“내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찬미가 항상 있으리라.”(시편34,2)

 

역시 만세육창 기도로 시작하는 하루입니다.

어제 2월19일은 본격적인 영농준비와 함께 봄에 들어선 우수였습니다.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가는 기도의 사람들이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믿는 이들의 모두가 기도이며 기도가 모두의 답입니다.

부패나 변질되지 않은 한결같은 발효인생, 사랑의 삶도 기도를 통해 가능합니다.

끊임없는 기도,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늘 한결같은 향기로운 사랑입니다.

어제 수도원을 방문했던 형수님께 들은 “러브스토리(love story)”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얼마전 방문했던 베리굿 피부과 병원에 관한 일화입니다.

의사분과 함께 일하던 친절한 자매 모두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고 부부처럼 생각되었는데

어제 알게 된 두분의 러브스토리에 감동했습니다.

 

두분 다 20대 성당에서 교리교사로 함께 일하며 결혼까지 계획한 사이였는데

남자 의사분의 모친의 반대로 무산되어 둘다 헤어져 따로 홀자 살게 되었고 반대하던 남자분의 모친이

세상을 떠나자 수소문하여 그때까지 혼자 살던 연인이었던 여자분을 찾아 둘다

나이 50에 결혼했다는 순애보(純愛譜) 일화였습니다.

 

“베리굿(Very good)” 병원 명칭 그대로 베리굿 사랑이요 베리굿 인생인 두분께 축복하는 마음 가득했습니다.

한결같은 기도와 함께 가는 회개와 사랑입니다.

 

베리굿 인생, 베리굿 사랑을 원하십니까?

기도하십시오. 기도가 답입니다.

마침 방문하여 집무실을 정리해주던 형수님이 손잡이가 떨어져 불구가 된 자그맣고 예쁜 연푸른색 컵을

버릴까 하기에 만류했습니다. 

 

“놔 두십시오. 20년 이상 강론집과 시집을 복사 제본하며 함께 해 오던 어느 자매가 선물한 컵인데

그 자매님은 지금 병고로 인해 이런 컵 상태와 흡사합니다.

애틋한 마음, 고마운 마음, 사랑하는 마음, 기도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간직하고 이용하려 합니다.”

 

사실 저는 평생 살아있는 동안 매일미사를 봉헌해드리기로 내심 결정하여 실행하고 있는

고마운 분들이 여러분 있습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가니 저를 포함해 주변에 온통 아픈 분들이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분들 소식도

자주 듣습니다. 

 

몸은 서서히 무너져도 정신은, 마음은, 영혼은, 끝까지 한결같이 초롱초롱 맑고 밝게 빛날 때

정말 건강한 삶이요 이렇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파도 아프지 않은 것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신건강, 마음건강, 영혼건강이 으뜸이고 답은 기도와 사랑뿐입니다.

문득 제 창안의 팬티끈과 팬티천의 일화도 생각납니다. 

 

“팬티끈이 영혼이라며 팬티천은 육신입니다.

팬티끈 영혼이 넘치는 사랑, 희망, 기쁨, 감사로 튼튼하면 팬티천 육신은 좀 낡고 떨어져도

끝까지 입을 수 있지만 팬티끈 영혼이 늘어지거나 끊어지면 그 좋은 육신의 팬티천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러니 육신한테 끌려가지 말고 튼튼한 영혼이 주도하여 육신을 추스리고 다독이며 끌고 가도록 하십시오.”

 

튼튼한 팬티끈 영혼에는 기도와 사랑이 답입니다.

기도는 사랑입니다.

기도를 잘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뿐입니다.

 

기도는 테크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기도는 삶입니다.

기도와 삶은 하나이며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기도없는 삶은 상상이 안됩니다.

나중 남는 얼굴도 기도한 사랑의 얼굴인지 그렇지 않은 얼굴인지 둘중 하나일 것입니다.

주님도 나중에 우리 ‘마음의 얼굴’을 검사할 것입니다.

과연 끊임없이, 한결같이 기도한 당신을 닮은 ‘사랑의 얼굴’인지 말입니다.

 

오늘 말씀은 기도에 관한 귀한 가르침입니다.

기도는 짧고 순수해야 합니다.

빈말을 되풀이하는 것은 하나도 도움이 안됩니다.

 

사실 삶이 진실하고 간절하면 기도도 말도 글도 행위도 군더더기가 없고 단순하고 순수하기 마련입니다.

사랑은 명사가 아니고 동사입니다.

