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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0327 글/시]내 맘에 드는 나-따뜻한 하루[362]/내 힘들다 = 다들 힘 내(허윤진 신부)

2024년 3월27일(수) 글/시

내 맘에 드는 나 / 따뜻한 하루[362]

  

 

미국 더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성공한 사람의 기준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나'였습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서자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 기준이 '내 맘에 드는 나'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나에 대한 자존감과 자부심, 그리고 사명을 깨달은 이가 진정 성공한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받아들이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처지라도, 자신에게 친절하면서 따뜻한 말로 격려해 보세요.

 

내가 나를 소중히 생각하고 사랑하면서 지금 하는 일을 무엇보다 좋아하고,

마음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가 있을 때 인생은 정말 풍요로울 겁니다.

 

단 한 번뿐인 인생 소신껏 사시면서, 자신을 이해하는 것을 절대 잊지 맙시다.

이처럼 남들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을 돌아보고,

자신만이 살아온 여러 지나간 날을 정리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나보다는 내 맘에 드는 나가 되도록 기도하며 삽시다.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믿고 따르는 우리 신앙인은 예수님 말씀에 충실해야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 안에서 우리에게, 하느님의 뜻을 일러 주십니다(1테살 5,16-18).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내 힘들다 = 다들 힘 내


내 힘들다!

나는 일기를 매일 쓴다.

가끔 지난 날의 일기를 돌아 보면
“아! 정말 그랬구나! 내가 정말 그랬구나!”라는,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탄사가 나온다.

기쁨과 슬픔, 허무와 외로움,
교만과 성취, 절망과 용기!
수 년 전 일기에 난 이런 내용을 썼다.

“그날 정말 일기를 쓰기 싫었다.

너무 힘든 날이었다.
사제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그래서 한 줄을 썼던 것 같다.

‘내 힘들다!’


그리고 불편하고 불안스런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 날 밤에는 잠을 많이 설쳤던 것 같다.”

그런데 다음날 피곤하게 미사를 집전하며
미사를 보는데 영성체 때

몸이 불편한 할머니가 영성체 하러 나오셨다.

부축을 받으며 더운 여름날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힌 그 할머니는
어렵게 어렵게, 힘겹게 힘겹게
예수님의 몸을 영하러 나오셨다.

순간 내가 고민하고 좌절하던
나의 십자가는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

미사가 끝나고 방에 와 보니
나의 일기장이 떨어져 있었다.
일기장을 주워 바로 놓았는데
글씨가 거꾸로 써졌다.

‘어제 피곤하고 짜증나긴 났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일기장의 글씨를 제대로 읽어보니
거꾸로 읽어졌다.

“내 힘들다!”라는 글자가
“다들 힘 내!”로 읽혀졌다.

순간 난 눈물이 핑 돌았다.
하느님의 문장이 나의 나약한 문장 안에서
나를 바꾸시는 것이었다.

난 이 한 줄의 일기를 늘 바라보면서
그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 할머니는 본당을 떠날 때에
나에게 영양제 한 통을 손에 주시며

“젊은 신부님 등 좀 펴고 걸으셔,
늘 힘내고 사셔!”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내 힘들다”는 말과
“다들 힘 내”는 같은 글자들의
다른 방향성인가?

내 힘들 때 우리 모두가
힘 나도록 기도하라는 말씀인 듯 보인다.


- 의정부교구 허윤진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