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5일(화) 글/시]
빛나는 이보다 따뜻한 스승이길 / 따뜻한 하루[340]
벨기에의 화가 루벤스는 오랜 시간 작품을 완성하고는 잠시 산책하러 자리를 비웠습니다.
그 새 그의 제자들은 그의 작품을 보려 화실로 가며, 서로 밀고 당기는 소동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한 제자가 그만 떠밀려 넘어지면서 물감이 채 마르기도 전에 그림을 쓰러뜨렸습니다.
순간 엉망이 된 그림에 제자들은 다 사색이었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어찌할 줄 몰랐습니다.
그러던 그때, 제자 중 한 사람이 붓을 들고는 손상된 부분을 직접 고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스승 루벤스가 산책을 마치고 화실로 돌아와서는, 이 광경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자신의 그림을 수정하는 제자의 모습을, 잠자코 그저 바라만 보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뒤에 서 있던 스승을 발견한 제자는 바짝 긴장해 책망을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긴 침묵 끝에 "내가 그린 그림을 자네가 더 좋게 고쳐놓았군!" 하고 루벤스는 칭찬했습니다.
이 위기 때 칭찬받은 제자는 훗날 영국 궁정 수석화가로 명성을 떨친 반다이크였습니다.
교생 실습 때에 담당 교수님은 ‘빛나는 스승이 아니라 따뜻한 스승이 되라’고 멘토합니다.
이처럼 지금 떠오르는 선생님이라면 잘 가르쳤던 분보다 따뜻이 바라봐준 분이 떠오릅니다.
반다이크가 명성 있는 화가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스승 루벤스의 따뜻한 배려 때문일 겁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멘토일 때, 그의 재능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따뜻한 스승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도 세 번이나 배반한 베드로를, “네 양들을 잘 돌보아라.”하고 타이르십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느냐?”물으시므로 끝내 슬퍼하며 대답합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다 아십니다.”
승천 전, 베드로에 대한 예수님의 따뜻한 격려가 정녕 눈물겹습니다(요한 21,15-19).
감사합니다. ^^+
마음이 평안 하려면 / 이해인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남을 배려하지 않고 먼저 자기 실속만 차리려는 경향에 빠져드는 자신을 볼 때 얼른 '넓게 더 아름답게!' 하고 속으로 외칩니다 늘 함께 지내는 이의 행동이 못마땅하고 그를 향한 이해의 폭이 자꾸만 좁아지려 할 때, '넓게 더 아름답게!' 하고 마음을 다독입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큰 일들에 무관심하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골몰해 있을 때, '넓게 더 아름답게!' 를 조용히 외칩니다 남의 호의를 무시하고 의심하는 옹졸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넓게 더 아름답게!' 를 외웁니다 다른 종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 자칫하면 빠지기 쉬운 편견과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넓게 더 아름답게!' 를 반복합니다 남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용서가 안 돼 속을 끓일 때도, '넓게 더 아름답게!' 를 읊조립니다 모든 일에 '넓게 더 아름답게!'를 기도처럼 끊임없이 외우고 실천하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삶의 길을 우리 함께 걸어야겠지요? 큰 하늘을 담은 바다처럼 내 마음도 한없이 넓어지고 싶습니다. 늘 부서질 준비가 되어 있는 파도처럼 내 마음도 더 낮아지고 깨지고 싶습니다. 그래야 넓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가르치는 바다여 파도여 사랑이여. - 이해인님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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