형용사들은 점차 사라지고 동사들만 남습니다.

주님은 말을 많이해야 들어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보다 더 잘 우리를 아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이 잘 아시는데 왜 기도하는가?

내가 아쉬워서 기도합니다.

기도할 때에 정말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되고 날로 주님을 닮아 참나가 되고

이런 참나를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참나의 발견이 참기쁨이요 참행복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필요한 것은 오직 “하느님” 한분 뿐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무지에 대한 궁극의 답은 사랑의 기도뿐임을, 하느님 한분뿐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기도의 힘, 사랑의 힘, 말씀의 힘은 그대로 하느님의 힙입니다.

바로 제1독서 이사야서의 아름다운 말씀은 그대로 말씀의 힘, 하느님의 힘을 상징합니다.

어느 것 하나 생략할 수 없어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그대로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봄비같은 말씀이며, 이런 말씀의 힘은 그대로 하느님의 힘이 됩니다.

요즘 간혹 내리는 봄비를 보면 20여년전 써놓은 봄비라는 자작 애송시도 생각납니다.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봄비!

 내 딸 아이 하나 있다면

 이름은 무조건

 ‘봄비’로 하겠다”-2005.3

 

기도중의 기도가, 봄비같은 기도가, 말씀이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의 기도입니다.

우리 삶의 본질적 요소가 그대로 담긴 예수님의 진실하고 단순하고 가난한 삶이 요약된 기도입니다.

이 기도대로 살면 예수님을 닮아 참사람이 됩니다.

참으로 우리의 가난을, 겸손을, 감사를 깨닫고 배우게 하는 기도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도, 참사람이 되는 답도 주님의 기도에 달렸습니다.

평생 기도해도 영원한 초보자임을 깨닫게 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전반부 셋은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아버지의 뜻, 즉 하느님 중심의 청원기도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을 한 아버지로 둔 한 가족의 형제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로, 교회를 어머니로 둔 우리는 모두 한가족의 형제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 은혜” 동요를 부를 때 마다 어머니 교회를 생각하며 어머니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으로 부르곤 합니다.

 

전반부 셋의 하느님 중심의 삶에 대한 청원과 더불어 후반부 넷은 일상의 삶에서

본질적 필요한 넷의 청원입니다.

즉 일용할 양식을, 용서를, 유혹에 빠지지 않기를, 악에서 구함 받기를 청원하는 것입니다.

말그대로 간절하고 항구한 청원입니다.

 

모든 원하는 것을 청원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의 청원입니다.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노력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은총과 노력의 관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일방적으로 일하도록 맡기는 무책임한 삶이 아니라 청원과 더불어 적극적인 협력의 삶이

절대적이라는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와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삶의 자세입니다.

바로 일곱의 청원과 더불어 동시에 하루하루 목숨을 걸고 사랑의 협력을, 책임을 다하는

진인사대천명 믿음의 삶이, 응답의 삶이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감동적인 삶입니다.

 

날마다 이 거룩한 봄비같은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의 기도가 이뤄지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하느님 나라의 삶을 살도록 도와주십니다.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이 넘치고,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 아멘.


2/21(수) 사순제1주간 수요일, 되새김 구절

 

1. 예수님께서는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그러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회개의 표징이 되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의 선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단식하지 않았습니다. 이마에 재를 뿌리지 않았습니다. 자루 옷을 입지 않았습니다. 악한 길에도 돌아오지도 않았습니다.

(조재형 신부)

 

2.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루카 11,29)

 

주님!

제 눈이 기적을 보기보다 당신의 자비를 보게 하소서.

오늘도 제 안에서 구원을 이루시는 당신의 사랑을 보게 하소서.

믿음으로 보는 눈을 주시어 주님을 찬양하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몸은 서서히 무너져도 정신은, 마음은, 영혼은, 끝까지 한결같이 초롱초롱 맑고 밝게 빛날 때

정말 건강한 삶이요 이렇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파도 아프지 않은 것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신건강, 마음건강, 영혼건강이 으뜸이고 답은 기도와 사랑뿐입니다.(이수철 신부)

 

2/21(수) 사순제1주간 수요, 424(제54)일 기도

 

복음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오늘의 말·샘 기도>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루카 11,29)

 

주님!

제 눈이 기적을 보기보다 당신의 자비를 보게 하소서.

오늘도 제 안에서 구원을 이루시는 당신의 사랑을 보게 하소서.

믿음으로 보는 눈을 주시어 주님을 찬양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