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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0326 글/시]들으려 애쓰는 삶을-따뜻한 하루[361]/아이는 작은데 그림자는 큽니다(박종국)

2024년 3월26일(화) 글/시

들으려 애쓰는 삶을 / 따뜻한 하루[361]

  

 

사람이 말하는 것은 고작 23년이면 배운다지만,

듣는 것 배우는 데는 8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처럼 경청은 평생의 학습을 필요로 한다는 뜻일 겁니다.

 

듣는 방식에는 네 가지 형태가 있답니다.

판단하며 듣는 것,

질문하며 듣는 것,

조언하며 듣는 것,

감정 이입하며 듣는 것 등입니다.

 

한자 '들을 청()'은 여러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풀이해 보면,

'듣는 것이 왕처럼 중요하고 열 개의 눈으로 보듯 상대방에게 집중해서,

말하는 상대와 내 마음이 하나 되는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인생에서 경청이 어려운 이유는, 집중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사람들의 의견을 잘 경청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입니다.

 

우리는 '들어 달라고 떼쓰는 삶'보다, '들어주기를 힘쓰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상대방 이야기를 듣고 존중해 준다면, 적게 말하는 나의 행복은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사람에게 입이 하나고 귀가 둘인 것은, 말하기보다 듣는 것에 더 노력하라는 의미인겁니다.

 

성모님만큼 듣기에 오로지 힘쓴 분이 어디 계시긴 할까요?

늘 상 들으신 것을 곰곰이 새기시면서, 일생을 보내셨을 겁니다.

나자렛에서 예루살렘의 예수님 그 십자가 아래까지 평생을 말입니다.

물론 요셉 성인은 꿈속에나마 들은 것을 하나도 빼지 않고 실천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경청의 태도야말로,

우리가 다른 이에게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찬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비록 듣는 것 배우는 데까지, 80년이 걸린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

 


 

 

 

 

 

아이는 작은데

그림자는 너무 큽니다 

 

 

- 박종국

 

 

아이는 작은데

그림자는 너무 큽니다. 

 

사람들은 아이의 그림자만을 보고 

‘너는 왜 큰 아이처럼 행동하지 못하니?’ 하고 

다그칩니다.

 

하지만 실은 아이는

아주 작은 아이일 뿐입니다.

아주아주 작은...

 

우리의 마음속에도 그런 작은 아이가

하나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그림자는 커져서

어른이 되었을지라도 

우리의 마음속엔 아직 자라지 않은 

그렇게 작은 아이가 살고 있답니다. 

 

누군가 그 작은 아이를

알아주길 기다리고, 

누군가 그 작은 마음 속 상처를

위로해 주길 기다리고, 

누군가 그 작은 가슴을 따스하게

안아주길 기다리는 그런 아이가...

 

그래서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도

때론 너무나 아이 같은 행동을 하며

쓸데없이 고집을 부리거나 

누군가에게 떼를 쓰고 응석을 부린답니다. 

 

그런 우리 마음 속 아이를 받아줄 수 있는 

그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하지만 사람들은 그 아이를 

커다란 그림자 속에 감추고 산답니다. 

 

그래서 그 마음 속 작은 아이는

늘 외롭고 쓸쓸하답니다. 

 

사람들이 때로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할 때는 

그 작은 아이가 외로움에 지쳐 견딜 수 없게 되어 

이 세상으로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입니다. 

 

‘혹시 지금 내가 만나는 이 사람이 

나를 알아 줄 사람은 아닌지...’

하는 작은 기대를 안고서 

 

그렇게 우리 마음 속 아이는 

신성(神聖)을 가진 신비한 존재입니다. 

아이는 작아도 그림자는 큽니다.

 

- 박종국 에세이칼럼